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 11. 28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금물’로 ‘미세입자’ 움직인다!… “손쉬운 분리법”

UNIST 김태성 교수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미세입자 농축·분리 기술 마련
별도 동력 없이 작동,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ACS Nano’논문 게재

소금물 내부에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농도차이를 이용해, 용액 속 미세입자를 움직이는 기술이 나왔다. 외부 동력 없이도 작동하고 조작법도 간단해 저개발국가에서 오염수 현장분석 등 환경 모니터링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의 김태성 교수팀은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용액 내부의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가 뒤섞인 세포에서 특정 성분만 골라내 분석하거나, 오염수 성분을 파악할 때, 반도체에 쓰이는 양자점(Quantum dot) 재료를 합성해 똑같은 크기만 선별하는 상황 등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순수하게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서 비롯된 힘으로 작동하는 장점이 있다.

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도 많아졌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고압의 환경이나 전자장치 같은 외부장치가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연구그림] 미세유체채널장치 모식도

이번 연구에서는 전해질 이온의 농도차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을 조절해 전하를 띤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기술을 미세유체 장치에서 구현했다. 확산영동 기술에서 미세입자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을 받는다. 삼투압은 항상 용액내 미세입자를 이온의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곳으로 이동시키지만, 전기장에 의한 미세입자 이동방향은 사용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바뀐다. 예를 들어 소금(NaCl)의 경우 음이온(Cl-)의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온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 음극, 농도가 높은 곳은 양극이 돼,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는 이온 온도가 높은 곳(양극)으로 이동한다. 반면 양이온의 확산 속도가 빠른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전기장의 방향이 반대가 돼, 미세입자가 이온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음극)으로 이동하려는 힘이 생긴다.

*미세유체 장치(채널):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 영역의 크기를 가진 미세한 경로(채널)를 통해 매우 적은 양의 액체 등이 흐르면서 분리될 수 있도록 만들어둔 소형 기기

 

연구팀은 이온만 통과 할 수 있는 직경을 갖는 나노채널을 이용해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 두 가지 힘을 효과적으로 제어 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연구그림]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미세입자에 작용하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의 방향이 같으면 입자가 농축되고, 두 힘이 반대방향이면 전기력에 의해 농축된 미세입자가 추출 된다. 이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소금물 내부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를 1시간 동안 300배 농도로 농축하는데 성공했다. 또 전해질 종류를 바꿔 전기장 방향을 반대로 돌리자 농축된 미세입자를 10분 내로 추출할 수 있었다.

제1저자인 하도경 UN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입자의 크기에 따라 전기장과 삼투압의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종류의 입자를 농축·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크기의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교수는 “전해질 이온을 미세하게 조절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학문적으로 의미가 크다“이 장치는 제작과 작동이 간편하고 외부 동력도 필요 없어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직접 환경상태를 진단하는 일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01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중견연구, 기초연구실)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Dynamic Transport Control of Colloidal Particles by Repeatable Active Switching of Solute Gradient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1228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김태성 교수 (052) 217-1013

  • [연구그림] 미세유체채널장치 모식도
  • [연구그림]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 [연구그림]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두 나노입자 혼합물의 분리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 약물 수송체 등과 같은 신물질 개발뿐 아니라 환경 모니터링과 현장진단, 체외진단 기기 등에도 미세입자 제어 기술이 쓰이게 된 것이다.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기술은 이미 다양하게 소개됐다. 그러나 고압의 환경이나 전자장치 같은 외부장치가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확산영동(diffusiophoresis)1) 기술’을 미세유체 채널에서 외부장치 도움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확산영동은 전해질에 녹아있는 용질의 농도가 영역별로 다른 ‘농도구배’를 이용해 대전(electrification)된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새로 개발한 장치에서는 미세입자보다 더 작은 크기의 나노 채널을 이용해 전해질 농도구배를 형성하고, 원하는 방향에 따라 적합한 전해질을 넣어 미세입자의 농축과 추출, 분리를 용이하게 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해질의 농도구배가 대전된 미세입자에게 일으키는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메커니즘을 미세유체 채널에 구현한 장치다. 나노 채널 네트워크를 이용해 미세유체 채널 내에 전해질 용액의 유동(convection)을 억제하고, 순수하게 물질의 농도 차에 의해서 형성되는 미세입자의 확산(diffusion) 현상을 이용해 전해질 농도구배를 형성할 수 있다.(그림1)

 

전해질은 수용액 속에서 고르게 퍼지면서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이온화된다. 이때 물질 고유의 특성인 확산계수2)의 차이로 인해, 농도구배에 따른 전자의 위치 에너지 차이(전위차)가 형성된다. 대표적으로 소금(NaCl)의 경우, 염소 이온(Cl⁻)의 확산계수가 나트륨 이온(Na⁺)보다 높다. 이들 이온의 분포 정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으면 양극(+), 낮으면 음극(-)을 띄면서 전위차를 형성한다. 이렇게 전위차로 인해 전하들이 이동하는 전기영동(Electrophoresis, EP)3)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 대전된 미세입자의 표면에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이루기 위해 전해질 이온이 달라붙어 전기이중층(Electrical double layer)4)이 형성된다. 이때, 미세입자의 단면을 기준으로 전해질의 농도구배에 의해 삼투압도 동시에 형성돼 화학영동(Chemiphoresis, CP)5)도 발생한다. 이렇게 미세입자에 작용하는 이 두 힘의 합을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DP)이라 한다. 이때 전해질의 종류를 변경하고 농도를 동일하게 만들면, 삼투압은 고정되고 전위차만 변화하므로 전기영동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소금을 이용해 미세입자(1)1시간 동안 300배에 달하는 양을 농축시키고, 아세트산칼륨과 계면활성제6)를 이용해 집적된 미세입자를 10분 안에 추출했다. (그림2)

이뿐 아니라 미세입자의 크기에 따라 전위차의 영향과 삼투압의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크기가 다른 두 나노입자를 구분해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크기가 다른 두 나노입자로 구성된 폴리스티렌 혼합물(200, 620) 중에서 한 종류만 완전히 추출하거나 순서대로 나열하는 데도 성공했다. 본 연구 결과는 기존에 이론적으로 제시된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나노입자의 분리를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들을 원하는 시점에 자유롭게 농축, 추출, 분리가 가능하다. (그림3)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로 나노 채널을 이용해 원하는 종류의 전해질 농도구배를 원하는 때에 형성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미세유체 장치를 제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전해질만을 이용해 단 하나의 장치에서 농축, 추출, 분리와 같은 다목적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소프트 리소그래피7) 방식을 이용해 만든 본 장치는 제작단계부터 구동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방식 대비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또 외부장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이나 현장에 활용 가능한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미세입자를 자유롭게 제어할 장치로서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정해진 전해질 용액을 주입하면 장치의 구동이 끝나기 때문에, 본 장치의 활용을 위해서 어려운 교육이 동반될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본 장치를 손쉽게 널리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문적으로는 전해질의 농도구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나노입자가 분리되는 다양한 경우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전해질(어떤 물질이 물에 녹아 전기가 흐르는 상태가 된 물질)의 농도구배, 즉 전해질 속에 녹아있는 용질(소금물에서 소금)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대전(electrification)된 미세입자를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제어 기술이다. 전기영동(Electrophoresis)과 화학영동(Chemiphoresis)을 합친 힘이다. 

2. 확산계수(Diffusivity)

물질의 고유한 성질로, 물질을 이루는 분자가 열 에너지의 영향으로 운동하면서 넓은 공간으로 퍼지는 확산 속도의 정도를 나타낸다. 

3. 전기영동(Electrophoresis)

물질에 어떤 충격이나 마찰이 가해지면 전자들이 이동해 양전하와 음전하의 균형이 깨진다. 이때 다수의 전하가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이 현상을 ‘대전(帶電, electrification)’이라 부른다. 대전된 미세입자는 유체(流體, fluid) 속에서 전위* 차이에 의해 반대 전하의 전극을 향해 이동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전기영동이라고 부른다. 정리하면 전극 사이의 전기장의 영향으로 용액 속의 전하가 반대 전하의 전극을 향해 이동하는 현상이다.

*전위(electric potential): 전기장 내에서 단위 전하가 갖는 위치 에너지. 

4. 전기이중층(Electrical double layer)

수용액 속에서 전기적으로 중성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대전된 미세입자 표면에 형성되는 이온층이다.

5. 화학영동(Chemiphoresis)

용액이나 기체에서 입자들은 밀도가 높은 영역과 낮은 영역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차이를 ‘농도구배(濃度句配, concentration gradient)’라고 한다. 미세입자 표면에서 이온의 농도구배가 존재하게 되면, 삼투압*에 의해 미세입자가 고농도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이를 화학영동이라고 부른다.

*삼투압(osmotic pressure): 농도가 다른 두 액체에서 용질은 통과하지 못하는 반투막으로 막아두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간다. 이때의 압력을 삼투압이라고 한다. 

6. 계면활성제(Surfactant)

물과 친한 분자(친수성)와 물을 싫어하는 분자(소수성)를 동시에 지닌 물질로, 비누나 샴푸 같이 물의 표면장력을 감소시켜 기름 성분과 잘 섞이도록 도와주는 물질이다.

7. 소프트 리소그래피(Soft lithography)

유연한 유기물질을 사용해 복잡한 장치의 도움 없이 마이크로미터나 나노미터 크기의 패턴이나 구조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붙임] 그림설명

 

1. (a) 미세유체 채널 장치 모식도. (b) 실제 장치의 사진(왼쪽 위)과 나노 채널의 크기 

 

그림2.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a)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 농축 모식도. (b) 실제 1㎜ 크기의 미세입자를 농축시키는 결과. 삼투압과 전기장의 방향이 같아 미세입자가 Target Chamber(미세입자를 가두는 공간) 안에 농축된다. (c) 전해질 농도구배 변화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추출 모식도. 전해질 종류를 바꾸어 Target Chamber(미세입자를 가두는 공간) 내의 전기장 방향을 반대로 만들어, 미세입자를 추출했다. (d) 실제 사전에 농축된 미세입자를 추출시키는 결과.

 

그림3.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두 나노입자 혼합물의 분리 (a) 아세트산나트륨을 이용해 두 나노입자를 챔버 내에 나열시킨 결과. (b) 아세트산나트륨과 아세트산칼륨을 혼합한 용액을 이용해 선택적인 입자 추출을 통해 두 나노입자를 분리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