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02. 07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엑시톤 입자 손실 없이 조절하는 방법 세계 최초 개발!

UNIST 박경덕 교수팀, 전자 대신 할‘엑시톤’고효율 제어 난제 풀어
차세대 반도체 ·광통신 소자 개발 응용 기대... Sci. Adv. 게재

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은 엑시톤 입자(준입자)를 손실 없이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효율 엑시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기술이 나와 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이 탄력을 얻게 됐다.

엑시톤(exciton)은 절연체나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입자다. 음전하(-)인 전자와 양전하(+)인 정공이 합쳐진 형태라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이 특성 덕분에 엑시톤을 전자 대신 활용하면 더 빠르게 작동하고 발열이 없는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칩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소자를 많이 집적할수록 불필요한 전기장 간섭이 생기는데, 전기적으로 중성인 엑시톤은 소자를 집적해도 이러한 간섭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시톤 입자는 쉽게 소실되는 문제가 있다. 엑시톤 기반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를 구부리는 기계적 변형 방식을 써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충분치 못하면 열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소재 내 엑시톤 입자가 사라지고 만다. 또 너무 강하게 구부리면 소재 자체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연구그림]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엑시톤 거동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그림

연구팀은 나노 틈새 구조를 갖는 소자(나노 갭 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틈새 구조 위에 걸쳐진 얇은 2차원 반도체 소재가 틈새 사이로 말려 들어가 있는 형태다. 이 틈새의 길이가 수백 나노미터(nm, 1억분의 1m) 단위로 매우 짧아(단위 길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엑시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2차원 반도체 소재의 변형률(단위 길이 당 변형 크기)이 커야만 한다.

이 상태에서 연구진이 선행 개발한 ‘능동형 탐침증가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으로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누르면 2차원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엑시톤 입자의 거동을 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연구그림] 고효율 엑시톤 거동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그림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은 단면적이 10나노미터 정도로 좁기 때문에 2차원 반도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단위면적 가해지는 힘)을 기가파스칼(GPa)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더 높은 압력을 가할수록 변형률이 높아진다. 나아가 탐침을 제거하면 가해졌던 기계적 변형이 원상태로 회복되는 것이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절 원리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이형우·구연정 UNIST 물리학과 대학원생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나노스케일에서 엑시톤 거동 현상을 이론과 실험을 거쳐 규명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한계였던 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기존의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연구”라고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엑시톤 기반 소자는 자유자재로 제어가 가능한 동적 소자”라며 “다양한 엑시톤 기반 나노 반도체, 광통신 소자 등의 개발과 성능 향상 연구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엑시톤 입자는 초고속 광통신에도 유리다. 정전기력으로 묶여 있던 전자와 정공이 결합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정보를 별도의 광신호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나노 갭 소자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주혁 교수 연구팀 (현 삼성전자 부사장)과 UNIST 물리학과 박형렬 교수팀이 제작했으며,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기강 교수팀이 참여하였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4일자로 출판됐으며,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UNIST, IBS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Drift-dominant exciton funneling and trion conversion in 2D semiconductors on the nano-gap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 (052) 217 2121

  • [연구그림]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엑시톤 거동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그림
  • [연구그림] 고효율 엑시톤 거동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그림
 

[붙임] 연구그림

  

1. 연구배경

2차원 반도체에 존재하고 있는 엑시톤은 전하가 없고 빛과 물질간의 전환이 자유로워 소비전력이 낮고 발열이 없는 차세대 초집적 반도체 소자 및 고효율의 차세대 광통신 소자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엑시톤은 전하가 없기 때문에 전자와는 다르게 전기장을 통해서 제어할 수가 없다. 따라서 기계적 변형을 가해 밴드갭 에너지 차이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기존의 연구는 마이크로스케일에서 이루어졌는데 효율이 매우 낮아 실질적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나노갭(~200 nm) 구조와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에서 엑시톤 거동이 매우 효율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이론적, 실험적으로 밝혀내었다. 이는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빛의 회절한계를 뛰어넘어 수 나노미터의 분해능으로 시료를 관찰함과 동시에 시료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자체 기술 덕분이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변형해 탐침이 시료에 기가파스칼(GPa)의 수준의 압력을 가해도록 했다. 원자힘 탐침을 압전소자와 연결하여 0.2 나노미터의 정밀도로 나노스케일의 영역에 매우 높은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엑시톤 거동제어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법 또한 제시하였다.

3. 기대효과

이번에 제시된 고효율 엑시톤 거동제어 기술을 통해 나노스케일에서 일어나는 엑시톤 거동의 광학적, 물리적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엑시톤 기반의 차세대 나노 광전자 소자의 광학적,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는 실현가능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엑시톤 (exciton)

절연체 또는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양공이 결합하여 만든 준입자. 즉, 정전기력으로 인하여 결합한 전자-양공 쌍 임. 반도체 물질의 광발광 현상을 일으킨다.

2. 트리온 (trion)

엑시톤에 추가적인 전자나 정공이 정전기력으로 인하여 붙은 전하를 띠는 준입자. 반도체의 도핑 밀도에 영향을 받는다.

3. 광방출 (photoluminescence)

물질이 빛에 의해 자극 받아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

4.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 (tip-enhanced photoluminescence spectroscopy)

플라즈몬 현상에 의해 금으로 제작된 탐침 끝에서 빛의 나노광학 안테나 효과가 일어나며, 이를 이용해 시료의 광발광을 증강시키는 방식의 나노분광현미경을 말함. 플라즈몬은 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를 말함. 금속의 나노 입자에서는 플라스몬이 표면에 국부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표면 플라스몬(surface plasmon)이라 부르기도 함.

5. 빛의 회절한계 (diffraction limit)

빛의 회절효과에 의해 광학계가 상을 맺을 수 있는 결상능력의 한계를 칭하는 것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사물의 물리적 크기가 빛 파장에 비해 작을 경우에는 회절한계에 의해 광학적 이미징이 어려움.

 

[붙임] 그림설명

 

그림1.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엑시톤 거동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그림.

 

그림2. 고효율 엑시톤 거동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그림. (A) 나노갭이 없을 때의 엑시톤 발광세기 (초록) 와 나노갭이 있을 때의 증강된 엑시톤 발광세기 (빨강). 나노갭 위에 전사된 2차원 반도체와 깊이 (B) 에 따라 대응되는 엑시톤 발광세기 (C) 트리온 발광세기 (D), 발광 선폭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