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09. 01.(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늙으면 철(Fe) 쌓이는 뇌, 신경세포의 대응법 찾았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권태준&조형준 교수팀, Aging Cell 게재
단백질 접힘 이상 관련 유전자가 철 독성 해소에 중요한 역할하는 것 확인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 뇌에 철(Fe)이 쌓인다. 철이 많아지면 뇌세포를 죽여 퇴행성 신경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우리 몸은 ‘뇌에 쌓이는 철에 대응할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의 권태준, 조형준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나이를 먹을수록 뇌에 쌓이는 철에 대한 신경세포의 대응 방법을 규명했다. 노화 동물 모델과 세포주 검증 실험을 통해 단백질 접힘 이상 관련 유전자인 씨엘유(CLU)’에이치이알피유디1(HERPUD1)’이 철 독성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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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과 같은 중금속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독성을 가지는 활성산소를 발생시키고 DNA 손상이나 세포 사멸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우리 뇌의 특정 부분에도 철이 쌓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대표적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은 노화 과정에서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 SN)’에 철이 쌓여 생기는 세포 사멸이 영향을 준다고 짐작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흑질에 철이 침착돼도 모든 사람이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지는 않는다. 축적된 철에 의한 독성에서 뇌세포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는 것이다. 권태준-조형준 교수팀은 이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늙은 쥐와 어린 쥐’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하고, 관련 유전자를 찾아 세포주 검증 실험을 진행했다.

늙은 쥐와 어린 쥐의 흑질 부분을 MRI로 촬영한 결과, 나이에 따라 흑질 부분에 철이 쌓인다는 게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영역을 직접 채취해 유전자 발현 분석을 진행하고, 흑질에서 노화에 따라 발현량이 증가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했다.

쥐의 뇌 조직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에서는 ‘철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반응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발달 및 노화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가 함께 확인됐다. 연구진은 세포주 검증 실험*을 통해 단백질 접힘 이상과 관련된 두 유전자(CLU, HERPUD1)가 철 농도가 높아지면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세포주에서 이들 유전자의 발현을 줄이자 철의 침착에 따른 세포 사멸이 늘어났다. 두 유전자의 발현이 노화에 따른 철의 침착에서 뇌세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쥐의 뇌 조직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에서 확인된 유전자 중 ‘철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기 위해 세포주 검증 실험을 했다. 세포주에 흑질 쌓인 것과 비슷한 양의 철을 처리하고 유전자 발현을 관찰해, 늙은 쥐의 흑질에서와 비슷하게 증가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다.

조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철을 측정할 수 있는 자기공명기술(MRI)과 철에 대한 세포의 대응을 분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능 유전체 기술을 접목해 ‘노화에 따른 철의 침착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태준 교수는 “지금까지 퇴행성 신경질환 관련 연구와 비교하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뇌 조직에 축적되는 철에 관한 연구는 부족했다”며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들이 노화와 관련된 퇴행성 신경질환과 철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과 글로벌박사 펠로우십,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과 울산과학기술원 미래선도형 특성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판하는 ‘에이징 셀(Aging Cell)’에 출판될 예정이며, 현재 온라인에 선공개돼 있다.

(논문명: Adaptive cellular response of the substantia nigra dopaminergic neuronsupon age-dependent iron accumulat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권태준 교수 (052)217-2583

  • [연구진] 이번 연구를 진행한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권태준 교수, 조화평 연구원, 권구진 연구원, 조형준 교수. 연구에 쓰인 MRI 장비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 [연구그림] 나이에 따라 흑질에 쌓이는 철의 양과 그에 따른 영향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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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철과 같은 중금속은 우리 몸에서 축적되면 활성산소 발생, DNA 손상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에는 세포 사멸을 일으키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에 여러 부분에서 이러한 중금속이 쌓이는 현상이 알려져 있는데, 자기공명영상법 및 사후 뇌 분석을 통해 뇌의 특정 부분에서 철이 쌓이는 것이 노화 및 노화 관련 질병과 연관돼 있다는 게 보고됐다. 한 예로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의 원인 중 하나로도 노화 과정에서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 SN)1)에 철이 쌓이는 것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철이 침착됨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퇴행성 신경질환을 갖지는 않는다. 이를 미루어 보면 철에 의한 독성으로부터 흑질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연구에서 쥐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량을 조절하면 나이에 따른 철의 침착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으나, 노화에 의해 쌓인 철에 대응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쥐의 흑질에서 노화에 따라 철이 쌓임을 확인하고, 흑질에서 발현하는 기능 유전체를 차세대 시퀀싱 방법으로 분석했다. 이를 세포주 실험으로 검증해 노화에 따른 철의 침착에 대응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어린 쥐와 늙은 쥐의 흑질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나이에 따라 철의 양이 증가함을 정량적으로 분석했고, 여기에 사용된 흑질에서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나이에 따라 발현량이 달라지는 유전체를 확인했다. 이 중에서 철과 관련된 유전자만 뽑아내기 위해 세포주 실험을 진행했다. 신경모세포종 SH-SY5Y에 철을 2주간 처리한 뒤 대조군과 비교해 발현량의 차이를 보이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들이 노화와 관련된 쥐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겹치는지 확인했다.

여기서 세포주 실험에서 주로 확인된 단백질 접힘 이상과 관련이 있는 CLU와 HERPUD1으로 확인됐다. 또 SH-SY5Y에서 철을 처리한 뒤 CLU 또는 HERPUD1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생존율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CLU와 HERPUD1이 나이가 듦에 따라 흑질에 증가하는 철에 대한 보호 작용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HERPUD1과 CLU가 노화에 의해 뇌에 철이 쌓임으로써 발생하는 독성으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써 나이에 따른 뇌 내 철 침착 때문에 발생하는 신경퇴행성질환에 관한 기전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흑질(Substantia nigra, SN)

기저핵 일부분으로 중뇌에 존재하며 근처의 다른 부위와 다르게 검은색을 띠고 있다. 주로 도파민 신경세포가 존재해 사람의 자율운동을 통제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에 따라 철이 쌓이는 대표적인 뇌의 부위로 알려져 있으며, 이 부분의 신경세포가 소실되면 도파민의 양이 줄어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을 일으킨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나이에 따라 흑질에 쌓이는 철의 양과 그에 따른 영향 요약
() 나이가 듦에 따라 흑질 영역에 쌓이는 철을 분석한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네모 점선으로 표시한 영역이 흑질이며 붉은색이 진해질수록 철이 많이 쌓인 것을 의미한다. (왼쪽 아래) 흑질 내 철이 적은 어린 나이에는 철에 의한 단백질 이상 접힘이 적고 이에 따른 소포체 독성도 낮은 수준을 유지해 신경세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른쪽 아래) 흑질 내 철이 쌓인 노화 상태에는 철에 의한 단백질 이상 접힘이 증가해 소포체 독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신경세포에 대한 사멸이 유도된다. 하지만 CLU와 HERPUD1이 소포체 독성을 줄이는 데 관여해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