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02. 27 (일)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물 광합성 방식 모방해 태양전지 효율 높인다!

UNIST 연구팀, 식물 광합성의 효율적 전자전달 모방하는 염료 화학분자 설계 전략 제시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쓰면 전지 효율 60% 높아져..광촉매 등 응용...Chem 게재

식물 광합성 방식처럼 염료가 태양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를 손실 없이 전극에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염료분자 디자인 전략이 나왔다. 이 염료를 쓴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기존보다 최대 60% 이상 향상된 효율을 보였다.

*염료: 햇빛을 받아 전자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인공색소. 엽록소가 햇빛을 흡수해 만든 들뜬 전자로 식물 광합성이 일어나듯, 염료가 만든 전자를 전극으로 전달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이 원리를 쓴 전지가 염료감응 태양전지다.

 

[연구그림] 광합성에서의 전자전달 기능을 모방하는 태양전지용 분자 디자인 전략 개념도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권태혁·권오훈 교수팀은 기존 염료 분자의 도너-억셉터 분자구조에 새로운 화학 구조(분자 유닛)를 추가해 식물광합성의 전자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염료를 개발했다.

이 염료는 분자 유닛간 강한 상호작용(electronic coupling)과 약한 상호작용을 모두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강한 상호작용은 분자 내에서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지만 전자(-)와 정공(+) 재결합도 빠른 단점이 있었는데, 약한 상호작용을 추가로 형성해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 재결합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염료 분자를 쓴 태양전지는 최대 10.8%의 효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염료 분자 내 상호작용을 조절하지 않는 태양전지 대비 60% 이상 향상된 수치다.

제1저자인 화학과 노덕호 연구원은 “분자 내 서로 다른 상호작용을 형성해 각기 다른 상호작용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상호 보완함으로써, 식물 광합성에서의 전자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태양전지용 분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물 광합성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시킴으로써(vectorial electron transfer) 전자(-)가 역으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다. 이 덕분에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가 재결합 손실되지 않고 다음 광합성 단계로 잘 전달된다. 실제 식물광합성에서 전자를 다음 단계로 전달하는 효율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순간 흡수 분광분석으로도 정량화했다. 태양전지 내 전하 이동(전자, 정공 이동) 속도를 10-13초부터 10-1초까지 나눠 분석한 결과 이 염료는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은 기존의 1/8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식물 광합성에서 전자를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특성과 유사하다.

흡수 분광 분석법 연구를 주도한 권오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화학, 분광학, 전기화학, 계산화학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목한 융합 연구의 성과”라고 전했다.

권태혁 교수는 “식물 광합성을 본떠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자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분자 설계 전략은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인공 광합성,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해 파급력이 큰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연구는 세계적 권위지인 셀(cell)의 자매지 ‘켐(Chem)’에 2월 16일자로 온라인에 공개됐다. 일본 신슈(Shinshu)대학교 쇼고 모리(Shogo Mori)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되었고 노덕호 UNIST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박준혁 UNIST 박사, 한현규 UNIST 박사과정 대학원생, 김예진 UNIST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하였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과제’와 울산과학기술원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끝)

논문명: Molecular design strategy for realizing vectorial electron transfer in photoelectrod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화학과: 권태혁 교수 (052) 217 2947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광합성에서는 자유에너지(free energy)와 전자결합(electronic coupling)1)을 이용하여 빛에 의해 들뜬 전자를 손실 없이 방향성 있게 전달(vectorial electron transfer)2)한다. 자연이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에 착안하여 태양전지와 같은 인공 광시스템이 개발되고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태양전지에서 방향성 있게 전자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큰 도전으로 남아있다.

기존 태양전지용 유기분자는 강한 전자 주게(donor)와 받게(acceptor)를 평면구조로 구성하여 강한 전자결합을 가지게 함으로써, 분자가 빠르게 전자를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전자-정공의 재결합과정 또한 빠르게 일어나 방향성 있게 전자를 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광합성에서는 약한 전자결합을 활용하여 재결합과정을 억제하고 방향성 있게 전자를 전달할 수 있지만, 약한 전자결합은 전자전달 능력 또한 감소시키기 때문에 태양전지용 분자에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광합성에서 효과적으로 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전자결합을 조절하는 것에 착안하여 단일 분자에 강한 전자결합과 약한 전자결합을 통합함으로써 방향성 있게 전자전달할 수 있는 태양전지용 분자를 개발했다. 전자결합을 최적화한 분자는 강한/약한 전자결합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상호 보완하여 전자-전공 재결합과정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전자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순간 흡수 분광법(transient absorption spectroscopies)3)을 통해 규명하였다. 더 나아가, 개발한 분자를 염료감응 태양전지4)에 적용하여, 분자 내 전자결합을 최적화하면 태양전지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2. 연구내용

기본적으로 태양전지용 유기분자는 가시광선의 빛을 흡수할 수 있도록 전자 주게(Donor, 이하 D)와 받게(Acceptor, 이하 A)로 구성된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 주게, 받게 외에도 추가적으로 π-spacer(π)5)를 도입하여 D-A-π 구성의 분자를 디자인하고 각 구성요소들 간에 전자결합을 조절하였다. 강한 전자주게와 받게를 평면구조로 구성하여 D-A사이의 전자결합 강하게 하고, A-π사이의 전자결합은 평면구조나 꼬인구조의 다양한 π-spacer를 이용하여 강하게 또는 약하게 조절하였다.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분광법을 통해 분자 내 전자결합을 분석한 결과, 모든 분자들은 D-A 사이의 ~600 cm-1의 강한 전자결합을 가졌지만 A-π의 전자결합은 π-spacer 구조에 따라 달랐다. 평면구조의 π-spacer의 경우 강한 전자결합(650 cm-1)을, 꼬인구조의 π-spacer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한 전자결합(310 cm-1)을 나타냈다. 이는 단일 분자에 강한 전자결합과 약한 전자결합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밀도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6) 계산을 이용하여 전자결합을 최적화한 분자는 효과적으로 전자전달 할 수 있으며, 전자-정공의 재결합과정 또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 및 분석하였다.

펨토초 및 나노초 순간 흡수 분광법(transient absorption spectroscopies)을 통해 태양전지 내 전하캐리어 변화를 10-13초부터 10-1초까지 분석한 결과, 전자결합을 최적화한 분자는 D-A의 강한 전자결합 덕분에 수백 펨토초(10-13)내에 빠르게 전자를 전달하고 동시에 A-π의 약한 전자결합 덕분에 전자-정공의 재결합을 기존 분자대비 8배 느리게 하여 방향성 있게 전자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약한 전자결합은 나노초에서 일어나는 재결합과정 뿐만 아니라 피코초에서 일어나는 재결합과정 또한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분자 디자인 전략이 실제 태양전지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개발한 염료를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적용하여 그 특성을 분석하였다. 전류-전압 곡선에서 보여주듯이, 분자 내 A-π의 전자결합이 약할수록 태양전지의 전류와 전압이 향상되었다. 전자결합을 최적화한 분자는 기존 강한 전자결합으로만 구성된 분자 대비 태양전지 효율을 60% 높였고, 태양전지를 최적화였을 때 최대 10.8%의 높은 효율을 달성하였다. 전기화학분석을 통해 분자의 전자결합을 최적화하면 태양전지 내 전자-정공 재결합으로 생기는 손실 전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결과의 핵심은 (1) 광합성에서 일어나는 방향성 있게 전자를 전달하는 기능을 모방할 수 있는 태양전지용 분자 디자인 전략을 개발했으며, (2) 분자 내 전자결합을 최적화하면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의 손실을 억제해 태양전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데에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분자 디자인 전략은 염료감응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인공 광합성 및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해 광활성 분자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붙임] 용어설명

1. 전자결합(Electronic Coupling)

분자 간 또는 분자 내 전자적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요소

2. 벡터 전자 전달(Vectorial Electron Transfer)

광합성 과정 중, 빛에 의해 들뜬 전자가 자연 전자전달계에서 자유에너지와 전자결합을 통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일컫는다.

3. 순간 흡수 분광법(Transient Absorption Spectroscopy)

펄스 레이저를 이용하여 물질을 들뜬상태나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로 만들어 물질의 흡수율 변화를 조사하는 분광학 기술이다.

4. 염료감응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s)

금속산화물 표면에 화학적으로 흡착된 특수한 염료 분자가 태양빛을 흡수해 전자를 만들어냄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광전기화학전지이다. 일사량에 매우 민감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밝기가 어두운 빛에 노출되어도 잘 작동하는 특성이 있으며, 제조 방법이 값싸고 저렴하다.

5. π-spacer

공액 전자계(π-conjugated system)에서 파이 오비탈(π orbitals)을 연결해주는 단위체를 지칭한다. 가장 흔한 예로 벤젠을 들 수 있다.

6. 밀도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분자가 가지고 있는 전자의 분포와 에너지를 양자역학적으로 계산함으로써 분자의 구조와 성질과 같은 특성 예측하기 위한 이론의 하나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광합성에서의 전자전달 기능을 모방하는 태양전지용 분자 디자인 전략 개념도.

 

그림2. 분자 구조와 상호작용(전자결합) 분석 결과. (A) (좌) 기존 강한 전자결합으로만 이루어진 분자에서 일어나는 빠른 전자-정공 재결합과정을 나타내는 개념도. (우)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강한/약한 상호작용으로 구성하면 방향성 있게 전자전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개념도. (B) 본 연구에서 개발한 태양전지용 분자 구조. 3종류의 염료 중 DD-DPP-DMP 는 분자 내에 강한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을 모두 가진다. (C)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하여 분자 내 상호작용(전자결합)을 분석한 결과. (D) 밀도범함수 이론 계산을 이용한 분자의 스핀 밀도(spin density) 분석 결과.

 

그림3. 순간 흡수 분광 분석 및 태양전지 효율 향상 결과. (A) 펨토초 순간 흡수 분광법을 이용하여 전자전달과 전자-정공의 재결합 과정을 분석한 결과. 분자 내 상호작용을 최적화한 DD-DPP-DMP 분자의 경우(노란색) TiO2(염료감응 태양전지 전극)에 전자가 200펨토초 내로 빠르게 증가하고 그 이후 완만하게 감소한다. 이는 정공과 전자 재결합 속도가 느리고, 전자전달은 빠름을 의미한다. (B)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전류-전압 곡선; 적색 선은 상업화되어 있는 D35 염료와 공흡착(co-sensitization)하여 태양전지를 최적화한 조건을 나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