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10. 19(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 호르몬 바꾸는 화학 반응” 활성 중간체 최초 포착!

UNIST 조재흥 교수팀, 빠르게 사라지는 탈포밀화 반응 중간체 분리·특성 분석으로 반응 경로 규명
탈포밀화 기반 호르몬의 전환 조절·연료 합성 촉매 개발 등에 도움 .. JACS Au(골드) 게재

그 간 이론적 존재 가능성만 확인됐던 활성 중간체가 실험을 통해 최초로 확인됐다. 이 물질은 성 호르몬을 바꾸는 화학반응(탈포밀화 반응)의 중간 단계 물질로, 빠르게 생겼다 사라져 포착이 어려웠다. 실험에서는 탈포밀화 반응의 새로운 화학반응 경로도 밝혀냈다. 탈포밀화 반응을 촉진하거나 늦추는 방식을 통한 성 호르몬 조절 약물 등의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알데하이드 탈(脫)포밀화 반응 의 활성 중간체인 ‘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탈포밀화 반응은 알데하이드계 물질의 포밀기 부분이 분리되는 화학반응이다.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바뀌는 등의 주요 생체 대사, 원유 정제 과정 중 알데하이드를 휘발유나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화학공정에서 탈포밀화 반응이 일어난다.

[연구그림] 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 생성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알데하이드 탈포밀화 반응 도식

연구팀은 생체효소 모방 물질인 ‘코발트-퍼옥소종’을 이용해 분리 가능한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합성해 냈다. 저온실험으로 코발트-퍼옥소종과 알데하이드를 반응시켜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분리해 내고, 이 복합체의 각종 분광학적 특성을 최초로 분석했다.

특히, 분석을 통해 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가 기존 제안된 이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 분리된 복합체를 분석한 결과 알데하이드의 카보닐기 부위가 코발트-퍼옥소종이 이루는 산소-산소 결합 사이에 삽입되는 방식으로 복합체가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코발트-퍼옥소종이 카보닐작용기 부위를 공격해 복합체가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조재흥 교수는 “주요 생리대사 반응인 탈포밀화 반응의 중간체를 최초 분리해 그 특성을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제시됐던 기존 반응 경로와는 또 다른 반응 경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향후 호르몬의 전환을 조절하는 연구나 원유 정제 과정 중 알데하이드를 가스나 휘발유로 바꾸는 생체효소 모방 촉매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팀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Radboud University) 로이토바(J.Roithová) 교수팀과 함께 극저온 분석과 계산화학 기법을 통해 중간체 생성 반응경로를 이전에 제시된 경로와 비교 분석하는 연구도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조재흥 교수 연구팀 손영진 학생(DGIST 파견연구원)이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10월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Spectroscopic Evidence for a Cobalt-Bound Peroxyhemiacetal Intermediat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화학과: 조재흥 교수 (052) 217 2676

  • [연구그림] 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 생성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알데하이드 탈포밀화 반응 도식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신체 내의 금속 효소들은 산소를 활성화 시켜 탈포밀화 반응을 수행함으로써 중요한 생리 대사 기능을 수행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단핵의 시토크롬 P450 효소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의 알데하이드 그룹을 제거함으로써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하는 반응의 촉매다. 그리고 이핵의 금속 중심을 가지는 남세균 알데하이드 탈포밀화 산소화효소는 지방산의 환원과정에서 형성되는 지방알데하이드를 탈포밀화시켜 포화탄화수소로 전환시킨다. 이와 같이 탈포밀화 반응은 생체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반응이다.

위의 두 효소의 작용기전에 대해 많은 생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알데하이드의 금속-퍼옥소종이 카보닐 그룹을 친핵성 공격해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형성해 반응이 진행되는 경로를 제안했지만, 활성 중간체를 분리해내지 못해 존재를 확인한 적은 없었다.

이 탈포밀화 반응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고자 생화학자들은 생체모방화학을 통하여 금속 효소의 활성자리를 모방한 모델화합물을 합성하였고, 알데하이드 탈포밀화 반응을 조사해 왔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생체내에서와 마찬가지로 금속-퍼옥소종이 카보닐 그룹을 친핵성 공격하는 반응 경로로 반응이 진행된다고 주장하였지만, 최근에 알데하이드의 알파 수소를 공격하는 친전자성 반응경로가 새롭게 제안되었다. 위와 같이 탈포밀화의 반응에 대해 여러 가지의 반응경로가 대두되고 있지만, 활성 중간체로 여겨지는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존재를 확인한 연구는 전례가 없었다.

본 연구팀은 알데하이드 탈포밀화에 대한 활성 중간체종을 규명하고 반응메커니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하고자 지난 2016년 보고된 생체모방화합물인 코발트-퍼옥소 종을 이용하여 알데하이드의 탈포밀화 연구를 했다.

2. 연구내용

독자적인 거대 고리 배위자를 사용하여 생체모방화합물(코발트-퍼옥소 종)을 합성하였고 알데하이드와의 반응을 통해 분리가 가능한 활성중간체종인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합성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지금까지 존재가 실제로 확인된 적이 없어 화학적 특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상온에서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관찰하기 어려운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저온 실험으로 확인했다. 또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기, 전자분무 이온화 질량분석기, 전자상자기성 분광기, 핵자기공명 분광기 등 다양한 분석 장비들을 통해 처음으로 분광학적 특징을 밝혀냈다.

특히 동위원소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지금까지 알데하이드의 탈포밀화의 반응경로와는 사뭇 다른 반응경로를 확인했다. 이전의 연구결과들은 알데하이드의 카보닐 그룹을 금속-퍼옥소종이 친핵성 공격을 하여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형성한다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카보닐 그룹이 코발트-퍼옥소종의 산소-산소 결합의 사이에 삽입되는 [2+2] 반응을 통해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를 형성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반응물 분석을 통해 폼산염 형태로 탈포밀화 된 것을 확인함으로써, 탈포밀화 반응이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 구조를 거쳐서 진행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알데하이드도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생성에 대한 반응기작을 규명하기 위해 반응 속도론 연구를 진행하였고, 추가적으로 네덜란드의 라드바우드대 로이토바 교수팀과 협업,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계산화학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번연구에서 제안한 [2+2] 삽입반응 경로와 기존에 제안되었던 금속-퍼옥소종의 친핵성 공격에 의한 경로와 비교 분석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탈포밀화 반응의 중간체로 제안되어오던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분리하고 그 분광학적 특성을 규명한 첫 연구다. 더불어 활성중간체 종의 새로운 생성경로를 제안하면서, 생체 내 중요한 반응인 알데하이드의 탈포밀화 반응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는 관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또한, 이를 활용하여 신체 내의 성호르몬의 전환을 조절하는 의약학적 치료 방법이 기대가 된다. 추가로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분해 경로를 조절하여 탄화수소를 생성하는 연구에 응용할 수 있다. 알데하이드는 생활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석유의 원유공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져 버려지기 때문에 대기오염의 원인물질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버려지는 알데하이드를 포화탄화수소(가솔린, 천연가스 등)로 전환하여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환경 및 산업계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탈포밀화 반응 (Deformylation reaction)

알데하이드나 케톤 화합물 내의 탄소와 산소의 이중결합을 포밀 그룹을 가진 다른 형태로 이탈시키는 반응이다. 특히 신체 내에서는 성호르몬의 전환(안드로젠→에스트로젠)을 촉매하거나, 지방산의 환원 과정에서 생성되는 지방 알데하이드를 탄화수소로 변환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화학반응을 조율하고 담당한다.

2. 알데하이드 (Aldehyde)

탄화수소기에 포르밀기가 첨가된 화학물질의 총칭으로 분자식은 R-CHO이다. 알데하이드는 산업적으로는 자동차 운행, 화석연료와 바이오매스의 공정에서 부산물로 만들어져 대기로 배출되는데, 이는 각종 질병유발의 원인이 되며, 발암성으로 인한 환경보건학적으로 위해한 성분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알데하이드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탄화수소로의 전환을 통한 연료의 합성이다.

3. 퍼옥소 (-Peroxo)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뛰어난 산소 원자를 포함하는 분자를 활성 산소라고 하는데, 퍼옥소는 활성 산소 중 산소분자에 전자 2개가 추가된 과산화기(O22-)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총칭하는 말로 과산화물이라고도 부른다. 생무기화학(생체내 무기물에 관한 연구) 연구 분야에서는 생체 내 산화반응의 핵심 중간체 중 하나로 잘 알려져있다.

4. 퍼옥시헤미아세탈 그룹

퍼옥시헤미아세탈 그룹은 알데하이드에서 유래된 퍼옥시 리간드가 도입된 음이온으로 HRC(O)OO의 일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그룹은 음이온의 형태여서 코발트를 포함한 양이온 전이금속에 결합할 수 있는 킬레이트 특성을 갖게 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생성 단계를 거쳐서 진행되는 코발트-퍼옥소 화합물의 알데하이드 탈포밀화 반응도식

알데하이드와 코발트-퍼옥소 화합물을 반응시켜 처음으로 탈포밀화의 활성 중간체종인 코발트-퍼옥시헤미아세탈 복합체의 생성을 확인했다. 핵자기 공명 장치를 포함한 다양한 분석장비를 통해 이 복합체의 분광학적 특성을 밝혔다. 반응물 분석을 통해 포름산염(HCOO-)과 케톤형태로 탈포밀화 반응이 진행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알데하이드의 탈포밀화 반응이 금속-퍼옥시헤미아세탈의 생성을 거쳐서 진행된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