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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뇌의 특정 영역을 다치게 되면 신경회로가 재구성된다. 회로를 잇는 신경세포 돌기의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서다. 이러한 신경세포 돌기의 성장 발달을 돕는 새로운 단백질이 발견됐다. UNIST 생명과학과 김재익·임정훈 교수팀은 ‘mtIF3'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뉴런) 발달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단백질은 신경세포 성장원뿔 발달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 공급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성장원뿔은 신경세포 축색돌기의 성장 방향을 잡아주는 조직이다. |
연구결과에 따르면 mtIF3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번역 조절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속 기관으로, 미토콘드리아 안에 자체 암호화된 단백질들이 합성되는 과정을 미토콘드리아 번역이라 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번역된 단백질은 에너지 합성 과정에 쓰인다. |
*세포가 합성하는 단백질 종류 중 약 0.1% 도 안되는 단백질(13종)만이 미토콘드리아에 DNA 형태로 암호화 돼 있으며, 나머지(약 20,000~ 25,000 종)는 세포핵에 암호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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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형광 센서 기술 덕분에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미토콘드리아 번역에 필요한 두 물질이 만나게 되면 형광이 방출되는 원리로 작동하는 센서이다. 미토콘드리아 번역이 활성화될수록 형광 세기도 더 커진다. 실험 결과 신경세포 말단에서 ‘mtIF3' 단백질을 합성하면 형광 센서에서 검출되는 형광 빛의 세기가 커졌다. 또 이 단백질을 억제했을 때는 신경세포 발달이 억제됐다. 이는 mtIF3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활성화해 신경세포 발달을 조력한다는 증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신경세포 말단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즉각적으로 조절하는 분자기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며 “이는 살아 있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번역 변화를 단일 세포 이하 단위에서, 그리고 특정한 시공간적 순간과 위치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형광 센서 기술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환경과 에너지 수요의 변화에 따라 세포핵 단백질 합성과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합성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지 밝히는 다양한 연구에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mtIF3 단백질이 국지 번역(합성) 단백질 중 하나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세포체로부터 완성품 단백질 대신 전사체(mRNA)를 전달받아 단백질로 바꾸는 과정을 단백질 국지 번역이라 한다. 세포체에서 단백질을 가져오는 것보다 세포 말단에서 바로 합성해 쓰는 것이 세포 기능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mtIF3는 원래 세포핵 속에 암호화된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 번역 개시인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0년 작고한 故 민경태 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mtIF3 단백질의 전사체(mRNA)를 신경세포 말단에서 발견해 이번 실험을 설계했다. |
*전사체: DNA에 담긴 단백질 정보가 RNA(mRNA)에 옮겨간 것. DNA가 유전정보(단백질 정보)의 원본이라면 RNA는 이 정보의 복사본으로 비유된다. 전사체에 담긴 정보를 리보솜이 읽어내 아미노산(단백질 기본 단위) 사슬이 합성되는 것을 단백질 번역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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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주요 학술지인 ‘비엠씨 바이올로지’(BMC Biology)에 2022년 1월 7일자로 발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중견연구,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그리고 서경배과학재단의 연구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논문명: mtIF3 is locally translated in axons and regulates mitochondrial translation for axonal grow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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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 신경세포(neuron, 뉴런)의 기능적인 연결과 역할의 유지는 신경 돌기(축색돌기, 수상돌기) 내 미토콘드리아의 적절한 분배와 분포에 의존한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는 필수적인 에너지 (ATP)와 대사산물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축색 돌기(axon)로 운반된 미토콘드리아는 축색 돌기의 가지생성(branching), 성장, 재생을 포함하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신경세포의 여러 과정들을 유지하기 위해 국지적 위치에서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한다. 국지적 단백질 합성(local translation)1) 또한 축색 돌기의 즉각적인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핵에서 주로 존재하는 암호화된 미토콘드리아의 메신저 리보핵산(mitochondrial mRNAs)들이 축색 돌기에서도 관찰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mRNA들이 실제로 국지적 번역으로 이어지는지와, 번역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들이 축색 돌기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조절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축색 돌기의 성장 원뿔(growth cone)2)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개시 인자 mtIF3의 국지적 번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신경세포 발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어떤 분자기전을 통해 조절되는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먼저 미토콘드리아의 번역(mitochondrial translation)3)을 개시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mtIF3의 전사체(mRNAs)가 축색 돌기의 성장 원뿔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축색 돌기 말단에서 뇌 성장 인자(BDNF)를 처리하였을 때 mtIF3 단백질이 국지적으로 합성되는 것을 발견하여, mtIF3 단백질이 신경 발달 신호에 반응하여 생성되는 단백질임을 확인하였다. mtIF3 단백질은 원래 미토콘드리아 번역 개시인자(촉진 단백질)로 알려져 있는데, 축색 돌기에서 만들어지는 mtIF3 단백질도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정보 번역을 촉진시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를 시각화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들은 대부분 생화학적 실험 방법에 의존을 하였으며, 단일 세포 단위에서의 실시간 관찰은 매우 어려웠다. 최근에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시각화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이 또한 살아있는 세포가 아닌, 화학적으로 고정된 세포에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술적인 한계가 분명하게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시각화할 수 있는 형광 표지 단백질(센서)을 제작했다. 형광 단백질인 mVenus를 두 조각으로 쪼개 각각 미토콘드리아 리보솜(mitochondrial ribosome)4)의 큰 소단위체(large subunit)와 작은 소단위체(small subunit)의 단백질에 부착시켜, 단백질이 합성될 때 리보솜의 소단위체들이 결합을 하는 현상을 이용해 형광 단백질 조각이 결합해(bimolecular fluorescence complementation, BiFC) mVenus가 형광을 나타내도록 하는 시각화 도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도구를 mito-riboBiFC로 명명했다. 한편, mito-riboBiFC를 이용하여 BDNF를 처리했을 때 성장 원뿔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번역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에, mtIF3의 짧은 헤어핀 RNA (shRNA)5)를 발현해 mtIF3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시킨 경우 신경세포의 축색 돌기 말단에서는 BDNF를 처리하더라도 mito-riboBiFC의 형광이 증가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mtIF3의 발현이 미토콘드리아 번역의 증가 촉진에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전사체(mRNA)가 국지적으로 위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서열을 가진 mtIF3의 유전자를 mtIF3 shRNA를 발현하고 있는 신경세포에 넣어 주었을 때, mito-riboBiFC의 형광의 증가가 다시 회복됐다. 이 두 실험 결과를 통해 축색 돌기 말단에서 mtIF3의 국지적인 단백질 합성이 축색 돌기가 발달하는 상황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번역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이러한 mtIF3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번역 증가가 에너지 생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ATP 형광 표지를 이용했다. 마찬가지로 BDNF를 처리하였을 때 성장 원뿔에서 미토콘드리아 ATP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mtIF3 shRNA를 발현하고 있는 신경세포의 성장 원뿔에서는 미토콘드리아 ATP가 증가하지 않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더불어 국지적인 발현이 가능한 mtIF3의 유전자를 도입했을 때, 미토콘드리아의 ATP 생성이 다시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미토콘드리아의 번역을 축색 돌기에서 방해했을 때 신경세포의 발달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mtIF3의 발현을 저하시켰을 때 신경 세포의 발달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국지적으로 발현할 수 있는 mtIF3를 주입해 주었을 때 신경세포의 발달이 다시 회복한 것을 확인함으로써 mtIF3를 통한 미토콘드리아 번역의 조절이 신경세포의 발달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mtIF3 단백질의 축색 돌기에서의 단백질 합성과 신경세포의 발달에서의 생리적 역할을 규명하였다. 신경세포의 특성상 세포 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긴 기간 동안 신경 말단에 분포하고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들이 유지되고 전환(turnover)되는지 현재까지 연구로는 그 기작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신경세포가 축색 돌기에서 국지적 단백질 합성을 통해 증가시킨 미토콘드리아 번역이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을 보충·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신경세포의 발달 기작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팀이 개발한 분자 형광 상보 기반 센서는 세포 크기 이하의(subcellular) 특정 위치에서 환경과 에너지 수요의 변화에 따른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번역 변화를 보다 명확하게 측정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
[붙임] 용어설명 |
1. 국지적 단백질 합성(Local Translation) 신경 세포는 다른 세포들과는 다르게 긴 구조인 축색 돌기 (axon)와 수상 돌기 (dendrite)라고 하는 긴 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긴 가지 모양은 신경 세포에서 또 다른 신경 세포 혹은 다른 종류의 세포들에 신호전달을 하기 위해 발달했다. 신경 돌기가 제 기능을 유지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단백질의 교체와 세포소기관의 교체가 필요한데, 신경 돌기의 말단은 주요한 세포 활동이 일어나는 세포체(cell body)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대부분의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세포체에서부터 필요한 단백질을 운송해 오기보다는 축색 돌기 말단과 수상돌기 말단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운송해 보냄으로써, 국지적으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게 하여 더 빠른 시간 안에 단백질의 항상성을 유지해 훨씬 더 효율적인 세포의 기능 유지를 할 수 있게 한다. 2. 성장 원뿔(Growth Cone) 신경세포의 세포체(Cell body)로부터 뻗어 나온 신경돌기의 성장과정에서 신경돌기 말단에 위치한 세포학적 구조이다. 외부 신호에 따라 성장원추의 형태나 진행방향을 조절해서 신경돌기가 최종 목표까지 성장해 나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3. 미토콘드리아 번역(Mitochondrial Translation) 유전정보로부터 단백질로의 번역은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핵 내에 암호화 되어있는 유전정보들은 세포질에서 번역이 일어나고, 미토콘드리아 자체 유전정보(mitochondrial DNA)는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번역이 일어난다. 미토콘드리아 번역은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을 합성함으로써 세포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조절하는 단백질과 기작은 세포질 번역을 조절하는 것과 다르고, 관여하는 리보솜(ribosome) 또한 다르다. 4. shRNA(Short hairpin RNA) 짧은 헤어핀 RNA. 특정 유전자 발현을 mRNA 상태에서 RNA 간섭을 통해 억제시킨다. 인위적으로 합성한 shRNA를 세포에 삽입시켜 발현시킬 수 있다. 5. 리보솜(Ribosome) 단백질과 RNA 복합체로 전사체(mRNA)에 암호화되어 있는 순서에 따라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번역(translation) 임무를 수행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다. 리보솜은 두 개의 소 단위체로 되어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단위체가 만날 때 나오는 형광으로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시각화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리보솜을 갖고 있다. 6. 분자 형광 상보 (Bimolecular fluorescence complementation, BiFC) 분자 형광 상보는 단백질 상호작용(protein interaction)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징 기술 중의 하나이다. 형광 단백질 조각의 결합이 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해서, 각각의 형광 단백질 조각을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싶은 단백질에 부착하고 형광의 발현을 살아있는 세포에서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은 형광 단백질이 본래의 3차원 구조를 회복하고 형광 신호를 발현할 수 있도록 형광 조각들을 가까운 거리로 만들 수 있다. 또한, 방출하는 형광의 강도는 상호작용의 정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상호작용인지 혹은 복합체 내의 상호작용인지를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살아 있는 세포에서의 형광의 세기와 분포의 시각화와 분석을 통해, 관심 단백질의 위치와 상호작용 파트너 모두를 식별할 수 있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mtIF3 단백질의 국지적합성을 통한 미토콘드리아 번역 조절과 이에 따른 축색 돌기의 성장원뿔 발달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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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개발한 형광 센서(mito-riboBiFC)로 신경세포 성장원뿔에서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시각화하고, 이 미토콘드리아 국지 번역이 신경 세포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함. (A) mtIF3의 발현을 저해한 신경 세포는 성장인자 (BDNF)를 처리해도 mito-riboBiFC 형광이 증가하지 않음. 이는 mtIF3가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함. 또한, 국지적 단백질 합성이 가능한 mtIF3를 주입한 세포에서는 성장인자를 처리 했을 때 형광 신호가 다시 증가함. mtIF3 단백질의 국지적인 합성이 축색 돌기의 성장 원뿔에서의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조절하는 것을 확인함. mito-mTFP1은 미토콘드리아를 표지하고, TagRFP657은 mtIF3의 발현이 저해된 신경 세포를 표지함. (B) 축색돌기에 미토콘드리아 번역을 방해하는 약물 (Chloramphenicol, CA)을 처리했을 때 신경 세포의 발달이 저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 신경세포를 세포체와 축색 돌기가 분리되게 키운 후 성장인자와 CA를 각각 세포체와 축색 돌기에 분리되게 처리 하여 신경 세포의 길이를 측정함. 초록색 형광 신호는 Tau-1을 표지하여 축색 돌기를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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