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2. 20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분자지문’ 라만신호 증폭해 극미량 물질도 검출!

UNIST 박혜성 교수팀, 이차원 소재 기반의 라만(Raman) 분광 센서 개발
원자층 수준의 두께로 얇고 초민감도·고안정성 갖춰… Nano Letters 게재

‘분자지문’이라 불리는 물질 고유의 신호를 증폭해, 극미량 분자도 검출해내는 ‘초고감도 센서’가 개발됐다. 농약이나 핵폐기물 검출은 물론 세균 식별이나 유전적 진단, 면역학적 표시 등에 활용 가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 교수팀은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ReOxSy)’ 박막을 합성해 이차원 소재 기반의 초고감도 표면 증강 라만 분광(SERS) 센서를 개발했다. 새로 합성한 박막이 물질 고유의 ‘라만 산란 신호’를 증폭해 미량의 분자도 검출하는 원리다.

*라만 산란 신호: 빛이 물질을 통과할 때 나타나는 고유한 스펙트럼으로, 이 신호가 금속과 같은 물질 표면에서 수십억 배 증폭되는 현상이 ‘표면 증강 라만 산란(SERS)’다.

물질 내부의 분자는 외부에서 들어온 빛(레이저)에 반응해 새로운 광학 신호, ‘라만 신호(Raman spectrum)’을 만든다. 라만 신호는 물질마다 다르므로 이를 분석하면 특정 물질을 검출하거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라만 신호의 세기는 약하기 때문에 센서를 이용해 증폭한 뒤 분석해야 한다. 보통은 검출할 물질 아래에 센서를 두고 레이저를 쪼여서 센서와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라만 신호를 증폭한다. 신호 증폭의 원리는 ‘전자기적 증강(EM)’과 ‘화학적 증강(CM)’이 있다. EM은 민감도가 높아 저농도 물질의 검출에 유리하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반면, CM은 안정성이 높고 민감도가 떨어진다.

*전자기적 증강(Electromagnetic Mechanism, EM): 입사광이 있을 때, 금(Au)이나 은(Ag) 같은 귀금속 물질의 표면에서 표면 플라즈몬이 발생하고 탐침 물질과 상호작용해 라만 신호를 크게 증폭한다.

*화학적 증강(Chemical Mechanism, CM): 표면 증강 라만 분광 센서와 탐침 물질 사이에서 전하 이동이나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해 라만 신호를 크게 증폭한다.

[연구그림] 이종구조 센서의 라만신호 증폭효과

박혜성 교수팀은 안정성이 높은 CM 방식을 개선해 민감도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CM 방식으로 라만 신호를 증폭할 경우 센서와 검출 물질 간 전기적 상호작용이 활발해야 하는데, 이때 센서 물질의 에너지 밴드 레벨(energy band level)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센서를 이루는 산화 레늄 박막을 합성할 때 산소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하여, 전하이동이 원활해지는 최적화된 에너지 밴드 레벨을 맞췄다. 그 결과 라만 신호가 증폭돼 ‘민감도와 안정성을 모두 갖춘 원자층 수준의 얇은 SERS 센서’가 개발됐다.

*에너지 밴드 레벨(energy band level): 물질결정 내부에서 전하(전자, 정공)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대역 즉, 전도대(conduction band)와 가전자대(valence band)를 나타낸다.

 

제1저자인 서지형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센서를 이루는 박막 표면에 형성되는 전기쌍극자와 검출할 물질의 전기쌍극자가 서로 반응해 라만 신호를 더욱 증폭한다”며 “안정성은 높지만 민감도는 낮은 기존 CM 방식을 개선해 저농도의 물질도 검출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 쌍극자(Electric Dipole): 분자 내부에 전자의 쏠림으로 인해 전자가 쏠린 쪽은 음전하를, 반대쪽은 양전하를 띄게 되는 현상. 전기 쌍극자의 크기를 전기 쌍극자 모멘트라 한다.

 

특히 산화 레늄 박막을 그래핀(graphene)위에 합성하자 두 소재 간에 상호작용(van der Waals interaction)으로 라만 신호 증폭이 극대화돼, 펨토 몰 농도(10-15 M)까지 검출 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는 2차원 물질로 이루어진 CM 기반 SERS 기법 중 가장 우수한 기록이다. 또 이런 이종(二種)구조는 뛰어난 유연성과 균일성도 갖췄다.

박혜성 교수는 “이번 연구로 새로운 조합의 이차원 이종구조 소재 합성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이차원 소재 기반 초고감도 SERS 센서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3일자로 온라인 선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명: Ultrasensitive Plasmon-Free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with Femtomolar Detection Limit from 2D van der Waals Heterostructur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혜성 교수 (052) 217-2563

  • [연구그림] 이종구조 센서의 라만신호 증폭효과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표면 증강 라만 분광(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은 검출하기 어려운 물질의 라만 산란 신호를 증폭시켜 단분자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분석기법이다. 또 다양한 화학물질이나 바이오 물질(농약, 탄저병, 전립선 특이항원, 포도당, 핵폐기물 등)을 검출할 수 있어 박테리아 식별, 유전적 진단, 면역학적 표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표면 증강 라만 분광(SERS)은 전자기적 증강 효과(electromagnetic mechanism, EM)1)화학적 증강 효과(chemical mechanism, CM)2)의 원리로 작동한다. 금(Au)이나 은(Ag) 같은 플라즈모닉 나노입자(plasmonic nanoparticle)로 이루어진 전자기적 증강 효과에 기반한 SERS는 우수한 검출 한계(limit of detection, LOD)3)를 가지지만, 센서의 균일성과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반면 화학적 증강 효과에 기반한 SERS는 센서의 균일성과 안정성이 확보돼 있지만, 민감도(sensitivity)가 떨어져 낮은 농도의 물질을 검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뛰어난 균일성과 안정성을 보유하며 단분자 수준까지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초고감도 SERS 센서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4)을 이용해 균일한 대면적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ReOxSy)5)를 합성하고, 후처리 공정 없이 실시간으로(in-situ) 산소 원자의 농도를 조절해, ‘화학적 증강 효과(CM) 기반의 고감도 SERS 센서로 적용했다.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격자 내에 존재하는 산소 원자의 농도는 물질 합성 시 황화반응의 온도를 조절해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이론적인 계산에 따르면, 산소 원자의 농도에 따라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의 에너지 밴드 레벨 (energy band level)6)이 달라졌다. 산소 원자 농도가 적절한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에서 효과적인 엑시톤 공명(exciton resonance)7)이 나타나며, 탐침 분자(probe molecule)8)와의 전하 이동(charge transfer)9)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그 결과 SERS 효과가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또,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격자 내의 산소 원자와 황 원자 간에는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 차이가 크다. 이는 박막 표면에 쌍극자 모멘트(dipole moment)10)를 형성하고 탐침 분자와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dipole-dipole interaction)11)을 일으켜 SERS 효과를 더욱 향상시킨다.

이런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를 그래핀(graphene) 표면에서 성장시킬 경우, 탐침 분자와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트 사이에 반데르발스 상호작용(van der Waals interaction)12)이 일어나 엑시톤 공명과 전하 이동이 더욱 향상돼 SERS 효과가 극대화됐다. 그래핀/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헤테로 구조(graphene/ReOxSy vertical heterostructure)를 SERS 센서로 사용했을 때는 펨토 몰 농도(femtomolar scale (10-15 M))까지 탐침 분자를 검출할 수 있었다. 이는 ‘2차원 물질로 이루어진 CM 효과 기반의 SERS 기법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검출 한계 값’이다. 그래핀/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헤테로 구조는 우수한 검출 성능뿐만 아니라 뛰어난 유연성, 균일성, 안정성을 보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실시간으로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격자 내의 산소 원자 농도를 조절할 수 있었고, 이를 그래핀 위에 성장시켜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그래핀/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헤테로 구조를 이용해 우수한 유연성, 균일성, 안정성을 보유한 초고감도 SERS 센서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차원 물질 합성 분야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뿐 아니라, SERS 기술을 바이오 센서로 적용해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붙임] 용어설명

1. 전자기적 증강 효과(electromagnetic mechanism, EM)

입사광이 있을 때, 금(Au)이나 은(Ag) 같은 귀금속 물질의 표면에서 표면 플라즈몬이 발생하고 탐침 물질과 상호작용해 라만 신호를 크게 증폭한다. 

2. 화학적 증강 효과(chemical mechanism, CM)

표면 증강 라만 분광 센서와 탐침 물질 사이에서 전하 이동이나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해 라만 신호를 크게 증폭한다. 

3. 검출 한계(limit of detection, LOD)

표면 증강 라만 분광 센서에서 검출할 수 있는 탐침 물질의 최소 농도를 뜻한다.

 4.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기판상에 전구체를 흘리고 외부 에너지를 부여함으로써 전구체를 분해하여 기상 반응으로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5.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ReOxSy)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s, TMDs) 중 하나로 레늄(Re), 산소(O), 황(S)으로 이루어진 반도체성 이차원 물질이다.

6. 에너지 밴드 레벨(energy band level)

결정 내 전하(전자, 정공)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대역 즉, 전도대(conduction band)와 가전자대(valence band)를 나타낸다.

7. 엑시톤 공명(exciton resonance)

반도체나 절연체 내에 존재하는 자유 상태의 전자와 정공이 정전기적인 쿨롱 힘에 의해 서로 속박되어 짝을 이루는 것을 나타낸다.

8. 탐침 분자(probe molecule)

표면 증강 라만 분광을 통해 검출하고자 하는 물질을 나타낸다.

9. 전하 이동(charge transfer)

두 물질 사이에서 한 물질에서 다른 물질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나타낸다.

10. 전기쌍극자 모멘트(Electric dipole moment)

전기음성도(전자를 좋아하는 성질)가 다른 두 원자 사이에서 전자가 균등하게 분포될 수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분자내부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된 정도를 나타낸다.

11.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dipole-dipole interaction)

쌍극자 사이의 정전기력 인력에 의해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나타낸다.

12. 반데르발스 상호작용(van der Waals interaction)

공유결합이나 이온의 전기적 상호작용이 아닌 분자 간의 인력이나 척력을 나타낸다.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간 전기음성도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자의 구조로 인해 전기쌍극자 모멘트가 나타나지 않는 분자를 무극성분자라 한다. 이 무극성 분자에서도 순간적인 전자의 쏠림 때문에 전기쌍극자가 모멘트가 나타나 분자간 인력이나 척력이 생기는데 이를 발데르발스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근거리에서 작용하는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이종구조 센서의 라만신호 증폭효과: 그래핀·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이종 구조 기반 표면 증강 라만 분광의 원리 모식도(좌측)와 측정된 탐침 물질의 라만 신호(우측). 그래핀과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이종 구조(녹색선)의 경우 라만신호 세기(intensity)가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