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5. 6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산업 ‘감초’ 과산화수소, 필요한 현장(on-site)에서 바로 만든다!

UNIST 백종범 교수팀, 고효율・저비용 과산화수소 생산 촉매 개발
촉매의 활성 자리(active site) 규명…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표백제와 소독제, 살균제, 반도체 세정 작업 등에 쓰이는 ‘과산화수소(H₂O₂)’를 산업 현장에서 바로 만들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됐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과산화수소를 쉽고 빠르게 생산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일 탄소 기반 고효율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했다. 탄소 기반이라 저렴하고, 복잡한 공정이 필요 없어 현장에서(on-site) 바로 과산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자리(active site)도 찾아내 학계에서도 의미를 인정받았다.

*활성자리(active site): 촉매는 반응물이 생성물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반응물이 촉매의 특정 영역에 붙어서 반응이 일어난다. 이를 활성 자리라 한다. 

약국에서 소독약으로 흔히 보는 과산화수소는 각종 산업공정에 감초처럼 사용되는 친환경 산화제다. 또 전기차에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에서 수소 대신 쓰일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안트라퀴논 공정(Anthraquinone process)은 복잡하고 규모가 크며 에너지 소모가 높아 공장에서 대량생산만 가능하다. 따라서 생산된 과산화수소를 현장까지 운반하고 저장하는 비용이 들며, 반응성이 높은 고농도 과산화수소를 관리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안트라퀴논 공정(Anthraquinone process): 귀금속인 팔라듐(Pd)을 촉매로 사용해 안트라퀴논이라는 성분에 수소를 첨가하고 공기로 산화시켜 과산화수소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팔라듐이 고가의 귀금속인데다, 과산화수소 외에 다른 부산물이 발생해 환경 오염을 유발할 위험도 있었다.

[연구그림] 각 작용기 별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RHP)의 성능에 관한 분석

백종범 교수팀은 안트라퀴논 공정을 대신할 과산화수소 생산법으로 ‘전기화학적 방법’에 주목했다. 저렴한 탄소 물질을 기반으로 고효율 촉매를 개발해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xygen Reduction to Hydrogen Peroxide)’을 유도한 것이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같은 얇은 탄소 기반 물질에 퀴논(Quinone), 에테르(Ether), 카르보닐(Carbonyl) 등의 작용기(Functional Group)를 붙이는 방식을 통해 촉매를 합성했다. 그 결과 97.8%의 높은 효율을 보이는 촉매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정확한 ‘활성 자리’도 규명했다. 기존에 과산화수소 생성 촉매로 보고된 산화탄소 기반 물질에는 다양한 산소 작용기가 섞여 있어 ‘어떤 작용기가 촉매의 활성 자리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퀴논, 에테르, 카르보닐 같은 산소 작용기를 따로 붙인 산화탄소 물질을 합성해 정확한 활성 자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퀴논 작용기가 많이 붙은 산화탄소 물질이 가장 높은 촉매 효율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작용기(functional group): 유기 화합물의 화학반응 특성이나 화합물의 성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원자단이나 구조들을 일컬어 작용기라고 한다. 유기 화합물의 실질적 작용 또는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작용기, 또는 기능기라 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가오-펑 한(Gao-Feng Han) 박사는 “과산화수소 생성에 중요한 활성 자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연구”라며 “실험과 더불어 밀도함수이론 계산법을 이용해 퀴논 작용기가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RHP)에서 높은 촉매 활성과 매우 작은 과전압을 가진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산화수소가 필요한 현장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고효율 과산화수소를 촉매를 설계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과산화수소의 운송과 저장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각종 산업영역에서 과산화수소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동 교신 저자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펑 리 (Feng Li) 연구조교수와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사미라 시아로스타미(Samira Siahrostami)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5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Building and identifying highly active oxygenated groups in carbon materials for oxygen reduction to H2O2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 217-2510

  • [연구그림] 각 작용기 별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RHP)의 성능에 관한 분석
  • [연구그림] 여러  산소 작용기의 이론적 분석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과산화수소(H₂O₂)는 표백, 소독, 살균에 많이 쓰이는 친환경적 산화제 물질일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에너지 운반체(과산화수소 연료전지)로 평가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다. 글로벌 산업 분석(Global Industry Analysts, GIA)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과산화수소 수요량은 600만 톤으로 예상할 정도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과산화수소 생성을 위해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안트라퀴논 공정1)은 단계가 많아 복잡하고 공정에서 생산하여 운송이 필요하다는 커다란 한계점이 아직 존재한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현장(on-site)에서 작은 규모의 간단한 반응으로 쉽게 과산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는 전기화학적 방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이를 위한 촉매2) 개발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팀은 값싼 탄소 소재를 기반으로 작용기 개질3)을 통해 고효율로 고순도의 과산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는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했다.

 

2. 연구내용

과산화수소(HO) 생성 반응4) 전기화학 촉매의 개발은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촉매 활성 자리5)가 규명되지 않았다. 많은 산화탄소 물질들이 관련 촉매로 보고되고 있지만, ‘케톤’이나 ‘에테르’, ‘카르보닐기’와 같이 작용기가 너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선택적인 조절이 힘들어 100%에 가까운 촉매 효율을 보이는 물질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효율이 낮을 시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의 경쟁 반응인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이 일어나기 때문에, 조금의 효율 저하도 치명적인 한계점이 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soft XANES6)(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의 분석 기술을 이용해 산화탄소의 정확한 작용기를 정량 분석했다. 퀴논과 카르복실기, 에테르와 같은 산소 작용기를 가지는 그래피틱(graphitic) 산화탄소7)를 합성했고, 퀴논 그룹이 높은 촉매 활성과 선택도, 낮은 과전압8)을 가짐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촉매 활성 장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새로운 고효율 과산화수소 생성반응 촉매를 고안하는데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3. 기대효과

과산화수소는 다양한 화학반응에 산화제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농도에 따라 실생활의 표백, 소독, 살균에 많이 쓰이는 친환경적 산화제이다. 간이 휴대용 전극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필요한 현장에서 즉시 생산이 가능해 표백, 소독, 살균이 필요한 곳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복잡한 안트라퀴논 공정을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대체하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기존의 공장에서 생산되어 필요한 곳에 운송할 때 발생하는 운송비용과 저장비용을 줄 일 수 있다.

과산화수소는 실제 산업의 응용에 매우 밀접해, 좀 더 간단한 공정을 가지는 대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효율, 고내구성 촉매 개발 및 시스템 확장을 이뤄낸다면 대규모의 공정을 대체해 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과산화수소 촉매 개발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관련 분야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목표를 달성할 시 해당 연구를 선도할 수 있다.

 

[붙임] 용어설명

1. 안트라퀴논 공정(Anthraquinone process)
귀금속인 팔라듐(Pd)을 촉매로 사용하는 과산화수소 대량생산 공정. 안트라퀴논 물질에 수소를 첨가하고 이를 산화시켜(산소 원자 추가) 과산화수소를 제조한다. 고가의 팔라듐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과산화수소 외에 다른 부산물이 발생해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2. 촉매
화학반응에 참여해 반응속도를 변화시키지만 그 자신은 반응 전후에 원래대로 남는 물질.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돕는 정촉매를 통상적으로 촉매라 일컫는다.

3. 작용기 개질
유기 화합물의 화학반응 특성이나 화합물의 성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원자단이나 구조들을 일컬어 작용기라고 한다. 유기 화합물의 실질적 작용 또는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작용기, 또는 기능기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과 같은 탄소 물질에 여러 종류를 작용기를 떼었다 붙였다는 작용기 개질을 통해 다양한 촉매를 합성했다.

4.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xygen Reduction to Hydrogen Peroxide)
산소의 환원 반응을 통해 과산화수소를 생성하는 반응이며, 경쟁 반응으로 물을 생성하는 반응이 있다.


5. 활성 자리(active site)
촉매에서 반응물이 붙어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자리를 활성 자리라 한다.

6. XANES(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
X-선 흡수 분광기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를 이용한 분석법 중 하나이다. 물질에 X-선을 가할 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내에 갇힌 전자가 X-선을 흡수하고 다른 에너지 상태로 전이한다. 이때, X-선 흡수 문턱 근처의 에너지 영역에서 측정된 흡수 스펙트럼이다. 물질 구조분석을 위해 이용된다.

7. 그래피틱(graphitic) 산화탄소
그래핀처럼 얇은 탄소 기반 물질을 산화시켜 산소기반 작용기가 있는 물질. 

8. 과전압
물의 전기분해에서는 평형 전위 이상에서 반응이 발생하는데, 이때 추가로 가해지는 전압을 과전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기에, 과전압이 낮은 것이 좋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각 작용기 별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ORHP)의 성능에 관한 분석. CNPC=O,1(카르보닐기 작용기 그룹, 퀴논), CNPC=O,2(카르보닐 작용기 그룹. 카르복실산), CNPC-O-C(에테르 작용기 그룹) a. 분극곡선. Y(전류) 축의 값이 높을수록 우수한 촉매임 b. 퀴논기가 가장 낮은 과전압(48mV/dec)을 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c. 전류밀도 비교. 역시 퀴논기의 전류밀도 가장 높다 d. 과산화수소 생성비율(퀴논기가 가장 높음) e. 퀴논기에 대한 안정성 테스트 결과 전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우수한 안정성)

 

그림2. 여러 산소 작용기의 이론적 분석

  1. 산소작용기를 가진 산화탄소의 원자구조. (회색, 탄소; 빨강, 산소; 흰색, 수소). 초록색 원은 활성 장소를 의미함.
  2. b. 이론적 과산화수소 생성반응의 (ORHP) 활성에 관한 화산 도표. 점선은 ORHP에 대한 열역학적 평형 전위임. 여러 가지 산소 작용기에 대한 모델링을 통해, 예측되는 ORHP에 대한 성능 확인을 함. 이를 바탕으로 촉매활성장소를 예측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