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07. 07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간 세포 속에서 인지질 운반하는 단백질 발견

UNIST 이창욱 교수팀, 고등동물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소포체 간 인지질 수송 원리 최초 규명
세포 내 지질 수송 이상과 축적으로 생기는 질환 연구 도움… Nat. commun. 발표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의 세포 속에서 지질을 운반하는 새로운 단백질이 확인됐다. 세포 내 지질 수송 이상과 축적(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비만, 지방간 등의 치료에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이창욱 교수팀은 MIGA2(Mitoguardin2) 단백질이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 인지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등동물 세포에서 이 같은 단백질의 역할과 그 원리가 밝혀진 것은 최초다.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소기관은 진핵세포의 ‘장기’에 해당하는 부분들로, 소기관끼리 지질, 단백질과 같은 물질을 교환해 세포 생존에 꼭 필요한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소낭이라는 주머니에 물질을 싸서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소기관들이 직접 접촉해 통로를 만들고 물질을 교환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연구그림] MIGA2 단백질의 LTD 부위의 3차원 생김새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MIGA2도 이러한 접촉 통로를 만드는 단백질(막 접촉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의 LTD 부위 안에 갇힌 인지질이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된다. MIGA2 단백질의 LTD 부위는 그 모양이 머그컵을 닮은 데다가 컵 내부에 해당하는 부분이 지방과 친한 소수성을 띠어 인지질을 가둬 운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단백질 결정을 X-ray로 보는 분석법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그림]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간의 인지질 수송 원리

이 가설을 검증하는 실험도 했다. 실제 MIGA2의 소수성 공동(컵 내부)에 인지질과의 결합을 방해하는 돌연변이를 만들자, 세포 내 인지질 운반 능력이 떨어졌다.

MIGA2 단백질의 인산화 유무가 지질 수송 능력을 결정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단백질이 인산화되면 소포체와의 결합이 단단해져 지질 수송이 더 잘된다는 것이다. 인산화는 단백질에 인산 작용기가 붙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슈프링어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국제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6월 28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Structural basis for mitoguardin-2 mediated lipid transport at ER-mitochondrial membrane contact sit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생명과학과: 이창욱 교수 (052) 217 2534

  • [연구그림] MIGA2 단백질의 LTD 부위의 3차원 생김새 분석
  • [연구그림] MIGA2 단백질의 인산화 유무별 소포체와의 결합 능력 분석. 소포체와 잘 결합할 수록 인지질 수송 능력이 뛰어남
  • [연구그림]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간의 인지질 수송 원리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는 진핵세포1)로 이루어져 있다. 세포 내 기능 분화가 안된 원핵세포(세균 등의 세포)와 달리 진핵세포는 세포소기관들을 갖고 있는데, 세포소기관은 각자 고유의 역할을 수행한다. 진핵세포의 생존을 위해서는 세포소기관끼리 지속적인 물질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포소기관 사이의 물질 수송은 소낭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포소기관이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막접촉점을 만들고 직접적인 물질 교환이 가능하다고 밝혀졌다.

막 접촉점 사이에 인지질의 수송은 각각의 소기관에서 합성된 인지질의 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의 막접촉점2)은 인지질3) 대사에 매우 중요한데, 소포체에서 합성된 ‘포스파티딜세린(PS)’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해 미토콘드리아의 효소를 통해 ‘포스파티딜아민(PE)’이 되고, 이는 다시 소포체로 운반되어 ‘포스파티딜콜린(PC)’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효모 같은 단세포 동물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는 막접촉점을 형성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ERMES(Endoplasmic reticulum-Mitochondria encounter structure)등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과 작동 원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는 고등생명체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막접촉점 단백질이라고 예상되는 MIGA2의 작동 원리를 구조기반으로 규명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MIGA2는 아미노 말단의 막 통과 도메인(transmembrane domain) 단백질이다.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위치해 있다. 이 단백질은 코일 코일 도메인(coiled-coil domain)과 FFAT 모티프, 지방구 표적화 도메인(LTD, LD targeting domain)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연구는 인지질이 결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LTD와 소포체 단백질인 VAPB와 복합체를 형성하는 FFAT 모티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들 단백질의 3차원 구조 분석에는 X선 회절을 이용한 구조 분석법이 사용됐다.

이런 구조생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MIGA2 단백질은 LTD의 소수성 공동(속이 빈 부분)으로 인지질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이포좀을 이용한 막 사이 인지질 수송 실험을 통해 MIGA2가 인지질을 수송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IGA2 FFAT 모티프와 VAPB가 결합한 구조를 분석한 결과, FFAT 모티프의 인산화(phosphorylation)4)가 VAPB와의 결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LTD의 인지질 결합을 방해하는 돌연변이와, 인산화 모방(phosphomimic) 돌연변이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인지질의 결합이 방해되면 MIGA2의 지질 수송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인산화 모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VAPB와의 결합이 형성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여러 종류의 인지질이 MIGA2에 의해 수송되지만, 특히 소포체에서 합성되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포스파티딜세린(PS)’의 결합 친화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인산화에 의한 막 접촉점 형성이 인지질을 선별해 세포소기관 사이에 수송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3. 기대효과

그동안 효모와 같은 단세포 동물에서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막접촉점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에서 인지질 수송의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새롭게 찾은 막접촉점 단백질인 MIGA2를 X-ray 구조법을 사용해 단백질 복합체의 입체 구조를 원자 수준의 높은 해상도로 관측했다. 또 관측 결과를 기반으로 막접촉점의 형성 원리와 인지질 수송과 같은 기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고등생명체 세포에서의 막접촉점을 통한 인지질 수송에 관한 연구는 큰 의미를가진다. 새로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간 세포 속 지질 대사에 대해 한 단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과 같은 지질 대사에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함에 있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진핵세포(eukaryotic cell)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로서, 세균 같은 원핵세포와 구별된다. 원핵세포와 달리 인체 장기처럼 특화된 기능을 갖는 세포 소기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유전정보(DNA)를 저장하는 ‘핵’, 단백질과 지질을 합성하는 ‘소포체’,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생체 물질을 분해하는 ‘리소좀’, 지질을 저장하는 ‘지방구’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소기관을 포함한다.

2. 세포 소기관 간 막접촉점(Inter-organellar membrane contact site)

서로 다른 세포 소기관들이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곳. 주로 특정 단백질들이 단백질복합체를 만들면서 형성된다. 막접촉점의 정확한 기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막접촉점을 통해 지질, 이온 등 다양한 물질이 상호 교환된다고 알려졌다.

3. 인지질(Phospholipid)

진핵세포의 세포막을 이루는 기본 성분. 소수성 꼬리(지방산)와 친수성 머리(인산)를 기본단위로 한다. 물이 풍부한 세포 내에서 친수성인 머리 부분은 안과 밖을 향하고, 소수성인 꼬리는 서로 마주보는 형식으로 인지질 이중층을 형성한다.

4. 인산화(Phosphorylation)

분자에 인산기를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생물학에서 인산화는 여러 과정을 조절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한다. 특히 변역 후 변형을 통한 단백질의 인산화는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에서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소포체-미토콘드리아의 물리적 접촉을 통한 인지질 수송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MIGA2와 소포체 막단백질인 VAPB가 MIGA2의 FFAT모티프의 인산화를 통해 막 접촉점을 형성한다. 형성된 막접촉점에서는 소포체에서 합성된 포스파티딜세린(PS)을 MIGA2 LTD의 소수성 공동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외막으로 수송된다. 가운데 노란 단백질 덩어리가 LTD 부위이며, 안에 인지질이 갇혀 있다.

 

 

그림 2. 인지질과 결합된 MIGA2 LTD의 고해상도 3차원 구조

(A) X선 회절을 통한 구조분석법으로 얻은 MIGA2 LTD의 3차원 구조이다. 11개의 알파 나선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은 머그컵과 유사한 형태로 뚜껑 부분, 소수성 공동, 그리고 손잡이 모양을 가진다.

(B) MIGA2 LTD의 소수성 공동을 통한 인지질과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페닐알라닌, 류신, 이소류신 등과 같이 소수성의 특징을 가진 아미노산 잔기들이 인지질의 소수성 꼬리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C) MIGA2 LTD의 농도에 따른 리포좀(인지질 뭉쳐 생긴 구 형태 물질) 막 사이의 인지질 수송능력을 보여준 그래프이다. 단백질의 농도가 올라갈수록 인지질 수송능력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그림3. 인산화된 MIGA2의 FFAT 모티프와 VAPB(소포체 표면 단백질) 복합체의 3차원 구조

(A) MIGA2 FFAT모티프와 VAPB의 3차원 구조이다. 전자구름 지도(노란색 그물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FFAT 모티프가 VAPB의 중앙에 결합해 있다.

(B) MIGA2의 인산화된 잔기는 VAPB의 양 전하를 띄는 라이신 잔기와 이온결합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C) MIGA2 단백질의 인산화 모방(phosphomimic) 돌연변이를 이용해 VAPB와의 결합 친화도를 분석했다. VAPB의 라이신 잔기와 상호작용하는 두 잔기가 모두 인산화 되어야 단백질이 강력하게 상호작용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