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3. 12. 19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고체도 접는다…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메타물질 개발

UNIST 최원영 교수팀, 종이접기 패턴의 금속-유기 골격체 만들어
분자 수준의 물질로 양자 컴퓨팅 등 응용 가능해… Nat. Commun. 게재

일정한 방식으로 접히는 종이접기를 응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 메타소재가 사용되는 분자 양자 컴퓨팅 등 특정 분야에서 물질의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최원영 교수팀과 민승규 교수팀은 종이접기(Origami, 오리가미) 패턴을 기반으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 분자 수준까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종이접기 형식의 작동 원리 또한 관측했다.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 형태를 넘어 공학이나 건축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종이접기 작동 원리는 기술 분야로 확장돼 태양 전지 셀부터 의료 기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종이접기 원리에서 영감을 받은 물질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나 ‘분자 수준’의 물질 개발은 어려운 과제였다.

연구팀은 종이접기와 같은 변화가 가능한 골격체를 만들기 위해 금속 노드(Metal Node)와 유기 리간드(Organic Ligand)를 합성했다. 금속-유기 골격체는 이루는 구성성분의 특성에 따라 고체 물질에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파나 빛과 같은 파장인 X선의 회절현상을 측정해 제작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를 분석했다. 제작된 골격체는 온도 변화에 반응하며 종이접기와 같은 작동 원리를 보여줬다. 구조 변화에 따라 물질의 특성인 음성 푸아송비(NPR)의 특성도 발견했다. 푸아송비는 대부분의 물체가 젤리와 같이 수평으로 힘을 주면 수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수직으로 줄어드는 특성을 보여주는 계수를 말한다.

연구팀은 특이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유연한 구조적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금속-유기 골격체의 내부 구조 배열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물질의 고유한 유연성이 종이접기와 같은 움직임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자연에서 찾기 어려운 성질을 가지는 메타물질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다양한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활용될 으로 보인다.

제 1저자 진은지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분자 수준에서의 종이접기 작동 원리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며, ‘종이접기 기반 금속-유기 골격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며 “금속-유기 골격체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기계 메타소재 분야에서의 잠재적인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최원영 화학과 교수는 “분자 수준에서 종이접기 작동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한 것은 독특한 기계적 특성을 갖춘 신소재를 발견한 것이다”며 “다양한 작용기의 탐색 및 종이접기 작동 원리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양자 컴퓨팅의 발전과 같은 특정 응용 분야에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12월 1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SRC), 글로벌박사양성사업(GPF)과, 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에는 최원영 교수팀의 진은지, 양창모, 남주한, 조현수, 강은영, 이정혜, 노혁준 연구원이 참여했고 민승규 교수팀의 이인성 연구원, 포항가속기 연구소 문도현 박사가 공동 참여했다.

(논문명: Origamic metal-organic framework toward mechanical metamaterial)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우종민 담당 (052)217-1232

화학과: 최원영 교수 (052)217-2546

  • [연구진] 왼쪽 원형 제 1저자 진은지 연구원, 윗줄 왼쪽부터 이정혜 연구원, 강은영 초빙교수, 남주한 연구원, 조현수 연구원, 아랫줄 왼쪽부터 최원영 교수, 민승규 교수, 이인성 연구원
  • [연구그림1] 다양한 오리가미 패턴과 패턴을 활용한 응용물질의 모식도
  • [연구그림2] 개발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
  • [연구그림3] 유사한 형태의 오리가미 패턴
  • [연구그림4] 2D MOF의 오리가미 메커니즘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종이 접기, 일명 오리가미(Origami)는 공예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예술, 과학, 공학, 건축, 및 산업 분야에서 오리가미 설계 원리가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오리가미 설계 원리가 물질의 구성성분 및 규모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분야에서 오리가미의 응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태양전지, 리튬이온 베터리, 생체 의료 기기 등에서 활용되었다. 오리가미 설계는 다양한 패턴을 기반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Miura(미우라), Double Cougation surface (DCS)와 같은 패턴이 있다. 각각의 오리가미 패턴은 동일하거나 다른 반복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반복 패턴을 갖고 있더라도 접힘-펴짐에 따라 오리가미 작동원리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오리가미 패턴을 기반으로 다양한 규모에서의 물질이 연구되어 왔지만, 분자 수준의 물질을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2. 연구내용

분자 수준에서 오리가미 기반 물질을 설계하기 위해 금속-유기 골격체 (metal-organic framework)는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MOF를 구성하는 금속 노드 및 유기 리간드는 거의 무한하고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유연한 토폴로지를 기반으로 설계하여 구조를 합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연성이 있는 포피린(Porphyrin) 기반의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2D MOF)를 합성하고, 종이접기 작동 원리에 기반한 구조 변화에 따라 메타물질의 특성인 음성 푸아송 비(NPR)의 특성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합성된 2D MOF 구조 내에 종이접기 패턴과 유사한 내부 분자 배열을 확인하였다. 온도에 따른 단결정 싱크로트론 엑스레이 회절(Synchrotron X-ray diffraction) 실험을 통해 오리가미 작동 원리를 확인하고, 이론적 계산(DFT calculation)을 통해 특별한 기계적 특성,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규명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분자 레벨에서 종이접기 형식의 작동 원리를 확인하고 메타물질로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다양한 MOF 구조에서의 기계적 특성과 연계성을 생각할 수 있다.

 

[붙임] 용어설명

1. 메타물질 (Metamaterial)

메타물질은 인공적으로 합성된 물질로서 자연계에서 나타나지 않는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이나 크기보다는 내부 구조에서 특이성이 발현되는게 특징이다. 물질을 이루는 구조의 배열과 패턴 등이 중요하게 작용해 기존에 나타나지 않던 물리적 특성을 만든다.

2. 종이접기 (Origami, 오리가미)

오리가미(Origami)는 종이를 접어서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이나 물건을 만드는 일본 전통 공예 기술이다. “ori”는 접다, “kami”는 종이를 나타내며, 이 두 단어가 합쳐져 “종이접기”를 의미한다. 오리가미는 일반적으로 2차원의 종이를 사용하여 시작된다. 종이를 접고 펼치면서 다양한 접기 기술을 사용하여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 이때 접은 선을 따라 종이를 접고 펼치는 것은 주요한 작업이며, 접히고 펼쳐진 선은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낸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소재의 물질이 동일한 오리가미 패턴을 가진다면, 물질의 구성성분이나 재료에 관계없이 같은 형태의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3. 음성 푸아송 비(Negative Poisson’s ratio, NPR)

푸아송 비(Poisson’s ratio, v)는 물체에 압력이 주어질 때 수축이나 팽창 정도를 나타내는 계수(v=et/el, et=transverse strain, el=longitudinal strain)이다. 물체가 수평 장력을 받으면 대부분 수직 방향으로 팽창하는 반면(v > 0), 몇몇 특정한 물질은 수직 방향으로 수축하는 특성(v < 0)을 보여준다. 이때 나타나는 계수를 ‘음성 푸아송 비’라 일컫는다.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갖는 물질은 메타물질의 한 종류로서 기존 자연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현상을 품고 있다.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갖는 물질은 내부 구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4.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

금속-유기 골격체(MOF)는 금속 노드(Metal Node)와 유기 리간드(Organic Ligand)를 기반으로 자기조립을 통해 합성되는 다공성 고체 물질이다. 금속 노드와 유기 리간드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설계하고 합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금속-유기 골격체를 이루는 구성성분의 특성에 따라 고체 물질에 유연성 (Flexibility)을 부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구조의 특성은 가스 흡착과 분리 및 기계적 특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다양한 오리가미 패턴과 패턴을 활용한 응용물질의 모식도

6세기경 종이가 발명되고, 종이접기는 18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놀이를 넘어 다양한 오리가미 패턴이 연구되며 1980년대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오리가미 기반 물질 개발이 이루어졌다. 2차원의 물질을 종이접기하듯 접어 3차원의 물질을 만들 수 있고, 유연한 움직임을 갖는 물리적 특성을 보인다.

그림2. 개발된 2차원 금속-유기 골격체

금속 노드와 유연한 작용기를 갖는 포피린 기반 유기 리간드의 자가조립을 통해 합성된 2차원의 금속-유기 골격체의 분자구조 그림이다. 이 구조는 오리가미 패턴의 형태로 단순화 할 수 있으며, 오리가미 작동 원리에 따라 구조의 유연성을 증명했다

그림3. 유사한 형태의 오리가미 패턴

다음과 같은 오리가미 패턴은 접힘-펴짐에 따라 2차원의 물질을 3차원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오리가미 작동원리에 따라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4. 2D MOF의 오리가미 메커니즘

DFT 계산 기반 결정구조의 변화 모습. 회색으로 칠해진 영역은 u 방향으로 응력이 가해질 때 점차 펴지며, 그림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회색 화살표를 따라 펼쳐짐 (상단 그림). DCS 오리가미 패턴의 변화 메커니즘 (하단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