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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제거하는 표적 치료에 쓰일 새 약물이 나왔다. 이 약물은 암세포 내 리소좀*을 표적으로 삼아 파괴하면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
*리소좀(lysosome):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있는 세포 내의 작은 주머니. 일반적으로 오래 지나서 못 쓰게 된 세포소기관을 파괴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물질들을 파괴한다. |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유자형 교수팀은 ‘산성도(pH)에 의해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 암을 고치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 약물은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의 산성도(pH)에 반응해 구조를 바꾸고, 리소좀을 파괴한다. 리소좀은 정상 세포나 암세포에 모두 존재하므로, 암세포만 골라 침투하는 방법을 추가해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새 약물은 중성(pH 7.4)에서 약하게 결합하고 표면에 음전하를 띠는 형태로 존재한다. 이때는 비활성 상태이므로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반면, 이 약물이 약산성(pH 4.5) 환경에 놓이면 결합이 강해지고, 표면에 양전하를 띠면서 활성화된다. 산성도가 pH 4.5인 환경에서는 세포막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연구진은 새 약물이 암세포만 잘 골라내도록 암세포의 세포막에서만 많이 발현되는 ‘탄산탈수효소(CAIX)’를 길잡이로 이용했다. 약물에 이 효소를 알아채는 분자를 붙인 것. 이 효소를 길잡이 삼은 약물은 암세포를 찾아내고 약물의 양이 증가해 자기조립*을 이루면서 거대조립체가 된다. |
*자기조립(self-assembly): 무질서하게 존재하던 구성요소들이 외부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조직적인 구조나 형태를 만드는 것. |
제1저자인 김도현 UN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암세포에서만 과발현된 효소를 표적으로 삼으면 약물은 암세포만 골라서 침투하게 된다”며 “거대조립체가 된 약물은 세포막을 뚫고 암세포로 들어가 리소좀에 쌓인다”고 설명했다. 리소좀은 세포 밖에서 들어온 온갖 물질을 모으고 처리하는 기관이다. 리소좀도 세포 활성을 위해 약산성(pH 4.5)으로 유지되므로, 거대구조체가 된 약물이 활성화되기 좋다. 암세포에 많은 효소를 따라 활성화된 약물이 리소좀 막을 파괴하면서 암세포도 사멸로 이끌게 되는 것이다. 유자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리소좀에 축적된 거대조립체가 활성화되면서 리소좀 막이 붕괴하고 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부분을 증명했다”며 “산성도(pH)에 의해 활성도가 조절되는 약물은 암세포 리소좀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므로 암세포만 제거하는 효과적인 항암 전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 속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로 선정돼 출판됐다. (논문명: Spatiotemporal Self-Assembly of Peptide Amphiphiles by Carbonic Anhydrase IX-Targeting Induces Cancer-Lysosomal Membrane Disrup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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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세포 내 거대분자들은 특정 환경에서만 반응성이 높아져(활성화) 세포 내 활성이 조절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거대분자가 원하지 않는 곳에 위치되었을 때 주변에 영향을 주지 않고, 오직 필요한 공간에서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 시스템을 모사해 세포 내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시스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역동적인 세포 소기관 내 축적 및 활성화 시스템은 아직까지 도전과제로 남아있다. 2. 연구내용본 연구팀은 pH 감응형 펩타이드를 설계했다. 이 펩타이드는 pH 7.4 환경에서 자기조립될 때 약한 내부 결합이 되면서 표면 전하가 음전하를 띤다. 하지만 pH 4.5 환경에서 자기조립될 때는 강한 내부 결합을 이루면서 표면 전하가 양전하를 띤다. 이로 인해 pH 4.5 환경에서 세포막과 상호작용이 더욱 활발해진다. 개발된 pH 감응형 펩타이드는 암세포 효소 표적 리간드(Acetazolamide)를 가지고 있어, 암세포에 과발현된 CAIX(탄산탈수효소 9) 주위에 선택적으로 축적 및 자기조립체를 형성할 수 있다. 형성된 자기조립체는 효소에 의해 세포 내 이입되며 리소좀에 축적된다. 리소좀의 pH 4.5 환경과 반응해 자기조립체의 구조가 세포막과 더욱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구조로 변하며, 이로 인해 세포막 붕괴와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 외부 환경(pH 7.4)에서는 활성화될 수 없어 주변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암세포 리소좀 환경(pH 4.5)에서 활성화돼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 및 우수성이 있다. 3. 기대효과이번 연구는 암세포 리소좀 환경에서만 활성화돼 암세포 사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상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존 약물들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pH 감응형 펩타이드를 통해 리소좀의 기능장애를 유발해 암 치료에서의 효과적인 전략을 보여주었으며, 향후 리소좀 표적 약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그림 설명 |
그림1. pH 감응형 펩타이드의 세포 내 작용 기작: 암세포에 과발현된 탄산탈수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pH 감응형 펩타이드’는 암세포 표면 세포막에서 그 농도가 증가한다. 이렇게 축적된 pH 감응형 펩타이드는 효소 주변에서 거대조립체가 되며, 효소에 의해 세포 내로 이입되며 리소좀에 축적된다. 이 물질은 리소좀의 산성도에 반응하면 거대조립체의 구조와 표면 전하가 변하고, 세포막에 직접 영향을 줘 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그림2. 미국화학회 골드지의 속표지: 자기조립체가 리소좀 막을 훼손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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