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4. 05. 21. (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패혈증 원인균, 자석으로 쏙쏙 뽑아낸다

UNIST·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 개발 성공
체외 혈액 정화로 패혈증 치료 가능해… Small Methods 게재

체외 혈액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실제 환자와 유사한 실험조건에서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나타내,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주진명 교수팀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혁 교수팀은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 기반 체외 혈액정화 기술을 개발했다.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활용해 패혈증의 원인 물질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개발된 혈액정화 기술은 돼지 모델을 통한 전임상실험에서 치료 효과와 유효성 또한 검증됐다.

강주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히 혈액에서 패혈증 원인 물질의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심혈관과 혈액학적 주요 임상지표가 개선되고 주요 장기의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입증했다”며 “혈액과 주요 장기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과 염증성 물질을 사전진단 없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패혈증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심각한 감염에 대한 인체의 전신성 이상 염증반응이다. 주요 장기에 기능부전을 일으키며 높은 치사율을 동반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뚜렷한 패혈증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강주헌 교수팀은 2022년 선행연구를 통해 유사한 기술을 개발했다. 니켈, 철과 같은 자성 나노입자를 적혈구의 세포막으로 기능화시켜 체외로 순환하는 환자의 혈액과 반응시킨다. 이때 자성 나노입자가 병원체를 포획하게 만든 다음 외부 자기장(자석)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혈액에서 제거해 패혈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행 연구로 개발된 기술을 실제 임상에서 기술적 한계를 보였다. 자기장에 의해 끌려오는 힘인 자화율이 낮아 수 리터의 체외 혈액을 정화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성인 환자의 전혈을 1시간 안에 정화하는데 필요한 자성나노입자의 크기, 크기분포 등을 계산하고 최적화된 값을 예측했다. 새로운 수열 합성법을 개발해 기존보다 뛰어난 자화율과 입자의 균일도가 높은 초상자성 나노입자 합성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개발된 초상자성 나노입자에 적혈구 세포막 기술을 입혀 기능성 초상자성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혈액 속 병원균을 6L/h의 빠른 유속에서도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돼지 패혈증 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제 1저자 박성진, 김수현 연구원과 박인원 교수는 “새로 개발한 초상자성 나노입자 합성 기술은 환자의 혈액에 잔류하는 자성 나노입자가 없도록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안전성 평가에 있어서도 유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주헌 교수는 “개발한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인증 및 추가 계획 중이다”며 “사전진단 없이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신·변종 감염병 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보건안보 전략으로 활용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감염병 치료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성진, 김수현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석박통합과정 학생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박인원 교수가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 UNIST,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산업진흥원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포스코청암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와일리(Wiley)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Small Methods’에 frontispiece(권두 삽화)로 선정돼 5월 17일 정식 출판됐다.
(논문명: Extracorporeal blood treatment using functional magnetic nanoclusters mitigates organ dysfunction of sepsis in swin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우종민 담당 (052)217-1232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 (052)217-2595

  • [연구진] UNIST 왼쪽부터 강주헌 교수, 주진명 교수, 박성진 연구원, 김수현 연구원
  • [연구진] 분당서울대병원 왼쪽부터 이재혁 교수, 박인원 교수
  • [연구그림1]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한 혈액정화기술
  • [연구그림2]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한 다제내성균 (ESBL-producing E. coli) 감염 패혈증 돼지 치료 결과
[붙임] 연구결과개요
1. 연구배경

패혈증은 미생물이나 바이러스등의 감염에 대한 인체의 전신성 이상 염증반응으로, 인체에서 원인 병원체와 염증성 물질들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수십년간 병원성 미생물을 사멸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항생제 처방이 주를 이루어 왔지만, 항생제의 사용에는 세포독성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며 특히 부적절한 항생제 복용에 의한 내성균의 출현은 이와 같은 패혈증의 치료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많은 임상연구들을 통해 미생물 자체 뿐 아니라, 그에 의해 과도하게 생성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조절도 패혈증 환자를 치료하는데 중요한 측면으로 작용하는 것이 밝혀졌다.

선행연구를 통해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와 염증성 물질을 사전 진단 없이 일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혈구 세포막 자성나노입자 기반 혈액정화시스템이 개발된 바 있다(2022년 9월 26일자 뉴스). 그러나 선행 개발된 기술은 실제 환자에서와 같이 빠른 유속으로 체외순환하는 혈액에서는 병원체 제거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다는 기술적인 한계점이 존재했다. 본 연구에서는 초상자성 나노클러스터를 새롭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혈액세포막 자성나노입자 기술에 적용하여 실제 임상환경에서 적용가능한 치료 시스템을 세계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입자간 크기분포가 균일하며, 자기장에 의한 제거효율이 뛰어난 (자화율이 높은) 초상자성 나노클러스터입자를 수열반응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초상자성 나노클러스터입자의 표면에 적혈구 세포막으로 감싸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제작하고, 체외혈액순환 시스템에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연속적으로 주입하여 혈액내에 존재하는 병원체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포획하였다. 그 후 자기장을 인가하여 병원체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과 결합된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혈액으로부터 제거하였고 혈액에 잔류하는 자성입자가 없이 완벽하게 제거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여 안전성 또한 검증하였다. 본 연구팀은 치사량 이상의 항생제 내성균으로 감염된 전임상 대동물 돼지 패혈증 모델을 이용하여 연구팀이 개발한 적혈구세포막 초상자성 나노입자 기반 체외혈액정화 기술의 패혈증 치료효과를 검증 하였다. 혈액정화 치료를 받은 돼지는 감염 이후 12시간동안 모두 생존하였을 뿐 아니라, 혈압 및 주요 장기의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대조군에서는 지속적인 혈액배양 양성 결과, 다발성 장기부전 및 심각한 혈압 저하가 관찰되었으며 대부분의 동물들이 감염후 12시간 이내에 사망하였다. 

3. 기대효과

치료효과가 불분명하여 그동안 널리 사용되어오지 못했던 혈액정화기반 패혈증 치료법의 한계점을 극복하여 새로운 전환기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개념의 감염병 치료 기술로서 기존 항생제와 묶음 치료법과 함께 사용할 경우 감염병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급성 감염병 뿐 아니라 다양한 병원체에 의한 만성 감염에 의한 염증반응 및 관련 증상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붙임] 용어설명
1. 다제내성균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항생제 치료가 어려운 세균. 주요 다제내성균으로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 반코마이신내성 황생포도알균 (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SA), 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 등 이 있다.

2.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

초상자성 나노클러스터입자 표면에 면역기능 수행하는 세포의 세포막이 부착된 기능성 자성나노입자로, 그 표면에는 혈액세포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면역관련 단백질이 있어서  면역세포가 다양한 감염증 원인 물질을 포획하는 본래의 능력을 수행한다. 감염증 원인물질을 포획한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는 외부에서 자기장을 인가하여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연속적으로 완벽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한 혈액정화기술.
(A) 패혈증 치료를 위한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 기반 체외혈액정화장치의 모식도 (B) 초상자성 나노입자에 적혈구 세포막을 코팅하여 준비한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체외순환장치내로 주입하여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가 병원체를 포획하도록 한다. 병원체를 포획한 입자는 유체소자와 자석을 이용하여 혈액으로부터 자기영동 분리된 후 정화된 혈액을 다시 체내로 유입시킨다.

 그림2. 적혈구-초상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한 다제내성균 (ESBL-producing E. coli) 감염 패혈증 돼지 치료 결과. 대조군의 경우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사용되는 패혈증 묶음치료를 수행하였고, 치료군의 경우 패혈증 묶음치료와 본 기술을 동시에 수행하였음.
(A-E) 본 기술을 적용한치료군 돼지와 패혈증 묶음치료만 수행된 대조군 돼지의 혈중 병원균 (A), 내독소 (B), 염증성 사이토카인 (C-E) 수치. 본 기술을 적용하였을 때, 각 패혈증 원인 물질들의 수치가 월등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F) 실험군 및 대조군의 생존율. 본 기술의 적용은 상기 패혈증 원인 물질의 농도를 감소시켜, 실험군의 생존율을 100%로 유지할 수 있었음. 반면에 대조군의 경우 12시간 동안 5마리중 4마리가 사망하였음. (G-I) 본 치료군과 대조군의 주요 장기 기능 분석. 본 기술을 사용하였을 때만 간(G), 신장 (H) 그리고 폐 (I)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음. (J,K) 본 기술을 적용하였을 때, 소량의 혈압상승제만을 사용하는것으로도 평균대동맥압 (MAP)은 65 mmHg이상을 유지하였지만, 대조군에서는 혈압상승제 과다사용에도 불구하고, 혈압유지에 실패하였음. 종합적으로 본 혈액정화기술은 패혈증 원인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뿐만아니라, 임상 지표들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