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09. 01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톱보다 작은 발전기 나온다! 초소형 열전 모듈 생산 기술 개발

UNIST 손재성 교수팀, 3D 직접 잉크 쓰기로 고출력 마이크로 열전 모듈 제작
폐열로 초소형 전자기기 자체 전원 공급 · 열전냉각도 활용 … Nature Electronics 표지

전자 기기가 구동되면 열이 난다. 이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 발전기를 손톱보다 더 작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열전 발전을 초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하면, 독립적 구동이 가능해 사물인터넷이나 무선 센서, 착용하는 전자기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부의 손재성·채한기 교수팀은 열전 발전기내의 열전 모듈을 수백 마이크로미터(10-6m,μm) 크기로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3D 직접 잉크 쓰기를 할 수 있는 열전 소재 잉크를 개발한 덕분이다. 개발한 잉크를 튜브(노즐)를 통해 짜내기만 하면 초소형 필라멘트 형태 열전 모듈이 완성된다.

[연구그림][대표이미지] 직경이 약 1.9mm인 1센트 동전 위에 올려진 초소형 열전 모듈

열전 발전 모듈은 평편한 필름 형태 보다는 폭은 좁고 길이는 긴 필라멘트 형태가 더 좋다. 발전기 최대 출력이 모듈 내부의 온도차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는 3D 구조인 필라멘트 형태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작게 제작할 기술이 없었다.

연구팀은 3D 직접 잉크 쓰기(3D direct ink writing) 기술에 주목했다. 3D 직접 잉크 쓰기 기술은 손 글씨를 써내듯 정교한 동시에 미세한 입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그림] 열전 소재 입자 크기 및 분포도, 표면 산화막 형성 여부에 따른 3D 잉크의 특성

3D 직접 잉크 쓰기에 적합한 열전 소재 잉크 개발이 관건이었는데, 열전 소재 입자 크기와 그 분포를 조절해 고점도의 잉크를 만들 수 있었다. 또 입자 표면 전하 조절로 바인더를 첨가한 이후에도 점도 감소가 없었다. 강도 강화를 위해 넣는 바인더는 점도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다. 점도가 높아야 출력할 때 모양이 잘 유지된다.

개발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로 만든 발전기의 전력 밀도는 단위 면적(1cm2)당 479 μW(마이크로 와트)에 달하며, 온도 차는 최대 82.9 °C(도씨)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 중 가장 큰 온도 차이다.

이 열전 모듈은 밀폐된 초소형 전자기기의 발열 문제 해결에도 쓸 수 있다. 열전소재는 열로 전기를 만드는 발전 기능뿐만 아니라 전기로 열을 흡수하는 열전냉각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열전 모듈: 열전효과를 갖는 특수소재인 열전 소재를 부품형태로 찍어낸 것. 열전효과는 온도차로 전기적 위치에너지 차이가 발행하는 효과뿐만(제벡효과) 아니라 전류가 흐르면 열 흡수(냉각)이 일어나는 효과(펠리티에 효과)를 통칭한다. 제벡효과를 응용하면 열전 발전을, 펠리티에 효과를 응용하면 열전 냉각이 가능하다.

 

또 기존 필름 형태 초미세 열전 모듈의 경우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공정으로만 만들 수 있어 비용도 비쌌는데, 3D 직접 잉크 쓰기 기술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손재성 교수는 “개발한 기술을 쓰면 기존 2D 형태의 초소형 열전 모듈에서 탈피해, 3D 형태의 초소형 열전모듈을 값싸게 만들 수 있다”며 “효과적인 열에너지 수집과 냉각이 가능해 전자기기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그림][대표이미지] 네이쳐 일렉트로닉스 저널 표지

한편, 개발된 열전잉크는 필라멘트 형태뿐만 아니라 아치형, 3D 격자 구조 같이 복잡한 형태도 만들 수 있다. 또 열전 필라멘트의 크기는 3D 프린터 노즐 크기와 도포 압력에 따라 180 마이크로미터에서 810 마이크로미터 까지 조절 가능하며, 최대 9.4의 종횡비(가로세로 비율)를 갖도록 제작할 수 있다.

채한기 교수는 “기존 제작공정으로는 이 정도로 큰 종횡비를 갖는 열전 모듈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소재 물성 저하 없이 첨단 소재를 원하는 초미세 구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의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UNIST 원자력공학과 안상준 교수, 신소재공학과 차채녕 교수, 한국재료연구소김경태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쳐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전자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Direct ink writing of three-dimensional thermoelectric microarchitectur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신소재공학과: 손재성 교수 (052) 217 2348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열전 기술은 ‘열전효과(thermoelctric effect)’를 기반으로 한다. 열전소재 양 끝단에 온도 차가 발생하면 전하 캐리어의 확산으로 밀도 차이가 생겨난다. 이러한 밀도 차이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힘 (기전력)이 발생하고 이를 이용하여 열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를 ‘열전발전기’라고 한다. 이 열전 효과는 반대로 전기를 이용해 열을 흡수하는 열전냉각에도 쓰인다.

열전발전기와 열전냉각기는 일반적인 발전기나 냉각기와 달리 구동부나 복잡한 구조가 없기 때문에, 열전 모듈의 성능이 전체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열전발전이나 열전냉각에 쓰이는 열전소재를 부품형태로 찍어낸 것을 열전 모듈이라 한다.

간단한 장치 구조와 높은 신뢰성, 내구성을 지닌 마이크로 열전 모듈은 사물 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무선 센서 네트워크에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유망한 솔루션이다. 해당 시스템들은 밀폐된 환경에 내장되거나 패키징 되기 때문에 자체 에너지 공급과 냉각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마이크로 열전 모듈은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공정으로만 제작 가능했으며, 대부분 필름 형태로 낮은 성능의 한계가 있다. 모듈 내에 온도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온도차에 비례하여 높은 출력을 내는 열전 모듈에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또한 MEMS 공정은 복잡하고 공정비용이 매우 높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상온 대역에서 우수한 열전 성능을 갖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2Te3)’ 열전 소재로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마이크로 열전 모듈을 제작하고자 했다. 

2. 연구내용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잉크를 3D 직접 쓰기 (direct writing) 하려면 열전 잉크가 고 점탄성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열전 잉크 디자인을 설계하였다. 우선, 열전 소재 입자의 크기와 분포도 제어를 통해 유변 물성(유동적 물질의 성질)을 향상 시키고자 했다. 입자의 크기와 분포도에 따른 잉크의 유변 물성을 분석한 결과 입자의 크기가 작고 분포도가 좁을수록 동적 점도와 한계응력 값 모두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입자 크기의 표준편차인 Dmedian 17.276 μm 잉크 대비 Dmedian 4.378 μm 잉크에서 약 10배의 점도 증가율을 보임. ).

또한, 입자의 표면제어를 통해 바인더 첨가 이후에도 점도 감소 없이 고점탄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무기 바인더(Sb2Te3 chalcogenidometallate)는 스크리닝 효과(screening effect) 때문에 3D 직접 쓰기 잉크에 치명적인 점도 감소를 유발한다. 한편, 무기 바인더는 소결(열을 가해 프린팅된 모듈을 굳히는 것)등의 열처리 공정에서 입자 소결을 촉진하고 고밀도화를 유도하기 위해 넣는다.

점도 저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어된 산화공정을 통해 입자의 표면에 얇은 산화막을 형성해 표면 전하를 변화시켜 열전입자와 무기바인더 사이의 스크리닝 효과를 막고 잉크 내 입자의 분산효과를 극대화하였다.

해당 잉크는 점도의 감소 없이 고점탄 특성을 유지하며 높은 틱소트로픽(thixotropic, 잉크, 페이트 따위의 점도가 외부 힘에 의해 변화하는 현상)성질을 보였다. 틱소트로픽 성질은 잉크를 짜내 제작된 열전 모듈의 모양이 구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꼭 필요한 성질이다. 3ITTs(three interval thixotropy tests) 분석을 통해 구조안정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개발한 고점탄성의 열전잉크를 이용해 기존 잉크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아치 및 격자 구조 등 다양하고 복잡한 마이크로 형상의 구조물을 시연했다.

또 마이크로 열전 모듈을 제작하기 위해 실리콘 기판 위에 앞서 개발한 p형 및 n형 열전 잉크를 연쇄적으로 직접 잉크 쓰기 3D 프린팅 했다. 해당 열전 필라멘트의 크기는 3D 프린터의 노즐의 크기와 도포 압력 조절을 통해 180μm에서 810μum 까지 미세조절이 가능하며 최대 9.4의 높은 종횡비의 열전 필라멘트를 제작할 수 있다. 이러한 높은 종횡비의 마이크로 모듈은 기존의 MEMS와 같은 제작공정으로 제작이 불가능하며 3D 프린팅 공정의 큰 차별성을 보여준다.

직접 쓰기를 통해 제작한 열전 소재는 크기와 형태의 관계없이 일정한 열전 물성을 가지고 있으며, p형은 1.0, n형은 0.5에 달하는 열전 성능지수를 가짐을 확인하였다. 이는 같은 조성의 기존 벌크형 열전 소재의 성능과 비슷한 수치다.

최종적으로, 마이크로 열전 모듈에 가장 적합한 크기의 필라멘트를 디자인하여 마이크로 열전 모듈을 제작하였으며 하이드로-젤 쿨러를 이용하여 발전 성능을 측정하였다. 제조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의 전력 밀도는 479 μW/cm2 에 달하며, 온도 차는 최대 82.9 °C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은 현재 보고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 중 가장 큰 온도 차를 나타낸 것이다.

 

3. 기대효과

비스무스-텔루라이드 소재의 열전 잉크 디자인 최적화를 통해 직접 쓰기 3D 프린팅을 구현하고, 나아가 마이크로 열전 모듈의 온도차를 극대화하여 열전성능을 향상시켜 기술의 가치를 증명했다. 3D 프린팅을 통한 고성능의 마이크로 열전 모듈 제작 기술은 마이크로 기기에서 효과적인 열에너지 수집에 활용될 수 있고 응용성이 넓어 향후 사물 인터넷, 웨어러블, 무선 센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재료 보존과 공정 단순화, 시스템 제작 등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개발된 열전 소재 3D 직접 쓰기 기술과 다양한 열전 모듈의 형태(a) 직접 잉크 쓰기 기술을 이용한 3D 열전 모듈 제작 공정, (b,c) 다양한 열전 필라멘트의 직경 및 종횡비 사진, (d) 아치 형태의 열전 모듈을 CCD(Charge coupled Device) 이미지 센서로 촬영한 모습, (e) 3D 격자 구조 열전 모듈의 사진 및 주사전자현미경(SEM) 이미지

 

그림 2. 열전 소재 입자 크기 및 분포도, 표면 산화막 형성 여부에 따른 3D 잉크의 특성. 입자 크기를 작고 균일하게 만들고 입자 표면을 산화 시켜 3D 직접 쓰기에 적합한 잉크를 만듦(우측 최하단)

 

그림 3. 마이크로 열전 발전기의 성능 (a) 마이크로 열전 발전기 제작 모식도 및 (b) 실제 사진. (c) 마이크로 열전 발전기의 출력 전압 및 전력 밀도. (d) 온도 차이에 따른 마이크로 열전 발전기의 출력 전압 및 전력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