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11. 22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4시간 수면주기 조절하는 새로운 생체시계 유전자 발견

이종빈·임정훈 UNIST 교수팀, Tango10 유전자의 일주기 리듬 조절 기능 규명
변이 ‘부지런 초파리’ 수면시간 적어· Tango10의 단백질 유비퀴틴화 중개 기능 밝혀...PNAS 게재

수면의 24시간 주기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생체시계 유전자가 발견됐다.

UNIST (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이종빈 · 임정훈 교수팀은 잠을 비정상적으로 적게 자는 ‘부지런 초파리’에서 ‘Tango10’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고 그 신경생물학적 원리를 규명하였다. Tango10 유전자가 고장 나면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가 흥분 상태를 유지해 수면의 주기성이 방해받는 것이다.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는 24시간 주기 정보를 뇌 속 다른 신경 세포에 전달해 모든 신경세포가 동일한 주기를 갖도록 하는 신경 세포다.

생명체는 낮과 밤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24시간 주기 생체시계를 갖는다. 나팔꽃이 낮에 피고 밤에 지는 것도 생체시계 덕분이다. 인간의 수면, 뇌 기능, 신진대사 등 중요한 생리 기능도 생체시계로 조절된다. 생체시계 작동 유전자와 단백질을 초파리 실험으로 밝힌 과학자들은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그림] Tango10 유전자 돌연변이의 신경펩타이드 PDF 분비 장애

임 교수 연구팀 또한 10년 전 노랑 초파리 돌연변이체 탐색 중 Tango10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난 부지런(busy-run)초파리를 발견했다. 잠을 매우 적게 자는 특성 때문에 한국어의 ‘부지런하다’를 어원으로 이 돌연변이 초파리의 이름을 지었다.

실험결과 이 돌연변이 초파리의 페이스메이커 신경 세포는 생체시계를 동기화하는 기능이 망가져 있었다. 24시간 주기로 보여야 하는 신경 말단의 모양 변화(신경 가소성)가 없었으며, 신경세포의 흥분성도 과다하게 증가해 있었다. 다른 세포들의 생체 시계를 동기화하기 위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물질인 PDF(Pigment-Dispersing Factor) 신경펩타이드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PDF는 24시간 주기로 축적과 분비를 반복해야 하는데, Tango10 돌연변이는 신경 말단에 PDF가 계속 축적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Tango10 유전자가 단백질 유비퀴틴화를 매개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의 기능과 수면 조절에 관여한다고 밝혔다. 단백질 유비퀴틴화는 쓸모가 다한 단백질을 분해하는 반응이다.

이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인 Tango10-Cullin3 단백질 복합체도 찾아냈다. Cullin3는 단백질에 유비퀴틴을 붙이는 작용으로 널리 알려진 효소다. 이 단백질 복합체는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 말단에 24시간 주기로 축적되어 있었다.

제1저자인 이종빈 박사(UNIST 생명과학과 연구교수)는 “이 같은 실험 결과는 Tango10-Cullin3 복합체가 시냅스(신경세포끼리 연결되는 부분)에서 단백질 유비퀴틴화를 조절함으로써 수면주기를 결정하는 시간 정보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그림] 연구진이 제시한 일주기성 생체리듬 조절 모델

이를 통해 연구진은 새로운 생체리듬 조절 모델도 제시했다. Tango10 유전자가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제어하고, 이 흥분성을 통해 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조절 펩타이드인 PDF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수면과 같은 24시간 주기성 행동을 유지하는 것이다. 신경세포 내 칼륨 이온 양은 신경세포 흥분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Tango10이 특정 칼륨 이온채널을 통해 이러한 세포 흥분성을 제어한다는 가설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가설을 전기 생리학 실험과 계산생물학 모델링으로도 증명했다.

임정훈 교수는 “생체시계를 돌리는 톱니바퀴(기어) 역할 유전자는 이미 노벨상 수상 연구 등을 통해 상당수 밝혀졌다” 며 “이번에 발견된 Tango10 유전자는 이 톱니바퀴가 돌아가 실제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Tango10-Cullin3에 의해 실제로 분해되는 표적 단백질을 찾고, 인간의 일주기 수면 장애와의 관련성을 추가적으로 규명한다면 수면 장애 치료 등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라비 알라다 교수팀과 공동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11월 23일 자로 공식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끝)

논문명: The E3 ubiquitin ligase adaptor Tango10 links the core circadianclock to neuropeptide and behavioral rhythm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 (052) 217 2554

  • [연구그림] Tango10유전자 돌연변이 초파리의 일주기성 행동 리듬 장애(수면 장애)
  • [연구그림] Tango10 유전자 돌연변이의 신경펩타이드 PDF 분비 장애
  • [연구그림] Tango10 돌연변이의 생체시계 신경세포 흥분성 증가
  • [연구그림] 연구진이 제시한 일주기성 생체리듬 조절 모델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게 되는 빛, 어둠, 온도와 같은 일주기성을 가지는 외부 자극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생명체들은 일주기성 생체리듬 (circadian rhythm)을 가지고 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대표적 모델 시스템인 초파리를 이용한 생체시계 연구자들에게 주어졌다. 일주기성 생체리듬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주요 생체시계 신경 세포 내의 유전자 시계에 의해서 유지된다. 기존 연구들은 분자적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에 주로 집중되었다. 생체시계 신경 세포로부터 시간에 대한 정보가 행동으로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알려져 있다.

 

2. 연구내용  

12시간 주기의 빛/어둠에서 생체 시계를 동조화(entrainment) 시킨 후 연속적인 어둠 상태에 있는 초파리는 수평이동 가능한 유리관 내에서 하루 주기의 운동성을 보인다. 이러한 일주기성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돌연변이를 찾기 위해 스크리닝을 진행하였고, 비정상적인 일주기성 행동을 보이는 Tango10 (Transport and Golgi organization 10)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았다(그림 1).

결실 돌연변이체와의 상보성 테스트, 성체 시기 특이적으로 Tango10 유전자의 발현을 회복 후 행동 관찰 등 다양한 유전학 실험을 통해서 성체 시기에서 Tango10 유전자의 발현이 일주기성 행동 유지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RNA 저해를 이용해 생체 시계 세포 특이적으로 Tango10의 발현을 낮추게 되면 돌연변이와 유사하게 활동의 주기성 약화가 관찰되었다. 이는 Tango10의 생체 시계 세포 내 발현이 일주기성 행동에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낸다.

면역형광법(immunoflourescence assay)을 통해 생체 내 시계를 구성하는 주요 생체 시계 유전자인 PERIOD(PER)와 TIMELESS(TIM)의 단백질 발현을 알아보았다. PER, TIM 단백질 발현이 줄어들어 있었지만, 24시간 주기의 리듬은 유지되고 있음이 Tango10 돌연변이에서 관찰되었다. 이는 Tango10이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과 일주기성 동물행동을 연결하는 경로에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생체시계 세포의 정보는 PDF (Pigment-dispersing factor)라는 신경조절 펩타이드에 의해 전달된다. Tango10 돌연변이는 생체시계 신경 세포의 축삭돌기 말단에서 보이는 PDF 발현의 하루 주기 리듬이 사라진 축적된 양상을 보였다(그림 2). 이러한 변화가 분자적 생체시계 이상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timeless 유전자가 없을 때 Tango10의 PDF 축적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 경우 여전히 축삭돌기 말단에서의 축적이 관찰되었다. 이는 Tango10이 PDF를 통해 생체 시계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 작용함을 보여준다. PDF 신경 펩타이드의 분비뿐만 아니라 생체리듬 세포의 축삭돌기 가지(axon branching)는 확장/수축하는 구조 변화의 주기성을 보인다. Tango10이 망가지면 이러한 신경 가소성의 리듬 또한 보이지 않았다.

생체시계 신경 세포에서 과발현된 Tango10은 축삭돌기 말단에서 일주기적인 발현 리듬을 보였다. 이는 Tango10의 발현이 생체 시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나타낸다. 면역침강(immunoprecipitation)을 통해 생체시계 신경 세포에서 발현된 Tango10 단백질 복합체를 분리정제한 후 질량 분석(mass spectrometry)을 통해 단백질에 유비퀴틴을 표지하는 효소인 Cullin3와 Tango10 단백질이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생체시계 신경 세포 특이적으로 Cullin3의 발현을 저해하면 Tango10의 경우와 유사하게 일주기성 행동의 주기성이 사라지고, timeless 유전자의 여부와 관계없이 생체시계 신경세포의 축삭돌기 말단에서 PDF 과축적이 관찰되었다. Tango10은 Cullin3 효소 복합체의 어댑터(길잡이 단백질)로 작용하여 Cullin3 효소와 유비퀴틴화 되는 기질 단백질(분해될 대상이 되는 단백질)을 연결시켜줌으로써 생체 리듬 조절에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생체시계 신경 세포 축삭돌기 말단의 PDF 축적은 신경 세포의 흥분성(excitability)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생리학을 통해 Tango10의 영향을 조사하였다. PDF를 발현하는 large ventral lateral neurons (l-LNvs)는 전세포 패치 클램프 (whole-cell patch clamp)에서 Tango10 돌연변이에서는 세포 흥분성이 증가되어 있었다. 낮과 밤 시간 모두 생체 시계의 발화 빈도 (firing rate)가 Tango10 돌연변이에 의해서 늘어나 있었다 (그림 3). Tango10에 의한 흥분성 조절의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서, 전압 클램프(voltage clamp)를 진행했다. Tango10 돌연변이는 빠른 비활성화를 보이는 전압 의존적 K+ 외향성 전류 (voltage-gated potassium outward current with fast inactivation)가 줄어들어 있었다.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을 사용하여 Na+ 이온 채널을 차단한 후, K+ 이온 채널 차단제인 테트라 에틸 암모늄 (tetraethylammonium, TEA) 처리시 Tango10에 의한 전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TTX와 TEA 동시 처리 후 K+ 이온 채널 차단제, 4-아미노피리딘 (4-aminopyridine, 4-AP)를 처리하면 전류 감소가 Tango10 돌연변이에서 관찰되었다.

이러한 Shaker-like IA전류 감소가 Tango10 돌연변이의 시계 신경 세포 흥분성 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l-LNv 전기 생리학에 관한 새로운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의 시뮬레이션 시 Shaker/Shal 전류의 30% 감소와 Tango10 돌연변이의 발화 빈도 증가가 재현 되었다.

종합하면, 일주기성 생체 리듬을 만들어내는 분자시계에 의해 발현이 조절되는 Tango10은 Cullin 3 유비퀴틴화 효소의 어댑터로 작용하여 Shaker/Shal과 같은 K+ 이온 채널을 통해 생체시계 신경 세포의 흥분성을 제어한다. 이 신경세포 흥분성에 따라 페이스메이커 신경 세포의 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조절 펩타이드인 PDF 분비가 조절됨으로써 일주기성 행동을 유지한다는 새로운 생체리듬 조절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림 4).

 

3. 기대효과 

생체시계 신경 세포가 가진 분자시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하루 주기의 시간 정보가 어떠한 경로를 거쳐 시계 신경 세포의 활성 및 가소성 리듬, 개체의 행동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분자시계와 일주기성 생리현상을 연결하는 경로에 대한 후속 연구에 중요한 단서로 사용될 것이다. 일주기성 생체 리듬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수면관련 질환들의 원인 규명과 치료기술 개발 연구에 시계 신경 세포 활성 조절과 같은 방법이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 일주기성 생체시계 및 유전자(circadian clock gene)

생명체는 대부분 지구 자전에 의한 낮과 밤의 일주기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일부 유전자들은 24시간을 주기로 작동하는 전사 및 번역 과정을 통해 단백질로 합성된다. 이러한 일주기성 유전자 발현은 일주기성 생체리듬을 제어하는 근본적인 분자생물학적 작용원리로, 분자시계(molecular clock)라고도 부른다. 분자시계를 구성하는 생체시계 유전자는 일주기성 유전자 발현의 특정 단계를 조절함으로써, 일주기성 생리현상과 동물 행동을 유지한다. 일주기성 리듬(Circadian Rhythm)은 인지 기능, 수면 주기, 체온, 호르몬 분비의 일주기적 조절뿐만 아니라 개체의 다양한 생리현상 유지에 광범위하게 작용한다.

2.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단백질인 유비퀴틴에 의해서 단백질이 표지되는 과정을 유비퀴틴화라고 한다. 유비퀴틴화된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프로테아좀 (proteasome)에 의해서 분해되게 된다. 유비퀴틴 표지는 E1, E2, E3 효소들은 연속적인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데, Cullin 3는 활성, 접합, 연결의 단계 중 마지막인 E3 연결 효소이다.

3.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미국국립과학원(NAS)이 발행하는 학술지, 2-year IF : 11.205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Tango10 돌연변이 초파리의 일주기성 행동 리듬 장애

12시간 주기의 빛/어둠 조건 (LD)과 연속적인 어둠 상황(DD)에서 정상 초파리(wild-type)와 Tango10 돌연변이 초파리(Tango10 GG, Tango10 bsr)의 움직임을 비교 분석함. 외부자극 없이 개체의 내재적인 생체 시계만으로 동물행동의 주기성이 유지되는 DD 조건에서 Tango10 돌연변이는 불규칙적인 행동 주기를 보임.

 

그림 2. Tango10 돌연변이에 의한 생체 리듬조절 신경 펩타이드 PDF의 일주기성 분비 장애

12시간 주기의 빛/어둠 조건에서 정상 초파리(WT)와 Tango10 돌연변이 초파리의 생체시계 신경 세포 축삭돌기 말단의 신경 펩타이드 PDF 발현 양상을 면역 형광법을 통해 검사함. 일주기성 발현을 보인 정상 초파리와 달리 Tango10 돌연변이의 경우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의 축삭돌기 말단에서 비정상적인 PDF 축적에 의한 일주기성 분비 장애가 관찰됨 (ZT0, 빛/명주기 시작; ZT12, 어둠/암주기 시작).

 

 

그림 3. Tango10 돌연변이에 의한 생체시계 신경 세포의 일주기적 흥분성 증가

whole-cell patch 전기생리학 기법을 이용하여 생체시계 신경 세포의 활성을 측정함. 생체시계 신경세포 가운데 실험에 사용된 large ventral lateral neuron의 경우 밤보다는 낮 시간 동안 발화 빈도가 높으나, Tango10 돌연변이 신경세포의 경우 전반적으로 흥분성이 증가되어 있음.

 

 

그림 4. Tango10에 의한 일주기성 생체리듬 조절 모델

24시간 주기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분자시계를 작동하는 생체시계 유전자들은 생체시계 신경세포 축삭돌기 말단에서의 유비퀴틴화 효소 단백질 복합체인 ‘Tango10-Cullin 3’의 발현을 조절함. Tango10은 Shaker/Shal과 같은 K+ 이온 채널을 통해 생체시계 신경 세포의 흥분성을 제어하고, 생체시계 신경조절 펩타이드인 PDF의 일주기성 분비를 조절함. Tango10은 단백질 유비퀴틴화 기능을 통해 분자시계와 일주기성 신경 가소성간을 연결함으로써 24시간 주기의 동물행동을 조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