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4. 01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으로 조절하는“양자현상”... 새로운 메타물질 변형 기술 나왔다!

UNIST 김대식 특훈교수팀, 메타물질 기능 결정하는 미세구조 변형 기술 개발
고민감도 생체분자 검출 센서·6G통신 등에 응용가능 .... Nano Letters 게재

메타물질의 기능은 이 물질 표면의 미세구조가 결정한다. 미세구조 재료가 고가인데다 만들기도 어려워 한 번 만든 미세구조를 여러 번 변형해 쓰는 게 상용화 관건이다. 국내 연구진이 손으로도 쉽게 변형 가능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물질: 빛의 특성을 특수하게 바꿀 수 있어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3D 홀로그램(빛의 위상과 파장 동시제어), 투명망토(빛의 굴절률조절) 등을 구현할 물질로도 꼽힌다.

 

[연구그림] 개발된 메타표면 미세구조 변형 기술 및 변화된 미세구조

UNIST(총장 이용훈) 물리학과의 김대식 특훈교수팀은 메타물질에 압력을 가해 표면 미세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미세구조에 얇은 틈을 만들어 압력으로 틈을 여닫는 방식이다. 손으로 가볍게 구부리기만 해도 변형이 가능하고 반복적인 변형에도 메타물질이 손상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다양한 전자기파의 특성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물질을 활용하면 전자기파(빛)의 주파수나 파장, 위상 등을 바꿀 수 있다. 복잡하고 무거운 부품 없이 전자기파를 이 물질에 쪼이는 것만으로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다. 메타물질 표면을 채운 미세구조가 전자기파와 특정 상호작용을 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세구조가 고정되면 작동하는 전자기파 종류(파장영역)의 종류나 조절 가능한 전자기파의 특성(주파수, 파장, 위상 등)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어왔다.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물질 또는 진공에 전해지는 전자기장 파동. 파동이 1초 동안 몇 번 진동(파장) 하느냐(주파수)에 따라 감마선부터 전파(radio wave)까지 구분된다. 흔히 빛이라고 하는 가시광선도 전자기파의 한 종류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메타물질 미세구조를 선형, 사각형 링 구조 등으로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미세구조에 낸 수십 나노미터(10-9m) 너비의 틈 덕분이다. 미세구조는 유연 플라스틱 기판 위에 제작됐으며 기판을 움직여 압력을 가하면 틈이 열리고 닫혀 미세구조 모양이 바뀐다. 미세구조 틈 넓이는 압력을 가하는 정도에 따라 피코미터(10-12m) 수준까지 조절할 수 있다. 터널링(tunneling)과 같은 양자 현상 조절도 가능하다.

[연구그림] 개발된 메타물질 변형 기술의 성능 (빛 세기 및 광역 주파수 변화)

해당 기술을 적용한 메타물질은 다양한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가시광선, 테라헤르츠파, 밀리미터파 등)의 주파수, 세기, 위상(파동의 모양), 편광 등 빛 고유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 실험 결과 가시광선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공진주파수가 2배 이상 바뀌었으며, 6G 통신주파수로 꼽히는 테라헤르츠 영역대에서 빛의 세기를 99.9% 이상 조절할 수 있었다. 빛의 위상과 편광 제어도 가능했다.

*공진주파수: 공진(증폭)현상이 일어나는 특정 주파수. 외부에서 가해지는 진동 주파수가 그 물체의 고유 진동 주파수와 일치하는 것을 공진이라함. 공진 현상을 이용해 센서로 사용 가능함.

 

공동 교신저자인 이덕형 연구조교수는 “개발된 메타물질의 공진주파수 특성을 쓰면 혈당변화측정, 바이러스 검사 등에 유리할 것” 이라고 내다놨다. 바이러스 표피의 단백질 같은 생체 분자는 고유의 진동수가 있는데 이 진동수를 메타물질의 공진주파수를 이용해 증폭하고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변 공진주파수의 경우 한 번에 검사 가능한 물질 종류가 다양해 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메타물질 변형 기술은 가시광선, 테라헤르츠영역 등 다양한 파장 영역대 전자기파의 특성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6G통신기술, 3D 홀로그램 기술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3월 12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NIST, 서울대, 인천대, 서울과학기술대의 공동 연구로 수행되었다.

논문명: Topology-Changing Broadband Metamaterials Enabled by Closable Nanotrench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물리학과: 김대식 교수 (052) 217 2037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성질을 가질 수 있는 메타물질1)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금속의 구조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진다. 그러나 그동안 구조는 한번 제작되면 변경이 어려웠다. 이에 한 가지 소자로 서로 다른 여러 개의 광학적 특성을 나타내게 하려면 소자 제작 후 구조변경이 가능해야만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으로도 그동안 큰 노력이 있었다. 예를 들어 메타물질에 전압이나 빛을 이용하여 물질의 굴절률을 조절하여 여러 개의 광학적 특성을 확보하였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열을 이용하여 구조를 수축 또는 팽창시켜 여러 광학적 특성을 나타나게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본 연구진은 PET 기판 위에 소자를 제작하여 소자 간의 연결을 기판의 구부림을 통해 제어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광학적 특성을 쉽게 얻어 낼 수 있었다.

2. 연구내용

PET(플라스틱) 기판 위에 소자를 제작하였다. 제작된 소자에는 나노미터 크기의 간격이 벌어져 있는데 이 좁은 틈으로 빛이 투과하면서 메타물질의 특성을 얻게 된다. PET 기판을 손으로 가볍게 구부리면 나노미터 틈을 그보다 천 배가량 작은 크기인 피코미터 스케일로 조절 할 수 있다. 나노미터 틈의 변화는 그 틈을 투과하는 빛의 특성도 달라지게 하고, 따라서 다양한 빛의 특성을 하나의 소자에 담아 낼 수 있다. 개발된 메타물질을 이용해 가시광선에서의 공진주파수가 2배까지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테라헤르츠와 밀리미터 파 영역에서 빛의 세기 조절이 99.9% 이상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3. 기대효과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공진 특성을 가진 분자는 마치 지문과 같은 고유 주파수가 있는데, 메타물질은 이러한 주파수를 효과적으로 관측할 수 있어 미량의 혈당변화, 조류독감, 코로나 19 바이러스 등을 효과적으로 검출하는 차세대 바이오 센서로 각광 받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다양한 분자의 고유주파수에 맞는 공진주파수를 가진 메타물질을 각각 제작하였고 따라서 서로 다른 물질을 단일 구조의 소자로 검출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방식을 적용하면, 메타물질의 공진주파수를 2배 이상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생화학 분자들을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검출 할 수 있게 된다.

 

[붙임] 용어설명

1. 메타물질(Metamaterial)

아직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은 특성을 가지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메타물질은 플라스틱과 금속 같은 일반적인 물질로부터 형성된 복합 요소의 집합체로 구성된다. 이 물질은 보통 반복적인 패턴으로 배열되어 있다. 메타물질의 특성은 기본 물질의 특성이 아니라 그들의 구조에 의해 생긴다. 메타물질의 정확한 모양, 기하학적 구조, 크기, 방향 그리고 배열이 메타물질의 특성을 결정한다.

2. 테라헤르츠 주파수(Terahertz frequency)

테라헤르츠 (THz)파는 미개척 주파수 영역에 위치하는 전파 자원으로서 의료, 환경, 보안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농식품 산업, 우주천문 등 다양한 과학기술에 적용이 가능한 분야로서 21세기에 들어서 기술의 응용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6G 주파수로도 새롭게 떠오르는 영역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왼쪽) 20 nm 금속 틈을 조절하여 빛의 투과를 제어. (오른쪽) 광대역에서 작동하는 전자기파 스위치.

 

 

그림 2. (왼쪽) 양자스케일의 거리를 안정되게 변화시키는 원리 (중간 및 오른쪽) 구부림에 따른 구조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