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11. 01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온에서도 작동하는 고체 양자 신소재 개발!

UNIST 김제형 교수팀, 상온 생성 큐비트 (양자정보 단위)의 신뢰도· 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저품질 소재 쓰는 역발상·양자컴퓨팅, 통신, 센서 기술 응용.. Nano Letters 게재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를 상온에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양자 소재가 개발됐다. 새로 개발된 양자 소재로 기존 상온 동작 고체 큐비트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인 신뢰성과 효율성 문제를 극복해 냈다. 현재 영하 270도의 극저온에만 작동하는 양자컴퓨터와 달리 상온에서도 쓸 수 있는 양자 컴퓨터 개발 전망이 한층 더 밝아졌다.

*큐비트(Qubit): 양자의 Quantum과 비트(bit)를 합친 말. 디지털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처럼 양자 정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큐비트로 이뤄진 정보를 연주곡이라 하면, 연주곡을 연주하는 악기는 광자, 스핀, 전하(이온) 등이 된다.

 

UNIST(총장 이용훈) 물리학과 김제형 교수팀은 고체 양자 시스템(큐비트 생성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포논(진동입자)의 간섭 문제와 광원 밝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제형 교수는 “다이아몬드 같은 고품질 정제 단결정 소재 대신 철물점에서 흔히 보는 저품질 다결정 소재를 활용한 역발상으로 기존보다 높은 신뢰성, 속도, 효율을 갖는 상온 양자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 학술적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체 내 점 결함은 고체 시스템에서 만드는 대표적인 큐비트이다. 원자가 빠진 점 결함의 전자 스핀(spin) 이나 점 결함이 만든 빛 입자(광자)를 광학 큐비트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IBM 등에서 연구하는 초전도 양자 시스템, 이온 트랩 양자 시스템 등은 영하 270 정도의 극저온에서만 작동한다.

하지만 기존 고체 점 결함 기반 큐비트 시스템은 고체 내부의 포논과 불필요한 상호작용을 하는 간섭 문제와 낮은 광 추출 효율 때문에 정보의 신뢰성과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그림] 면결함 내에 위치한 점 결함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과 밝기 분석. 파장 선폭이 좁을 수록 포논의 간섭이 적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단결정 벌크형 소재 대신, 다결정 나노 소재인 탄화실리콘(SiC) 나노선(nanowire)을 시스템 재료로 사용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다결정 나노 소재가 기존 정제 단결정 소재와 달리 면 결함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점 결함이 면 결함 내에 자리 잡으면 포논에 의한 불필요한 간섭이 줄어드는 원리다. 결함으로 결함을 제어하는 ‘이이제이 시스템’인 셈이다. 또 정제 단결정 벌크 소재와 달리 나노구조는 광방출에 유리해 밝기가 크게 밝아지는 장점도 있다.

실험 결과 기존 고품질 단결정 시료보다 30배 이상 밝고 좁은 선폭을 갖는 빛을 확인했다. 빛 파장의 선폭이 좁을수록 포논 간섭 현상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김제형 교수는 “소재 제작과 측정 기술의 발달로 고체 점 결함 기반 양자 시스템 연구에는 진전이 있었지만, 점 결함 고유 특성을 제어하는 것은 난제로 남아있었다” 며 “기존 상식을 깨고 저품질 소재에 흔한 면 결함으로 점 결함의 특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 기술로 상온에서도 기존보다 높은 신뢰성과 효율, 속도를 갖는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 센서와 같은 양자 정보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 10월 22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연구지원은 한국연구재단의 양자컴퓨팅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대학ICT 연구센터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명: Strong zero-phonon transition from point defect-stacking fault complexes in silicon carbide nanowir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팀원 (052) 217 1228

물리학과: 김제형 교수 (052) 217 2212

  • [연구그림] 면결함 내에 위치한 점 결함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과 밝기 분석. 파장 선폭이 좁을 수록 포논의 간섭이 적음을 의미한다.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고체 점 결함1)은 결정 내 원자가 하나 빠지거나 다른 원자로 치환되는 등의 구조를 말한다. 제어 할 수 있는 전자구조를 갖고 있어 고체 내 포획된 ‘인공 원자’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미세전자 구조는 양자 정보 처리의 기본 단위인 스핀, 광자 같은 큐비트2) 구현이 가능해 양자 정보 기술의 핵심 하드웨어로 쓸 수 있다. 기존 원자, 초전도 기반 큐비트 시스템과 달리 고체 점 결함은 초고진공, 극저온이 아닌 실용적 환경에서도 생성과 제어가 가능하고, 고체 소재가 갖는 특성 제어와 소자화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굴절률에서 비롯된 낮은 광 추출 효율, 결정 내 포논(진동입자)과의 상호작용 등 고체 환경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점 때문에 고체 점 결함 큐비트의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주위 환경과의 불필요한 상호 작용 억제는 상온에서도 고체 큐비트를 단일 광자 수준으로 측정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핵심 과제 이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로 양자컴퓨터, 양자 센서 기술의 핵심 하드웨어인 고체 점 결함의 광학적 특성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고체 점 결함이 갖는 밝기와 발광 파장의 넓은 선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동안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저품질 탄화실리콘(SiC) 나노선 소재에 주목했다. 해당 구조에 흔한 점-면복합 결함구조에서 기존 점 결함의 어려움을 극복할 해결책을 찾아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SiC 나노선 기반 고효율 양자 광소자의 핵심 구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나노선 소재는 면 결함(stacking fault)이 쉽게 발생되어 나노선을 따라 다양한 결정구조가 번갈아가며 형성된 다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결정 시스템은 점-면 복합 결함 구조라는 독특한 양자 구조를 형성하게 되는데, 결정 내 면 결함의 존재는 응력, 내부 전기장, 결정 대칭성에 국소적인 영향을 주어 인접 점 결함의 포논과의 상호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점 결함의 파동함수를 좁은 범위안에 집중시켜 자발방출 속도의 증진에 기인한 빠른 단일 광자 방출을 가능케 한다. 동시에 수백 나노미터 지름의 나노선 광학구조가 갖는 높은 광추출 효율은 광원 밝기를 증가 시키고 우리가 단일 점 결함의 상태를 광학적으로 읽고 쓰는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나노선 내 점-면 복합 결함 구조를 통해 기존 벌크 SiC 시료 내 점 결함에서는 극저온(4 k)에서만 관찰이 되는 0-포논 천이 (zero-phonon transition)를 상온에서도 구현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나노선 시료에서 기존 벌크 시료 대비 30배 이상의 밝기와 5배 이상의 방출속도 증진을 관찰하여, 점 결함의 양자 광학적 특성을 크게 개선하였다.

이러한 점-면 복합구조는 SiC뿐만 아니라, ZnO(산화아연), GaN(질화갈륨) 등 다양한 결정구조에서도 형성이 가능하여, 기존 특성 개선이 어려웠던 고체 양자 소재의 광학적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 접근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기존 고체 점 결함 양자 소재의 문제점 해결책 제시와 함께 상온에서도 고효율로 동작 가능한 양자 광·스핀 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해당 기술은 고효율 양자 광원, 양자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양자 통신 분야와 초소형, 초정밀 양자 자기 센서 등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붙임] 용어설명

1. 큐비트와 양자 정보 과학 기술

1과 0으로 구분돼 정보를 표현하는 비트(bit)를 기반으로 한 고전 정보 기술과 달리, 양자 정보 기술은 1과 0의 상태가 중첩되어 정보를 표현되는 양자 비트(Qubit)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양자역학의 특징인, 양자 중첩, 양자 얽힘, 복사 불가능의 특징 등을 활용하게 되면 보안성이 뛰어난 양자 통신 기술, 고전 컴퓨터 방식에서는 비효율적으로 수행했던 연산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양자 연산 기술, 고전 계측 기술이 갖는 회절 한계, 신호 대 잡음비 한계를 뛰어 넘는 양자 계측 기술 등을 구현할 수 있다. 

2. 점 결함 (point defect)

원자가 차곡차곡 쌓인 고체 결정 내에서 원자가 빠지거나(vacancy), 다른 원소의 원자가 끼어든 결함. 이번 연구에서는 원자가 쌓인 모양 종류(결정 종류)가 변화되는 적층 결함(stacking fault)을 이용해 고체 점 결함을 이용한 양자 시스템의 특성을 향상시켰다.

일반적으로 고체 내 결함은 소재의 광학적, 전기적 특성을 저하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국소적으로 전자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여, 양자점, 양자 우물 등을 생성하는 양자 구조로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고체 내 점 결함은 양자 광·스핀 소자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3. 포논 (phonon)0-포논 천이 (zero-phonon transition)

포논은 고체 결정 격자의 양자화된 진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준입자처럼 행동을 한다. 결정 구조 및 구성 원자에 따라 진동 모드가 달라지며, 포논의 운동은 고체 내 전자 등과 상호작용을 하며, 고체의 열과 전기 전도도, 광학적 특성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고체 시료 내 들뜬 전자가 바닥 상태로 내려오면서 빛을 방출할 때, 포논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빛의 흡수 및 방출 스펙트럼에 영향을 주어 스펙트럼의 넓은 파장 분포를 갖는 주원인이 된다. 그 중 포논과의 상호작용 없이 방출 된 빛을 0-포논 천이라고 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상온에서 고효율로 동작하는 고체 양자 소재 개발 :

(왼쪽) 탄화실리콘(SiC) 나노선 시료의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나노선을 따라 형성된 면결함(stacking fault)이 잘 관찰된다. (가운데) 나노선이 갖는 면결함 모식도. 정방구조(cubic) 사이에 육방구조(Hexagonal) 면결함이 있다. 면결함 내부에 실리콘 원자 점결함(VSi)이 자리잡고 있다. (오른쪽) 탄화실리콘 나노선 내 점-면 복합 결함 구조가 갖는 공초점 형광 이미지와 광학 스펙트럼. 나노선 내 밝게 빛내는 곳이 점결함이 위치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