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7. 23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약품 구성 성분’ 더 깨끗하고 경제적으로 만든다!

UNIST 박철민 교수팀, 전기분해를 이용한 질소고리화합물 합성법 개발
친환경 ·저비용 합성법으로 신약 개발 가능 …앙게반테 케미 ‘주목받는 논문’ 선정

신약 개발을 위해서 생리활성물질을 찾는 것외에도 이를 쉽게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합성법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 깨끗한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의약품의 성분이 되는 질소고리화합물의 한 종류를 합성한 연구가 발표됐다.

*생리활성물질: 체내 속 존재하는 단백질, 핵산 등의 분자와 결합하여 그 분자의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물질의 총칭

 

UNIST 자연과학부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질소고리화합물의 하나인 인돌로파이란’(indolopyran)을 만드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금속 촉매나 고온 등의 오염을 유발하는 요소를 뺀데다가, 공기 중에 풍부한 산소를 이용해 반응을 유도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합성법이다. 같은 합성법으로 ‘산소 고리 화합물’도 합성이 가능해 신약 개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질소고리화합물은 최근 FDA에 승인을 받는 약품 중 약 60%에 포함된 물질이다. 고리(ring) 형태로 결합한 탄소 원자 사이에 질소 원자가 끼어 있는 구조인데, 여기에 작용기를 결합해 약품을 합성한다. 고리의 모양이나 작용기의 종류에 따라 합성 난이도가 다르다. 최근 항암, 항염 효과로 인해 주목받는 인돌로파이란은 합성하기 까다로운 물질 중 하나다. 합성 방법도 많지 않고 그마저도 시약(base)과 금속 촉매가 필요하거나 고온에서만 합성할 수 있다.

*작용기: 화합물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원자단

*인돌로파이란: 질소 고리 화합물 중 하나로 항암, 항염증, 항바이러스와 같은 생리활성을 갖고 있어 관련 의약품으로 연구되고 있는 물질

[연구그림]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인돌로파이란 합성 과정 및 인돌로파이란이 포함된 생리활성물질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전극의 음극과 양극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통해 인돌(indole)’활성 메틸렌(methylene)’이라는 두 물질을 짝지어인돌로파이란을 합성했다. 상온(room temperature)에서 공기 중의 산소를 시약으로, 금속 대신 아이오다이드(Iodide)를 촉매로 사용했다. 반응이 일어나려면 ‘탈양성자화 능력’이 있는 별도의 시약(염기)이 필요한데, 이 합성법은 공기 중의 산소를 예비 염기(pre-base)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정전압 모드를 이용한 합성법으로, 높은 전압에 의한 작용기 손상 문제도 극복했다.

연구를 주도한 최수빈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주로 한 쪽 극만 활용하는 합성법과 달리 양극(anode)과 음극(cathode)에서 발생하는 반응 모두를 이용해 복잡한 구조를 갖는 인돌로파이란을 합성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탈 양성자화: 산(acid)에서 양성자 (a hydrogen cation, H + )를 제거하는 반응

*예비 염기: 산소 자체가 염기역할을 할 수 없으나, 음극에서 산소가 환원돼 생성되는 물질은 염기 역할이 가능함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 (Density Functional Theory)과 다양하게 디자인된 반응 경로 규명 실험을 수행해 인돌로파이란 생성 원리를 찾았다. 전극(음극 및 양극)에서 아이오딘과 산소가 각각 산화 및 환원돼 아이오딘 라디칼(Radical)과 슈퍼 옥사이드 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이때 슈퍼옥사이드(superoxide) 라디칼이 염기로 작용해 반응이 진행된다. 인돌과 활성메틸렌 화합물의 ‘커플링’ 반응 후에 만들어진 중간물질은 최종적으로 고리 모양이 만들어지는 ‘전자고리화반응’을 통해 인돌로파이란이 완성된다.

연구팀은 규명된 원리를 바탕으로 동일한 합성법을 적용해 산소 고리 물질인 다이하이드로퓨란골격체(약물에 작용기가 결합하는 뼈대)도 합성했다. 인돌 대신 엔아민(enamine)을 출발물질로 사용해 오각형 탄소 고리에 산소가 포함된 ‘다이하이드로퓨란’이 합성한 것이다.

박철민 교수는 “기존 합성법과 달리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유기합성 방법을 적용해 질소고리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었다”며 “반응경로를 알아내 다양한 출발물질로부터 여러 고리 모양의 골격체를 합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최상위 저널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주목받는 논문 (Hot Paper)으로 선정돼, 7월 7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Electrosynthesis of Dihydropyrano[4,3-b]indoles based on Double Oxidative [3+3] Cycloaddit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자연과학부: 박철민 교수 (052) 217 2555

  • [연구그림]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인돌로파이란 합성 과정 및 인돌로파이란이 포함된 생리활성물질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효율성, 경제성 및 친환경성 등은 유기 합성분야에서 중요한 이슈이며 당면한 과제이다.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합성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환경 친화적인 프로세스로서 전기화학을 이용한 유기합성 방법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유기전기화학을 이용한 생리활성물질의 합성법 개발은 의약품 합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제조 공정 단계를 고려하면, 의약품 합성은 약물 중간체 혹은 최종 물질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제조하려는 방법이 중요한데 전기를 이용하여 유기물질을 합성한다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항암, 항바이러스, 항면역 등의 효과가 있는 유기화합물의 핵심구조 중 하나인 인돌로파이란1)은 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해 알려진 합성법이 제한적이다. 주로 금속을 이용한 합성법이나 높은 온도를 사용하는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필요한 선도물질과 대량합성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더욱 친환경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여 ‘산화 [3+3] 고리 첨가반응 ([3+3] cycloaddition)2)을 통해 육각고리 형성을 위한 효율적인 반응 경로를 개발하였다. 이 접근법은 활성 메틸렌 화합물3)인돌(indole)4)의 ‘전기 화학적 산화 짝지음 반응’ (electrochemical oxidative coupling)과 이어지는 ‘연속 고리화 반응(고리첨가 반응)’을 통해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 (dihydropyrano[4,3-b]indoles)’ 합성을 가능케 한다. 또 인돌 대신 엔아민(enamine)5)을 출발물질로 사용할 경우 옥사마이클어디션6)을 거쳐 ‘2,3-다이하이드로퓨란 (2,3-dihydrofurans)’을 얻을 수 있다. 이 합성법을 통해 서로 다른 다양한 작용기7)를 도입한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다이하이드로퓨란을 얻었다.

또 본 연구팀은 연구에서 합성된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을 이용해 ‘다이하이드로피리딘 유도체’(화합물의 분자 구조 가운데 일부분이 변화하여 생긴 화합물)와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이 접합된 사각 고리 구조 합성까지 성공했다.

밀도범함수이론8) 계산 결과와 메커니즘 규명 실험 결과를 분석해 반응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아이오다이드(요오드)가 양극 (anode)9)에서 산화되어 생성하는 ‘아이오딘 라디칼(radical)10)’은 수소원자전달 (hydrogen atom transfer)반응으로 ‘인돌라디칼 중간체’를 형성한다. 반면 음극 (cathode)11)에서는 산소가 환원돼 ‘수퍼옥사이드(superoxide, 전자가 과잉된 산소)’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염기(base)’로 작용하여 ‘인올레이트’를 형성한다. 형성된 인올레이트는 양극산화(anodic oxidation) 반응을 거쳐 ‘라디칼 중간체’를 형성하고 앞서 형성된 인돌라디칼 중간체와 라디칼-라디칼 교차결합을해 ‘결합된 중간체’를 형성한다. 그 후, 이 중간체의 추가적인 산화반응이 일어나고 전자고리화반응에 의해 최종적으로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이 형성된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의 합성법은 온화한 합성조건(고온, 고압 등이 없는 조건)으로 생리활성물질을 합성할 수 있게 하며 전기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의 합성법을 이용하면 생리활성물질을 대량으로 제조하기 위한 공정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 작용기(functional group)

질소 고리 화합물 중 하나로 항암, 항염증, 항바이러스와 같은 생리활성을 갖고 있어 관련 의약품으로 연구되고 있는 물질 

2. [3+3] 고리 첨가반응 ([3+3] cycloaddition)

두 분자가 고리화 반응에 참여할 때 양쪽 분자에서 원자 ‘3개씩’ 참여하여 육각 고리를 형성하는 반응. 분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반응이다. π 전자(π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를 가진 두 화합물이 접근해 고리형 전이 상태를 만든 상황에서, π 결합(결합전자에 의한 전자구름이 분자축에 대하여 직각으로 분포하고 있는 결합)을 하고 있는 양쪽 끝 원자의 π 전자가 서로 협동하여 두 개의 새로운 σ 결합을 형성해 고리 모형 화합물을 만드는 반응.

3. 메틸렌(methylene)

메탄(CH4)에서 2개의 H가 빠진 라디칼로 광분해를 통해 탄화수소와 다양한 라디칼 반응을 일으킨다.

4. 인돌(indole)

벤젠고리(탄소 6개가 고리모양을 이루고 있는 화합물)와 피롤고리(고리 안에 질소를 1개 함유하는 5원자 고리화합물)이 결합된 물질이다. 피롤은 혈액과 엽록소의 뼈대가 된다

5. 엔아민(enamine)

암모니아(NH3)에서 하나 이상의 수소가 알킬 또는 방향족 고리(탄소 6각형 고리)로 치환된 작용기를 포함한 질소 유기 화합물인 ‘아민’이 반응해 생성되는 물질.이중결합을 갖고 있다.

6. 옥사마이클어디션 (oxa-Michael addition)

전자 끌개 그룹(전자를 받는 그룹)을 함유하는 α,β-불포화 카르보닐 화합물에 산소 친핵체의 1,4-첨가 반응.

7. 작용기(functional group)

공통된 화학적 특성을 가진 한 무리의 유기화합물에서 각 특성의 원인이 되는 공통된 원자단 결합형식. 예를 들면 히드록시기, 아미노기, 카르복실기, 2중 결합, 니트로기, 페닐기 등이 있으며 화합물의 성질은 기능기의 성질을 반영한다. 

8. 밀도범함수이론 (Density Functional Theory)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양자역학으로 계산하기 위한 이론 중 하나  

9. 양극 (anode)

전자를 방출하거나 산화(oxidation)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10. 라디칼(Radial)

홀 전자(unpaired electron)를 가진 원자(atom) 또는 분자(molecule). 전자는 한 쌍을 이루는 성질이 있어 라디칼을 다른 물질의 전자와 잘 반응한다.

11.음극 (cathode)

전자가 들어오거나 환원(reduction)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질소고리화합물인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인돌로파이란)의 합성 과정. 전기에너지로 인돌(왼쪽)과 메틸렌화합물(오른쪽)을 결합해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을 합성하는 과정. 디하드로파라노인돌은 항바이러스 물질, 진통 물질, 항염증 물질의 공통 구조체(골격체)가 된다. (그림 하단 붉은색 표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