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월든에서는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가 모여 환경경제와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의 핵심 중 하나는 ‘똥본위화폐’다.

연구센터에서는 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한 특수 변기로 인분을 처리하고, 이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전환된 에너지의 가치는 변을 생산한 개인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똥본위화폐 ‘꿀’이다.

조재원 사이언스월든 센터장은 “배변활동을 통해 매일 발생하는 ‘꿀’은 인간이기에 받을 수 있는 화폐”라며 “사이언스월든에서는 인분을 효율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와 더불어 똥본위화폐 플랫폼을 구현해 대안적 화폐 시스템에 대한 실증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현된 똥본위화폐 플랫폼(http://fsm.network/)에 가입하게 되면, 매일 10꿀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 꿀은 일정 부분 쌓이지만 반드시 플랫폼 구성원과 공유되어야 하며, 일부는 자연으로 소멸하는 특징을 가진다. 꿀은 현금화되지 않는 가치로, 똥본위화폐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유통된다.

11일(수) 열리는 음악회 ‘꿀로 칸타빌레’는 피아니스트 금혜승과 김재윤(비올라), 이현애(바이올린), 고성헌(바이올린), 김용식(첼로)으로 구성된 포어스트만 콰르텟 팀의 실내악 연주로 진행된다. 이들은 낭만파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요하네스 브람스의 곡을 통해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연주를 제공할 예정이다.

참석 희망자들은 ‘꿀’을 활용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공연 전후로 연주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꿀’을 선물할 수도 있다.

조재원 센터장은 “이번 연주회는 관중과 연주자 모두에게 똥본위화폐 플랫폼으로 함께 노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자리하시어 사이언스월든이 꿈꾸는 따뜻한 미래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이언스월든 센터는 이번 연주회를 중심으로 똥본위화폐 ‘꿀’의 사용자 및 사용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센터는 ‘꿀’ 활용에 대한 홍보를 위해 지난 3일(화)부터 5일(목)까지 UNIST 교내에서 ‘꿀’로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으며, 오는 9일(월)부터 13일(금)까지 상품 무인 판매 부스를 다시 한 번 운영할 계획이다.

실제 구영, 천상 등 UNIST 주변 지역의 상점 10여 곳에서도 사이언스월든의 뜻에 동참해 ‘꿀’로 구매할 수 있는 커피, 음식 등 상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번 연주회 외에도 대학로 연극 티켓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한편 현재 웹페이지에 구축돼 있는 똥본위화폐 플랫폼은 곧 스마트폰 앱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