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10. 5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무’의 힘 더해서 ‘진정한 태양광 수소’ 생산

UNIST 류정기・장지욱・장성연 교수팀, 바이오매스 기반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 개발
폐목재를 유용한 화합물 만들며 남는 전자 활용한 수전해 기술… Nature Comm. 게재

 나무에서 나온 찌꺼기로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얻은 전자(electron)로 ‘태양광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만으로 수소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그린 수소’ 상용화의 기대감을 높아졌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장지욱·장성연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리그닌만 분해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태양광 수소 생산에 쓰는 고효율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에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이 쓰였으며,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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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그래핀 복합체를 이용해 투명전극의 저항을 기존보다 20배 이상 낮췄다는 점이다. 이로써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회로, 센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자피부도 구현할 수 있었다.박장웅 교수는 “기존에도 전자피부나 전자타투 등의 연구가 이뤄졌지만, 회로나 패턴들이 그대로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구현한 전자피부는 모든 물질을 투명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어디에 부착해도 보이지 않아 실용적으로 사용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리그닌은 주로 폐기되는 물질이었다. 그 구조가 복잡해 쉽게 분해되지 않으며, 150℃ 이상의 고온과 고압으로 처리해도 경제성 낮은 화합물이 생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그닌이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로 큰 만큼 유용한 물질로 만들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됐다.

류정기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만 분리해내기 위해, 몰리브덴(Mo)을 기반으로 하는 저렴한 물질,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 PMA)’를 촉매로 사용했다. 저온(60℃)에서 PMA에 넣고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반응시키자 리그닌만 분해돼 ‘바닐린’이라는 유용한 물질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자를 추출해 수전해 기술의 단점 보완에 활용했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인데, 기존 방식은 수소와 함께 발생한 산소로 인한 폭발할 가능성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또 수전해 기술 중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로 전환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들은 높은 에너지가 필요해 전기에너지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리그닌의 변환 중에 얻은 전자를 활용해 산소 발생을 막는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또 가시광선 전체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적용해 수소 생산량을 늘렸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태양광 아래에서 20시간 동안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초기 전류: 19.8mA/, 20시간 후 초기 전류의 97% 이상 유지)

제1저자인 최유리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교수는 “이 시스템은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해 수소를 만들고, 산소나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태양광 수소의 생산성 향상’과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활용’이라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잡았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류정기 교수는 “기존 태양광 수전해 시스템보다 적은 에너지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촉매를 활용한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선택적 분해 기술은 셀룰로오스의 구조의 변형 없이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구성 성분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유리 연구교수 외에도 라시미 메흐로타(Rashmi Mehrotra) 연구원, 이상학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김용환 UNIST 교수와 이재원 전남대 교수가 자문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3()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미래기술연구실’ 및 ‘원천기술개발사업-탄소중립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Bias-free solar hydrogen production at 19.8mA cm-2 using perovskite photocathode and lignocellulosic biomas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교수 (052)217-2564

  • [연구진]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성연 교수, 류정기 교수, 장지욱 교수, 라시미 메흐로타 연구원, 최유리 연구교수, 이상학 연구원
  • [연구그림]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시스템과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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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태양광 수소 생산은 무제한 자원인 태양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태양광 수소 생산 방법은 물을 전자 공급원으로 사용해 광전기화학적1) 환원을 통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물 분해2)를 통한 산소 발생 반응은 4개의 전자가 필요해 반응 속도가 느리고 1.5V 이상의 고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루테늄(Ru)이나 이리듐(Ir), 백금(Pt) 등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고, 물 산화 반응 시 산소 발생으로 인한 폭발로 인한 불안정성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목질계 바이오매스3)를 물의 대체제로 사용해 전자 공급원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태양광 수소 생산을 위한 기존의 광촉매(TiO₂, WO₃, BiVO₄)는 값싸고 안정적이지만 밴드갭이 넓다. 이 때문에 태양광 흡수율의 제한이 있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흡광율과 효과적인 전하 전달 특성을 지닌 페로브스카이트4)를 광촉매로 사용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몰리브덴(Mo) 금속 기반 촉매를 통해 목질계 바이오매스 내의 리그닌5)만 선택적으로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이를 전자 공급원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 중 바닐린(Vanillin)6) 등의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셀롤로오스의 변형 없이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높은 광흡수율과 고안정성을 가지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과 결합해 고효율의 무전압 태양광 수소 생산의 결과를 보고했다.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 PMA)7) 촉매는 저온에서 목질계 바이오매스내의 리그닌과 쉽게 반응해 리그닌을 해중합8)할 수 있다. 리그닌의 해중합을 통해 저온에서 바닐린 등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다. 또 해중합 과정에서 리그닌으로부터 전자를 추출할 수 있으며, 이때 PMA가 전자를 얻게 된다.

전자를 얻은 PMA와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과 결합한 시스템을 설계해, 전압을 가하지 않고 태양광 수소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산소 발생 없이 고수율의 태양광 수소 생산이 가능하며, 장시간 안정적으로 산성 수용액 상에서 구동이 가능한 장점을 가진다.

3. 기대효과

본 연구팀이 제안한 촉매를 사용한 선택적 목질계 바이오매스 분해방법을 이용하면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해중합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저온에서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와의 결합한 시스템은 무전압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친환경적으로 기존의 화학연료를 대체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 현재 알려진 물의 전기분해 반응의 단점을 보완해 수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합물들의 생성에도 활용할 가능성을 열었다.

 

[붙임] 용어설명

1. 광전기화학 반응

전극에 ‘빛’과 ‘전기’를 함께 쪼이면 일어나는 전극 반응을 광전기화학 반응이라 하며, 전기만 주어져 나타나는 반응을 전기화학 반응이라고 한다. 전극 표면에서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을 양극(anode)이라 하며,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을 음극(cathode)라 한다.

2. 수전해(물의 전기분해)

물로부터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촉매 반응이다. 양극에서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 산소 발생 반응(Oxygen Evolution Reaction, OER)이, 음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일어나 수소 발생 반응(Hydrogen Evolution Reaction, HER)이 이뤄진다.

3. 목질계 바이오매스

농업폐기물, 산림폐기물 등의 유기물로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및 리그닌으로 구성돼 있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키지 않고 탄소중립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인 청정에너지원이다.

4. 페로브스카이트

사면체나 팔면체 또는 입방체의 결정구조를 가지는 물질로 구성 원자에 따라 부도체, 반도체, 도체의 성질을 가지는 유무기 복합소재이다. 값싸고,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흡수 물질로 오랫동안 실리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5. 리그닌 (Lignin)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와 함께 목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분이다. 주로 방향족을 단위체로 가지는 고분자화합물로 이뤄지며, 그 구조가 복잡해 쉽게 분해할 수 없는 물질로 알려졌다.

6. 바닐린 (Vanillin)

바닐린은 바닐라 콩에서 추출한 바닐라 향이 나는 무색의 방향족 결정성 고체다. 바닐린 자체는 단맛이 없으나 식품에 달콤함을 더하는 향료로써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사탕 등에 첨가한다.

7.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 PMA)

노랑 혹은 초록색을 띠는 화학물질로 물이나 극성 유기물질에 쉽게 녹는다. 평소 노란색을 띠는데, 전자를 얻어 환원되면 초록색으로 바뀐다. 특정 전압을 가해주면, 다시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한다.

8. 해중합

중합의 반대 현상. 중합체(고분자)를 가열하면 역반응을 일으켜 그 중합체가 단위체로 분해되는 화학 반응으로, 중합체의 구조 단위를 알아내거나 깨끗하게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시스템과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

(오른쪽 위) 목질계 바이오매스와 인몰리브덴산의 반응으로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해 바닐린 등의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다. 이 반응에서 추출된 전자는 환원된 인몰리브덴산에 저장된다. (왼쪽 위와 아래) 저장된 전자를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과 결합한 시스템에 적용하였을 때, 인가되는 전압 없이 태양광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그림2. 무전압 태양광 수소 생산

이번 연구의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은 19.8mA/㎠의 고효율을 보이며, 이는 다른 논문들의 결과와 비교해 최대 효율이다. 20시간 동안 초기 효율의 97%를 유지한다. 또한, 장시간 반응 이후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의 태양광 흡수율은 변화 없이 안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