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3. 18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소 촉매의 실제 성능 평가한다… 실용화에 성큼!

UNIST 백종범 교수팀, 루테늄 유기체 기반 촉매 합성 및 평가법 개발
수소 발생 촉매의 상용화 평가 가능해져… Nature Comm. 논문 게재

깨끗한 에너지 ‘수소’를 값싸게 얻을 촉매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이미 보고된 우수한 촉매도 많은데, 이들은 실제 작동할 때 성능까지 알려지지 않아 실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고효율 촉매를 만들고 실제 성능까지 평가한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루테늄(Ru)’다중벽 탄소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 이하 MWCNT)’를 결합한 물 분해용 수소 촉매, Ru@MWCNT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촉매가 실제로 작동할 시스템을 간략하게 만들어 성능 평가도 진행했다. 그 결과 상용화된 백금 촉매(Pt/C)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 촉매는 합성법이 간단해 대량생산에도 적합해 실용화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종범 교수는 “기존 촉매의 특성을 뛰어넘는 우수한 촉매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상업화에 필요한 실제 전극의 평가 방법을 제시한 연구”라며 “다른 촉매도 상용화 관점에서 진단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구그림] 다른 촉매와 수소 발생 반응 성능 비교(과전압 기준)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원소로 친환경 미래자원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현재 수소 생산은 대부분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를 원료로 삼아 생산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얻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나, 이 경우 백금처럼 값비싼 촉매가 필요하다.

이에 백종범 교수팀은 백금 촉매를 대체할 성능이 우수하고 저렴한 수소 촉매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기존에 발표한 금속 유기체 촉매보다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였다. 과전압의 경우 기존에 발표된 촉매 중 가장 낮았으며(그림1참고), 물의 산성/염기도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백종범 교수팀은 과거에 백금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고성능을 갖춘 Ru@C₂N(Nat. Nanotech. 2017,) Ru@GnP(Adv. Mater. 2018), Ir@CON(Adv. Mater. 2018) 등의 우수한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그림] Ru@MWCNT 합성 모식도

새 촉매는 단일한 벽을 가진 탄소나노튜브(CNT)가 서로 중첩된 형태(MWCNT)에 작은 루테늄 입자가 고르게 분포된 구조다. 우수한 성능은 ‘루테늄 입자가 작고 고르게 분포’한 덕분인데, 이를 위해 제조공정도 개발했다.

제1저자인 권도형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루테늄과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하는 기존 방법에서는 열처리 중에 루테늄이 응집하면서 그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런 응집 현상을 ‘루테늄 염(Ru salt)’과 ‘초산기(-COOH)’를 도입해 억제함으로써 루테늄 입자를 작고 고르게 분포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그림]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의 수소 발생 반응 성능 평가

백 교수팀은 새로운 촉매의 성능 평가를 위해 기존 과전압 측정 외에 ‘물 분해 시스템’의 전극으로 만들어 평가하는 방법도 진행했다. 이 촉매를 전극으로 사용했을 때 수소 발생량을 실제로 측정해본 것이다. 그 결과, 같은 조건에서 상용화된 백금 촉매(Pt/C)보다 15.6% 많은 수소를 생산했다. 또 촉매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패러데이 효율도 92.2%로 백금 촉매(85.9%)보다 높았다.

백종범 교수는 “수소 촉매 연구는 주로 촉매 자체의 평가에 집중돼 있어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 평가하기 위한 연구는 미흡했다”며 “이번 연구는 촉매 자체의 우수성뿐 아니라 실제 적용했을 때 성능까지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전했다.

*페러데이 효율(Faradaic efficiency): 반응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전류를 100으로 두고, 원하는 반응에 사용된 전류가 그 중 얼마인지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9일자로 공개됐다. 교신저자로는 백종범 교수와 금속유기물 촉매를 함께 연구해 온 자비드 마흐무드(Javeed Mahmood) UNIST 연구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진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그리고 창의소재발견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Ruthenium anchored on carbon nanotube electrocatalyst for hydrogen production with enhanced Faradaic efficienc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 217-2510

  • [연구그림] Ru@MWCNT 합성 모식도
  • [연구그림] 다른 촉매와 수소 발생 반응 성능 비교(과전압 기준)
  • [연구그림]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의 수소 발생 반응 성능 평가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화석 연료의 유한성과 유가 상승,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로 전 세계가 친환경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물을 원료로 삼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이 중 하나다. 물은 지구상에서 무궁무진하므로 화석 연료가 가진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물 자체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므로 환경오염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물의 전기분해’는 해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가장 잘 알려졌다. 이 과정에는 전기화학적인 수소 발생 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 HER)이 가장 중요하다. 이 반응을 이용해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려면 과전압을 낮추는 촉매가 개발돼야 한다. 이 기술의 중요성은 이미 미국, 일본, 독일을 비롯한 기술 선진국에서 상당히 연구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의 물 분해 촉매는 ‘백금(Pt)’이다. 그러나 백금은 귀금속이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높다. 이뿐 아니라 낮은 안정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수소 발생용 물 분해 촉매로 백금의 한계를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해, 금속(루테늄)과 유기 구조체(다중벽 탄소나노튜브)4)를 이용한 복합체를 제조했다. 이를 통해 (1)효율, (2)내구성, (3)저전압, (4)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루테늄(Ru) 금속 입자와 탄소를 결합한 복합체 촉매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루테늄을 고르고 작게 만드는 것이다. 기존 방법들은 열처리 과정 중에 루테늄의 응집 현상으로 루테늄 입자의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본 연구진은 루테늄 염(Ru salt)’초산기(-COOH)’를 도입해 응집 현상을 억제함으로써 고르고 작은 루테늄 나노 입자를 탄소나노튜브에 결합했다. 그 결과 고효율의 물 분해 촉매인 Ru@MWCNT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합성된 촉매는 전류밀도 10㎃/㎠에서 ‘과전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산성과 염기성 환경에서 각각 1317의 과전압을 보여 백금뿐만 아니라 본 연구진이 기존에 개발했던 금속 유기물 촉매보다 낮았다. 참고로 본 연구팀에서 과거에 Ru@CN5)(Nat. Nanotech. 2017, 12), Ru@GnP5)(Adv. Mater. 2018), Ir@CON5)(Adv. Mater. 2018) 등과 같은 백금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상업화에 필요한 실제 전극의 평가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는 촉매 자체의 평가에 집중돼 있으며,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 평가 관련 연구는 미흡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이용해 전극을 만들고, 이를 실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상용화 단계에서 새로운 평가법을 도입하게 됐다. 평가 결과, Ru@MWCNT 촉매는 백금보다 단위전력 당 수소 발생량이 15.6% 높으며, 촉매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패러데이 효율도 92.2%로 백금(85.97%)보다 높았다.

 

3. 기대효과

현재 많은 선진국이 정부 차원에서 미래 청정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고려하며, 수소산업의 중심에 있는 물 분해 촉매 개발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물 분해 촉매의 연구 방향을 제시한 본 연구 성과가 궁극적으로 상업화까지 이어질 경우,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새로운 평가법의 도입으로 많은 촉매를 상용화 관점에서 진단해보는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붙임] 용어설명

1. 수소 발생 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 HER)

물이 전기분해 될 때 수소 원자가 전자를 만나 수소 분자(기체)가 되는 반응 

2. 과전압(Overpotential)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나 산소를 발생시킬 때, 이론적인 값보다 일정 수준 이상 높은 전압을 가해야 반응이 진행된다. 이때 추가로 요구되는 전압을 과전압이라 한다. 높은 전기 에너지는 열 손실로 이어지므로 기체를 생성할 때 과전압을 낮추는 기술이 요구된다.

3. 촉매(Catalyst)

화학 반응에 참여해 반응속도를 변화시키지만, 그 자신은 반응 전후에 원래대로 남는 물질을 말한다. 물의 전기분해는 ‘물에서 수소와 산소로 가는 길에 높은 산이 있다’고 예를 든다면, 산 높이가 과전압이 되는데 촉매는 이 높이를 낮춰서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4.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 MWCNT)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는 단일한 벽을 가진 탄소나노튜브 다수가 서로 중첩된 특수 형태의 탄소나노튜브다.

5. 금속 유기체 복합 촉매

루테늄(Ru)이나 이리듐(Ir)을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보이는 유기체와 결합해 전기전도도를 높인 촉매. 유기체는 금속 촉매를 지지하거나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6. 페러데이 효율(Faradaic efficiency)

전기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시스템에서 전하(전자)가 전달되는 효율을 말한다. 반응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전류를 100으로 두고, 원하는 반응에 사용된 전류가 그중 얼마인지 측정한다. 패러데이 수율, 쿨롱 효율 또는 전류 효율이라고도 부른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Ru@MWCNT 합성 모식도

상용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을 질산(HNO₃)으로 약하게 산화시킨 뒤 표면에 초산기(카르복실산, -COOH)를 도입했다. MWCNT 표면에 풍부한 초산기를 이용하면 루테늄(Ru)이 쉽게 흡착된다. 개별 루테늄 이온(Ru³⁺)은 수산화붕소나트륨(NaBH₄)에 의해서 루테늄 나노 입자로 직접 환원돼 Ru@MWCNT를 형성한다. 700℃ 열처리 과정에서도 루테늄 입자가 응집하지 않고 고르게 분포된다.

 

그림2. 다른 촉매와 수소 발생 반응 성능 비교(과전압 기준)

과전압 값이 낮을수록 좋은 촉매를 의미한다. 위쪽은 산성(acidic condition, 황산 0.5M), 아래쪽은 염기성(alkaline condition, 수산화칼륨 1.0M) 환경이다. 맨 앞 회색 막대가 백금, 바로 뒤 빨간색 막대가 Ru@MWCNT다.

 

그림 3. 실제 물 분해 시스템에서의 수소 발생 반응 성능 평가

  1. 물 분해 시스템 측정의 개략도: 산소 발생용 촉매로 산화이리듐(IrO₂)을, 수소 발생용 촉매로 Ru@MWCNT를 적용한 시스템을 만들고, 각 전극에서 발생하는 기체(수소, 산소)를 측정한다.
  2. 전극의 수소 발생 반응 성능(염기성, 수산화칼륨 1.0M)/c-e. 특정 전류 (10, 15, 20㎃)에서의 전압당 수소 생산량: 전반적으로 Ru@MWCNT이 뛰어나다.
  3. 특정 전류(10, 15, 20㎃)에서 단위 전력당 수소 생산량: 탄소종이(Carbon paper)과 백금 촉매(Pt/C), Ru@MWCNT 셋 중 Ru@MWCN의 수소 생산량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 특정 전압(1.5, 1.6, 1.7, 1.8V)에서의 패러데이 효율: 탄소막(Carbon paper)과 백금 촉매(Pt/C), Ru@MWCNT 중 Ru@MWCN의 페러데이 효율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