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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을 이용해 일반적인 환경에서 나노 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다양한 분자가 빛에 반응해 만드는 신호도 수백 배까지 증폭할 수 있어 나노 재료 연구에 매우 유용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창영 교수팀은 ‘소금 결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상압에서 손쉽게 관찰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소금결정 ‘옷’을 입혀 탄소나노튜브의 위치와 모양 등을 관찰 할 수 있다. 또 탄소나노튜브 위에 만들어진 소금결정들이 나노물질을 관찰 하는 ‘렌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탄소나노튜브는 특이한 기계·전기적 성질로 주목을 받는 소재이다.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렵다. 전자빔을 이용한 전자현미경이나 원자 사이의 힘을 이용한 원자힘 현미경 등으로 관찰이 가능하지만 사용 방법이 까다롭거나, 관찰 가능한 면적에 제한이 있었다. |
연구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을 이용해서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했다. 1차원으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에 소금물을 떨어뜨린 후 전기장을 가하면, 소금 이온이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소금 결정을 형성하게 된다. 이 소금결정 ‘옷’ 들은 실험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광학현미경만으로도 넓은 면적에 분포된 탄소나노튜브를 관찰 할 수 있게 해준다. 소금 결정은 물에 잘 녹아 탄소나노튜브를 손상하지 않는 데다 씻어내기 전에는 안정적이라 반영구적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시각화 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다. |
또한,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위에 형성된 소금결정이 탄소나노튜브의 광학신호를 수백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보통 물질은 빛을 받으면 내부 분자가 빛 에너지와 상호작용해 새로운 신호, 즉 광학 신호를 방출한다. 이 신호를 증폭해 분석하면 물질 특성을 알 수 있는데, 소금 결정이 광학 신호 증폭시키는 ‘렌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소금 렌즈’를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 특성이나 지름까지 손쉽게 알아냈다. |
제1저자인 김윤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는 “광학 신호를 증폭하는 정도는 소금 종류에 따른 굴절률 변화와 소금 결정의 모양과 크기로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소금 렌즈’로 극미량의 포도당(glucose)과 요소(urea) 같은 분자를 탄소나노튜브 외부표면을 통해 이동시킨 뒤 탐지해내는 데도 성공했다.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에 형성된 소금 렌즈가 백경 분의 1몰(M)이 포함된 분자도 찾아낼 정도로 광학 신호를 증폭한 것이다. 이창영 교수는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에서 나노 재료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물성을 측정 가능하다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나노 재료와 나노 현상 연구에 널리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2월 12일자로 출판되었으며, 가천대 신소재공학과 한재희 교수도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기초연구사업(신진·중견연구),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Hygroscopic Micro/Nanolenses along Carbon Nanotube Ion Chann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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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탄소나노튜브1)’는 우수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 받는 신소재이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는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훨씬 작은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의 지름을 가지고 있어 연구실에서 흔히 쓰는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렵다. 광학현미경의 이론적 관측 범위로 알려진 아베의 회절한계(Abbe’s diffraction limit)2)에 따라 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한 물질의 최소한 크기는 200㎚ 정도이기 때문이다.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몇몇 단점이 있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전자빔을 이용한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은 고진공에서 운용되는 비싼 장비가 필요하고, 원자힘 현미경 기술 또한 관찰 가능한 면적, 측정 속도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상온/상압에서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시각화하는 기술의 개발은 나노 재료의 물성연구와 나노 현상의 실시간 측정에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광학 시각화(optical visualization)’ 기술은 대부분 고체상태의 고분자와 금속 나노입자를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부착시키는 것이다. 이때 시각화에 사용되는 고분자/금속 물질이 나노튜브 표면에 강하게 결합하므로 이를 제거하려면 물리 또는 화학적인 에칭(etching)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시료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수증기를 응축해 작은 물방울을 부착하는 방법은 나노튜브의 물성을 저해하지 않고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보통의 실험실 환경에서는 물방울이 수초 이내에 증발해 버린다는 단점을 가지므로 이를 극복하는 시각화 기술이 필요하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센티미터(㎝) 길이로 정렬된 수㎚ 지름의 탄소나노튜브를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3)을 이용해 합성했다. 대면적 소금 결정 어레이 형성을 위해서, 먼저 정렬된 탄소나노튜브의 한쪽 편에는 소금물을 떨어뜨리고 반대편에는 금속전극을 증착했다. 그리고 탄소나노튜브로 연결된 소금물과 금속전극에 사이에 전기장을 가하면, 이온이 이동하면서 소금물도 탄소나노튜브의 외부 표면을 따라 이동한다. 그 결과 탄소나노튜브에 대면적으로 소금 결정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소금 결정을 광학 시각화에 이용할 뿐만 아니라 탄소나노튜브의 라만 신호를 수백 배까지 증폭시키는 렌즈로도 적용했다.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4)은 탄소나노튜브의 물성 분석(직경, 전기적 특성 등)에 필수적인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라만 스펙트럼에서 접선 모드(Tangential mode, G-mode)5)와 방사형 호흡 모드(Radial breathing mode, RBM)6)라 불리는 정점(peak)의 형태 혹은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는 일반적으로 약한 광학 신호를 가진다고 알려졌다. 특히 RBM은 입사하는 빛이 나노튜브의 에너지 갭과 일치해 라만 신호가 크게 증폭되는 공명현상이 일어나는 경우에만 얻을 수 있으므로 소수의 나노튜브에만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연구진은 소금 렌즈에 의한 강한 라만 신호 증폭현상을 이용해 G-mode와 RBM을 파악했고, 이를 이용해 기존 방법으로 알기 어려운 탄소나노튜브의 물성(전기적 특성, 직경)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자들의 라만 신호가 증폭 가능한지 구현하기 위해 글루코스(glucose) 등과 같은 분자들을 소금물에 녹인 뒤 같은 방식으로 탄소나노튜를 통해 이동시켜 소금 렌즈 안에 넣은 뒤, 극미량의 분자들을 탐지했다. 이를 통해 최대 아토몰(10-18 M) 수준의 극미량 분자 탐지가 가능함을 밝혔다.
3. 기대효과 기존의 탄소나노튜브 시각화 기술과 광학신호 증폭 기술들은 나노 재료가 실제로 사용되는 환경에서 적용이 어렵거나, 나노 재료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본 연구의 소금 렌즈를 이용한 기술은 이러한 한계들을 모조리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나노 광학(nanophotonics) 재료로 활용이 예상된다. 또한 소금 렌즈 형성에 사용되는 1차원 나노 통로에서의 이온 이동 현상은 전하를 가진 다양한 분자의 분리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개념 에너지 생성/저장 소자 및 초고민감도 질병진단 기술과 같은 신기술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용어설명 |
1.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탄소나노튜브는 원기둥 모양의 나노 구조를 지니는 탄소의 동소체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결합을 하고 있으며 기계적, 전기적 성질이 매우 뛰어나다. 벽의 개수, 구조의 대칭성에 따라 직경이 1㎚ 미만부터 100㎚ 이상까지 다양하며 길이는 짧게는 수㎚부터 길게는 수십㎝까지 합성할 수 있다. 2. 아베의 회절한계(Abbe’s diffraction limit) 광학현미경으로 구분할 수 있는 두 물질 사이의 최소 거리를 의미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광학현미경으로 두 점을 구분하기 위해선 두 점의 거리가 가시광선 파장의 절반보다 커야 한다. 가시광선 파장은 400~700㎚(1㎚는 10억 분의 1m)기 때문에 광학현미경의 해상도는 200~350㎚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으로는 200㎚ 이하의 물질은 관찰 불가능하다. 3.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기판 위에 촉매에 해당하는 금속을 배열한 뒤, 고온의 튜브 내에 반응기체를 주입하면 탄소나노튜브는 촉매로부터 반응기체의 진행 방향으로 정렬하면서 합성된다. 이때 합성된 탄소나노튜브의 위치는 무작위이므로, 시각화 방법이 필수적이다. 4.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 라만 분광법은 분자에 입사된 빛이 산란돼 방출될 때 입사된 빛 중 일부가 물질의 고유 진동 에너지만큼 포논(phonon)을 방출해 에너지를 읽게 되는 라만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분자구조에 관한 정보를 얻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탄소나노튜브의 다양한 정보(직경, 전기적 특성, 손상 정도 등)를 알 수 있다. 5. 접선 모드(Tangential mode, G-mode)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풀러렌 등과 같은 흑연계 물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라만 피크(peak)이며, 그래파이트(graphite)의 ‘g’를 따서 G-mode혹은 G-peak이라 부른다. 탄소나노튜브의 G-mode의 모양과 너비에 따라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인 특성을 예상할 수 있다. 6. 방사형 호흡 모드(Radial Breathing Mode, RBM) 탄소나노튜브 물성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라만 peak이며, 라만스펙트럼 500 cm-1 이하에서 나타난다. 탄소나노튜브 정확한 직경, 전기적인 특성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1. 이온이동을 이용한 탄소나노튜브 대면적 소금 결정 형성 기술. (a) 1차원으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 배열(array)에 금속전극을 올리고 소금물을 떨어뜨려 전기장을 가하는 방식으로 소금 결정 배열을 형성함. (b) 탄소나노튜브를 따라 선택적으로 형성된 소금 결정 배열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
그림2. 소금 렌즈에 의한 탄소나노튜브 라만 신호 증폭. (a) 탄소나노튜브 라만 G-mode 신호 세기의 맵핑(mapping) 결과. 소금 렌즈에 의해 탄소나노튜브 라만 신호(광학신호)가 증폭됨을 알 수 있다. (b-c) 소금 렌즈를 통해 증폭된 탄소나노튜브의 라만 스펙트럼. 최대 230배 이상 신호 증폭이 가능함. |
그림3. 탄소나노튜브 외부를 통한 다양한 분자 이동과 소금 렌즈에 의한 분자 검출. (a) 소금물에 다양한 분자(Glucose, Urea)를 녹인 후, 탄소나노튜브를 통해서 극미량의 분자들을 이동 시켜 소금 렌즈 내부에 가둔 후 검출함. (b) 소금 렌즈 안에 갇힌 분자들의 라만 스펙트럼. 소금 렌즈안의 극미량 분자의 라만신호와 소금렌즈로 이동하기 전 벌크 상태 있는 분자의 라만신호가 일치함을 확인 할 수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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