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8. 19 (금)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환경 용매'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만든다

석상일 UNIST 교수팀, Nature Energy 8월 18일자 논문 게재
에탄올 기반 용액 코팅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법 발견

친환경 용매를 이용해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간 상용화의 걸림돌이던 독성 용매를 대체할 방법이라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의 석상일 특훈교수팀은 에탄올 기반의 친환경 용매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이하 페로브스카이트)를 용해해 코팅하는 방법으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25% 이상으로, 현재 저독성 용매를 사용한 것 중에서 가장 높다. 이번 성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Impact Factor: 67.439)’ 818(현지시각)에 공개됐다.

독성 용매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효율은 25.7%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에서는 독성 용매인 ‘다이메틸포름아미드(DMF)’를 사용했다.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얇게 코팅하려면 용매에 녹여야 하는데, 다른 친환경 용매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를 녹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석상일 특훈교수팀은 독성이 없으면서 페로브스카이트를 녹일 수 있는 용매 기반 물질로 ‘에탄올’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페로브스카이트가 에탄올에 잘 녹을 수 있도록 착화합물(complex)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이용해 ‘에탄올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이하 에탄올-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을 만들었는데, 이 물질은 친수성이라 산화물 전극 위에 잘 발라진다. (도포성 우수) 또 코팅 중 2차 처리를 하지 않아도 매우 균일하고 치밀하게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가 가능했다.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해 용해성이 우수한 착화합물을 제조한 게 이번 기술의 핵심”이라며 “코팅과 열처리 과정에서 용매와 함께 휘발하는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결합물 조합을 최적화해 치밀하고 균일하면서 결정성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에탄올-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은 산화물 전극 기판 위에 떨어뜨려서 젖게 하는 것만으로도 대면적이며 균일한 두께의 페로브스카이트 코팅 박막이 만들어졌다. 특히 이 방법으로 제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일반적인 스핀 코팅 방법으로 제조한 효율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번 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이용희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대면적 제조가 가능한 데다 용매의 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뜻깊은 연구”라며 “이번 논문에 새로운 공정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원리를 밝혀 정리한 만큼 향후 다양한 친환경 용매로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는 그동안 효율과 안정성 향상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독성 용매의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는 상용화 기반 연구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UNIST의 윤현성 연구원과 권형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 학문균형발전지원사업,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 미래도전국방기술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한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얇고 가볍고 유연하며 용액공정으로 값싸게 만들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힌다. 전하(전자, 정공)를 만드는 광활성층 물질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쓴다.

석상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마의 효율이라 불렸던 20%를 처음 넘긴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공인 효율을 스스로 여섯 차례나 경신했으며 지금도 세계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2년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이종접합 n-i-p 태양전지 구조에 바탕을 두며, 지금도 25% 이상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모두 이 구조를 갖는다. 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탄생과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22년 랭크 광전자공학상(Rank Prize in Optoelectronics)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영국 랭크 재단에서 수여하는 것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명한 과학상이다.

(논문명: Ethanol-based green-solution processing of α-formamidinium lead triiodide perovskite layer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에너지화학공학과: 석상일 특훈교수 (052)217-2946

  • [교신저자]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1
  • [교신저자] 석상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2
  • [연구진] 왼쪽부터 이용희 교수, 윤현성 연구원, 권형우 연구원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활성층으로 ‘유기 양이온, 무기 양이온 및 할라이드 음이온이 1:1:3의 비율을 가지는 조성이며 페로브스카이트라는 특정 결정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사용한 태양전지이다. 이 태양전지는 현재 상용화돼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저온의 용액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고 효율은 유사하다. 또 물질이 유연해 ‘유연 태양전지’ 혹은 ‘반투명 태양전지’로도 만들 수 있어 여러 차별적 특성을 활용한 차세대 태양전지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기판 위에 형성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비용매 적하 공정’이다. 이는 다이메틸포름아마이드(DMF) 같은 독성인 용매에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용해해 코팅하면서 빠른 핵 생성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대면적에서 균일한 박막을 형성하는 데 크게 불리하다. 또 산업현장에는 독성 용매의 사용이 제한되므로 상용화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용해할 수 없는 ‘에탄올(ethanol)’ 같은 용매에도 용해를 가능하게 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복합체를 제조했다. 이를 통해 비용매 적하 공정 없이도 매우 치밀하고 균일한 박막을 형성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의 전구체와 필름 형성에 대한 화학적 기작(mechanism)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첨가물을 조절해 에탄올 혼합 시 전구체를 안정화’했다. 또 ‘박막 코팅 시 비용매 적하 공정 없이도 원활하게 알파상의 페로브스카이트를 형성’했다. 두 가지를 기반으로 기존의 페로브스카이트 공정과 유사한 효율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는 다이메틸포름아미드(DMF)와 같은 독성 용매에만 용해된다. 이런 독성 용매의 사용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가 꾸준히 진척돼도 상용화를 어렵게 만드는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 시 주로 첨가하는 메틸암모니움 클로라이드(methylammonium chloride; MACl)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메틸기보다 길이가 더 긴 알킬암모늄 클로라이드(RNHCl)를 일정 분량 첨가해 페로브스카이트와 착화합물을 형성하면 용해도가 낮은 용매에도 페로브스카이트의 용해가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예상과 같이, 여러 알킬기를 종류별로 사용해 관찰했을 때 알킬체인이 길어질수록 안정적으로 중간상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RNH₃Cl을 비율별로 조절해 사용하면 비용매 적하 공정 없이 원활한 중간상을 형성하고, 열처리를 통해 치밀하고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제조할 수 있었다. 특히 여러 분석 장비를 사용해 에탄올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이 생성될 수 있는 원리를 학문적으로 이해하여 보고할 수가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독성은 없고 끓는점(bp)이 높아 휘발이 어려워 중간상 형성이 어려운 ‘다이메틸 설폭사이드(DMSO)’를 ‘에탄올’과 함께 사용한 “친환경 용매”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형성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었다.

3. 기대효과

상용화에 있어서 큰 걸림돌인 독성 용매의 사용을 제거하고, 비용매 접촉이라는 추가공정 없이도 치밀하고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제조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큰 기여가 예상된다. 또 학문적으로는 용해가 어려운 페로브스카이트를 용해하는 원리를 제공함으로써, 후속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halide perovskite thin film)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개의 양이온(A, B)과 세 개의 할라이드 음이온(X)이 결합된 ABX₃ 화학식을 가지면서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통칭함. 본 연구에서는 포름아미디늄(formamidinium)과 납(lead)을 양이온으로 아이오드(iodide)를 음이온으로 하는 포름아미디늄 레드 아이오다이드(formamidinium lead iodide, FAPbI₃)의 박막을 의미한다.

2.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정공 전달층과 전자 전달층 사이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이 샌드위치 구조로 상호 적층된 구조로 제조된 태양전지.

3. 정공 전달층(hole transport layer)과 전자 전달층(electron transport layer)

광활성층에서 빛을 받으면 생성되는 전자와 정공 중 정공만 전달하는 층을 정공 전달층, 전자만 전달하는 층을 전자 전달층이라 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에탄올 기반 페로브스카이트(formamidinium lead iodide: FAPbI) 용액 제조.
(1) 페로브스카이트는 에탄올에 용해되지 않음.
(2) 페로브스카이트를 용해하는 용매와 에탄올과의 혼합 용매에서도 용해되지 않음.
(3) 본 연구를 통한 복합체의 제조로, 에탄올에 용해된 페로브스카이트 용액.

그림2. 에탄올 기반 용액으로 코팅된 박막의 표면 및 제조된 소자의 효율.
(a)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표면에 대한 투과 전자현미경 관찰 사진.
(b)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J(전류밀도)-V(전압) 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