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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자석만으로 혈액에서 혈장을 깨끗하게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동력·무전원 혈장 분리 기술이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은 칩 속을 흐르는 혈액에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에서 먼 쪽으로 혈구가 밀려 나가 혈장과 혈구가 분리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이용해 혈구 세포 함량이 0%인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으며, 하나의 칩 위에서 혈장 분리와 혈액검사가 동시에 가능한 정확도 높은 현장 진단 칩 개발도 성공하였다. |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같은 혈구와 옅은 노란 액체인 혈장으로 구분된다. 혈액검사로 찾고자 하는 세균 유전자, 단백질과 같은 바이오마커(bio-marker)는 혈장에 포함돼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혈액에서 혈장만을 깨끗하게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연구진은 상자성 물질 입자가 첨가된 혈액의 혈구와 혈장 성분이 자석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는 원리(자화율 차이)를 이용해 무동력·무전원으로 혈장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원리로 혈구를 자석에서 먼 쪽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긴다. 상자성 물질 입자는 혈장을 분리한 후 자성 구조체를 써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개발된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은 적혈구가 터지는 용혈 현상이나 혈구 오염이 없는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세균 감염 혈액의 혈장을 분리한 실험에서는 일반 원심분리기술로 분리된 혈장보다 2배나 더 높은 세균 유전자를 검출해 냈다. |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응용해 혈장 분리 없이 바로 혈액을 검사 할 수 있는 초소형·저비용 고정밀 진단 칩도 개발했다. 개발된 진단 칩으로 전립선암 진단의 바이오마커인 PSA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었다. 총책임자로서 연구를 이끈 강 교수는 “그동안 신뢰성 있는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 개발을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모든 요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은 없었다”며 “자석을 이용한 신개념 혈장 분리 기술이 현장 진단형 혈액 분석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편, 기존 필터 기반 혈장 분리 기술은 분리 과정 중 백혈구나 적혈구가 터져 그 안의 핵산이나 단백질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또 혈구세포를 훼손하지 않는 미세유체칩 기술 또한 채취된 혈액 샘플에서 분리할 수 있는 혈장량이 많지 않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액 전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제1저자인 권세용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조교수는 “혈구 손상을 유발하는 필터 기반 기술이나 수율과 순도 문제를 갖는 기존 미세유체칩 기반 분리 기술의 한계를 자석 하나로 극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다혈소판 혈장(PRP)분리 또한 가능하다. 혈소판은 최근 암이나 당뇨병 진단의 새로운 바이오 마커로 꼽히고 있다. 공동 제1 저자인 오지웅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원은 “기존의 복잡한 다혈소판 혈장 분리 기술과 달리, 칩 속을 흐르는 혈액의 유속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혈장 내의 혈소판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민석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와 엄유진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진연구자 사업과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교육부)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스몰 (Small)에 5월 12일자로 공개됐으며,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논문명: Enhanced diamagnetic repulsion of blood cells enables versatile plasma separation for biomarker analysis in blo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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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 혈액 검사는 패혈증 같은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암, 신경퇴행질환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데 널리 이용된다.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 엑소좀1)과 같은 바이오마커(Bio-marker)를 PCR 진단법2), 면역분석법3)과 같은 분자생물학적 검사(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생체분자를 찾아내는 기법)를 통해 찾아내게 된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혈구는 부정확한 검사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혈장을 분리하기 위해 대개 원심분리기를 이용하는데 최근 현장진단 검사 (Point-of-care testing)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원심분리기 없이 혈장을 분리하는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세필터를 이용하여 혈구를 걸러내는 필터분리 기술은 혈장분리 수율이 좋지 않고, 혈구세포의 용혈을 일으키기 쉽다. 용혈현상이 발생하면, 혈구 세포에 포함되어 있던 헤모글로빈, 단백질, 및 핵산 등이 혈장 내에 퍼지게 되어 부정확한 혈액검사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또 미세유체(10-4cm 굵기 이하의 관을 흐르는 액체) 내 입자의 관성을 이용하거나 혈구 세포와 미세 구조물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혈장을 분리하는 미세유체제어 기술의 경우, 필터 분리보다 분리한 혈장의 순도와 수율이 좋지 않고 분리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대부분의 미세유체제어 기술은 전혈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워 혈액을 희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큰 단점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부정확한 혈액 검사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혈구세포의 용혈 없이 신속하고 높은 순도로 혈장을 분리해 낼 수 있는 혈장분리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2. 연구내용 유체가 자기장 영역을 통과할 때, 유체와 유체 내의 입자의 자화율4)의 차이에 의해 유체 내의 입자가 자속밀도5)가 높거나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혈장분리기술을 개발하였다. 유체내의 물질은 자석(자기장)에 노출되면 자화(磁化)6)가 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자속밀도가 높은 곳 (자석과 가까운 곳) 혹은 자속밀도가 낮은 곳 (자석과 먼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 상자성 입자가 혈액에 첨가됐을 때 액체인 혈장의 자화율이 크게 증가하여 혈장과 혈구의 자화율의 차이가 크게 증가한다. 이 자화율의 차이에 의해 자속밀도가 높은 곳에서 자속밀도 낮은 곳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상자성 나노입자를 혼합한 혈액을 강화된 자기장(자석)이 가해지는 미세유체 채널에 흘려주면 혈구들은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게 되어 혈구와 혈장이 분리된다. 본 기술을 이용하여 얻은 혈장에서 용혈현상이나 혈구오염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고, 단백질, 엑소좀과 같은 바이오마커 소실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 일반혈장 뿐만 아니라 혈소판이 다량 포함된 다혈소판 혈장 (Platelet rich plasma)도 추출 가능하다. 기존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다혈소판 혈장 을 얻기 위해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적혈구와 백혈구가 혈장 내에 남아있게 되는 문제점이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미세유체채널에서 유속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적혈구와 백혈구 오염 없이 다혈소판 혈장을 얻을 수 있음을 검증하였으며, 분리된 혈장 내 혈소판 농도 조절 또한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본 기술을 이용하면 하나의 칩에서 혈장분리와 동시에 효소면역측정법 (ELISA)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초소형·초저비용 현장진단검사용 바이오칩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본 기술을 적용한 세균 감염 혈액에서 기존 원심분리로 분리된 혈장보다 두 배가 넘는 박테리아 핵산 (유전자)을 검출해 낼 수 있어 감염질병의 현장진단 검사기기에 핵심원리로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기대효과 본 기술은 혈장분리를 위한 비용, 방법, 및 구성이 단순하여 현장진단에 최적화된 기술로써 현장진단용 바이오칩이나 소자 등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원천기술로써 관련 기술개발에 두루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용어설명 |
1. 엑소좀(exosome) 세포간 교신을 위해 세포가 외부로 방출하는 행낭 같은 물질. 나노미터(nanometer, 10-7 cm) 크기의 물질이다. 내부에 다양한 단백질, 핵산 등이 들어있다. 혈액내 암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을 검출하는 방식의 진단 검사가 가능하다. 2.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 DNA나 RNA(역전사PCR)같은 유전물질(핵산)을 검출해 내는 검사법.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는데도 쓰인다. 3. 면역분석법 항원 항체 반응으로 항원 또는 항체(단백질)의 존재와 양을 확인하는 기술. 코로나 신속진단 키트나 임신테스트기 등은 면역분석법을 진단기술에 응용한 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혈장분리+진단칩에 진단기술로 사용한 ELISA도 면역분석법의 한 종류다. 4. 자화율(Magnetic susceptibility) 자화율은 물질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화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척도이다. 5. 자속밀도 자석 주변에 자기력선이 얼마나 조밀하게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 자속 밀도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대표적 현상은 자석 주변에 뿌려진 철가루가 선 형태로 정렬되는 현상이다. 6. 자화(Magnetization) 물체가 ‘자석화’ 되려는 성질. 물질내의 자기쌍극자가 외부 자기장에 반응해 정렬하는 정도에 따라 물질의 자화정도가 구분된다. 흔히 보이는 자석은 외부 자기장 없이도 자기쌍극자가 자발적으로 정렬된 강자성을 갖는다. 반면 외부 자기장이 가해지면 자기쌍극자가 자기장과 같은 방향으로 일시적으로 정렬하는 물질을 상자성 물질이라한다. MRI 조영제가 대표적인 상자성 물질이다. 한편 자기장 반대 방향으로 자기쌍극자가 정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반자성 물질이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1. 자화율의 차이를 이용한 혈장 분리 방법과 미세유체칩(미세한 액체관이 회로형태로 배열된 칩)의 모습. (A)혈액에 상자성 입자를 혼합하여 미세유체칩에 흘려줄 경우, 자화율의 차이에 의해 혈구들이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게 된다. (B) 미세유체칩 내에서 혈구와 혈장이 각 유출구로 분리되는 사진. |
그림2. 분자 진단 검사를 위한 미세유체칩의 모습과 형광면역측정법 결과. (A) 미세유체칩 바닥에 항체가 부착이 된 입자가 고정된 형태의 검사기기. 상자성 입자에 의해 혈구는 자석 반대 방향으로 밀려 위쪽으로 올라가고, 혈장 성분만 항체가 부착이 된 자성입자와 반응하게 된다. 단백질 검출은 형광 현미경을 이용하여 형광 세기의 측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B) 혈액, 상자성 입자가 섞인 혈액, 혈장을 미세 유체 채널에 흘려줬을 때의 형광면역측정법 결과. (C) 혈액을 미세유체채널에 흘려 형광면역측정법을 진행 하였을 때 혈구에 의해 효소면역측정법 결과가 부정확하게 나오지만, 상자성 입자가 섞인 혈액을 미세유체 채널에 흘렸을 때 혈장 성분만 항체가 부착된 입자와 반응하여 혈장을 흘려 주었을 때와 동일한 결과가 나옴을 확인할 수 있어 본 기술을 이용할 경우 별도의 혈장분리 과정이 필요 없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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