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5. 27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멍 하나까지 조절하는 다공성 소재 합성 기술 개발!

UNIST 연구팀, 다공성 소재 구멍 하나에 화학작용기 한 종류 쓰는 신기술 개발
촉매·기체 저장물질로 주목받는 금속유기물 다공 소재 개발 도움 ... Matter 게재

다공성 고체 합성을 구멍 하나 수준에서 조절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최원영·권태혁 교수 연구팀은 다변량 금속-유기물 다공성 고체를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금속-유기물 다공성 고체는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만든 기공 구조에 다양한 화학작용기를 끼워 넣어 기공 특성을 바꿀 수 있다. 개발된 합성법으로 만든 다공성 고체는 여러 종류의 화학작용기가 첨가된 다변량 다공성 고체임에도 불구하고, 기공 하나에는 한 종류의 작용기만 포함된 차별점이 있다. 이 때문에 화학작용기 종류와 기공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에 적합하다. 기공을 활용한 기체 분리·저장 소재, 촉매 소재 등을 맞춤형으로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그림] 화학작용기의 종류와 위치를 조절하는 다공성 고체의 모식도

개발된 합성기술은 금속-유기 다면체(MOPs)를 기반으로 한다. MOPs는 사면이 뻥 뚫린 다면체 케이지(cage) 여러 개가 느슨한 결합으로 연결된 물질이다. 이 케이지는 모서리 역할의 금속 이온과 변 역할의 유기물이 결합된 구조다. 화학 작용기는 유기물에 결합한다.

연구팀은 먼저 특정 작용기만 포함된 MOPs를 여러 종류로 합성한 뒤, 합성된 다면체 케이지들을 용매에 녹여 재결정화(고체화)하는 2단계의 합성법을 사용했다. 2단계 합성법을 써 물질 전체에는 여러 종류의 작용기가 고루 포함돼 있지만, 각 기공은 단일 작용기로 이루어져 있는 다변량 고체를 합성할 수 있었다. 반면 기존 합성법은 기공 구조 하나에 여러 작용기가 섞이게 된다.

공동 제1 저자인 남동식(Dongsik Nam) 석․박사 통합과정 연구원은 “금속- 유기 다면체의 경우 다면체 케이지 단위로 용매에 녹이고 재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합성법의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제1 저자인 김지연(Jiyeon Kim) 석․박사 통합과정 연구원은 “일반적인 금속-유기 다면체는 작용기 종류가 바뀌면 다면체 케이지가 연결돼 이루는 뼈대 모양이 바뀌는 특성이 있는데, 이번에 합성된 물질은 그 구조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것이 매우 특이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그림] 합성 전략별 질량분석으로 검출되는 다면체 케이지 종류 분석

합성된 물질은 화학 작용기가 바뀌어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작용기 종류에 따른 물성(物性)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합성법과 기존의 합성법으로 다변량 다공성 고체를 합성해 이 같은 사실을 검증했다. 기존 합성법의 경우 작용기가 다면체 케이지의 변에 무작위로 위치하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의 다면체 케이지가 만들어진 반면, 새로운 합성법을 쓴 경우 첨가된 작용기의 종류 개수와 일치하는 케이지 종류만 검출됐다.

분석에는 질량분석법을 썼다. 다면체를 구성하는 작용기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것을 감지하는 원리다.

[연구그림] 작용기 위치에 따른 광물리적 특성 차이

또 연구진은 두 합성법을 사용하여 만든 MOPs 간의 발광 특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고체를 구성하는 작용기의 비율은 같지만, 서로 다른 형광 발색 특성을 보임을 확인했다. 이는 작용기 배열 방식의 차이가 광물리적 특성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최원영 교수는 “각 기공의 작용기 구성을 달리해, 작용기 구성에 따른 기공 특성을 알아낼 수 있는 기술로써 가치가 있다”며 “다양한 화학적 작용기를 기공 구조에 끼워 넣어 응용 목표에 최적화된 기공 특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원영 교수 연구팀 남동식, 김지연, 남주한, 정혜인 연구원과 권태혁 교수 연구팀 황은혜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인 매터(Matter)지에 5월 26일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SRC),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글로벌박사양성사업(GPF)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Multivariate Porous Platform Based on Metal-Organic Polyhedra with Controllable Functionality Assembl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화학과: 최원영 교수 (052) 217 2546

  • [연구그림] 화학작용기의 종류와 위치를 조절하는 다공성 고체의 모식도
  • [연구그림] 합성 전략별 질량분석으로 검출되는 다면체 케이지 종류 분석
  • [연구그림] 다면체를 활용한 작용기의 위치 조절 전략과 고체를 구성하는 다면체 케이지 종류
  • [연구그림] 작용기 위치에 따른 광물리적 특성 차이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다변량 다공성 고체는 규칙적인 뼈대 구조에 다양한 작용기가 혼합된 다공성 고체이다. 이 다변량 고체는 단일 작용기를 가진 물질과는 또 다른 물성을 보일 수 있기에 매력적인 물질이며 최근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부상했다.

다변량 고체는 금속-유기 골격체에서 실현된다. 금속-유기 골격체는 금속 노드1)와 유기리간드2)의 규칙적인 배열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뼈대 구조의 변화 없이 다양한 화학적 작용기를 도입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금속-유기 골격체는 다변량 고체를 연구하는 물질 플랫폼이 되었다. 하지만, 다양하게 혼합된 작용기들이 분자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립되는지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분자 수준의 분석이 매우 어려운 데다가, 다변량 고체에서 분자 수준의 작용기 조립 방식을 조절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목표로 여겨져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비연속적인 뼈대, 즉 분자 케이지3) 기반의 골격을 도입하였다. 금속-유기 다면체는 금속-유기 골격체(MOF)처럼 금속 노드와 유기리간드로 이루어져 있지만, 개별의 케이지들이 조립되어 고체를 형성하고 있다. 합성된 금속-유기 다면체는 결정성 고체인 동시에, 케이지 단위로 특정 용매에 녹을 수도 있다는 특징을 활용하여, 연구진은 금속-유기 다면체를 분자 수준의 기공 분석 및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다변량 고체 플랫폼으로 제시하였다.

 

2. 연구내용

연구진은 금속-유기 다면체를 이용한 다변량 고체를 증명하기 위해 먼저 단일 작용기를 가진 지르코늄 기반의 금속-유기 다면체 시리즈를 합성하였다. 해당 금속-유기 다면체는 지르코늄 노드(금속)와 테레프탈산 기반의 링커(유기물)로 이루어진 사면체 케이지이다. 링커에 화학적 작용기(–H, -CH3, -NH2, -OH, -(CH3)2, -Br)들을 결합해 각 작용기로 이루어진 케이지들을 합성하였다. 작용기의 종류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지르코늄 금속-유기 다면체들은 동일한 뼈대 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X선 회절 패턴4)으로 알 수 있었다. 이는 서로 다른 작용기가 도입될 때, 뼈대 구조가 달라지는 전형적인 금속-유기 다면체와는 차별되는 점이다.

지르코늄 금속-유기 다면체를 이용하여 작용기 조립 방식을 조절하기 위해 두 가지 다변량 전략인 링커혼합 (mixed-linker)과 케이지혼합 (mixed-cage)을 사용하였다. 링커혼합은 다변량 금속-유기 골격체를 만들기 위해 자주 쓰이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물질 합성시 다양한 작용기의 유기물 리간드를 혼합하는 방식이다. 케이지혼합은 한 종류의 작용기를 가진 케이지들을 합성한 후 혼합하는 방식이다. 이의 경우 다양한 작용기들의 케이지 단위로 섞이게 되지만, 각 케이지들은 한 종류의 작용기만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케이지혼합 전략은 다변량 고체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링커혼합과 케이지혼합 전략으로, 앞서 언급한 여섯 종류의 작용기를 2 종 ~ 6 종까지 혼합한 다변량 금속-유기 다면체를 합성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각 혼합전략을 통해 합성된 고체는 동일한 혼합 비율의 작용기를 가지나, 각 물질을 이루는 케이지의 종류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2 종류의 작용기를 사용하였을 때, 링커혼합의 경우 12 종류의 케이지들이 질량 분석5)에서 확인되었다. 케이지혼합으로 합성된 물질의 경우, 사용된 작용기 종류만큼 딱 2 종류의 케이지들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링커혼합과 케이지혼합의 차이는 혼합되는 작용기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더욱 분명하였다. 이 결과는 금속-유기 다면체를 이용하면 케이지혼합과 같이 작용기 조립 방식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다변량 고체를 합성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금속-유기 다면체 기반으로 합성된 케이지혼합 다변량 고체가 전형적인 링커혼합 방식의 고체와 어떠한 물성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였다. -NH2 와 –Br 의 두 작용기를 사용한 링커혼합 및 케이지혼합 고체는 서로 다른 용매화 발색(solvatochromism)6) 효과를 보였다. 링커혼합 물질은 극성 용매인 아세톤과 무극성인 헥세인에 분산되었을 때 형광색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반면 케이지혼합 물질은 형광색이 용매 종류에 따라 거의 변하지 않았다.

또한 연구진은 케이지혼합 및 링커혼합 물질이 용매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필름 형태일 때도 케이지혼합 물질이 링커혼합 물질보다 높은 강도의 형광을 방출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금속-유기 다면체를 이용한 다변량 물질이 새로운 작용기 조절 방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광물리학적 특성 차이를 보여주었기에 큰 의미가 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금속-유기 다면체를 활용하여, 기존 다변량 고체의 한계점인, 조절 가능한 작용기 조립이라는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다변량 물질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 다변량 고체의 물성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물성을 발견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기존 다변량 금속-유기 골격체가 에너지, 환경, 생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금속-유기 다면체 기반의 다변량 물질도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물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제안한 새로운 다변량 물질은 다공성 분자를 이용한 분자 분리, 담수화, 인공 수분 통로(water channel) 같은 실질적 응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금속 노드 (metal node)

금속-유기 골격체에서 유기 분자들과 결합하는 금속 이온을 말한다.

2.유기리간드 (organic ligand)

금속-유기 골격체에서 하나의 금속 노드를 다른 금속노드와 이어주는 유기 분자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금속 이온에 결합한 이온 또는 분자들을 지칭한다.

3.분자 케이지 (molecular cage)

내부 공동을 가진 케이지 형태의 분자를 말한다. 분자 케이지는 금속-유기 다면체의 구성 단위에 해당한다.

4.X선 회절 패턴 (X-ray diffraction pattern)

X선이 결정성 물질에 조사되었을 때 회절로 인해 생기는 패턴을 말한다. 결정의 구조에 따라 패턴이 달라진다.

5.질량 분석 (mass spectrometry)

분자의 질량을 질량 대 전하의 비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6.용매화 발색 (Solvatochromism)

용매의 종류에 따라 용질의 분광학적 특성이 변해 방출하는 색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작용기의 종류와 위치를 조절하는 다공성 고체의 모식도.

여러 종류 작용기가 무작위하게 배열되는 기존의 다공성 고체(왼쪽)와 비교해, 동일한 작용기들끼리 케이지 내에 묶여있는 새로운 다공성 고체(오른쪽)를 합성했다. 고체 내 작용기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이 합성 전략은 작용기를 2종류부터 그 이상까지 혼합할 수 있으며, 이때 동일한 구조의 다공성 고체가 형성된다.

 

그림 2. 작용기의 위치 조절 전략과 고체를 이루고 있는 케이지의 종류.

다양한 작용기가 포함된 고체를 합성하기 위한 기존 전략으로 링커혼합(mixed-linker)방식이 쓰였다. 이 합성법은 작용기가 고체 구조 내에 무작위로 배열되어 여러 종류의 케이지를 만들어낸다.(A 상단) 반면, 단일 작용기로 이루어진 케이지를 먼저 합성한 후, 그 케이지들을 혼합하는 두 단계 합성전략인 케이지혼합(mixed-cage)을 쓰면, 케이지를 이루는 작용기의 종류를 조절할 수 있다(A 하단). 두 가지 합성 방법을 이용하여 고체를 이루고 있는 작용기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었고, 질량분석법을 이용하여 케이지 종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B)

 

그림 3. 혼합하는 작용기의 종류를 늘리며 고체를 합성하였을 때, 작용기 혼합 방법에 따른 케이지 분포의 차이.

혼합하는 유기물 리간드를 2종류부터 6종류까지 늘려가며, 링커혼합(mixed-linker)방법(A)과 케이지혼합(mixed-cage)방법(B)을 이용해 고체를 형성하였다. 링커혼합(mixed-linker)방법은 다양한 종류의 다면체 케이지가 형성되는 반면, 케이지혼합(mixed-cage)방법을 이용하면 각 작용기로만 이루어진 케이지가 형성됨을 질량분석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파우더 X선 회절분석을 통해 모든 고체가 동일한 구조로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4. 작용기 위치에 따른 광물리적 특성 차이.

링커혼합(mixed-linker, ML)과 케이지혼합(mixed-cage, MC)방법을 이용하여 작용기가 혼합된 다변량 고체를 만들었다(A). 다양한 유기 용매에 각 고체들을 확산시켜 방출하는 형광색을 확인해보면, 링커혼합(mixed-linker)고체의 경우, 유기 용매에 따라 발광 색 차이가 큰 반면, 케이지혼합(mixed-cage)고체의 경우, 유기 용매에 따른 색 차이가 크게 발견되지 않았다. (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