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3. 17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전물질(RNA, DNA) 조각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기술 개발!

UNIST 박철민 교수팀, 화학촉매 기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변형 기술 개발
위치 선택성· 효율 뛰어나, 신약 개발·생명공학 연구 등 응용 가능... Nature Comm. 게재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유전물질 기반 신약(mRNA 백신, RNA 희귀질환치료제)의 대중화는 기존 유전물질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특정 기능을 추가 할 수 있는 값싸고 빠른 변형 기술 개발이 관건이다. 국내 연구진이 그 해결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UNIST 화학과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DNA나 RNA 조각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의 특정 위치에 작용기(기능기)를 붙일 수 있는 화학촉매 기반 변형 기술을 개발했다. 효소를 사용하는 생물학적 방식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 이전의 구리(Cu) 금속 기반 화학 촉매와 달리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엉겨 붙는 현상(킬레이션)이 없어 작용기를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고 반응 효율도 좋다. 붙일 수 있는 작용기의 종류에 제약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작용기(functional group): 특정 작용(기능)을 할 수 있는 원자단(group)

 

[연구그림]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사슬의 특정 위치를 변형할 수 있는 기술.

뉴클레오타이드는 DNA(데옥시리보핵산)나 RNA(리보핵산)의 기본 구조다. 뉴클레오타이드가 수개~수십 개씩 사슬처럼 이어지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가 된다. 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원하는 위치에 작용기를 붙여 유전물질 기반 약물이 목표물(단백질, 인체 RNA 등)에 잘 전달되게 돕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뉴클레오타이드 (nucleotide): 뉴클레이오타이드는 인산, 당, 염기(구아닌, 시토신, 아데닌 등)로 구성된다. 5탄당(5각형 모양 당)에 결합한 물질의 종류에 따라, 수소가 결합하면 DNA를 구성하는 단위체가, 수산기가 결합하면 RNA를 구성하는 단위체가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구아닌 염기를 변형(작용기를 붙이는)시키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로듐 금속 기반 화학촉매를 이용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구아닌 염기(base) 부분만 선택적으로 변형시키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이양하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염기쌍(base-pair)을 형성하는 염기와 그렇지 않은 염기의 반응성 차이를 이용해 위치 선택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발된 방식을 이용해 빛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작용기(Photocaging group)를 붙이는 변형이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끼리 이어 붙이는 반응에 성공했다. 또 변형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DNA 결합 단백질’(DNA-binding protein)의 검출에도 응용할 수 있었다.

*DNA 결합 단백질(DNA-Binding Protein): DNA 가닥에 결합해 DNA 구조를 유지시켜주거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등의 총칭

 

박철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제약 분야뿐만 아니라 기초 생명과학 분야 연구, 나노공학 연구의 플랫폼 기술로 쓰일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과학기술재단, 한국연구재단과 차세대유기합성센터(CNO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3월 16일(현지시각)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발표됐다.

논문명: Programmable Site-selective Labeling of Oligonucleotides Based on Carbene Catalysi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화학과: 박철민 교수 (052) 217 2555

  • [연구그림]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사슬의 특정 위치를 변형할 수 있는 기술.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1)의 위치 선택적 변형 방법(site-selective modification)은 기초적인 생명 현상 연구, 신약 개발, 나노공학과 같은 연구 분야에서 필수 불가결한 연구 도구를 제공한다. 현재 표준화된 변형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modified oligonucleotide) 수득 방법은 고체상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합성(solid-phase oligonucleotide synthesis)2)법이다. 사전에 작용기가 도입(붙여진)된 (pre-functionalized) 뉴클레오사이드 포스포아미다이트(nucleoside phosphoramidite) 단분자를 원료로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원료 합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후처리 과정 때문에 산이나 염기에 취약한 작용기는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단점으로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합성 후(post-synthetic) 변형 방법들이 개발됐다. 생물학적 촉매인 효소를 이용하는 방법과 SELEX3)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적, 비용적인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로듐(Rhodium)금속 기반 카빈 촉매(Rh(I)-carbene )로4)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변형하는 화학적 변형법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특정 위치에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화학적인 방법으로 효소를 이용하는 생물학적 방법보다 비용과 시간 절감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 기존 구리 기반 화학 촉매와 달리 킬레이션하지 않는(chelation-free)5) 촉매이기 때문에 기존 화학촉매의 낮은 효율(전환, turnover)6) 문제를 극복했고, 높은 위치 선택성을 갖는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 theory)7)를 통해 이를 증명하였다. 반응 내에서 생성된 로듐(I) 카빈 복합체가 구아노신8)의 O6 자리에 킬레이션 없이 바로 반응하는 것을 밝혔다.

또 염기쌍9)을 이루고 있는 구아노신과 그렇지 않은 구아노신의 반응성 차이에 착안하여 구아노신(guanosine, G) 벌지(bulge)10) 구조 형성을 통해 위치 선택적인 반응을 개발했다.

위 반응은 복잡하고 다양한 이차구조(secondary structure)11)를 가지는 여러 기질에 모두 적용 가능하며, 짧은 시간 내에 선택적으로 높은 수율로 생성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개발한 방법을 통해 단일 가닥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반대편 가닥(opposite strand)을 바꿔가면서 다양한 작용기를 위치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개발한 방법을 활용하여 효소를 사용하지 않아 비용 절감이 가능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화학적 결합(chemical ligation)12), 빛을 이용해 손쉽게 제거 가능한 포토케이징 작용기(photocaging group)13)의 도입 등이 가능했다. 또 변형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활용하면 결합력이 떨어져 정제 및 분석에 가교 결합(crosslinking)14)이 필수적인 DNA-결합 단백질(DNA-binding protein)15)의 검출이 쉬워진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긴 시간과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효소나 복잡한 과정 없이 단시간에 위치 선택적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변형을 가능하게 했다. 본 연구의 변형법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원하는 위치에 작용기를 도입하는 방법을 제공하여, 생명현상의 연구, 신약 개발, 나노공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수 개에서 수십개의 뉴클레오타이드 단위체가 합성된 중합체를 말한다. 

2. 고체상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합성(solid-phase oligonucleotide synthesis)

유기 용매나 수용액에 녹지 않는 고체 레진에 뉴클레오사이드 단분자를 고정시킨 후, 뉴클레오사이드 포스포아미다이트 단분자와 짝지음 반응을 반복하여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합성하는 방법. 짝지음 반응 끝난 이후, 주로 암모니아 수용액을 이용해 합성이 끝난 고정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레진에서 떼어낸다.

3. SELEX(systematic evolution of ligands by exponential enrichment)

in vitro selection 혹은 in vitro evolution이라고도 부른다. 분자생물학에서의 조합 화학적 방식으로, 표적 리간드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 가닥 DNA 혹은 RNA를 찾는 방법이다. 무수한 수의 DNA/RNA 라이브러리를 표적분자와 결합시킨 후 표적분자에 결합하지 않는 DNA/RNA를 제거해서 친화력 높은 DNA/RNA만 얻고, 이를 증폭시켜 다음 결합의 라이브러리로 사용한다.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 표적분자에 대해 높은 결합력을 가진 DNA/RNA만 남게 되고, 이를 시퀀싱을 통해 염기서열을 파악하여 특정 DNA/RNA를 발굴한다. 

4. 로듐(I) 카빈(Rh(I) carbene)

금속-카빈 복합체의 한 종류로, 전이 금속 중 하나인 로듐(Rh(I), rhodium(I))과 유기물질이 금속-카빈 복합체를 형성한 것을 의미한다.

5. 킬레이션(chelation)

중심 금속 양이온과 하나의 리간드와 두 개 이상의 배위결합을 하는 것 

6. 전환(turnover)

촉매가 반응에 참여해서 다시 재생되기까지 과정. 전환수는 촉매가 불활성화 될 때까지 촉매 사이클을 돌리는 횟수를 의미한다. 

7.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 theory)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양자역학으로 계산하기 위한 이론의 하나이다. 이를 통해 어떤 분자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 특정 분자의 모양과 성질 등등을 예측할 수 있다. 

8. 구아노신(guanosine, G)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 당+염기)의 한 종류. 여기서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한 단분자 부분을 의미한다.

9. 벌지(bulge)

이중 가닥(double strand)의 핵산(nucleic acid)에서 한쪽 가닥의 오직 하나의 뉴클레오타이드가 짝이 없는(unpaired) 상태 

10. 염기쌍(base-pair)

염기쌍은 핵산(nucleic acid)을 이루고 있는 염기(nucleobase)들 중에 수소 결합이 가능한 두 염기들이 연결된 것을 가리킨다. Watson-Crick DNA 염기쌍의 경우 아데닌(adenine)과 티민(thymine)의 쌍, 구아닌(guanine)과 사이토신(cytosine)의 쌍이 있다. RNA의 경우 티민은 우라실로 대체된다. 

11. 이차구조(secondary structure)

핵염기들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지는 DNA의 이중 나선 구조들, 혹은 DNA나 RNA의 단일 가닥 안에서의 상호 보완성 영역에서 염기쌍으로 접힐 때 나타나는 구조들. 나선(helix), 벌지(bulge), 고리(loop), 접합점(junction) 등이 보고되어 있다. 

12. 화학적 결합(Chemical ligation)

단백질 혹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두 조각을 연결하는 것.

13. 포토케이징 작용기(Photocaging group)

빛에 의해서 떨어질 수 있는 작용기. 생체 분자 변형에 도입될 경우 시간적, 공간적인 조절이 가능하다 

14. 가교결합(crosslinking)

하나의 중합체 사슬을 다른 사슬에 연결하는 것. 이 연결은 공유 결합 혹은 이온 결합의 형태를 띈다. 

 15. DNA 결합 단백질(DNA-binding protein)

DNA 결합 도메인과 단일 또는 이중 가닥 DNA에 특이적 또는 비특이적 친화력을 가진 단백질. 이들과 DNA의 결합력이 약해 주로 둘 사이에 공유 결합을 형성하는 가교결합(crosslinking)을 이용해 검출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사슬의 특정 위치를 변형할 수 있는 기술. 로듐(I) 카빈을 이용해 위치 선택적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구아노신(G)의 변형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지고, 공기 중, 물 안에서 모두 쓸 수 있다. 다양한 이차 구조를 가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염기쌍을 형성하지 않은 구아노신’만 선택적으로 변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