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08. 23 (일)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기 구멍’ 많아지면 더 튼튼해지는 다공성 금(gold) 소재 개발

UNIST 김주영 교수팀, 다공성 금 소재의 기공 작게 만들어 자가치유 능력 부여
자가치유 특성·넓은 표면적의 3차원 나노소재 최초 구현... Nano Letters 게재

값 비싼 금 대신 ‘공기’를 채워 넣어 가볍고, 내부 표면적이 넓은 소재가 나왔다. 금 내부의 공기구멍(pore)을 아주 작게 만들어 강도는 높고, 자가 치유 능력까지 있다.

UNIST (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부 김주영 교수 연구팀은 부러진 후에도 쉽게 다시 붙는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진 3차원 나노 다공성(nano porous) 금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다공성 금 소재 내부의 기공을 작게 만드는 방법을 이용해 쉽게 부서지는 다공성 소재의 단점을 해결했다.

물질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많이 만들면 반응이 일어 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진다. 나노 다공성 금 소재도 내부에 수십 나노미터(㎚, 1 ㎚=1억분의 1 m) 크기의 작은 구멍이 촘촘히 있는 구조를 갖는다. 넓은 표면적 때문에 반응성이 좋아 센서, 전극재료, 촉매 등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로 채워져 있어 무게가 가볍고 금의 인체 친화성 때문에 생체 재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갖는 다공성 구조 때문에 작은 변형에도 쉽게 균열이 일어나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그림] 다공성 금의 이미지

연구팀은 기공을 25 나노미터 크기로 줄여 오히려 더 튼튼하고 잘 부서지지 않는 다공성 금 소재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공 숫자가 많아지면 강도가 떨어지지만,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크기가 작은 기공이 조밀하게 있음에도 강도가 높다. 특히 부러진 이후에도 스스로 달라붙는 능력이 있어 파손된 이후 강도가 처음 강도의 약 50% 수준까지 회복된다.

[연구그림] 자가치유된 나노 다공성 금의 강도변화

연구진은 추가적 실험을 통해 강도가 높은 원인과 자가 치유 과정을 밝혀냈다. 확산을 통해 움직이는 금 원자가 파손된 단면을 메우는데, 기공이 작아지면 표면에 노출되는 금 원자 비율이 높아져 원자가 잘 확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메워지는 단면의 형태가 매우 뾰족해서 자가 치유 현상이 촉진된다. 결과적으로 열이나 전자빔은 같은 외부 에너지 없이 ‘절단면이 살짝 접촉했을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압축 응력)만으로 균열이 치유된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곽은지 신소재공학부 박사는 “기공이 작을수록 표면에 노출되는 원자가 많아 상온에서 원자의 확산(diffusion)이 잘 일어난다는 점과 금 뼈대가 엿가락처럼 끊어 질 때(necking) 그 단면이 기공 크기(25nm)보다 더 작다는 점 때문에 자가 치유 현상이 잘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네킹(necking): 연성(延性)을 가진(말랑말랑한) 금속이나 고분자재료 등을 위 래로 잡아 당겨 늘리면(인장) 변형하는 부분과 변형하지 않는 부분으로 나뉘고, 그 경계에 잘록함이 생기는데 이를 네킹이라고 한다. 말랑말랑한 엿가락을 잡아 당겨 끊을 때 절단 부분이 가늘어지는 현상과 같다.

 

개발된 소재는 다공성 소재의 장점과 금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기공이 전체 부피의 70%를 차지해 가벼우며, 일반적인 금에 비해 표면적은 10만 배 이상 넓다. 또 전기전도도가 높고 화학적으로 안정한데다 생체에도 적합하다. 금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김주영 교수는 “나노다공성 금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소재”라며 “이번 연구로 쉽게 부서진다는 약점을 극복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파손된 금 소재를 재활용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나노레터(Nano Letters)에 8월 14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24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ERC 후속지원사업,소재융합혁신기술개발사업과 포스코 청암재단 ‘포스코 사이언스 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Self-Healing of Nanoporous Gold Under Ambient Condition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신소재 공학부: 김주영 교수 (052) 217 2334

  • [연구그림] 다공성 금의 이미지
  • [연구그림] 자가치유된 나노 다공성 금의 강도변화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나노다공성(Nanoporous) 구조는 미세 기공을 통해 액체나 기체 상태의 물질이 드나들 수 있다. 또 동일한 부피의 재료보다 표면적이 넓어 화학적 성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현재 태양전지나 연료전지의 ‘전극재료’, 특정 물질 감지를 위한 ‘화학적‧생물학적 센서’, 공해 물질을 걸러내는 용도의 ‘흡착재료’ 등으로 활용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나노다공성 금속 재료는 기공 구조로 인해 변형이 가해질 때 쉽게 균열이 생성되고 균열이 전파되는 취성(brittleness)거동(단단하지만 쉽게 부스러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실제 활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기공의 크기를 25nm로 형성하고, 파단 시 금 뼈대의 네킹(necking)현상1)을 이용하여 표면 원자 확산(diffusion)을 통한 자가치유2) 특성을 가진 나노다공성 금3)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 된 소재는 고강도고내구성고기능성을 갖춘 나노다공성 금속 기반 신소재이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은 화학반응성이 높은 은을 희생원소4)로 사용한다. 두 종의 금속을 균일하게 혼합한 합금에서 은을 선택적으로 녹여내는 반응을 이용하여 3차원 기공구조의 나노다공성 금을 형성하였다.

이렇게 형성한 나노다공성 금의 자가치유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정량적 지표인 강도 및 탄성계수(원래대로 복원되는 정도)를 실시간 인장시험(In-situ tensile test, 잡아당기는 실험)를 통해 측정하였다. 이를 통해 약 50%의 강도 회복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그 메커니즘이 표면 원자 확산을 통해 일어나는 것을 규명하였다.

 

3. 기대효과

상온, 상압의 대기환경에서 자가 치유될 수 있는 나노다공성 금 소재를 개발함으로써, 파손 이후에도 값비싼 금 소재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고효율고강도저비용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센서, 촉매, 전극, 흡착재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붙임] 용어설명

1. 네킹(Necking) 현상

금, 구리, 은 등의 연성 금속의 인장변형(금속 봉의 길이 방향과 당기는 방향이 같은 경우에서 인체의 목(neck)과 같이 봉의 중간부분이 잘록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네킹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넥 부분에 걸리는 응력(힘을 단면적으로 나눈 값)이 급속도로 증가하여 파단이 일어나는 부분이 된다.

2. 자가 치유(Self-healing) 현상

우리 몸과 같이 상처가 생겼을 때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는 것처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고분자, 세라믹, 금속과 같은 다양한 소재의 자가 치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자기기, 의료기기, 건축물 등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함으로써 고장과 파손으로 인한 비용 발생을 예방하고, 부품의 수명을 연장하여 산업 비용을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다공성 금(Nanoporous Gold)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만 분의 1에 불과한 나노(Nano, 10-9m)단위 크기의 기공이 3차원적으로 분포된 나노다공성 구조를 가진 금 재료이다. 부피 당 비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센서나 촉매, 전극재료, 흡착재료 등으로 활용된다.

4. 희생원소

특정 물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물질. 물질 간의 반응성 차이를 이용한다. 이번 실험에서 사용한 산(acid)에 은 잘 반응해서 녹지만, 금은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은 합금에서 은만 선택적으로 제거 할 수 있고, 남는 금 원자를 모아 다공성 금 소재를 만들 수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자가 치유된 나노다공성 금의 강도 변화 및 금 뼈대의 변형에 대한 SEM이미지. 끊어졌던 나노스케일 금 뼈대가 자가 치유 후 강화되어 다른 부위에서 파단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나노다공성 금의 표면 전자현미경(SEM) 이미지(a)와 이를 3차원 재건(b)한 이미지. 매우 작은 기공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