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2. 10. 6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Gold)' 표면에 '헤링본 무늬' 생기는 이유 찾았다

펑 딩 UNIST 교수팀, 머신러닝 활용해 금(111) 표면의 독특한 질감 원인 밝혀
최상층 원자가 안정해지려 위로 이동해 무늬 생성… Science Advances 발표

겉보기에는 매끈한 표면도 원자 수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금(Au)도 마찬가지인데, 나노 수준으로 들여다보면 V자가 반복되는 헤링본(herringbone) 무늬가 드러난다. 최근 그 이유가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특훈교수(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원자 수준의 금 표면에 헤링본 질감이 나타나는 이유를 밝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현지 시각으로 10월 5일(수)에 공개됐다.

우리에게 귀금속으로 익숙한 금은 과학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많은 재료다. 분자의 자기조립(self-assembly)을 유도하는 밑판이나 2차원 물질을 기르는 지지체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탄소 나노 리본의 합성을 위한 촉매로도 금이 사용된다. 따라서 원자 수준에서 금의 특성을 이해하는 일은 다양한 기술 개발의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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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포함한 금속은 합성조건에 따라 다양한 표면 구조를 가지며, 이는 금속 이름 뒤에 기록된 숫자로 구분된다. 금의 경우는 ‘금(111)’의 표면 구조가 가장 안정적인데, 반세기 전에 이 물질의 원자 표면이 독특하다는 게 밝혀졌다. 육안으로 보면 매끈한 표면인데 나노 수준에서 관찰하면 헤링본 질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무늬가 왜 나타나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펑 딩 교수팀은 금(111) 표면의 질감이 독특한 이유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활용해 풀었다. 계산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금(111) 표면 구조와 물질 내부와의 관계를 풀어내는 데에 신기술의 힘을 빌린 것이다.

펑 딩 교수는 “전통적 접근으로는 10만 개 이상의 원자가 포함된 나노 구조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어렵다”며 “원자 단위의 움직임을 매우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인공 신경망 기술 덕분에 금(111)이 가지는 특별한 구조의 원리를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금(111) 표면의 최상층의 원자 수는 바로 아래층보다 4% 정도 더 많다. 이 때문에 최상층의 몇몇 원자들은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다. 최상층 원자가 이 위치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면 위로 조금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금 표면에 변형이 생긴다. 이 결과 금(111) 표면에 헤링본 무늬가 형성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공 신경망을 통해 금(111) 원자들에 주어지는 힘들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상층 아래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형이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이런 변형을 금(111) 원자층이 두꺼울수록 심했다. 금(111)의 두께가 얇으면 내부 변형이 억제돼 헤링본 대신 줄무늬가 나타났다.

펑 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소재 연구에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각종 재료의 복잡한 표면 구조와 발생 원리를 알아내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 물질 표면 연구에 인공 신경망 등을 도입하는 길을 열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논문명: Origin of the herringbone reconstruction of Au(111) surface at the atomic scal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신소재공학과: 펑 딩 교수 (052)217-5703

  • [연구진] 이번 연구를 주도한 패이 리(Pai Li) 박사(왼쪽)와 펑 딩(Feng Ding) 특훈교수(오른쪽)가 금(111)의 나노 표면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 [연구그림] 금(111) 표면에 나타나는 헤링본 이미지
 

[붙임] 그림설명

그림1. (111) 표면에 나타나는 헤링본 이미지

(A) 왼쪽 이미지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에서 금(111) 표면을 관찰한 것으로 뚜렷한 헤링본 무늬가 나타난다. 가운데와 오른쪽은 금(111)의 두께 차이에 따른 표면 무늬를 시뮬레이션 한 것이다. 금(111) 두께가 두꺼울 경우(가운데) 내부 구조의 상호작용으로 헤링본 무늬가 뚜렷해지지만, 금(111) 두께가 얇으면(오른쪽) 나란한 줄무늬가 나타난다.

(B) 금(111) 헤링본 구조에 외력을 가하였을 때 표면의 변형을 관찰한 그림. 시뮬레이션 결과는 칼라 색상으로 표현했고, 실험을 통해 측정한 것은 흑백으로 표현했다. -0.17%의 변형력을 가한 경우, 그림 (A)의 대칭성이 있는 헤링본 무늬로부터 약간 기울여지듯 변형이 되었다. -0.4%의 변형력을 가한 경우 줄무늬의 무늬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