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09. 25 (금) 03:00시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내구성·효율 동시에 잡았다!

UNIST·에너지硏 연구진, 불소로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수분 취약성 해결
논문으로 보고된 최고 효율 기록·내구성 입증... Science 논문 게재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수분 취약성 문제를 해결한 물질이 개발됐다. 이 물질을 쓴 전지는 이제껏 논문으로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 최고 수준의 효율(24.82%)을 기록했다. 수분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잡은 획기적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Science지에 925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이번 연구로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크게 앞당겨 질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두 개의 양이온(A, B)과 하나의 음이온(O)이 결합된 ABO3 구조를 지니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광활성층으로 활용하여 태양광으로부터 전류를 생산하는 태양전지의 한 종류이다.

 

UNIST(이용훈 총장)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김종남 원장)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이 수분에 노출되는 것은 막으면서 전지 효율을 높이는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이 빛을 받아 만든 정공(양전하 입자)을 전극으로 나르는 역할을 하는 태양전지 구성층이다. 공동연구진은 기존 정공수송층(Spiro-OMeTAD, 스파이로 구조를 갖는 물질)의 수소를 불소로 바꿔(불소 도입) 성능이 좋으면서도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정공 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광활성층: 태양광전지에서 태양광을 받아 전자와 정공을 생성하는 물질. 이 전자와 정공은 각각 전자수송층과 정공수송층을 거쳐 전극으로 전달된다. 전극으로 전달되는 전자와 정공의 양이 많아야 전력생산이 증가한다.

*스파이로(Spiro)구조: 유기물질의 구조 중 하나. 2개 이상의 환형(ring)분자가 중앙의 공통 원자와 결합한 구조. 이번에 개발된 물질도 물질 구조상으로는 스파이로 구조를 갖는다.

[연구그림] 개발된 물질의 구조

연구팀은 불소 도입이라는 간단한 방식으로 정공 수송층과 광활성층을 안정화 시켰다. 개발된 정공 수송층 물질은 기존 정공 수송층의 우수한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기름처럼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소수성)이 강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 기존 정공 수송층이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문제를 해결해 전지가 높은 효율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수분이 정공 수송층 자체의 성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정공 수송층이 흡수한 수분에 노출된 광활성층(페로브스카이트)이 분해되는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개발된 물질을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으로 써 24.82% (공인인증 결과 24.64%)의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얻었다. 또 수분 안정성이 해결돼 500시간 동안 고습도 환경에서도 87% 이상의 효율을 유지했다. 반면 기존물질을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하였을 경우 500시간 후 40%이상의 효율이 감소했다.

[연구사진] 개발된 유기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특히 공인 인증된 전지의 경우 1.18V의 높은 개방 전압을 보였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가 이론적으로 만드는 전압에 최대로 근접한 수치다. 개방 전압이 높을수록 전력(전력=전압x전류) 생산량이 많아지고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전지제조를 담당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는 현재까지 보고된 전압 손실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인 0.3V의 전압손실(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기준)로 이론치에 근접한 개방 전압을 얻었다며 “또 전지를 대면적(1cm2)으로 제작해도 효율(22.31%)의 감소가 적어 상용화 가능성이 밝다”고 설명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곽상규 교수는 개발된 물질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곽상규 교수는 “분자 시뮬레이션 결과 개발된 물질은 광활성층에 흡착됐을 때 기존 물질보다 정공 수송에 더 유리한 흡착 구조를 갖고, 물질 분자 간 정공 수송 효율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물질을 개발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는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유기 정공 수송층 개발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이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 동안 양립하기 어려웠던 수분안정성과 효율 문제를 기존 스파이구조 물질에 불소 원자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 동시에 해결한 매우 획기적인 연구”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Stable perovskite solar cells with efficiency exceeding 24.8% and 0.3-V voltage los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 1228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 (052) 217 2920

  • [연구사진] 개발된 유기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 [연구그림] 개발된 물질의 구조
  • [연구그림] 개발된 물질을 적용한 태양전지의 성능 (성능비교)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자원 고갈, 환경오염과 같은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신재생 에너지 및 태양 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1)는 비교적 짧은 연구 역사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높은 에너지 전환효율과 저렴한 소재 원가로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수분에 취약하다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단점은 상용화에 있어 큰 문제점이다. 특히 고성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널리 사용되는 정공2) 수송층 유기소재인 Spiro(스파이로)3)-OMeTAD는 정공 이동도 및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도핑 첨가물(Li-TFSI, tBP)이 필수불가결하나, 이러한 첨가물들은 흡습성을 지니고 있어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고, 결과적으로 소자 안정성 및 수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기존 성능을 유지하면서 소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대체소재 개발과 같은 다양한 연구시도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적인 결과가 많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본 연구팀에서는 기존 소재 Spiro-OMeTAD의 간단한 개질로 신규 정공 수송층 소재 Spiro-mF 및 Spiro-oF를 개발하여 24.82% (공인인증 결과 24.64%)의 고효율 및 향상된 장기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한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대면적 소자 (1 cm2)를 제작했으며, 이 소자는 22.31%의 고효율을 보였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유기소재에의 불소(F) 원자 도입의 다양한 장점(에너지 레벨4) 하강, 분자간 밀착구조 강화, 소수성)에 주목하여, 기존 고성능 정공 수송층 유기소재인 Spiro-OMeTAD에 불소 도입 전략을 세웠다. 또한 불소 원자의 도입 위치에 따른 특성 변화를 비교하기 위하여 두가지 구조 이성질체(분자식은 같지만 분자 내 원자들의 연결 상태가 다른 것)인 신규 정공 수송층 소재 Spiro-mF Spiro-oF를 개발하였다. (그림 1) 개발된 신규 소재들은 낮은 HOMO5) 레벨로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에 최적화된 에너지 레벨을 보유하여 태양전지의 개방전압6)을 높이는 데 영향을 주었다.

이 신규 소재들을 이용하여 제작된 n-i-p7) 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Spiro-OMeTAD 기반의 소자와 비교하여 향상된 성능 및 안정성을 보였다. 그 중에서 Spiro-mF를 사용한 FAPbI3(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중 하나)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4.82%의 고효율을 보였으며, 이는 23.44%의 효율을 보인 기존 Spiro-OMeTAD 기반 소자에 비해 훨씬 향상된 성능이다. 위 효율은 현재까지 논문으로 출판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중 최고 수준이며, 미국 태양전지 공인 인증기관 기관인 Newport 8)에서 24.64%의 효율로 공인인증 되었다. 특히, 공인 인증된 소자는 1.18V의 개방 전압을 달성하여 0.3V의 낮은 전압 손실을 보였는데 이 값은 현재까지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전압 손실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이다. 상용화 가능성의 확인을 위한 대면적 소자 (1 cm2)는 22.31%의 고효율을 보였다. 안정성 테스트에서 Spiro-OMeTAD 기반 소자는 500시간 이후에 13.74%의 에너지 변환효율로 초기효율에 비해 40% 가까이 감소한 반면 불소가 도입된 소재를 기반으로 한 소자는 500시간 후에도 초기성능의 87% 이상을 유지했다.

또한 정공 수송층 소재간의 성능 차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정공 수송층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었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Spiro-mF 분자가 다른 정공 수송층 분자보다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에 더 최적화된 흡착방식을 보임을 파악했다. 이는 Spiro-mF가 세가지 정공 수송층 소재 중 효과적인 정공 수송에 가장 적합한 소재라는 것을 증명하며, 소자 성능과도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3. 기대효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효율로 차세대 태양전지 중 실리콘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효율에 가장 근접하지만, 낮은 안정성으로 상용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에서 본 연구팀은 불소 원자를 도입한 간단한 분자의 개질으로 고성능·고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신규 정공 수송층 소재를 보고하였다. 이는 향후 유기소재 개발기술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이며, 주요 문제였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여 상업화를 가속화시키는데 큰 이바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붙임] 용어설명

1.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는 결정구조 ABX3를 가진 물질로, 우수한 전자기적 및 광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광활성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라고 한다.

2. 정공(hole)

전자(electron)의 빈(空)상태를 나타내는 가상의 입자이다. 전자와는 반대로 양전하를 갖는 전하 운반체로서 전기장 자기장 등의 외부력에 감응(반응)한다.

3. 스파이로(Spiro)

유기물질의 구조 중 하나. 2개 이상의 환형(ring)분자가 중앙의 공통 원자와 결합한 구조. 이번에 개발된 물질도 물질 구조상으로는 스파이로 구조를 갖는다.

4. 에너지 레벨

원자, 분자 혹은 고체 물질 등과 같이 양자역학적 계에서 형성된 전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 양자화된 상태들이 가지는 에너지 값이다.

5. HOMO 레벨

에너지 레벨 중 하나. 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 (가장 높은 점유된 분자궤도함수). 분자 궤도함수 중에서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오비탈을 이르는 말. 이번 실험에서 유기 정공수송층의 HOMO 에너지 레벨이 낮아져 전압 손실이 적었다.

6. 개방전압

하나의 전원이 출력할 수 있는 최대의 전압. 전압손실은 이론전압(광활성층의 밴드갭)에서 ‘개방전압’을 뺀 수치. 이 전압손실은 페로브스카이트의 전자·정공 재결합이나, 소자의 여러 구성층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레벨 불일치 때문에 일어난다. 이번 실험의 경우 치환된 불소가 광활성층과 유기 정공수송층의 에너지 레벨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7. n-i-p 구조

전자수송층/광활성층/정공수송층의 구조. 무기층은 TiO2와 같은 금속산화물 전자수송층을 사용한다.

8. Newport

미국의 태양전지 공인인증 기관. 다른 공인인증 기관으로는 미국의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독일의 Fraunhofer-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 일본의 National Institute of Advanced Industrial Science and Technology 등이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기존 스파이로 물질 (Spiro-OMeTAD) 및 신규 개발된 불소가 도입된 스파이로 물질(Spiro-mF, Spiro-oF)의 화학 구조.

 

그림 2. (A) Spiro-OMeTAD 기반 태양전지 및 새로 개발된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Spiro-mF) 기반 태양전지의 성능 비교. (B) 개발된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Spiro-mF)이 적용된 태양전지 소자의 안정성 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