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3. 04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증발현상만으로 물질 전달 제어하는 미세유체 칩 기술 개발

UNIST 김태성 교수팀, 동력·외부자극 없이 약물 같은 저분자 물질 투입 제어
진단·신약 개발 칩 기술 등에 응용가능..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병원균 검출이나 암세포 진단용 미세유체 칩은 액체 시료를 걸러내는 나노박막과 시료를 흐름을 제어하는 동력장치나 화학적 자극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매번 필터용 미세 박막을 새로 제작하거나 자극 조절 실패로 시료가 손상되는 등의 문제가 잇따른다.

UNIST(총장 이용훈) 기계공학과의 김태성 교수팀은 시료 손상 없이 미세유체칩 내부의 액체(용매) 증발 현상만으로 약물, 신경전달 물질, DNA 조각과 같은 저분자(small molecule) 물질의 투입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신경전달물질: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신호 물질.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의 동력장치나 강한 자극이 필요 없어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고, 시료를 걸러내는 필터나 밸브 기능뿐 아니라 농축이나 펌프 기능도 가능한 다목적 제어 원천 기술이란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연구그림] 나노슬릿에서 증발현상을 이용한 저분자 물질 전달 제어 모식도

김 교수팀은 미세유체 관의 일부인 나노슬릿(Nanoslit) 관 벽면의 미세한 틈에서 액체가 증발하면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액체 흐름이 증발이 일어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이용했다. 액체 속에 포함된 시료가 액체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한곳에 모이거나 확산하게 되는 원리다. 나노슬릿 관 높이는 수 나노미터(10-9m)로 낮은 반면 단면 길이는 마이크로미터(10-6m) 단위로 길어 증발로 인한 유체 흐름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나노슬릿(Nanoslit): 폭이나 높이중 하나가 다른 것에 비해 매우 작은 구조를 슬릿이라고 하며 가장 작은 치수 (폭이나 높이)가 나노미터의 영역일 경우 나노슬릿이라고 부른다.

 

증발을 조절하기 위한 습도 변화 외에는 외부 자극이 필요 없으며 나노슬릿도 크랙-포토리소그래피를 통해 쉽게 제작 가능하다. 크랙-포토리소그래피는 반도체 공정 등에서 흔히 쓰이는 포토리소그래피를 변형한 공정으로 연구진이 선행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연구그림] 개발된 미세유체칩의 구조와 형광신호 분석 사진

연구진은 두 개의 메인칩(원료칩과 타켓칩)이 나노슬릿으로 연결된 미세유체 칩을 제작해 나노슬릿이 시료를 농축하거나 타켓칩에 시료 주입을 조절하는 밸브, 필터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1시간 만에 원료칩 내 저분자 농도의 256 배에 해당하는 농도로 시료(형광분자) 농축이 가능했다.

김 교수는 “미세 유체 환경에서 저분자 전달 제어기술은 바이오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합성, 담수화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파급력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서상진 UNIST 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물질 전달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형광신호를 내는 분자를 시료로 사용했지만, 약물, 신경전달 물질, DNA 조각. 퀀텀닷 같은 미세 물질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며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학제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2월 26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Evaporation-driven transport-control of small molecules along nanoslit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 1228

기계공학과: 김태성 교수 (052) 217 1013

  • [연구그림] 나노슬릿에서 증발현상을 이용한 저분자 물질 전달 제어 모식도
  • [연구그림] 개발된 미세유체칩의 구조와 형광신호 분석 사진
  • [연구그림] 여러 개의 나노슬릿을 이용한 물질 전달 동시 제어
  • [연구그림] 나노슬릿의 증발 현상을 이용한 펌프, 필터 기능 등 검증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와 나노미터(㎚, 10억 분의 1m) 영역의 미세유체 환경에서 1000 달톤(dalton) 이하 저분자1)의 물질전달 제어 기술은 약물전달, 신경전달 물질과 같은 바이오 분야, 에너지 분야, 담수화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기술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공극(구멍)을 특수한 형태, 특수한 물질로 제작한 멤브레인(membrane, 막)을 활용한 물질전달을 제어하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제작되는 멤브레인은 다른 특수한 한 가지 목적에 국한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물질전달이 필요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지적되어왔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제어 기작으로 사용되는 화학에너지, 빛에너지, 열에너지, 전기에너지는 정밀한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유체에 직접적으로 에너지를 가하기 때문에 미세유체 시스템 내부의 시료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나노슬릿2) 내부에서 일어나는 ‘증발 기반 유동’3)을 활용하여 저분자의 물질전달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증발 기반 유동은 고분자로 형성되어있는 미세유체4) 칩의 벽면의 나노 공극(구멍)에서 용매의 증발이 일어날 때, 증발로 인해 비워질 공간을 다시 채우려는 유체의 성질로 인해 생기는 용매의 움직임이다. 새로 개발한 장치에서는 증발 기반 유동을 이용하여 나노슬릿 내부에서 저분자의 확산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유동을 발생시켰고 이를 습도환경을 조절함으로서 확산을 억제하거나 허용하는 방식의 물질전달 제어를 실현하였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의 핵심은 나노슬릿 내부에서 일어나는 증발 기반 유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어하고 다양하게 응용했음에 있다. 두 개의 마이크로 채널에 나노채널을 연결한 구조(그림 1a)에서 외부 습도를 조절하여 건조한 환경에서 저분자를 나노슬릿 내부에 모으거나 (그림 1b) 습한 환경에서 확산시키는 (그림 1c) 방법을 제안하였다.

실제로 저분자의 물질전달 제어가 가능함을 확인하기 위하여 크랙-포토리소그래피5) 기술을 활용하여 마이크로/나노 구조를 제작하였다 (그림 2a). 나노슬릿의 높이는 200 nm, 넓이는 3 ㎛ 길이는 800 ㎛ 로 제작하였다. 현미경 사진을 통하여 저분자들이 건조한 환경에서 나노슬릿 중심에 농축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그림 2b). 이러한 저분자를 시각적으로 정량화 하는 방법으로 형광분자6)가 활용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형광분자 (저분자에 포함되는 형광분자)를 활용하여 저분자가 나노슬릿 내부에 농축되었다 다시 확산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 2c).

또한, 하나의 미세유체 칩에서 여러 개의 나노슬릿 내부의 물질전달을 제어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나노슬릿에 나란하게 건조 채널, 재수화(rehydration) 채널을 배치하여 1 mm 이하의 간격을 가지고도 나노슬릿의 물질전달이 각각 제어 가능함을 보였다 (그림 3).

개발한 장치가 저분자 펌프로 활용 가능함을 보이기 위하여 농축 시간을 조절하여 전달되는 저분자의 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였다 (4a). 뿐만 아니라 추가 채널을 이용하면 다양한 활용을 위해 중요한 요소인 제어 속도를 5분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 (그림 4b). 그리고 형광물질 외에 퀀텀닷을 활용하여 나노슬릿 내부에 나노와이어 형태의 퀀텀닷 어샘블리 구조를 제작하였고 생성된 어샘블리의 길이와 시간을 비교하여 나노슬릿 벽면에서의 증발량을 계산할 수 있었다 (그림 4c). 마지막으로 장치가 저분자 필터로 활용 가능함을 보이기 위하여 분자량이 다른 두 가지 형광분자를 이용하여 두 개의 저분자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제어 가능함을 보였다 (그림 4d).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저분자를 미세유체 장치에서 정밀하고 빠르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저분자의 벨브, 농축기, 펌프, 필터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함을 확인하였고 외부장치와의 직접적인 연결이 필요 없는 증발 기반 유동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목표 샘플, 저분자의 선택의 폭이 넓다. 따라서 미세유체 현상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저분자(Small molecule)

분자량이 작은(1000 dalton 이하) 분자. 세포막을 투과하여 세포내에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물전달, 신경전달 등 바이오 분야에서 주로 연구되었으며 최근엔 에너지 합성, 담수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단백질 제제인 인슐린을 제외한 약물의 대부분이 저분자 물질이며, 도파민, 아세틸콜린 같은 신경전달 물질도 저분자물질이다.

2. 나노슬릿(Nanoslit)

폭이나 높이중 하나가 다른 것에 비해 매우 작은 구조를 슬릿이라고 하며 가장 작은 치수 (폭이나 높이)가 나노미터의 영역일 경우 나노슬릿이라고 부른다. 부피대비 표면적이 크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반응성이 뛰어난 성질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체 흐름 변화를 극대화 하기 위해 나노슬릿 구조를 활용했다. 

3. 증발 기반 유동(Evaporation-driven flow)

혐수성 나노 기공을 가진 폴리머의 벽면에 고정된 (pinning) 액체가 증발 할 때 유체의 연속성에 의해 유체가 끌려오면서 유동이 생기는 현상 

4. 미세 유체(Microfluidics)

마이크로와 나노의 크기에서 일어나는 액체의 흐름(유동)을 연구하거나 이를 응용하여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 분야.

5. 크랙-포토리소그래피(Crack-assisted photolithography)

포토리소그래피 과정 중 생기는 크랙을 제어하여 의도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나노채널 형태의 크랙을 형성하는 기술.

6. 형광 분자(Fluorescent molecule)

광원으로부터 빛을 조사받을 때 특수한 파장대의 형광 신호를 방출하는 분자. 이를 활용하여 분자의 물질전달이나 분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됨.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나노슬릿에서 증발현상을 이용한 저분자 물질 전달 제어 모식도 (a) 나노슬릿으로 연결된 미세유체 채널 장치 모식도. (b), (c) 증발 기반 물질전달 제어 방법 개요. (b) 건조한 환경에서 저분자가 나노슬릿 중심에 모이는 현상의 모식도. 일반적 환경에서는 농도가 높은 소스 쪽에서 드레인쪽으로 확산이 일어나지만 건조환경에서는 발생하는 유체 흐름 때문에 저분자 입자가 나노 슬릿으로 모인다(b) 습한 환경에서 저분자가 확산을 통해 전달되는 현상의 모식도.

 

그림2. 개발된 미세유체칩의 구조와 형광신호 분석 사진 (a) 실제 제작한 미세유체 채널 장치의 현미경 사진. (b) 건조한 환경에서 현미경으로 확인한 저분자의 농축. (c) 형광신호를 통해 확인한 저분자의 농축과 확산. 건조한 환경에서 저분자가 나노슬릿 중심에 농축되고 다시 습한 환경을 조성하였을 때 농축된 저분자들이 확산함.

 

그림 3. 여러 개의 나노슬릿을 이용한 물질 전달 동시 제어 (a) 추가 마이크로 채널 (건조채널, 재수화채널)을 나노슬릿에 평행하게 연결하고 어레이 형태로 제작한 미세유체 장치 모식도. (b) 실제 현미경 사진. (c) 추가 마이크로 채널을 이용하여 나노슬릿의 개별 제어가 가능함을 형광신호를 통해 확인함.

 

그림 4. 나노슬릿의 증발 현상을 이용한 펌프, 필터 기능 등 검증 (a) 전달되는 저분자의 양이 건조환경에 노출 시킨 시간에 비례함을 확인(펌프로 사용가능) 반복적이고 재현성 높은 물질전달 제어가 가능함을 확인함. (b) 물질전달의 상태를 빠른 시간(5분) 내에 전환시킬 수 있음을 확인함. (c) 형광물질 대신 퀀텀닷을 이용하여 나노와이어 형태의 퀀텀닷 어샘블리를 제작하고, 어샘블리의 성장 속도를 이용하여 나노슬릿에서 용매의 증발량을 계산함. (d) 추가 마이크로 채널을 통해 증발량 조절로 분자량이 작은 분자(파란색)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