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9. 7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포의 안테나, ‘섬모’ 옳게 만드는 유전자 찾다

박태주 UNIST 교수팀, 섬모 형성과 기능 관련 기전 최초로 밝혀
간극연접 단백질 망가지면 섬모 손상&질병 야기… eLife 게재

'세포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섬모(Cilia)를 만드는 유전자와 그 작동원리가 밝혀졌다. 선천성 유전병인 섬모질환(Ciliopathy)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가능성이 열렸다.

UNIST(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박태주 교수팀은 다양한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한 새로운 유전자와 그 기전을 규명했다.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관 형태의 단백질 집합체인 간극연접(Gap junction)을 구성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GJA1(Gap junction protein alpha 1)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원발성 섬모(Primary cilium)와 운동성 섬모(Motile cilia)가 형성되고 제대로 기능하는 데에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모는 대부분 세포에 존재하며, 배아 발생부터 신체의 항상성 유지 등 생명 활동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발성 섬모는 세포 외부신호를 감지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고, 운동성 섬모는 주변 유체의 흐름을 조절한다. 기관지에서 가래를 뱉어내도록 유체 흐름을 조절하는 등의 반응이 운동성 섬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간극연접 단백질은 섬모와 섬모 기저부에 존재하며, GJA1 단백질이 비정상일 경우 원발성 섬모와 운동성 섬모 모두 형태와 기능이 이상해졌다. 또 GJA1 단백질 유전자를 억제한 아프리카 발톱개구리에서도 섬모의 형태나 기능 이상으로 인한 섬모질환이 나타났다. 표피의 운동성 섬모가 망가지거나 원발성 섬모의 문제로 심장의 좌우 비대칭 형태가 반전되어 나타나는 내장역위증(Heterotaxia) 등 심각한 질병이다.

[연구그림] GJA1 단백질의 작용 기전(Rab11 단백질이 모인 뒤 CP110 단백질이 제거되면서 섬모 성장_GJA1은 Rab11이 섬모 기저부로 이동하도록 조절함)

제1저자인 장동길 UNIST 생명과학과 박사는 “간극연접은 인접한 세포의 물질 이동에 필요한 통로로만 알려졌는데, 섬모 특이적 단백질체(Proteomics) 분석에서 간극연접 구성 단백질 일부가 발견돼 연구하게 됐다”며 “그 결과 간극연접 단백질이 원발성 섬모를 포함한 모든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GJA1 단백질이 원발성 섬모의 형성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알려진 Rab11 단백질의 이동을 조절하면서 섬모 형성에 관여하는 경로도 찾았다.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기 전 섬모 기저부로 Rab11 단백질이 모인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섬모 기저부의 뚜껑 역할을 하는 CP110 단백질이 제거돼야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게 된다는 것.

박태주 교수는 “섬모와 관련 없을 것으로 생각되던 간극연접 단백질이 다양한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한 유전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라며 “섬모질환 관련 새로운 기전도 찾아내고, 간극연접의 이상으로 인한 유전질환의 일부 증상이 섬모 이상에서 초래한 것을 알아냈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IBS(기초과학연구원)에서 지원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 825일에 온라인 선공개 후 최종판 편집을 진행 중이다.

(논문명: GJA1 depletion causes ciliary defects by affecting Rab11 trafficking to the ciliary bas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생명과학과: 박태주 교수 (052) 217-2582

  • [연구진] UNIST 생명과학과 발생학연구실의 모습. 왼쪽 네 번째가 박태주 교수(교신저자), 오른쪽 첫 번째가 장동길 박사(제1저자)
  • [연구그림] GJA1 단백질의 작용 기전(Rab11 단백질이 모인 뒤 CP110 단백질이 제거되면서 섬모 성장_GJA1은 Rab11이 섬모 기저부로 이동하도록 조절함)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섬모(Cilia)는 미세소관으로 구성되며, 세포 외부를 향해 위치한 세포소기관이다. 이 기관은 발생, 항상성 유지, 세포 신호 입력과 유체 흐름 생성 등 세포, 조직, 장기와 신체에 이르기까지 생명이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역할를 한다.

섬모의 구조와 운동성에 따라 크게 ‘일차(원발) 섬모’와 ‘다중(운동성) 섬모’로 구분된다. 섬모는 인체의 다양한 조직을 구성하는 대부분 세포에 존재하며, 세포 외부신호를 감지하는 ‘세포의 안테나’ 역할을 하거나 운동성을 통해 주변 유체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섬모를 구성하는 필수 유전자의 결함은 섬모의 구조나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섬모질환(Ciliopathy)’을 초래한다. 대표적으로 발달 장애, 감각기 장애, 신장병, 비만 등이 있다. 섬모질환의 예로 원발성섬모운동이상증(Primary Ciliary Dyskinesia, PCD) 환자에게는 신체 장기의 일부 또는 전체의 좌우가 반전되는 내장역위증(situs inversus, heterotaxia)이 관찰된다. 이는 발생 초기에 섬모에 의해, 신체의 좌우 비대칭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간극연접 단백질(Gap junction)’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해 세포 간 물질 수송에 필요한 채널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채널 기능 이외의 간극연접 단백질의 기능 연구나 간극연접 단백질과 섬모 간 관계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간극연접 단백질이 제프라피시 뇌실막의 운동성 섬모 유지에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보고됐다. 그러나 운동성 섬모 외 다른 섬모에서의 작용 기전,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서 간극연접 단백질의 중요성과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분야였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사전 공동연구를 통해 섬모 특이적 단백질체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섬모 관련 단백질 중 간극연접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 간극연접 단백질군에서 가장 대표적인 GJA1 단백질의 섬모 형성과 기능에 관여하는 역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다양한 섬모 모두가 섬모나 그 기저부에 GJA1 단백질을 위치시켜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GJA1 단백질의 기능 장애를 일으킨 개구리(운동성 다중 섬모, 운동성 원발성 섬모)와 세포주(비운동성 원발성 섬모)에서 심각하게 섬모의 형성이 저하됨을 발견했고, 섬모 문제로 야기된 배아 좌우축 결정 이상으로 내장역위증이 일어난 결과를 관찰했다.

또 GJA1 단백질의 기능 이상은 섬모 형성에 필수적이라고 알려진 Rab11의 섬모 기저부로의 이동을 방해했다. 그 결과로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지 못하도록 뚜껑 역할을 하는 CP110 단백질이 제거되지 않아 섬모가 형성되지 못한다는 자세한 분자 기전을 밝혀냈다.

3. 기대효과

이 연구는 섬모질환의 주요한 원인인 다양한 섬모의 형성과 기능 손상이 간극연접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문제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선천적 유전질환인 섬모질환 중 간극연접 단백질의 돌연변이로 인한 질병에서 간극연접 단백질의 기능을 정상화해 섬모의 형성과 기능을 향상함으로써 질병의 상태 완화 및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붙임] 용어설명

1. 섬모(Cilia)

미세소관과 섬모지질막으로 구성된 세포소기관. 세포 밖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섬모의 구조와 운동성에 따라 크게 ‘일차(원발) 섬모’와 ‘다중(운동성) 섬모’로 구분된다. 운동성 다중 섬모는 기관지 표피 등에서 점액질을 이동시켜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하며, 원발 섬모는 세포 외부신호를 인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 섬모질환(Ciliopathy)

섬모의 기능과 형태 이상이 초래하는 유전 질환. 발생기형이나 시력/청력 손실, 신장질환, 비만, 내장역위증 등 인체 장기의 전반적인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

3. 간극연접(Gap junction)

인접한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관 형태의 단백질 복합체. 세포 사이의 이온과 영양물질 등 다양한 물질의 이동에 필요한 채널로 작용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GJA1 단백질의 작용 기전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기 전 섬모 기저부로 Rab11 단백질이 모인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섬모 기저부의 뚜껑 역할을 하는 CP110 단백질이 제거돼야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게 된다. GJA1 단백질은 Rab11의 섬모 기저부로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섬모 형성 과정에 참여한다.

그림2. GJA1 단백질의 이상으로 인한 내장역위증

GJA1 단백질의 발현을 감소시키면 섬모의 형성과 기능이 저하돼 배아의 좌우-축 결정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해 대표적 비대칭형 장기인 심장에 문제가 생겨 좌우가 바뀐다.

그림3. GJA1 단백질의 이상으로 인한 내장역위증

내장역위증으로 인해 심장의 방향이 거울상으로 반전돼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