Press release

2019. 11. 25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렴한 철(Fe) 이용한 고효율 물 분해 촉매 개발

UNIST 김광수 교수팀, 이론-실험 융합으로 산소 발생 반응 최적화
비싼 상용 촉매보다 25% 높은 성능…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화석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로 ‘물을 전기로 분해해 얻는 수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때 전기를 ‘적게’ 쓰도록 물 분해 반응의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여기서 중요한 ‘산소 발생 반응’을 도와줄 저렴한 고성능 촉매가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자연과학부 화학과의 김광수 특훈교수(국가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물의 전기분해에 쓰일 저렴한 촉매로 /코발트 인산(FeCoPO)’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촉매는 상업적으로 쓰이는 비싼 촉매에 비해 25%나 성능이 개선돼 눈길을 끈다.

물 분해 반응에서는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반응이 각각 동시에 일어난다. 그런데 둘 중에서 산소 발생 반응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려 전체 물 분해 반응의 효율을 낮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화이리듐(IrO₂)과 산화루테늄(RuO2)을 산소 발생 반응의 촉매로 써서 반응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이들은 뛰어난 성능에 비해서 안정성이 낮다. 또 비싼 귀금속인 이리듐과 루테늄이 주성분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사진]이론적으로 예측된 철코발트 인산(FeCoPO₄) 촉매 물질의 구조

김광수 교수팀은 값싼 물질을 이용하면서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새로운 산소 발생 반응용 촉매를 개발했다. 설탄(Sultan) UNIST 화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 고안한 산화 그래핀 지지대 위에 철(Fe), 코발트(Co), 인산(P)을 넣은 물질이다. 하미란 UNIST 화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연구 방향에 맞춰 철과 코발트가 인산과 결합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조성의 물질을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계산했다.

철/코발트-인산 촉매에서 산소 발생 반응은 철과 코발트 원자 위에서 일어난다. 이 원자 주위의 전자 분포와 화학결합이 산소 발생 반응의 효율을 결정하는데, 새로 개발한 촉매의 경우에는 첨가된 인산이 이 부분을 최적화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이론적으로 예측된 물질을 합성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번에 개발된 철-코발트 인산 촉매는 상업용으로 쓰이는 산화이리듐 촉매보다 25% 이상 개선된 효율을 보였다. 촉매 효율은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전기 에너지의 양인 ‘과전압’으로 평가한다. 촉매 1㎠ 당 100밀리암페어(mA)의 전류 밀도를 얻을 때 산화이리듐은 303밀리볼트(mV)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촉매는 237mV만 필요했다. 이 값은 이론적으로 예측했던 값에도 가깝다.

새롭게 합성된 물질은 성능뿐 아니라 안정성도 뛰어났다. 5000번 이상 반응한 후에도 구조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고, 70시간 동안 반응을 지속해도 반응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또 촉매를 구성하는 산화 그래핀 지지체가 철/코발트와 인산의 낮은 전기 전도도를 보완해 한 층 더 우수한 반응성을 보였다.

김광수 교수는 “값비싼 상용 촉매보다 산소 발생 반응성이 훨씬 개선된 데다 수백 배 저렴한 촉매가 개발됐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연료전지 등 여러 친환경 에너지 물질의 촉매 개발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에너지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이론계산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했다.

논문명: Superb water splitting activity of the electrocatalyst FeCo(PO)designed with computation-aid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1228

자연과학부: 김광수 특훈교수 (052) 217-5410

  • [연구사진]이론적으로 예측된 철코발트 인산(FeCoPO₄) 촉매 물질의 구조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산소 발생 반응’은 전기화학적으로 에너지를 변환하는 근본적인 반응이다. 이 반응에 기반해 전기로 물을 분해하거나, 배터리와 광전기화학전지를 구동한다. 이 중에서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반응은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와 산소를 얻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할 때는 산소 발생 반응과 수소 발생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지만, 산소 발생 반응이 상대적으로 훨씬 느리다. 이런 느린 속도는 전체 물 분해 반응을 크게 방해한다. 전기로 물을 분해할 때 전압을 1.8~2.0V 정도로 높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산소 발생 반응의 속도를 높이는 전기화학촉매(촉매)로 산화이리듐(IrO)이나 산화루테늄(RuO2) 같은 물질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물질들은 가격이 비싸고 안정성이 낮아 실용적이지 못하다. 이에 값싸고 안정적인 산소 발생 반응 촉매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철(Fe)과 코발트(Co)를 인산(P)과 함께 결합한 /코발트 인산(FeCoPO)’이라는 물질을 산소 발생 반응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촉매로 개발, 제안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촉매로 썼을 때, 산소 발생 반응에 필요한 이론적 과전위를 먼저 계산하고, 해당 물질을 실제로 합성해 성능을 입증했다. 이론과 실험의 융합을 통해 저렴하고 효율 높은 촉매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먼저 1원리 양자계산법을 이용해 철, 코발트가 인산과 결합하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조성의 물질들을 조사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합성했다. 이 촉매에서는 ‘인산에 의한 유발 효과(inductive effect)가 나타나 전체 반응에 필요한 과전압이 낮아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철과 코발트의 환원 전위가 산소 발생 반응에 필요한 환원 전위와 비슷해졌고, 이런 환원 전위 변화를 통해 과전압이 낮아진 것이다. 이는 철과 코발트에 비해 전자를 당기는 힘(전자친화도)이 큰 인산이 결합하면서 철/코발트와 산소 사이의 결합 구조가 달라진 덕분이다.

이렇게 개발된 촉매는 ‘-코발트 인산나노입자가 산화 그래핀지지체 위에 존재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산화 그래핀 지지체’는 이론적으로 물질의 전기 전도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코발트 인산 물질은 전기 전도도가 낮은데 이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연구팀은 수산화칼륨이 1몰 섞인 물(1M-KOH)6몰 섞인 물(6M-KOH)을 전기로 분해할 때, 이 촉매와 상용 백금 촉매(Pt/C)를 함께 적용했다. 그 결과 작은 과전압(~0.23V / ~0.16V at 10mAcm-2)을 보였다.(백금 촉매는 수소 발생 반응의 촉매로 쓰였다.) 이론적으로는 합성된 물질에 더 많이 포함된 철에 의해 산소 발생 반응의 반응성이 높아진 것으로 계산됐다. 철과 코발트의 비율에 따라 산소 환원 전위가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철의 비율이 높을 때, 산소 발생 반응이 더 잘 일어났다.

또 이 촉매는 산화이리듐이나 산화루테늄 같은 촉매와 달리 안정성이 뛰어났다. 5000번 이상 반응 후에도 큰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며, 70시간 계속 반응을 지속해도 반응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3. 기대효과

현재 산소 발생 반응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촉매는 비싼 이리듐 기반의 물질(Ir/C)이다. 이번 연구로 개발된 철/코발트 인산 물질은 기존 촉매를 대신해 산소 발생 반응의 반응성을 높여 물 분해의 상용화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 해당 반응이 활용되는 ‘연료전지’와 ‘금속-공기 전지’ 등의 분야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1원리 양자계산법

양자역학 방정식을 통해서 물질을 구성하게 되는 원자간 결합 형태인 공유결합, 이온결합 등의 기본이 되는 전자구조를 직접 계산하는 방법. 원자가 모여 만들어진 고체 물질의 특성을 파악 할 수 있다.

2.유발 효과(inductive effect)

반응 시에 치환기가 공유결합 중 하나인 σ결합을 통해 물질 내 전자배치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 이번 연구의 철과 코발트에 비해 전자친화도(전자를 당기는 힘이 더 좋음)가 높은 인산을 이용해, 철/코발트-산소간의 결합 구조를 바꾸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이론적으로 예측된 철/코발트 인산(FeCoPO) 촉매 물질의 구조. 철(Fe)은 노란색, 코발트(Co)는 파란색, 인산(P)은 보라색, 산소(O)는 빨간색, 수소(H)는 하얀색으로 표시됐다. 첨가된 인산은 철과 코발트 주변의 전자 배치 분포와 화학결합 상태를 바꿔 금속 활성 사이트의 산소 환원 전위를 낮추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