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9. 16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로 만든 유기 박막, 태양전지 효율 높이고 가격은 낮춘다!

UNIST 최경진 교수팀, 유기 박막 쓴 고효율 실리콘 태양전지 최초 구현
전지 제조 단순화로 가격경쟁력 확보 가능 …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물을 이용해 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공정은 단순화하면서도 전지효율은 끌어 올리는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로 전지의 무기물 구성층(후면 전계층)을 유기물로 대체한 실리콘 태양전지를 최초로 구현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의 최경진 교수팀은 실리콘 태양전지의 후면 분리막’(또는 후면 전계층)의 성능을 개선하고 제조공정은 단순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리막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지 구성층이다. 연구진은 유기물로 이뤄진 분리막에 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성능은 높이고 고가의 전지 제조 공정은 줄였다.

교신저자인 최경진 교수는 “유기 박막(강유전체)의 전기적 특성(전기장의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n·p형 실리콘 태양전지에 모두에 이 박막을 쓸 수 있다이번 연구로 유기 물질 박막의 고질적 문제인 온도·습도 불안정성도 해결해(1,000시간 구동가능) 상용화 가능성이 밝다고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강유전체: 자발적 분극을 갖는 물질. 물질 내부의 전기쌍극자가 마치 자석에 반응하는 철가루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현상을 분극이라 한다. 이로 인해 물질 내부에 전기장이 만들어진다. 강유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다

*n·p 형 실리콘: 실리콘에 첨가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n형(질소), p형(붕소)로 구분된다.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분리막은 광()생성 전자와 정공간 재결합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광을 받은 광활성층(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등)이 전자와 정공을 내놓는데 이 전자(음전하,-)와 정공(양전하,+)이 결합해 사라지는 것을 막는다. 전지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전자와 정공 양이 결정하므로 전지 효율을 높이려면 이들의 재결합을 효과적으로 막는 분리막이 필요하다.

*전자(electron): 음전하를 가지고 있는 기본 입자

*정공(hole): 전자의 빈(空)상태를 나타내는 가상의 입자이다. 전자와는 반대로 양전하를 갖는 전하 운반체로서 전기장 자기장 등의 외부력에 반응한다.

그림1. 유기박막의 내부 구조

최교수 연구팀은 유기물 강유전체 박막에 미량의 물을 첨가해 분리막의 효율을 높였다. 기름처럼 물을 싫어하는 유기 박막에 물을 첨가하면 수 마이크론(μm, 10-6) 길이의 파이버 형상 유기물 입자가 조밀하고 규칙적인 구조로 정렬된다. 미세구조가 정렬됨에 따라 전자는 끌어당기고 정공은 밀어내는 힘이 더 커져 분리막의 성능이 좋아진다.

전지 제조 과정 중 분리막에 구멍을 뚫는 고가의 공정이 필요없다. 분리막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라 구멍을 뚫어 전자와 정공의 통로를 만들어 줘야한다. 반면 새롭게 개발된 분리막은 첨가됐던 물을 증발시켜 제거함으로써 그 자리에 구멍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제1저자인 UNIST 신소재공학부 강성범 연구원은 “유기 박막 내부 미세구조의 정렬현상(결정성 증가)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한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 방식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최교수는 “이번 연구로 무기물에 한정돼 있던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전계층 기술을 유기물로 확장했다”며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한 무기 박막 태양전지와 달리 유기 박막을 쓸 경우 공정이 간편해져 가격경쟁력을 갖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913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Ambipolar passivated back surface field layer for Silicon photovoltaic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 (052) 217 2337

  • [대표이미지] 제조된 태양전지의 구조(a) 및 물에 의한 유기박막 내부 구조 정렬 전(b) 후(c) 비교
  • 그림1. 유기박막의 내부 구조
  • 그림2. 전자,정공 숫자(유효캐리어) 비교
  • 그림3. 태양전지의 구조 및 유한시차분석법을 이용한 박막의 효과 규명

[붙임] 연구결과 개요, 용어설명

1. 연구배경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광생성 전자 및 정공 간 재결합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진공장비 등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 증착한 고품질의 비정질 실리콘층, 질화막 또는 산화막이 실리콘의 전계층 및 부동층을 실리콘 태양전지 표면에 형성한 후, 추가적으로 복잡한 공정들이 요구된다. 그에 따라, 제조 원가가 상승되므로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들은 상용화가 활발하지 못하고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고온의 도핑공정, 진공장비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유기물 ( PEDOT:PSS)-실리콘-유기물(P(VDF-TrFE)) 구조의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최초로 구현했다. 고온의 도핑공정을 통해 제작된 실리콘 태양전지를 뛰어넘는 18.37%의 효율을 보였다.

 

2. 연구내용  

유기물 (PEDOT:PSS)-실리콘 기반 하이브리드 태양전지1)는 실리콘 앞면에 저온공정으로 유기 반도체를 코팅해서 제작한다. 기존의 고온의 도핑공정이 필요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구조 태양전지의 효율은 최대 17 %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장 큰 문제점은 저온공정 및 간단한 공정을 장점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쓰던 무기 박막들 후면에 사용되는 전계 부동층2)을 쓰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무기물 전계 부동층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고가의 공정이 필요하다.

본 연구팀은 물로 유기물 (P(VDF-TrFE) 의 소수성 상호작용3)을 유도해 다공성 강유전체4) 박막을 제조했다. 이를 유기물 (PEDOT:PSS)-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후면 전계 부동층으로 이용하였다. 그 결과, 완전한 구조의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유기물 (PEDOT:PSS)-실리콘-유기물(P(VDF-TrFE)))를 최초로 구현하였다.

새롭게 개발한 자가조립형 다공성 강유전 박막은 물을 넣지 않고 제작한 강유전 박막 대비 높은 결정성을 갖고 있었다. 스침각 X선 회절 (Grazing incidence X-ray diffraction; GIXD) 분석 결과 기존의 유기 박막 보다 뛰어난 결정성 및 강유전 특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실리콘에 적용하게 되면 광생성 전자 및 정공 간 재결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본 연구팀은 강유전체 박막의 분극을 외부의 전기장으로 조절하여 개별 태양전지의 재결합을 최대한으로 감소시키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유기물 (PEDOT:PSS)-실리콘-유기물(P(VDF-TrFE) 구조의 태양전지는 해당 분야 최고 효율인 18.37%의 에너지 변환효율5)을 보였다. 유한차분시간영역법6)을 통한 이론적인 계산으로 실리콘 후면에 형성된 유기 강유전체 박막의 자발 전기장이 광생성 전자를 끌어당기고, 정공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용하여 재결합을 감소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3. 기대효과  

실리콘 태양전지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온 및 진공공정을 포함한 복잡한 공정이 요구된다. 특히, 기존의 기술들은 진공장비를 이용해 비정질 실리콘층, 질화막 또는 산화막을 실리콘 태양전지의 후면에 증착하는 등의 방법이 이용돼 고효율의 실리콘 태양전지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잃는 역설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다공성 유기박막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던 고온의 도핑공정 및 진공장비 사용을 대체할 수 있어 실리콘 태양전지의 초저가화 및 고효율화에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다.

또 해당 다공성 유기 박막 (P(VDF-TrFE)은 실리콘의 도핑 타입과 무관하게 광생성 전자 및 정공 간 재결합을 효율적으로 감소시켰다. 이는 본 연구팀이 개발한 다공성 유기 박막이 실리콘 태양전지의 고효율화 및 초저가화에 주요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실리콘 기반 전자소자의 성능향상에 핵심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유기물 (PEDOT:PSS)-실리콘 기반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n형 실리콘의 전면에 p 형 유기 반도체인 PEDOT:PSS를 코팅해서 제작한 태양전지. 저온 및 용액공정으로 단순하게 제작가능해 활발히 연구 되고 있다. p 형유기반도체와 n형 실리콘 간에 이종(移種)접합을 형성하는데, 해당 두 층간 계면(서로 다른 물질간 경계면) 사이에서 광생성 전자 및 정공이 분리돼 전기를 생산한다.

2. 전계 부동층

실리콘 태양전지에 쓰이는 층으로 주로 이종접합이 형성되지 않는 실리콘의 후면에 주로 형성된다. 전면에서 분리된 전자 및 정공이 실리콘 후면에서 재결합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3. 소수성 상호작용

물을 싫어하는 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 뭉치는 현상. 본 연구에서는 사용한 P(VDF-TrFE)가 강한 소수성으로 인해 서로 뭉치면서 정렬된 박막구조가 생성 됨.

4. 강유전체

자연 상태에서 전기분극(electric polarization)을 가지고 있는 물질. 자석의 N-S극과 같이 전하의 음극과 양극을 갖고 있는 전기쌍극자(electric dipole)가 무질서하지 않고 일렬로 정렬된 상태를 전기 편극(분극)이라 한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이다.

5. 에너지 변환 효율 (photo conversion efficiency)

태양전지 분야에서 쓰이는 성능정도 값, 태양전지가 생산하는 에너지에서 1 sun (100 mW/cm2)를 나눈 값

6. 유한차분시간영역법

수치전자계 해석 방법 중 하나로, Maxwell의 기본 전자방정식에 나타나는 공간 및 시간에 관한 미분항을 차분항으로 바꿔서 계산하는 방식. 다양한 물리적 현상에 대한 예측 및 원리를 계산하는 데 쓰인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다공성 유기 박막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및 스침각 X선 회절 패턴 a. 일반적인 제작된 유기 P(VDF-TrFE) 박막 b. 물을 이용해 만든 다공성 유기 P(VDF-TrFE) 박막. 내부의 박막구조가 잘 정렬되어 있고, 개별 내부조직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을 확인 할 수 있음. c. 일반적으로 제작된 유기 P(VDF-TrFE) 박막 및 d. 다공성 유기 P(VDF-TrFE) 박막의 스침각 X선 회절 패턴. 다공성 유기 박막에서는 (200) 에 해당하는 X선 강도(intensity)가 집중 되어 있으며, 높은 결정성을 상징하는 (100)이 관찰 가능함.

 

그림 2. 무기 박막 (SiO2, SiNx) 및 유기 박막 (P(VDF-TrFE, 향상된 분극의 P(VDF-TrFE)가 코팅된 a. p 형 및 b. n 형 실리콘의 유효 캐리어(전자와 정공) 수명. 유효 캐리어 수명이 길수록 재결합을 효과적으로 방지 할 수 있음을 의미함. c. 기존에 보고된 무기 박막들의 재결합 속도와 본 연구에서 제안한 유기 박막의 재결합 속도 비교. 기존에 보고된 무기 박막과 비교 가능할 만큼 매우 낮은 재결합 속도를 보임. 재결합 속도가 느릴수록 유효 캐리어 숫자가 증가함.

 

그림 3. a. 유기물 (PEDOT:PSS)-실리콘-유기물(P(VDF-TrFE)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모식도. b. P(VDF-TrFE) 유기 박막의 유무에 따른 태양전지의 효율 그래프. 18.37%의 효율을 나타냄. c. 유한차분시간영역법을 통한 유기박막(VDF-TrFE)의 효과 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