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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10만 층 쌓아 만든 가장 완벽한 흑연 나왔다!

UNIST·북경대, 고체 탄소원료 쓰는 합성법으로 대면적 흑연 필름 합성
불순물 거의 없는 단결정 형태·전자기기 성능 향상… Nature Nanotechnology 게재

그래핀을 10만 겹 이상 쌓아 만든 가장 완벽한 흑연이 나왔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교수(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는 중국 북경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완벽한 단결정 흑연을 합성했다. 일반 흑연보다 열이나 전기의 전도성이 뛰어난 데다 얇고 유연해, 붙이거나 접을 수 있는 배터리와 휴대전화 같은 차세대 전자기기에 쓰일 전망이다.

흑연은 판상형 물질인 그래핀이 켜켜이 쌓여 있는 형태다. 이 그래핀 층들을 서로 고정하는 힘은 스카치테이프로 떼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약한 특성이 있다. 실제 스카치테이프로 흑연에서 그래핀 분리해낸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역으로, 즉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는 고품질 흑연을 합성하기가 어렵다. 층 사이가 잘 고정되지 않아 그래핀들이 쉽게 다결정 형태로 으스러지는 것이다. 결정이 여러 개로 분리된 형태인 다결정은 단결정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반면 연구팀이 이번에 합성에 성공한 흑연 필름은 천연흑연 또는 기존 인조 흑연과 달리 완벽한 단결정 형태다. 흑연 필름의 면적이 1제곱 인치(inch2)에 이를 만큼 큰 크기다. 지금까지 단결정 그래핀이 적층된 형태로 인공적으로 합성된 흑연의 크기는 밀리미터(㎜) 수준이었다.

또 내부 불순물도 0에 가까우며, 그래핀 층간의 간격도 이제껏 나온 어떤 흑연보다도 조밀하다. 그래핀이 조밀할수록 강도 등이 뛰어나다. 두께는 35마이크로미터(㎛) 정도로, 그래핀을 10만 층 쌓아 올린 두께다.

공동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쓰는 기체가 아닌 고체 상태 탄소원료를 활용하는 새로운 합성법으로 이러한 흑연을 합성해낼 수 있었다. 이 합성법은 원료가 기판 뒤에서 공급되는 방식이다. 기판으로는 특수 니켈 필름을 썼다. 관찰 가능한 결합이나 결정립계가 없는 단결정 형태이며 니켈 필름의 표면 전체도 흑연을 올려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유리한 편평한(ultraflat) 모양이다. 두께도 균일하다.

펑 딩 교수는 “인조 흑연 합성 기술이 나온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 정도로 완벽한 수준의 흑연 필름이 유의미한 크기로 합성된 적이 없었다”라며 “이번에 합성된 흑연은 차세대 전자기기의 재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 북경대 카이휘이 리우(Kaihui Liu) 교수, 언거 왕(Enge Wang)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으며, 나노기술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10월 27일(목)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Continuous epitaxy of single-crystal graphite film by isothermal carbon diffusion in nickel)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김학찬 실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신소재공학과: 펑 딩 교수 (052)217-5703

  • [사진1] 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 UNIST-MAGAZINE-2018-Summer_9Bridges_펑딩-교수4
  • [연구그림] 단결정 흑연 합성이 어려운 이유
  • [연구그림] 펑 딩 교수팀이 개발한 합성법과 합성된 단결정 흑연의 실제 사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고품질 흑연은 우수한 기계적 강도와 열 안정성, 유연성, 수평 방향에서 우수한 열·전기 전도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경량 스마트폰의 냉각 소재 등으로 쓰는 등 응용 가능성이 큰 첨단소재다.

이러한 우수한 특성은 흑연의 특수한 구조 덕분에 가능해진다. 흑연은 판상형 물질인 그래핀이 켜켜이 쌓여 있는 형태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 벌집 모양으로 이어진 한 층의 물질이다. 이 탄소 원자들은 강한 결합력인 공유결합(covalent bond)으로 연결돼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다. 반면 그래핀 층끼리는 약한 결합력인 반데르발스 힘(van der Waals' force)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유연성까지 동시에 갖출 수 있다.

흑연은 발견된 지 1,000년이 지났고 인조 흑연 합성법도 100년 이상 연구되고 있지만, 흑연의 물성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물성이 우수한 단결정 흑연은 수 밀리미터 수준 이상으로 합성된 적이 없다. 석영이나 단결정 실리콘이 최대 합성 가능한 크기가 수 미터 수준이라는 점과 극명히 상반되는 결과다.

이처럼 단결정 흑연의 합성이 어려운 이유는 그래핀 층간의 약한 결합력 때문이다. 그래핀 층간의 고정력이 약하므로 편평한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고, 이는 그래핀이 다결정 형태로 쉽게 으스러지게 만든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합성 전략을 제시했다. 이 합성법으로 합성된 흑연은 최대 인치 단위(수 센치미터)로 크다. 기존에 합성됐던 인공 흑연은 결정 하나의 크기가 수 밀리미터 수준에 그쳤던 점을 생각하면 큰 발전이다.

이번에 합성된 인공 흑연은 최대 인치 크기의 단결정으로 이뤄졌으며, 두께는 35마이크로미터 수준이다. 이는 그래핀 10만 층 이상을 쌓은 두께다. 열전도율은 최대 2,880W/mK(와트퍼미터캘빈)으로 이는 구리에 7배 이상으로 뛰어나다. 또 불순물의 함량이 0에 가까웠으며, 그래핀 층간의 간격도 이제껏 나온 흑연 중에 가장 좁다.

이 같은 합성법의 주요 설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먼저 ‘흑연을 합성하는 기판’이다. 기판으로 사용한 대면적 단결정 니켈(Ni) 필름은 굉장히 평편한 단면 모양을 갖고 있다. 이 덕분에 그 위에 성장한 그래핀들 또한 단결정성을 가질 수 있었다. 또 고체 상태의 원료를 사용해 비교적 천천히 합성을 진행함으로써 그래핀 층을 같은 화학적 환경에서 등온성장시켜, 흑연 질의 균일성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합성 시간은 최대 100시간이 소요된다. 마지막으로 니켈 필름의 뒷면에서 탄소 소스를 공급 (solid carbon source) 해 5초 당 한 개의 층이 형성되는 빠른 비율로 그래핀 층의 성장 시킬 수 있었다.

3. 기대효과

이번에 합성한 초고품질 흑연은 기존 전자기기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차세대 전자기기의 부품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단결정 흑연 합성이 어려운 이유.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 흑연을 만들면 결정이 결정립계(Grain Boundary)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다결정 구조가 돼 으스러지기 쉽다. 그래핀 층간의 결합력은 약하고 기판은 편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2. 개발한 합성법과 합성된 흑연의 실제 사진. (a) 완벽하게 편평하게(ultraflat) 니켈 기판 뒤에서 고체 상태 원료인 탄소가 공급된다. 기판 위에서 그래핀 조각 들이 합성되고 조각들이 서로 합쳐져 단층 그래핀이 된다. 단층 그래핀이 동일 합성 방식으로 쌓인다. 실제 그래핀이 쌓여 있는 상태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은 오른쪽 빨간색 상자로 표시됐다. (b) 단결정 그래핀으로 이뤄진 흑연의 전자 현미경 사진. 냉각 과정에서 주름이 생겼다. (c) 합성 종료 후 기판은 화학적으로 제거 했을 때 생긴 완벽한 흑연 필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