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2. 11(금) 새벽 1시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희귀 금속 사용량 줄인 차세대 촉매.. 금속 구슬 굴려 만든다!

UNIST 백종범 교수팀, 마찰로 구슬서 떨어져 나온 금속이 지지체에 고정되는 촉매 합성법 개발
친환경 저비용 촉매 합성법·그린 수소 생산 촉매 기술 등 응용...Nat. Nanotechnol. 게재

차세대 촉매로 각광받는 단원자촉매(Single atom catalysts, SACs)를 금속 구슬을 굴리는 간단한 공정으로 합성하는 신기술이 나왔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나노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2월 10일자로 공개됐다.

UNIST (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용기 안에서 금속 구슬을 충돌시키는 기술(볼 밀링)을 이용해 단원자 촉매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금속 구슬이 부딪칠 때 떨어져 나온 금속 원자가 지지체에 박히게 돼 단원자촉매가 합성되는 원리다.

단원자 촉매가 차세대 촉매로 꼽히는 이유는 덩어리 형태 금속 촉매보다 고가 희귀금속 원료를 적게 쓸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기존 단원자 촉매 합성법은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유기 오염물이나 유해 가스가 나왔다.

*단원자 촉매: 단일 원자 수준으로 작은 금속 입자가 지지체에 고정된 형태의 촉매. 지지체에 흩뿌려진 금속 입자를 모두 반응점으로 쓸 수 있어 덩어리 형태 촉매보다 희귀 금속을 적게 쓰고 효율적이다. 지지체로는 값싼 탄소물질을 쓴다. 일반적으로 전구체(원료가 포함된 물질)를 넣어 고온 등에서 화합물을 형성하는 바텀업(bottom-up) 합성법을 쓴다.

 

[연구그림] 단원자 촉매 제조 모식도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용기에 금속 구슬, 질소 가스, 지지체를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된다. 금속 구슬이 서로 강하게 충돌하면 표면이 압축과 팽창을 반복해 활성 상태가 되고, 이 때 지지체가 활성화 된 금속을 잡아당김으로써 금속 원자가 쉽게 떨어져 나오는 원리를 쓴다. 같이 넣은 질소 가스도 질소 원자 형태로 지지체 구조 안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질소 덕분에 금속이 단일 원자 상태로 지지체에 안정하게 고정된다.

일반적인 촉매 합성에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유기 액체를 쓰는 것과 달리 이 합성법은 물조차도 필요 없을 뿐더러 일산화탄소, 염소 가스 같은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또 금속 구슬의 원료만 바꾸면 다양한 종류의 단원자 촉매를 합성할 수 있다. 용기 회전 속도(운동에너지), 지지체 양, 반응시간을 조절하면 지지체에 고정되는 금속 양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속 구슬 원료를 철, 니켈, 코발트, 구리 등으로 바꿔 촉매를 합성했다. 합성된 단원자 촉매의 성능 또한 기존의 값비싼 귀금속 촉매보다 뛰어나 상업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가오펑 한(Gao-Feng Han)박사는 “우리 주변에 흔히 쓰는 볼 밀링 기계의 용도를 바꿔 매우 단순하지만 뛰어난 촉매 제조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촉매는 플라스틱이나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공정부터 디젤차의 배기가스 저감 장치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촉매를 쓰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수전해)이나 이산화탄소 변환 기술과 같은 청정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된다면 희귀 금속 수요가 더 커질 전망이다. 희귀 금속을 적게 쓰는 것이 가능한 단원자 촉매 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백종범 교수는 “기존 단원자 촉매 합성의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라며 “향후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어 수소 경제와 탄소 중립 사회 실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창의소재디스커버리프로그램 및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Abrading bulk metal into single atom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 (052) 217 2510

  • [연구그림] 단원자 촉매 제조 모식도
  • [연구그림] 단원자 촉매의 이론적 합성 원리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촉매는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물질로, 석유화학, 의·약학,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촉매 물질은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되어, 일반적으로 백금과 같은 귀금속으로 만든다. 하지만, 귀금속 기반 촉매는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어, 적은 양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이러한 시도로 값싼 탄소 지지체에 단일 금속 원자를 고정한 촉매가 주목받고 있다. 이를 단원자 촉매(Single atom catalysts, SACs)라고 부른다.

단원자 촉매는 금속 원자가 담지체(지지체) 표면에 하나씩 흩뿌려진 형태의 촉매이다. 원자 각각을 모두 반응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같은 중량의 귀금속을 쓰더라도 더 효율적이다. 금속 입자가 크면 반응에 참여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내부의 원자가 많은데, 그 크기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원자 단위로 줄이면 이러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단원자 촉매의 개발은 까다로운 다단계 합성 경로와 해로운 반응 부산물이 생성되어, 제조 비용과 환경적인 문제로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단원자 촉매의 혁신적인 제조법에 개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움직이는 금속 구슬의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 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볼밀링(Ball-Milling)법을 이용하여, 물 뿐만 아니라 어떠한 용제(Solvent)도 사용하지 않고, 부산물 생성도 없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단원자 촉매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상향식 방법(Bottom-up method)과 달리, 새로이 개발한 합성법은 하향식 방법(Top-down method)을 이용해 단원자 촉매 제조에 성공 하였다. 후처리 공정 없이, 한 단계 반응만으로 제조할 수 있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또 기존의 단원자 촉매 생산 방법과 달리 공해를 유발하는 용제와 반응물을 사용하거나, 유해 부산물(염소가스,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새로이 개발한 단원자 촉매 합성법은 다양한 금속 구슬, 질소 가스, 다양한 지지체만을 이용하여 고순도 단원자 촉매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용기에 금속 구슬, 질소 가스, 지지체를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된다. 얼음 위에 스케이트를 타고 지나가면 스케이트 날의 금속이 얼음과 마찰로 인하여 단일 금속 원소가 떨어져 나와 얼음에 박히는 원리를 이용하였다.

또한, 이 방식을 이용하면 촉매에 포함되는 금속의 양을 조절하기도 매우 쉬운데, 볼 밀에 작용하는 운동에너지와 지지체의 양, 반응시간을 조절하면 쉽게 원하는 만큼의 금속이 양이 들어간 촉매를 합성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적은 운동에너지와 높은 지지체의 양이 금속 단원자 상태로 지지체에 박히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개발한 합성법은 열처리를 통해 단일 금속의 활성 및 안정성을 더 부여할 수 있지만, 열처리 및 추가적인 정제과정이 없어도 단일 금속으로 존재하며 안정성 또한 뛰어나다.

3. 기대효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단원자 촉매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최종적인 목표가 친환경적이며 값싼 방식으로 귀금속 촉매를 대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단원자 촉매 합성의 획기적인 방법은 상업화에 요구되는 가격, 성능, 안정성을 모두 만족하기 때문에 상업화 가능성이 크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단원자 촉매 제조 모식도. 질소 가스, 금속 구슬, 지지체를 용기에 넣고 회전시키면, 구슬에서 떨어져 나온 금속 원자가 지체에 박히게 된다. 지지체 내 포함된 질소 성분이 마치 자석처럼 금속 원자를 잡아당겨 지지체에 고정되는 것을 도우며, 금속의 산화를 막고 단원자 금속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림2. 이론적 분석법. a. 단원자 촉매 형성 메커니즘의 개략도 b. 철(Fe) 단원자 자발적 변환에너지의 이론적 계산값. 에너지 절대 값이 클수록(결합에너지가 작을수록)록 철 원자가 더 잘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