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04.09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효모’로 맥주 대신 ‘물 분해 촉매’ 만든다

UNIST 김광수 교수팀, 버려진 효모를 지지체로 쓴 수소 촉매 개발
수소, 산소 발생 모두에 탁월한 성능… Nature Sustainablity 게재

맥주나 포도주, 빵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미생물, ‘효모’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방법이 나왔다. 버려진 효모 속에 있는 물질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촉매를 합성한 것이다. 폐기된 효모는 양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해 향후 물 분해 수소의 가격을 한층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의 김광수 교수(국가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폐기된 효모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할 저렴한 촉매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효모 기반 지지체에 루테늄(Ru)과 철(Fe) 기반 물질을 입혀 수소와 산소 발생 모두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촉매로 개발해냈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친환경적으로 얻으려면 물을 전기분해하면 된다. 그러나 물 분자(H₂O) 속 수소와 산소는 아주 강하게 결합하고 있어서 이를 끊는 데 도움을 줄 백금(Pt, 수소 발생 반응용)이나 이리듐(Ir, 산소 발생 반응용) 같은 촉매가 필요했다. 하지만 둘은 희귀하고 가격이 비싸며 내구성도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그림] 효모의 구조와 효모로 만든 전기화학촉매

김광수 교수팀은 백금이나 이리듐 같은 귀금속 촉매를 대체하면서 산소와 수소 발생에 모두 성능을 높일 촉매의 재료로 폐기된 효모에 주목했다. 효모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다 쓰고 버려지더라도 탄소(C)나 인(P), (S), 질소(N) 같은 물질이 풍부하다. 이러한 물질은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도 있고, 다른 물질을 붙잡을 수 있는 ‘작용기’도 있어 금속 입자를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특징은 결과적으로 성능 좋은 촉매를 만들 가능성이 된다.

연구팀은 버려진 효모를 지지체로 삼아 수소 발생과 산소 발생을 촉진하는 두 가지 촉매를 만들었다. 먼저 수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음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루테늄 금속 나노입자와 루테늄 단원자를 입혔고, 산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양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자철광(Fe₃O₄)을 입힌 물질을 각각 만든 것이다. 음극 촉매는 여러 전기화학적 성능과 내구성에서 백금 촉매보다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양극 촉매도 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뛰어난 산소 발생 성능을 보였다.

특히 두 촉매를 적용한 물의 전기분해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인 건전지 수준의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태양전지(1.74V 생산)를 이용해 충분한 물 분해 반응(최대 30mA의 전류밀도 기록)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이 시스템은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기 에너지를 가하지 않고 태양광을 비춰주는 것만으로도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게 가능했다.

김광수 교수는 버려지는 효모에서 얻은 물질을 지지체로 써서 루테늄이나 철 기반의 물질을 입히면서 그 비율을 최적화해 좋은 성능을 가진 촉매를 얻을 수 있었다”며 “폐기되는 효모는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재료인 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인데, 이번 연구에서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하게 됐다”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티와리(Tiwari) UNIST 자연과학부 연구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Nature Sustainability’에 4월 6일자로 출판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국가과학자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명: Multi-heteroatom-doped carbon from waste-yeast biomass for sustained water splitting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 1228

자연과학부: 김광수 교수(052) 217 5410

  • [연구그림] 효모의 구조와 효모로 만든 전기화학촉매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탄화수소에 기반한 석탄이나 석유 같은 에너지 공급원은 근본적으로 매장량의 한계가 있다. 또 에너지를 생성하는 반응의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에 따라 국제적, 국가적으로 탄화수소 자원을 규제하고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및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공급원으로 수소가 각광 받고 있으며, 이 수소를 만들 방법 중에는 전기・화학적인 ‘수전해 반응(물의 전기분해)1)’을 이용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있다. 물의 전기분해는 음극에서 나타나는 ‘수소 발생 반응(HER)’과 양극에서 나타나는 ‘산소 발생 반응(OER)’으로 이뤄지는데, 두 반응이 모두 잘 일어나야 전기분해가 잘 이뤄진다. 하지만 수소 발생 반응과 산소 발생 반응의 전극 촉매로 쓰이는 백금(Pt) 및 이리듐(IrO₂) 기반의 촉매는 고가이며 매장량이 한정돼 있다. 따라서 이를 대체할 정도로 전기・화학적 활성도가 우수하면서 내구성이 뛰어난 전극 촉매 물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사용되고 버려진 효모를 이용해 수소 발생 반응과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효모는 구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한 데다 질소(N)나 인(P) 같은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현재 수소 발생 반응을 위한 백금 기반 촉매는 가장 효율적인 전극 촉매이지만, 높은 비용과 불완전한 효율은 광범위한 산업 및 기술 응용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본 연구팀은 산성 및 염기성 매질에서 수소 발생 반응을 일으킬 때 우수한 활성을 보이는 버려진 효모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폐기된 효모에서 유래한 다중 헤테로 원자 도핑 탄소 지지체2)에 루테늄(Ru) 단원자를 입혀 합성했다. 이 촉매는 염기수용액(수산화칼륨(KOH) 1몰(M) 함유)에서 110의 전류밀도를 얻는 데 단지 7의 작은 과전압3)이 소요됐고, 16의 높은 교환 전류 밀도4)를 보였다. 또 산과 염기 환경에서 매우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줬다. 개발된 촉매의 우수한 성능은 세 가지 요소에 기인한다. 먼저 질소 원자 포함된 루테늄이 수소를 흡착하고 탈착하는 자유 에너지가 0에 가까울 정도로 작으며, 전도도가 향상됐다. 마지막으로 전기・화학 촉매로서 유효한 표면적이 높아진 것이다.

수전해 반응에서 수소 발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산소 발생 반응이다. 산소 발생 반응이 느려지면 수소 발생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산소 발생 반응의 촉매로 폐기된 효모에서 기인한 다중 헤테로 원자 도핑 탄소 지지체에 산화철(FeO)을 입힌 물질을 개발했다. 이 촉매는 산업적으로 쓰이는 산화이리듐(IrO₂) 촉매보다 뛰어난 산소 발생 효율을 나타냈다. (1㎠ 당 50㎃의 전류밀도에서 과전압 293㎷).

두 촉매를 이용한 수전해 장치는 1.74V의 태양전지로 최대 30의 전류 값을 얻을 수 있었다. 또 태양전지 없이 자연광으로도 효과적으로 수전해 반응이 이뤄졌다. 개발된 저비용 고효율 촉매가 물을 수소와 산소 분자로 분리해 산업용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버려진 효모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할 수 있는 친환경 촉매를 만든 연구로, 바이오매스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했다. 효모는 구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해 기존 귀금속 기반의 수소 생산 촉매를 대체하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붙임] 용어설명

1. 수전해(물의 전기분해)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촉매 반응이다. 양극에서는 산화가 일어나 산소 발생 반응(Oxygen Evolution Reaction, OER)이, 음극에서는 환원이 일어나 수소 발생 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 HER)이 이뤄진다. 산소 발생 반응에서 만들어진 전자(electron)가 수소 발생 반응에 사용되기 때문에 수소 발생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산소 발생 반응도 중요하다.

2. 다중 헤테로 원자 도핑 탄소 지지체(Multi-heteroatom-doped carbon)

탄소로 이뤄진 구조체에 질소(N), 황(S), 인(P)과 같은 물질이 소량 포함된 경우를 뜻한다. 효모에서는 다중 헤테로 원자 도핑 탄소 지지체를 얻을 수 있다.

3. 과전압(Over Potential)

전기분해로 수소나 산소를 발생시킬 때 필요한 전압은 이론적으로 계산한 것보다 일정 수준 높다. 반응 외적인 부분에 전압이 소요되기 때문인데, 이때 이론보다 더 요구되는 전압을 과전압이라 한다. 물에서 수소와 산소로 가는 길에 높은 산이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으며, 이 높이가 낮을수록 에너지가 적게 들어간다. 촉매는 산 높이를 낮춰서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4. 교환 전류밀도

어떠한 전기적인 힘(potential)도 존재하지 않을 때 물질이 가지는 고유 촉매 활성도를 말한다. 전류가 없는 상태에서 전극의 단위면적 기준으로 특정한 촉매가 물에 있는 양성자를 얼마나 빨리 수소로 환원시키는가에 대한 척도가 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효모 구조와 효모로 만든 전기화학촉매: 폐기된 효모(왼쪽)에서 루테늄 단일원자와 자철광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발생하는 탁월한 물 분해 촉매(오른쪽)를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