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6. 29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척수 마비’치료하는 ‘세포 치료제’ 나왔다!

UNIST 김정범 교수팀, 운동기능 회복시키는 환자 맞춤 자가세포치료제 개발
루게릭병 등 질환에도 적용 가능·산재전문공공병원과 시너지 기대..eLife 논문게재

몸체를 지탱하는 척추 뼈 안에 있는 신경조직인 ‘척수’는 한 번 손상을 입으면 회복하기 힘들다. 그런데 최근 피부세포에서 얻은 운동신경 세포로 척수 손상을 치료하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와 같은 사고로 인한 척수 손상뿐만 아니라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과 같은 질환도 치료할 길이 열렸다.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 뇌나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로부터 전달되는 신호들을 신체의 각 반응기 (근육, 방광과 같은 장기들)로 전달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신경이 운동신경세포이다. 

UNIST (총장 이용훈) 생명과학부의 김정범 교수 연구팀은 피부세포에 유전인자 두 종을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 동물실험에서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의 손상 재생능력을 확인했으며 임상 적용을 위해 필요한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밝다.

척수는 뇌의 신호를 사지로 전달하거나 역으로 신체에서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호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척수가 손상되면 운동기능이나 감각을 잃어 심각한 후유증을 얻는다. 이러한 척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치료 및 수술요법이 있으나 그 효과가 작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척수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 운동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운동신경 세포는 척수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유력한 세포 치료제 후보이다. 하지만 운동신경 세포를 배아줄기세포 및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얻으면 암 발생 가능성이 있어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기 힘들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 기술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전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제였다.

 

[연구그림] 운동신경세포 제작 과정과 척수손상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 검증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김정범 교수 연구팀은 원하는 목적 세포를 피부세포에서 바로 얻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운동신경 세포를 제작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세포가 암세포로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가(autologous) 운동신경 세포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과 암 발생 가능성을 모두 해결했다.

*직접교차분화(Direct conversion): 다 자란 성체세포를 다른 조직의 세포로 세포운명을 전환시켜 직접 분화하는 방법이다.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 줄기세포처럼 모든 세포가 될 수 있는 시기(만능세포)를 거치지 않아서 발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제1저자인 이현아 UNIST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환자 피부세포에 줄기세포의 성질을 부여하는 유전자인 ‘OCT4’와 운동신경 세포 성질을 부여하는 유전자 ‘LHX3’를 단계적으로 주입해 운동신경 세포 기능을 갖는 세포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그림] 척수손상 동물모델을 이용한 운동신경세포의 생체 내 특성 및 치료효과 검증

개발된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임상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한데, 기존의 직접분화기법은 얻을 수 있는 세포 수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연구팀 개발한 방법은 세포 자가증식 (Self-renewal)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제작된 세포를 척수손상 실험쥐에 주입한 후, 상실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것과 손상된 척수조직 내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자가증식(Self-renewal): 자신과 동일한 형태와 능력을 가진 세포로 증식하는 능력. 세포를 치료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세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때 세포가 자기 특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증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범 교수는 “기존의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개발했다”며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를 척수 손상을 보호하고 세포가 잘 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인 슈파인젤과 결합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척수 손상은 산업 재해에 의한 발병률이 높아 울산에 건립 예정인 산재전문 공공병원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슈파인젤: 1차적으로 염증반응 등으로 인한 외적인 손상을 최소화 해주고 2차적으로는 신경재생을 돕는 역할을 하는 척수 손상 치료제로 김정범 교수 창업기업이 슈파인테라퓨틱스가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김정범 교수의 창업기업인 ‘(주) 슈파인세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성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의 저명한 학술지 ‘이라이프 (eLife)’ 온라인판에 6월 23일자로 발표됐다.

논문명: Sequentially induced motor neurons from human fibroblasts promote locomotor recovery in rodent spinal cord injury model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생명과학부: 김정범 교수 (052) 217 5201

  • [연구그림] 운동신경세포 제작 과정과 척수손상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 검증
  • [연구그림] 척수손상 동물모델을 이용한 운동신경세포의 생체 내 특성 및 치료효과 검증
 

[붙임]  용어설명

1.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

뇌나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로부터 전달되는 신호들을 신체의 각 반응기 (근육, 방광과 같은 장기들)로 전달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신경이 운동신경세포이다. 반응기의 종류에는 비단 근육뿐만이 아니라 내분비선, 외분비선도 역시 포함된다. 특히 신체의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세포체가 척수에 위치해 있어, 운동기능 조절에 아주 중요한 세포이다. 척수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중의 하나로써 척수손상 세포치료제에 필수적인 세포이다. 

2.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

배아로부터 얻은 줄기세포로, 인체의 각종 장기(organ)의 세포로 분화(생물체나 세포의 구조와 기능 등이 특수화되는 현상)할 수 있다. 생명이 될 가능성이 가진 배아(embryo)를 파괴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있다. 

3. 전분화능 줄기세포 (Pluripotent stem cell)

특정한 세포로만의 분화가 아닌 근육세포, 신경세포, 간세포 등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뜻한다.

4.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

2006년 일본의 야마나카 교수 연구팀이 네 가지 유전자를 사용하여 체세포로부터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전분화능력을 가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하는데 성공하였다.

5. 직접교차분화 (Direct conversion)

만능상태(pluripotent state) 같은 중간 과정 없이 특정 유전자의 과발현을 유도하거나, 그러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을 처리함으로써 바로 전환되도록 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통해 뇌신경세포, 간세포, 이자세포, 심장근육세포 외 다양한 세포들을 피부세포로부터 만들어낼 수 있었다.

6. 세포치료제 (Cell therapy)

상실된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치환 (replace) 또는 재생 (regeneration)시키는 치료법.

7. 자가(Autologous)

자기에 관한, 동일 개체의 산물 또는 성분을 말한다.

8. 자가증식능력(Self-renew)

자신과 동일한 형태와 능력을 가진 세포로 증식하는 능력. 세포를 치료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세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때 세포가 자기 특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증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9. 척수손상 (Spinal cord injury)

척수 손상은 사고나 질병에 의해 척수가 손상되어 뇌와 신체 사이에 신경전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운동, 감각 등의 마비를 초래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명이 척수손상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수손상 부위 이하에서 운동신경의 마비로 움직임을 잃게 되고 감각을 소실하게 되며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는 방광과 장 운동 조절에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척수손상 후 신경세포사멸과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세포사멸이 영구적으로 운동기능을 상실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희소돌기아교세포 (Oligodendrocyte)

희소돌기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뇌, 척수)에서 신경세포의 축삭돌기(Axon)를 감싸는 미엘린 수초를 형성한다.

11. 미엘린 수초 (Myelin sheath)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를 보호하기 위해 전선의 피복처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이다. 신경신호가 효율적으로 전달되게 해준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운동신경세포 제작 과정과 척수손상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 검증.

(위) 피부세포에 두 가지 유전자 OCT4와 LHX3를 단계적으로 주입하여 운동신경 세포를 제작하는 직접교차분화 기술 모식도.

(아래) 자가증식 가능한 중간세포를 거쳐 세포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운동신경 세포를 획득할 수 있고, 제작된 세포를 척수 손상 동물모델에 이식하여 생체 내 치료 효과 검증. 상실되었던 뒷다리의 운동기능 개선과 조직 및 신경의 재생을 확인.

 

 

그림2. 척수손상 동물모델을 이용한 운동신경세포의 생체 내 특성 및 치료효과 검증.

(A) (위) 세포 이식 후 회복된 뒷다리 모습 (아래) 척수손상 후 뒷다리 기능이 상실된 대조군에 비해 운동신경 세포 이식 한 쥐에서는 뒷다리 운동기능이 향상된 것을 행동 분석(BBB test)한 결과.

(B) 운동신경 세포 이식 후 회복된 척수조직의 모습

(C) (위)척수 손상 동물모델의 척수손상 부위에 제작한 운동신경 세포(초록색)를 이식한 결과, 이식된 세포가 주변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신경재생을 돕는 것을 확인. (아래) 신경전달에 필수적인 미엘린 수초를 형성 할 수 있는 주변 희소돌기아교세포(빨간색)가 이식된 운동신경 세포를 감싸 조직 재생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