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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광이 항산화 시스템을 피해 세포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과정이 밝혀졌다. UNIST(총장 박종래) 화학과 민두영·권태혁·민승규 교수팀은 청색광(블루라이트; blue light)에 의해 세포 단백질이 손상되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청색광은 햇빛, LED 기반 디스플레이 기기, 실내조명에서 방출되는 빛이다. 고에너지 가시광선이라 일반적인 자외선 차단제로는 제대로 막을 수 없고, 눈의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체내에 도달한 청색광은 세포 단백질의 산화 손상을 유발해 피부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녹아 있던 산소가 청색광을 흡수해 반응성이 높은 활성산소로 바뀌면, 이 활성산소가 세포의 단백질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단백질 표면을 산화 손상시키는 방식이다. 세포 내 항산화 시스템은 이러한 활성산소를 무력화시켜 단백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연구팀이 밝혀낸 단백질 손상 경로는 항산화 시스템이 닿지 않는 단백질 내부에서 일어난다. 단백질 내부에 갇힌 산소가 특정 아미노산과 상호작용하며 청색광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를 통해 활성산소로 바뀌는 경로다. 생성된 활성산소는 단백질 내부를 돌아다니며 궁극적으로 단백질 손상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구조에서 착안해 이 같은 경로를 발견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사슬이 복잡하게 접힌 구조로, 그사이에 무수히 많은 공간이 있어 작은 분자들이 포획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양한 실험, 계산, 통계 및 생명정보학 접근 방법을 활용해 다각도로 이를 입증했으며, 이 단백질 손상 경로를 '산소 가둠 광산화 경로(oxygen-confined photooxidation pathway)'로 명명했다. 민두영 교수는 “일반적인 단백질 손상 경로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백질 손상 경로를 발견했으며, 세포 내 단백질 전반에 보편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이어 “새롭게 발견된 단백질 손상 경로는 청색광에 의한 피부, 눈 조직의 노화나 질병 유발의 숨겨진 원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공개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Hidden route of protein damage through oxygen-confined photooxid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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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개요 |
1.연구배경 인체 내 산화 스트레스는 단백질 손상을 유발하며, 손상된 단백질의 축적은 인간의 노화 및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인 단백질 손상 경로는 활성산소1)(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자유 확산(free diffusion)을 통해 주로 단백질의 표면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복잡한 단백질 구조에는 산소와 같은 작은 기체 분자를 포획(capture)할 수 있는 내부 공간(cavity)2)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체 조직 내 산소 농도는 대기 중 약 21%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약 13%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용해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산소 포획 현상은 세포 내 단백질 손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는 산소 포획에 의해 유발되는 단백질 손상 경로가 청색광(블루라이트; blue light)에 의한 단백질 손상 경로의 주요 작동 원리임을 제시한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산소가둠 광산화3) 경로(oxygen-confined photooxidation pathway)'라고 명명한 독특한 단백질 손상 경로를 제시한다. 이 경로에서는 먼저 체내에 녹아 있는 산소 분자가 단백질 내부 공간에 포획된다. 이후 청색광이 조사되면 트립토판(tryptophan) 아미노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활성산소가 단백질 내부에 생성된다. 생성된 활성산소는 일중항 산소 (singlet oxygen; ¹O₂) 및 하이드록실 라디칼 (hydroxyl radical; •OH)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단백질 내부를 돌아다니며 궁극적으로 단백질 손상을 유발한다. 활성산소가 단백질 내부에 갇혀 이동하기 때문에 기존 항산화(antioxidant)4)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이는 일반적인 단백질 손상 경로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백질 손상 경로이다. 또한 이러한 단백질 손상 경로는 세포 내 다양한 단백질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다양한 종류의 실험, 계산, 통계 및 생명정보학적 접근 방식을 활용하여, 청색광에 의해 유도되는 새로운 단백질 손상 경로를 다각도로 입증하였다. 본 연구는 청색광에 직접 노출되는 피부·눈 조직 내의 단백질 항상성(protein proteostasis)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3.기대효과 본 연구는 청색광에 의한 단백질 산화 손상의 새로운 경로를 제시한다. 이 경로는 세포 내 항산화 방어 시스템을 우회하여 단백질 손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발견은 청색광에 직접 노출되는 피부와 눈의 노화 및 질병의 분자적 원리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피부와 눈 조직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질병의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용어설명 |
1.활성산소 (reactive oxygen species) 산소 분자로부터 유래한 반응성이 높은 분자로, 세포 내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 활성산소는 세포 내 대사 과정이나 외부 자극(예: 자외선(UV), 청색광, 방사선)에 의해 생성되며, 단백질, DNA, 지질을 손상시킬 수 있음. 2.단백질 내부 공간 (protein cavity) 단백질 구조 내에 존재하는 빈 공간이나 구멍으로, 기체 분자나 소분자 화합물이 포획될 가능성이 있는 단백질 영역. 3.광산화 (photooxidation) 빛 에너지에 의해 유도되는 산화 반응으로, 단백질, DNA, 지질 등 생체분자의 산화적 손상을 유발. 4.항산화 (antioxidant) 산화 반응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물질로, 활성산소의 반응을 차단하여 세포와 생체분자의 산화 손상을 감소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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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그림설명 |
그림1. 본 연구에서 밝힌 청색광에 의한 단백질 손상 경로. 세포 내에 용해된 산소 분자는 단백질 내부의 빈 공간(cavity)에 포획된다. 포획된 산소는 트립토판(Trp) 아미노산과 상호작용하며 청색광(400–500 nm)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반응성이 강한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로 변환된다. 생성된 활성산소는 단백질 내부를 돌아다니며 단백질의 산화 손상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단백질의 내부 구조가 손상되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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