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4. 22(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함’ 많은 물질이 ‘좋은 촉매’ 되는 이유 찾았다

UNIST 김건태・이준희 교수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 성능 향상 밝혀
촉매의 산소 빈자리(결함)가 전이금속 구조 바꿔 성능 증대… ACS Catalysis 게재

물건은 대부분 빈자리 없이 매끈한 게 좋지만, 연료전지나 물의 전기분해 등의 화학반응을 돕는 ‘촉매’는 반대다. 촉매 속 ‘산소 원자’가 빠진 자리가 많을수록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최근 이 현상의 정확한 원리가 밝혀져 우수한 촉매 개발의 길라잡이가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이준희 교수팀은 후기전이금속(late transition metal)을 이용해 고성능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를 만들고, 성능이 높아진 원리를 찾아냈다. 촉매 속 산소 빈자리(oxygen vacancy)가 전이금속 구조를 바꿔 화학반응이 더 잘 일어나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에서 산소 빈자리의 역할과 효과를 정확하게 규명한 연구로 주목받는다.

*후기전이금속(late transition metal): 전이금속은 주기율표의 d-구역 원소를 말하며 3족에서 12족 원소가 모두 포함된다. 후기전이금속은 8~12족에 속하는 전이금속을 따로 이르는 말이다.

*산소 빈자리(oxygen vacancy):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을 합성한 결과 물질 속에 남아 있는 산소 원자의 빈자리를 뜻한다. 물질로서는 결함이지만 촉매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는 란탄족, 전이금속, 산소로 구성된다. 이 촉매는 전기가 잘 흐르고, 산소 발생과 환원 양쪽 반응에서 모두 우수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방전과 같이 반대되는 반응이 꾸준히 일어나는 금속-공기전지연료전지등에 쓰일 후보로 꼽힌다. 기존 백금 등의 귀금속 촉매는 비싸고 안정성이 낮아 대체 촉매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란탄족: 희토류 원소 중 원자번호 57번의 란탄(La)에서 71번 루테튬(Lu)까지의 15개 원소의 총칭.

 

[연구그림] 산소 빈자리 결함에 따른 전자 에너지 구조 및 촉매 성능 변화

공동연구팀은 이 촉매의 경우 ‘산소 빈자리’가 많을수록 성능이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Sm0.5Sr0.5CoO3−δ ,SSC)를 개발했다. 이와 더불어 촉매의 물질조성이나 표면적, 결정성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그대로 둔 채 산소 빈자리만 조절하면서 나타난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산소 빈자리가 후기전이금속의 최외각 전자껍질(오비탈) 에너지 준위를 바꿔 전체 성능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오비탈: 전자가 있는 전자껍질을 원자 궤도 또는 원자 오비탈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적 개념으로 전자의 분포 확률을 의미한다. 오비탈이 생긴 모양에 따라 s,p,d,f 등으로 분류되며, 에너지 준위가 다르다.

 

이준희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는 산소 빈자리를 만들어 주면 산소 환원 반응(ORR)이 잘 일어난다고 알려졌는데,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산소 발생 반응(OER)도 잘 일어나는 ‘이기능성(bifuctionality) 촉매’”라며 “촉매에 만들어 준 산소 빈자리가 후기전이금속의 구조를 바꿔 산소 발생 반응(OER)도 촉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촉매 속 산소 빈자리의 양을 증가시키면서 성능을 검증한 결과, 산소 빈자리가 늘어날수록 두 반응 모두 촉진됐다. 이는 범밀도 함수 이론(Density Function Theory)를 이용한 이론 계산과도 일치했다.

김건태 교수는 “후기전이금속 산화물에 산소 빈자리를 도입해 효율적인 이기능성 촉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성과”라며 “산소 빈자리 자체가 촉매의 성능을 높이는 게 아니라는 걸 바로잡은 만큼, 새로운 접근법을 이용해 고효율 이기능성 촉매 개발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한국동서발전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촉매분야 국제학술지 ACS catalysis’324일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논문명: Enhancing Bifunctional Electrocatalytic Activities via Metal d-Band Center Lift Induced by Oxygen Vacancy on the Subsurface of Perovskit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 (052) 217-2917

  • [연구그림] 산소 빈자리 결함에 따른 전자 에너지 구조 및 촉매 성능 변화
  • [연구그림] 산소 빈자리 결함수에 따른 촉매 성능 변화 그래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금속 공기 배터리, 물 전기분해 및 인공광합성 등과 같은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시스템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산소환원반응(ORR, Oxygen Reduction Reaction) 1)산소발생반응(OER, Oxygen Revolution Reaction)2)의 활성을 개선한, 두 반응 모두에서 효율적인 이기능성(bifuctionality)를 가지는 촉매 개발이 필요하다.

백금, 산화 루테늄 및 이리듐 산화물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귀금속 촉매는 높은 촉매 활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백금의 가격은 여전히 높고 안정성도 낮아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전이 금속 산화물을 이용한 촉매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현재까지 연구된 전이 금속 산화물 중,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3)(ABO3-δ; 여기서 A는 란탄족 또는 희토류 원소, B는 전이 금속, δ는 산소 빈자리 결함)는 우수한 이기능성과 안정성 및 높은 전도성으로 인해 뛰어난 전기 촉매인 것으로 보고됐다.

전이금속 산화물 촉매의 ORR과 OER 성능을 예측한 기존 연구는 주로 산소 공석(Oxygen vacancy)의 양만 고려해 촉매 활성을 설명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에서 기준 물질은 다른 ‘금속 d-밴드 오비탈4)을 포함한 표본을 사용했고, 이는 산소 공석과 촉매 활성의 관계를 계산하고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연구진은 화학식, 표면적, 결정성 등 물리화학적 특성의 변화 없이 산소 공석만을 제어해 산소 공석의 양보다 그로 인해 변하는 전이금속 촉매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자를 찾았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사마륨(Sm), 스트론튬(Sr), 코발트(Co), 산소(O)구성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인 Sm0.5Sr0.5CoO3−δ (SSC; δ = 산소 빈자리 결함비율, 0.0, 0.1, 0.2) 합성했다. 화학식, 표면적, 결정성 등 물리 화학적 특성의 변화 없이 산소 공석을 제어하며 실험했다. 이를 구조적 및 전기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산소빈자리 결함이 많을수록 ORR / OER 반응에서 더 높은 활성을 보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SSC에서 전이금속(Co)의 전자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유리한 ORR/OER 활동은 ‘산소 공석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의 연구는 전이 금속 별로 다른 전자 구조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촉매 반응성에 대한 산소 공석의 양적 효과에만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더욱 정확한 반응 경로를 나타내기 위해 Co 금속 이온의 산소 공석 및 산화 상태 둘 다의 인자에 의한 X-선 흡광 분석 (XAS)5) 및 밀도함수이론 (DFT)6) 분석을 수행 하였다.

XAS는 SSC에서 산소 공석이 증가함에 따라 코발트 이온의 코발트 배위수가 감소함을 입증하였다. 즉, 산소 결핍의 증가는 산소 결핍이 증가함에 따라 코발트 이온의 산화 상태(산화수)가 4가 양이온에서 (4+)에서 (3+)로 변하게 한다. 또한, DFT 분석결과 산소공석은 전이금속의 d-오비탈 에너지 준위(Md)를 상승시키고 이로 인해 Md와 산소의 p-오비탈 에너지 준위 (Op) 값 사이의 간격을 줄임으로써 ORR OER 활동을 각각 향상되었다. 이들 결과에서, 표면의 산소 빈자리 결함은 ΔEd-p(산소의 p-오비탈과 전이금속의 d오비탈 에너지 준위의 차이)를 감소시켜 OER을 활성 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보다 정확한 반응 경로를 나타내기 위해 화학식, 표면적, 결정성 등 물리 화학적 특성의 변화 없이 산소 공석을 제어하여 촉매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자를 조사하였다. 연구진은 Md 레벨이 Op 레벨 아래에 위치하는 후기 전이 금속 산화물은 산소 공석의 도입으로 인한 효율적인 이기능성 촉매로 사용될 수 있음을 밝혔고 이는 기존의 산소 공석 자체가 촉매효과를 미친다는 보고를 바로잡는 연구이며, 이러한 접근법고효율의 이기능성 촉매의 발견 및 설계를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산소환원반응 (ORR)

Oxygen Reduction Reaction (ORR). 내부에서 사용된 전자와 수소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된 산소가 만나 물로 빠져나오는 과정이다.

(4 전자가 참여하는 반응) O2+H2O+4e -> 4OH- 혹은

(2 전자가 참여하는 반응) O2+H2O+2e -> HO2-+OH-

HO2-+H2O+2e -> 3OH- 

2. 산소발생반응 (OER)

Oxygen Evolution Reaction (OER). 물이 분해되어 양극에서 산소가 발생하는 반응이다.

4OH- -> O2+H2O+4e 

3.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

페로브스카이트는 이온반경이 큰 희토류 등 원소들과 원자반경이 작은 전이금속 그리고 산소이온에 의해서 8면체를 이루는 물질로 ABO₃의 구조식을 갖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전기전도도가 우수하며 구조적인 안정성도 뛰어나 금속공기전지의 성능과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4. 오비탈 (Orbital, 원자 궤도)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 전자가 있는 전자껍질을 원자 궤도 또는 원자 오비탈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적 개념으로 전자의 분포 확률을 의미한다. 오비탈이 생긴 모양에 따라 s,p,d,f 등으로 분류되며, 에너지 준위가 다르다.

5. X-선 흡광 분석기(X-ray Absorption Fine Spectroscopy)

X-선을 쪼였을 때 물질 내 전자가 X-선을 흡수하는 모양(spectrum)이 물질마다 다르다는 걸 이용한 분석 장비이다. 분석 영역에 따라 XANES(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와 EXAFS (Extended X-ray Absorption Fine Structure)로 구분된다. 원자의 산화수와 주위 구조, 결합 거리 등을 알 수 있다.

6. 밀도 함수 이론 (DFT, Density Functional Theory)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양자역학으로 계산하기 위한 이론의 하나이다. 

7. 산화수(Oxidation number)

하나의 물질 내에서 전자의 교환이 완전히 일어났다고 가정하였을 때 물질을 이루는 특정 원자가 갖게 되는 전하수 말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산소 빈자리 결함에 따른 전자 에너지 구조 및 촉매 성능 변화 (a) 후기 전이 금속 산화물의 에너지 준위 분포도. 산소 p-오비탈보다 전이금속의 d-오비탈이 아래에 위치해 있다. Md가 페르미 에너지(Ef)레벨에 가까이 갈수록 ORR 활성이 증가하며 Md와 Op사이의 간격이 좁아질수록 OER 활성이 증가한다. (b) 촉매 합성 결과 산소 빈자리 결합이 증가 할수록 ORR과 OER 성능이 향상됐다 (c) 밀도 함수 이론을 통해 분석한 전자에너지 준위. SSC에서 산소 결함의 수에 따른 Md 에너지 준위 자체의 변화 및 Md와 Op 사이의 에너지 준위 차이 (ΔEd-p).

 

그림 2. 산소 빈자리 결함수에 따른 촉매 성능 변화 그래프. 빨간색선이 가장 산소 빈자리 결함이 많게 합성된 촉매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