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3. 22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원 반도체 나노주름 제어·관찰 동시 하는 나노현미경 개발

UNIST 박경덕 교수팀, 수 나노미터 정밀 이미징과 실시간 제어 결합 기술 개발
반도체‘나노주름’의 소자 응용 가능성 입증해 ... Advanced Materials 표지 선정

UNIST 물리학과의 박경덕 교수팀은 2차원 반도체 ‘나노주름’의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면서 이를 수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능동형 탐침 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로 2차원 반도체의 결함으로 여겨지던 나노주름이 발광소자 제작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는 점도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종이처럼 얇고 굽혀지는 디스플레이 같은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2차원 반도체 물질은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아 제조과정에서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주름이 불가피하게 생기는데, 이 주름은 반도체 물질의 기계적·전기적·광학적 균일성을 해치는 요소로 꼽힌다. 주름의 크기가 작아 기존 분광 기술로는 정확한 특성 분석이 불가능하고, 특성을 부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가 더디다.

[연구그림] 현미경의 작동형태와 시각화된 인장 변형률 및 엑시톤 분포도

연구진이 개발한 탐침증강 광 발광 나노현미경은 나노주름의 구조적, 광학적 특성 등을 15nm(나노미터, 10-9m) 수준으로 쪼개 정밀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이 나노현미경은 금 탐침으로 주름을 미세하게 눌러(원자 힘)가며 관찰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탐침은 나노주름에서 나오는 약한 발광 신호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주름 모양을 정밀하게 바꿀 수 있다. 주름의 구조적 모양이 바뀌면 이와 연관된 각종 물리적 특성이 변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빛 입자’로 불리는 엑시톤이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의 나노주름으로 모여드는 ‘엑시톤 깔때기’ 현상을 규명했다. 빛 입자가 주름으로 몰려 나노 주름의 발광 특성이 오히려 주름이 없는 상태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엑시톤: 절연체 또는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양공이 결합하여 만든 준입자다. 즉, 정전기력으로 인하여 결합한 전자-양공 쌍이며, 준입자이다.

*이셀레늄화텅스텐(WSe2): 박막형태로 분리 가능한 이차원계 층간 물질인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중 하나이다. 반도체 성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페르미 준위가 에너지 밴드갭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외부 도핑에 의해 p형 또는 n형 반도체 특성을 상대적으로 쉽게 유도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나노스케일에서 자유자재로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의 초소형 튜너블(tunable) 나노광원 플랫폼도 실험적으로 제시했다. 금 탐침의 압력에 의한 나노주름 구조 변형으로 전자띠구조, 발광 양자수율, 엑시톤 거동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바꾸는 원리다.

*전자띠구조: 고체 내의 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영역과 가질 수 없는 영역을 나타낸 구조.

*양자수율: 광화학 반응에서 실제로 화학 변화를 일으킨 분자 수와 흡수된 광양자 수의 비.

연구를 주도한 구연정 UNIST 물리학과 학부생은 “기존 통념에 기반한 단순 관찰에서 멈추지 않고 능동형 나노현미경만의 독특한 기능을 활용해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나노주름이 스위칭과 변조가 가능한 양자광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그림]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의 특징을 묘사하는 그림

박경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질의 구조적·광학적 특성을 3차원 공간에서 초고분해능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원자현미경 기술을 접목해 물질의 기계적 특성과 이와 연관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4차원 복합현미경을 개발한 것” 이라며 “이를 통해 나노현미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저차원 양자 물질의 물리적 특성 규명과 이들에 존재하는 엑시톤 같은 다양한 준입자 간 상호작용을 나노스케일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에 사용된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김기강 교수, 최수호 박사와 충북대 이현석 교수가 참여했다. UNIST 화학과의 이근식 교수와 김용철 연구원은 연구결과의 이론적 계산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3월 11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겉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정식출판 예정이다. 또한 능동형 나노현미경에 관한 원천기술은 특허 출원되었다.

논문명: Tip-induced nano-engineering of strain, bandgap, and exciton funneling in 2D semiconductor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 (052) 217 2121

  • [연구그림]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의 특징을 묘사하는 그림
  • [연구그림] 현미경의 작동형태와 시각화된 인장 변형률 및 엑시톤 분포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단일층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1)의 발광 및 흡수 특성, 전자띠구조2) 및 엑시톤3)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면 2차원 반도체의 뛰어난 물리적 특성과 결합하여 차세대 초소형·플랙서블 반도체 및 광전자소자로 응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구조, 전기, 광학적 특성을 조절하기 위해 변형률 제어(strain-engineering)를 통해 대면적으로 성장된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상용화하기 위한 응용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나노스케일에서의 능동제어 및 실시간 특성분석은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4) 기술을 개발하여 단일층 이셀레늄화텅스텐(WSe2)5)의 성장/전사(기판에서 성장된 막을 옮기는 과정)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나노 주름(wrinkle)6)의 특성을 분광·이미징했다.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은 빛을 회절한계7)를 넘어 나노수준의 미세주름 관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탐침유도 변형률 제어(tip-induced strain-engineering)를 통해 나노 주름의 독특한 발광 특성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주름 표면의 인장변형(tensile strain)으로 인해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특성 변화, 즉 엑시톤 깔대기(exciton funneling)8)효과로 인한 광발광 양자수율9) 증가, ~10 meV 까지의 광발광 에너지 변화, 전자띠구조 변화에 따른 탐침증강 광발광 스펙트럼의 대칭성 변화, 비등방성 변형률 변화10) 등을 <15 nm 초고분해능 분광 이미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더 나아가 원자 힘 탐침으로 ~20 nm 높이를 가지는 주름의 구조적 변형을 유도하여 나노스케일 변형률 제어 및 밴드갭(전자띠가 비어있는 부분)과 발광 특성을 능동적(가역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이에 더하여, 나노주름의 고휘도 발광 특성을 스위칭 및 변조하는 디바이스를 제안함으로써, 결함(defect)으로만 여겨지던 2차원 소재의 나노주름을 초소형 나노 광원 플랫폼으로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3. 기대효과

이번에 개발한 능동형 나노현미경은 물질의 구조적, 광학적 특성을 3차원 공간에서 초고분해능으로 분석하며, 원자현미경 기술을 접목하여 물질의 기계적 특성 및 이와 연관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4차원 복합현미경이다. 나노현미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번 연구는 2차원 반도체 소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차원 양자물질의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데 이용될 수 있으며, 이들에 존재하는 다양한 준입자 간 상호작용을 나노스케일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이란 전이금속과 칼코겐 원소로 이루어진 2차원 층상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을 지칭하며, 대표적으로 전이금속(M) 하나와 칼코겐원소(X) 둘이 결합한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MX2)가 있음.

※ 전이금속(M): 몰리브데넘(Mo), 텅스텐(W) 등. 칼코겐원소(X): 황(S), 셀레늄(Se) 등

2. 전자띠구조 (electronic band structure)

고체 내의 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영역과 가질 수 없는 영역을 나타낸 구조. 전자띠 구조 제어가 쉬울수록 다양한 광전소자(태양전지, 디스플레이 소자 등)에 응용에 유리하다.

3. 엑시톤 (exciton)

절연체 또는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양공이 결합하여 만든 준입자. 즉, 정전기력으로 인하여 결합한 전자-양공 쌍 임. 반도체 물질의 광발광 현상을 일으키는 준입자 임. 엑시톤 생성이 잘될수록 디스플레 소자로 우수한 성능을 가질 수 있다.

4.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 (tip-enhanced photoluminescence spectroscopy)

플라즈몬 현상에 의해 금으로 제작된 탐침 끝에서 빛의 나노광학 안테나 효과가 일어나며, 이를 이용해 시료의 광발광을 증강시키는 방식의 나노분광현미경을 말함.

※ 플라즈몬: 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를 말함. 금속의 나노 입자에서는 플라스몬이 표면에 국부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표면 플라스몬(surface plasmon)이라 부르기도 함.

 5. 이셀레늄화텅스텐 (WSe2)

박막형태로 분리 가능한 이차원계 층간 물질인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중 하나임. 반도체 성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페르미 준위가 에너지 밴드갭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외부 도핑에 의해 p형 또는 n형 반도체 특성을 상대적으로 쉽게 유도할 수 있음. 

6. 나노주름 (wrinkle)

2차원 소재를 전사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1차원 구조의 나노결함으로 주름 모양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2차원 소재의 물리적 특성을 저해하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음. 

7. 빛의 회절한계 (diffraction limit)

빛의 회절효과에 의해 광학계가 상을 맺을 수 있는 결상능력의 한계를 칭하는 것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사물의 물리적 크기가 빛 파장에 비해 작을 경우에는 회절한계에 의해 광학적 이미징이 어려움. 

8. 엑시톤깔대기 (exciton funneling) 현상

엑시톤이 깔대기처럼 특정 공간으로 모여드는 현상을 일컫음.

9. 발광 양자수율 (photoluminescence quantum yield)

발광은 물질이 빛에 의해 자극 받아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하며, 양자수율은 광화학 반응에서 실제로 화학 변화를 일으킨 분자 수와 흡수된 광양자 수의 비를 의미함.

10. 비등방성 변형률 (anisotropic strain)

나노주름과 같은 비대칭성 구조를 가지는 물질에 가해지는 변형률.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의 특징을 묘사하는 그림. 2차원 반도체에 존재하는 엑시톤(빛 입자)이 나노주름에 모이는 ‘엑시톤깔대기’ 현상을 묘사한 그림.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은 플라즈모닉 탐침이 물질의 광신호를 증폭시키는 원리로 시료의 구조적, 광학적 특성을 3차원 공간에서 초고분해능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원자현미경 기술을 접목해 물질의 기계적,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은 나노스케일의 물질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관찰하는 4차원 복합현미경이다.

 

그림2. 현미경의 작동형태와 시각화된 인장 변형률 및 엑시톤 분포도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은 플라즈모닉 탐침(노란색 탐침)이 2차원 반도체의 나노주름에 수 기가 파스칼의 높은 압력을 직접 가할 수 있으므로, 물질의 기계적,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나노스케일에서 제어하며 실시간으로 그 특성들을 측정할 수 있다(왼쪽 그림). 나노 분석 측면에서는 기존의 분광학 기법으로는 불가능했던 나노주름의 인장 변형률과 엑시톤의 분포도를 시각화 시킬 수 있다 (오른쪽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