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1. 12. 14 (화) 새벽 1시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기차 주행거리 늘리는 “고용량 장수명” 배터리 음극소재 개발!

UNIST 조재필 특훈교수, 신개념 ‘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 양산 합성 기술 개발
부피팽창으로 인한 수명저하 억제·에너지저장장치에도 응용... Nature Energy 게재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고용량 음극 소재 상용화의 걸림돌인 내구성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한 번 충전해 달리는 최대 거리는 탑재된 배터리 용량에 비례하는데, 이 음극 소재는 상용 흑연소재 대비 최대 3배 이상 용량이 크다. 또 수백 회의 충전·방전 이후에도 소재가 손상되지 않는 등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12월 13일자(런던시간 오후 4시)로 공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팀은 고용량 음극 소재인 실리콘계열 소재의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합성된 음극소재는 실리콘 입자 크기가 작고, 이를 둘러싼 실리콘카바이드가 실리콘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실리콘은 리튬이온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흑연소재 보다 이론적 용량이 10배나 크다. 문제는 내구성이다. 충·방전 때마다 실리콘 부피가 수배 이상(360%)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또 팽창 때 발생하는 가스에 의한 폭발위험도 있어, 현재 흑연에 섞어 쓸 수 있는 실리콘계 소재의 한계 함량은 5%(400mAh/g급)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급격한 부피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실리콘 음극재 입자를 최대한 작게 만들어야하는데, 덩어리 실리콘을 잘게 부수는 등의 방식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연구그림] 개발된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의 합성 과정

조 교수팀의 합성법은 입자 크기를 1나노미터 이하(10억분의 1미터)로 줄일 수 있다.

비결은 기상증착과정 중 핵 성장 억제다. 음극재를 이루는 입자들은 씨앗 단계인 핵부터 핵에 원자들이 달라붙어 점점 커지는 성장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입자(결정)로 완성된다. 이 때문에 핵은 많이 만들되, 핵 성장은 억제하면 입자를 작게 만들 수 있다.

공동 교신저자인 에너지화학공학과 곽상규 교수팀은 양자역학계산을 통해 이러한 핵 성장 억제 효과를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기상증착: 가스형태의 원료물질을 증착하여 소재를 합성하는 방법

 

실리콘 입자를 둘러싼 실리콘카바이드는 내구성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도 높인다. 실리콘이 배터리 전해액과 반응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음극재가 전해액과 반응하면 배터리 용량이 준다. 기존에는 이를 막기 위해서 보호구조체로 감싸는 별도의 공정이 필요했다.

[연구그림] 각 음극소재별 전지 수명 비교

합성된 음극재의 부피 팽창률을 측정했을 때 상용 흑연 소재와 유사한 15% 내외에 불과했다. 상용 흑연 소재는 충전 시 13% 정도 팽창한다. 또 상용 수준의 각형 셀(cell) 평가에서도 2,800회 충·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초기 용량의 91%를 유지했다. 이제껏 실리콘계 음극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 셀에서 500회 이상 충·방전 수명을 갖는 유의미한 실험결과가 보고된 전례가 없었다.

이러한 우수한 특성을 갖는 음극 소재는 전기자동차(EVs)뿐만 아니라 고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 (ESS)에도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1저자인 성재경 박사는 “실리콘 입자(결정) 성장 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실리콘 음극재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이 개발한 방식은 흑연위에다 바로 실리콘카바이드 합성이 가능해 흑연과 실리콘카바이드 섞는 별도 공정이 필요 없다. 일반적으로 실리콘계 소재는 단독으로 쓰지 않고 전지설계 등을 고려해 흑연과 섞어 쓴다. 실리콘카이바드(SiCx) 단독 사용도 가능하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실리콘 음극재 나노 입자를 만들기 위해 습식공정이나 기계적 파쇄 공정 등이 보편적으로 쓰였지만, 이는 원가 상승 문제뿐만 아니라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합성 기술은 모든 공정이 건식 공정이라 대량 생산이 쉽고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

논문명: Subnano-sized silicon anode via crystal growth inhibition mechanism and its application in a prototype battery pack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교수 (052) 217 2910

  • [연구그림] 개발된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의 합성 과정
  • [연구그림]음극 소재별 비교
  • [연구그림] 각 음극소재별 전지 수명 비교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전기자동차 시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배터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기존 상용화 흑연 음극재의 낮은 이론 용량(372 mAh/g)을 극복하기 위해 10배 이상의 이론 용량을 갖는 실리콘 음극재(3592 mAh/g)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충전시 발생하는 실리콘의 부피팽창(300%)으로 인해 균열 및 파괴 현상이 나타나며, 그로 인해 전해액과의 부반응 및 전극 구조 붕괴 등이 발생하여 배터리의 수명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실리콘 음극재의 용량대를 1400 mAh/g급으로 줄여서 팽창을 줄이면서 나노기술을 접목한 코팅, 보호 구조체 기술(전해액과의 직접적인 반응을 막아 부반응을 최소화함)등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실리콘 음극재의 구조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를 개발했다. 1나노 이하의 크기를 갖는 매우 안정적인 실리콘이 기계적 강도가 높은 실리콘 카바이드와 전도성이 높은 비정질 카본 구조체에 함침되어 있는 형태다. 이 물질은 실리콘의 구조 붕괴는 물론 전해액과의 부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용량 감소를 막는다. 본 실리콘 음극재와 상용화 하이니켈 양극을 고용량 리튬이온 파우치와 각형셀에 도입하여 개선된 수명 성능을 확인하였고,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구현함으로써 실리콘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합성 원천 소재 간의 반응에서 실리콘의 ‘핵 성장 억제’ 현상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1나노 이하 실리콘’ 합성을 고안하였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의 실리콘 나노 공정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매우 작은 크기의 실리콘을 구현했다는 점은 물론 ‘핵 성장 억제’ 과정에서 매우 안정한 실리콘 카바이드계 보호 구조체까지 합성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합성 공정 중 하나인 실레인(SiH4)을 이용한 화학 증착법 실험 중, 수소와 실리콘 원소의 결합이 끊기면서 실리콘 핵을 형성하고 이러한 핵이 계속 성장하면서 실리콘 층이 형성됨을 투과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을 통해 확인했다. 여기서 착안해 실리콘의 핵 형성 이후 바로 성장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실리콘의 크기를 매우 작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수학적 계산을 통해 실레인 가스의 반응 보다 더 안정한 에너지를 갖는 에틸렌(C2H4) 가스가 주입된다면 핵 성장이 억제됨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나노 이하 실리콘’이 형성될 수 있음을 밝혔다. 더 놀라운 점은 합성 과정 중 생성된 실리콘 카바이드가 본 실리콘의 안정성을 한층 더 높여 주었다는 점이다.

본 음극재는 1Ah 파우치 셀로 상용 실리콘계열 소재들과 평가 시 45°C에서 300회 충전과 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88%에 준하는 성능을 보여 가장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특히 현재 배터리업체에서 사용중인 실리콘 산화물 (SiOx)와 비교 시 25%이상 수명 특성 개선을 보였다.

연구팀은 장기간 충전·방전된 개발 소재를 기존 실리콘 소재 대비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파괴와 균열 현상과 더불어 전해액과의 부반응이 현저히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분석에는 주사 전자 현미경, 투과 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 X선회절분석기(X-ray diffractometer, XRD) 등이 쓰였다. 또한, 극판 두께 분석기(Electrode 팽창 thickness measurement system, TMS)를 통해 충전·방전 후에도 극판의 팽창이 낮으며, 더 나아가 여러 종류의 안정성 실험(외부 단락, 고온 충전, 과충전)과 고온 저장 실험을 통해 이번에 개발된 전극 소재가 배터리의 안정성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1나노 이하 실리콘’이 상용화 배터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3. 기대효과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합성 기술을 적용한 ‘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는 높은 용량, 우수한 장수명과 안정성을 보임과 더불어 값싼 건식 공정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 음극소재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개발된 소재(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의 합성 매커니즘. 1) 화학 증착법을 이용한 일반 실리콘 합성법과 2)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 합성 매커니즘을 비교 모식도. 일반 화학증착법 합성의 경우 실리콘 입자크기가 큰 반면 새로운 합성법은 실리콘 입자 성장(핵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3)실리콘 층과 4)실리콘 카바이드계 층 내의 실리콘 크기 분석.

 

그림 2. 개발된 실리콘 카바이드계(SiCx) 음극재(좌단)와 상용 실리콘 음극재들 간의 비교. 실리콘·카본 복합체의 경우 기계적 연마로 얻은 나노 실리콘과 카본을 복합체로 만든 형태의 음극재다. 위 소재들은 단독으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셀 설계 와 전지의 모든 성능을 고려해 흑연과 섞어서 사용한다. 예를 들면 1334 mAh/g급 실리콘카바이드를 적당한 비율로 흑연과 섞어 500 mAh/g급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직접 흑연 분말위에 증착(코팅)을 하여 500 mAh/g급으로 합성이 가능하다.

 

그림 3. 실리콘 카바이드계 음극재와 상용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45(도씨에서 충방전해 수명을 비교함. 실리콘 카바이드계 및 여러 상용 음극재와 양극을 하이니켈 소재(Ni 함량 80%, NCM)로 만든 1Ah 파우치형 풀 셀을 상온에서 평가 하였으며, 본 그래프는 셀의 수명 유지율을 나타냄. 실리콘 나노입자의 경우 극판 제조시 흑연과 섞어 420 mAh/g급으로 맞추었으며, 그 외에 다른 모든 물질은 500mAh/g급으로 평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