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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와 KAIST 연구진이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종류에 따라 항암전구체 물질의 합성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항암전구체 약리작용 연구를 통한 신약 개발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KAIST(총장 이광형) 화학과 백무현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합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는 나이트릴과 금속-활성산소 종이 반응해 생기는 물질이다.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발현되는 특정 효소를 억제할 수 있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전구체 후보 물질로 꼽힌다. |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유무와 그 종류에 따라 나이트릴과 코발트-퍼옥소 종(금속-활성산소 종)이 반응해 합성되는 생성물이 달라졌다.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없을 때는 두 물질이 반응해 항암전구체인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가 만들어졌지만, 약한 산(acid) 역할을 하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있을 때는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합성됐다. 반면 강한 산 있는 경우에는 나이트릴과 금속-활성산소 종이 서로 반응하지 않았다.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약산으로 작용할 때 합성되는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는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생성 화학반응의 중간 단계 생성물로 밝혀졌다. 조 교수 연구팀은 ‘17년에 나이트릴과 금속-활성산소 종을 반응시켜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 합성에 최초로 성공한바 있다. 이번 연구로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라는 반응 중간 단계 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추가적으로 규명했다. |
중간단계 물질의 생성은 저온 실험 등으로 확인했다. 또 계산화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약산으로 작용하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코발트-퍼옥소 종을 안정화 시켜 중간 단계 물질인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의 생성 반응을 돕는 구체적 경로도 제시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은 백 교수팀이 주도했다. 또, 이번에 연구된 화학 반응은 나이트릴(nitrile)이 포함된 화합물을 전환하는 생화학 촉매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나이트릴은 의약품, 농약, 고무대체품 제조 등에 널리 쓰이는데 질소와 탄소가 단단히 결합돼 있어(삼중결합) 활성화 반응을 일으키기 쉽지 않았다. 조재흥 교수는 “생체 내 효소반응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또 다른 기능을 알아냈다는 것과 이를 통해 나이트릴 활성을 조절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생명화학과 신약 개발 연구 등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Redox-inactive Metal)은 반응성이 낮아 자기 자신은 산화되거나 환원되진 않지만, 금속효소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금속이온이다. 광합성 효소에 포함된 칼슘 이온이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는 조재흥 교수 연구팀 김경민 학생(DGIST 파견연구원)이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7월 27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과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Controlled Regulation of the Nitrile Activation of a Peroxocobalt(III) Complex with Redox-Inactive Lewis Acidic Meta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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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은 생체 내 여러 가지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루이스 산으로 작용해서 촉매 활성의 핵심인 효소의 음전하를 안정화 시키거나, 금속효소의 특성을 조절하여 금속 중심으로 전자 전달을 지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광합성효소의 산소형성과정에서 사용되는 칼슘이온으로, 광계 II의 산소 발생 복합체(Oxygen evolving complex)에 있는 망간-칼슘-산소 클러스터의 칼슘이온은 물의 산화 및 산소-산소 결합 형성을 촉진하는 필수 보조인자로 작용한다. 칼슘이온이 물의 산화 및 산소-산소 결합 형성을 어떤 방식으로 촉진하는지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자연계에서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역할을 자세히 규명하기 위해 많은 생체모방화학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생체 반응의 중간체로 알려진 ‘금속-활성 산소 종(수퍼옥소, 퍼옥소, 하이드로퍼옥소, 옥소)’의 반응성에 주목할 만한 효과를 주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금속-퍼옥소 종에 대한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효과를 연구한 사례는 드물고, 특히 나이트릴 활성화 반응에 대한 관련 연구는 전례가 없었다. 본 연구팀은 나이트릴 활성화에 대한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효과를 규명해보고자 지난 2017년 보고된 나이트릴과 반응하는 생체모방물질인 코발트-퍼옥소 종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내용 거대고리분자 배위자를 사용하여 생체모방물질(코발트-퍼옥소 종)을 합성하였고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존재 여부에 따른 나이트릴 활성화 반응생성물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분광학 및 결정학 기법을 사용하였다. 또한 루이스 산도에 따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아연, 이트륨, 스칸듐 등의 다양한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으로 반응성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존재 여부와, 그들의 루이스 산성도에 따라서 반응물과 반응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했다.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없는 환경에서는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화합물이 생성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루이스 산성도를 가지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존재 하에서는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 화합물이 생성되었다. 반면 강한 루이스 산성도를 가지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존재 하에서는 코발트-퍼옥소 종이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으로 바뀌고 나이트릴과 반응하지 않았다. 산화환원 활성 금속의 역할과 반응에 대한 기작을 규명하기 위해 반응 속도론 연구를 진행하였다. 더하여 KAIST 화학과 백무현 교수 연구팀과 협업,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계산화학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 화합물이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화합물 생성 반응의 중간 단계 생성물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약산(acid)으로 작용하는 산화환원 비활성화 금속은 중간체를 안정화 시켜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분리·검출 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강산(수소 이온 농도 높음)으로 작용하는 산환환원 비활성화 금속은 코발트-퍼옥소종에 직접 양성자화(수소이온이 붙는 반응)를 일으켜 코발트-퍼옥소종을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종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나이트릴과 반응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약산으로 작용하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에 염기를 추가하는 실험을 해,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가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로 바뀜을 확인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생체모사화합물의 나이트릴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첫 연구다.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의 생체 내 역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고, 합성고무나 윤활유 첨가제, 합성수지의 원료로서 널리 사용되는 나이트릴의 활성화를 조절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가치도 있다. 나이트릴 작용기의 선택적인 활성화 반응은 향후 생무기화학 연구분야나 합성 화학 분야의 유용한 금속 촉매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얻어진 최종 산물은 항암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어서 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
[붙임] 용어설명 |
1.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 이온 (Redox-inactive metal ion) 화학적으로 안정해서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산화되거나 환원되기 힘든 금속 이온을 말한다. 루이스 산으로 작용하여 생체 내에서 금속 효소의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칼슘 (Ca2+), 아연 (Zn2+), 이트륨(Y3+), 스칸듐(Sc3+) 등이 있다. 2. 나이트릴 (Nitrile) 탄소(C)와 질소(N)의 삼중결합으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을 뜻한다. 산업 문헌에서는 시안화물(cyanide)이라고도 불린다. 연료 및 오일에 내성이 있는 고무나 윤활유 첨가제, 합성수지의 원료로서 널리 사용된다. 단단한 삼중 결합을 가지고 있어 나이트릴을 반응시키기 위해서는 강한 산이나 염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3. 퍼옥소 (-Peroxo)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뛰어난 산소 원자를 포함하는 분자를 활성 산소라고 하는데, 퍼옥소는 활성 산소 중 산소분자에 전자 2개가 추가된 과산화기(O22-)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총칭하는 말로 과산화물이라고도 부른다. 생무기화학(생체내 무기물에 관한 연구) 연구 분야에서는 생체 내 산화반응의 핵심 중간체 중 하나로 잘 알려져있다. 4. 하이드록시메이트 & 퍼옥시이미데이트 그룹 하이드록시메이트 그룹은 하이드록삼산(RCO-NR-OH)에서 탈양성자화(수소가 떨어지는 반응)가 이루어진 후 만들어지는 음이온을 말하며 일반식으로 RC(=NO)O 으로 표현된다. 퍼옥시이미데이트 그룹은 퍼옥시이미드산(RC(=NH)O2H)에서 탈양성자화가 이루어진 후 만들어지는 음이온을 말하며 일반식으로 RC(=NH)O2 으로 표현된다. 두 그룹 모두 음이온의 형태여서 코발트와 같은 양이온 전이금속에 결합할 수 있는 킬레이트 특성을 갖게 된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온을 이용한 코발트-퍼옥소 화합물과 나이트릴 간의 반응 조절 도식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온의 존재여부에 따라 코발트-퍼옥소 종과 나이트릴의 반응으로 전혀 다른 구조인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 화합물이 각각 생성되었다. 더 나아가 염기조건하에서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탈양성자화된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생성 반응의 중간체이며, 약산 역할을 하는 산화환원 비활성 금속이 이를 안정화시켜 중간 단계 물질인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분리·검출된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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