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01. 22 (수) 조간
온라인은 21일(화) 오후 7시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 10대 화학물질 염소(Cl₂), 싸고 효율적으로 만든다

UNIST 주상훈 ‧ 곽상규 교수팀, 전기로 염소 생산하는 고성능 촉매 개발
촉매 활성 높은 원리도 규명… Nature Communications에 성과 게재

이 자료는 국제 엠바고에 따라 2020121() 오후 7시부터 게재 가능합니다. 국제 엠바고 파기는 연구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니 엠바고 준수 부탁드립니다.

살균이나 소독에 흔하게 쓰는 ‘염소(Cl2)’를 더 싸게 만드는 방법이 나왔다. 연간 7,500만 톤이나 생산되는 세계 10대 주요 화학물질인 염소 관련 산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주상훈 곽상규 교수팀은 염소 생산에 주로 쓰는 전기화학적 방법에 쓸 새로운 촉매(Pt/CNT)를 개발했다. 백금(Pt) 원자 하나가 탄소 나노튜브(CNT)에 고르게 분산된 구조를 가진 촉매다. 이 촉매는 기존의 상용 촉매(DSA)보다 귀금속 함량이 150배 적으면서도, 염소 발생 효율은 높고, 반응 조건은 덜 까다롭다.

[연구진-사진]-왼쪽부터-곽상규-교수,-정관영-박사,-주상훈-교수,-임태정-연구원

현재 쓰이는 염소 발생용 전기화학촉매는 루테늄(Ru)과 이리듐(Ir) 같은 귀금속을 다량 포함한 산화물이라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염소 이온 농도가 낮은 조건이나 중성 pH 환경에서는 염소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산소까지 발생시켜 염소 생산효율이 낮다. 연구진은 그 원인이 ‘금속산화물 기반 촉매’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는 데 착안해 금속산화물이 아닌 다른 형태의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Pt/CNT)탄소 나노튜브(CNT)’ 위에 질소(N) 원자 4개로 둘러싸인 백금(Pt) 원자가 분산된 형태의 단원자 분산 촉매다. 이 촉매는 금속 원자(Pt)가 표면에 완전히 드러나기 때문에 그 함량이 적어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전해질 조건에서 상용 촉매(DSA)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또 바닷물처럼 염소 이온을 많이 포함하거나 반대로 염소 이온 농도가 낮아도 높은 효율을 보였다. 향후 다양한 환경의 전기화학적 수처리 장비에 응용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제1저자인 임태정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새로운 촉매의 활성점*에는 선택적으로 염소 이온만 흡착되고, 다른 부가적 반응이 억제되는 걸 확인했다”며 “기존 금속 산화물 촉매가 지니는 근본적 단점을 극복할 촉매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활성점(Active Site): 촉매의 표면에서 발응 물질이 촉매 작용을 받는 부위. Pt1/CNT 촉매의 경우 백금 원자를 중심으로 한 Pt–N4 구조에서 염소생산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곽상규 교수와 정관영 박사는 새로운 촉매의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론 계산에 적용해 활성점의 구조와 전기화학적 반응 원리를 규명했다. 여기에 따르면, 촉매 성능이 좋아진 이유는 활성점과 탄소 나노튜브 지지체 간에 구조적 일체성이 증가해 전자의 전달이 원활해졌기 때문이었다. 곽 교수는 “분자 모델링과 계산을 통해 촉매 활성점의 중심 구조를 밝혔다”며 “이 계산 원리는 향후 다양한 단원자 촉매의 반응성과 반응 원리를 해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그림] 새로운 염소발생 촉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과 활성점 모식도

주상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단원자 촉매는 50년 전 상용화된 귀금속 산화물계 촉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촉매 설계 개념이라며 “특히 이번 촉매는 전해질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중 · 소규모 수처리 장치와 선박평형수 처리 등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121()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및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끝)

(논문명: Atomically Dispersed PtN4 Sites as Efficient and Selective Electrocatalysts for the Chlorine Evolution React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김석민 담당 (052)217-1231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상훈 교수 (052)217-2522

  • [연구진-사진]-왼쪽부터-곽상규-교수,-정관영-박사,-주상훈-교수,-임태정-연구원
  • [연구그림] 새로운 염소발생 촉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과 활성점 모식도
  • [연구그림] 염소발생촉매의 성능측정 그래프(왼쪽)와 상용촉매 대비 발생반응 선택성 그래프
 

[붙임] 연구결과 개요

연구배경

염소(Cl2)는 제약산업과 유·무기화합물 및 고분자 관련 산업에 폭넓게 쓰이는 세계 10대 화합물 중 하나다. 또 염소는 강력한 산화제로써 오수 처리 및 제지(製紙)산업에 쓰이는 핵심 화합물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7,500만 톤 이상의 염소가 전기화학적 클로르-알칼리 공정(Electrochemical Chlor-Alkali Process)’으로 생산되며, 공정의 핵심 반응은 전기화학적 염소 발생 반응이다. 이 반응은 염소를 꾸준히 공급해 미생물이 생기지 않도록 선박평형수(Ballast water)를 관리하거나 수영장 같은 중·소규모 수처리 장치에도 응용된다. 따라서 염소 발생 반응에 쓰이는 촉매의 성능 증대는 염소산업 전반의 핵심 목표다.

현재 전기화학적 염소 발생 반응에 활용되는 상용 촉매는 1967년에 개발된 DSA(Dimensionally Stable Anode)로, 티타늄(Ti) 전극기판 위에 귀금속인 루테늄(Ru) 및 이리듐(Ir) 산화물을 코팅해 제조한다. DSA는 활성도가 매우 높고 내구성도 좋지만, 다음 두 가지 결점을 지닌다. (i) 고성능을 위해 30% 이상의 높은 귀금속 함량이 필수적이므로 생산 단가가 높다. (ii) 산성도(pH)가 중성이거나 염소 이온 농도가 낮은 조건에서 염소 발생 선택성이 떨어지며, 부반응인 산소 발생 반응을 동시에 일으켜 효율을 낮춘다. DSA 개발 이후 촉매 조성이나 나노 구조를 조절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려 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결점들은 금속 산화물 기반 촉매의 본질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단원자 분산 촉매(Atomically Dispersed Catalyst)는 개별 금속 원자를 뭉침 없이 분산시킴으로써, 금속 원자가 배위화합물*처럼 이종원소와 결합해 안정화된다. 전통적인 나노 입자 촉매와 달리, 단원자 분산 촉매는 모든 금속 원자가 표면에 드러나 있기에 금속 활용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 또 금속 원자는 이종원소와 상호작용해 고유한 분자 궤도**을 형성해 매우 독특한 선택성을 보여 차세대 촉매로 각광받고 있다.

*배위화합물(Coordination compound): 중심 금속 원자가 원자 또는 원자단으로 이루어진 리간드와 배위 결합해 사각형 평면, 정사면체, 정팔면체 등의 배위다면체를 이루는 화합물

**분자 궤도(Molecular orbital): 분자 내 결합을 구성하는 전자의 에너지나 공간적인 분배를 나타낸 수학적 함수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전구체*인 백금 포르피린(Porphyrin)**을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에 물리적으로 흡착시킨 후 고온으로 열처리해, 백금 포르피린의 중심 구조인 Pt-N₄만 가지는 촉매(Pt₁/CNT)를 개발했다. Pt-N 중심 구조는 나노입자의 형성 없이 단원자 분산됐으며, 전기화학적 염소 발생 반응에서 DSA의 단점 두 가지를 극복했다. 용액의 산성도가 중성인 경우는 물론, 염소 이온 농도가 높은 해수(海水)나 낮은 물(0.1M 농도 조건)에서도 DSA를 상회하는 성능을 보인 것이다.

Pt₁/CNT 촉매는 열처리 온도를 조절해 촉매의 활성도와 선택성을 최적화했다. 연구팀은 실험으로 촉매 성능의 향상은 Pt-N 활성점과 탄소 나노튜브 지지체 간 구조적 일체성이 증가해 전자전달이 원활해진 덕분임을 확인했다. 또 분자 모델링과 제1원리 양자계산법***으로 촉매 활성점의 중심 구조는 PtNC₁₂임을 밝혔다.

특히 기존 상용 촉매인 DSA와 달리, Pt-N 활성점은 중성 pH 및 저농도 염소 이온 조건에서도 100%에 가까운 염소 발생 반응 선택성을 보였다. 이는 반응 조건에서 Pt-N 활성점에 염소 이온이 자발적으로 흡착돼 염소 발생 반응이 쉽게 일어나는 반면, 산소 발생 반응의 반응물인 물(HO)의 흡착은 매우 불리해 부반응이 억제되기 때문임을 실험과 이론 계산의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조합해 알아냈다.

*전구체(前驅體, Precursor): 어떤 물질대사나 반응에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

**포르피린(Porphyrin): C4H5N의 분자식을 가진 오각형 모양의 화합물인 피롤(pyrrole) 구조 4개가 삼가(三價) CH 작용기로 연결된 거대 고리 화합물의 총칭

***1원리 양자계산법: 양자역학 방정식을 통해서 물질을 구성하게 되는 원자간 결합 형태인 공유결합, 이온결합 등의 기본이 되는 전자구조를 직접 계산하는 방법. 원자가 모여 만들어진 고체 물질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기대효과

이 연구에서는 최적화된 촉매를 이용해 다양한 전해질 조성과 온도 조건에서 우수한 염소 발생 반응 성능을 입증했다. 따라서 본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인 Pt/CNT를 전기화학적 클로르-알칼리 공정 및 중·소규모 수처리 산업에 응용할 가능성이 크게 기대된다. 또 염소 발생 반응에 대해 기존 금속 산화물 기반 촉매가 가지는 근본적 단점을 극복할 새로운 단원자 촉매를 최초로 보고해, 염소 발생 반응 촉매의 개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본 연구의 대표 촉매(Pt₁/CNT)의 투과전자현미경(TEM) 사진(왼쪽)과 탄소 나노튜브 위에 단원자 분산된 Pt-N₄ 활성점의 모식도(오른쪽). TEM 사진의 하얀 점(지름: 약 2Å)은 백금 원자의 반지름(1.77Å)과 유사하다.

그림2. 본 연구의 대표 촉매(Pt₁/CNT)와 비교군 촉매(상용 촉매: DSA, 백금 나노입자: PtNP/CNT, 탄소 나노튜브: CNT)의 염소 발생 반응 성능 측정 그래프(왼쪽). 낮은 전압으로 높은 전류 밀도를 얻어낼수록 고활성의 촉매라는 점이 확인된다. 특히 Pt₁/CNT는 염소 이온이 없을 때 활성이 없는데(점선), 이는 부반응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대표 촉매(Pt₁/CNT)와 상용 촉매의 염소 발생 반응의 선택성 그래프(오른쪽). DSA의 염소 발생 반응 선택성은 전해질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Pt₁/CNT는 전해질 조성에 무관하게 100%에 가까운 선택성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