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4. 12. 12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벽, 바닥, 공중 어디서든 충전’... 전기공진 무선충전 기술 개발

UNIST 변영재 교수팀, 세계 최초 전기공진 방식 무선전력전송 기술 구현
스마트 공장의 물류 로봇, 자동화 시스템 등 응용... Adv. Sci 논문 게재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충전하는 시대가 가까워졌다. 벽, 바닥, 공중 등 3차원 공간 안 어디서든 전자기기를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UNIST(총장 박종래)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팀은 3차원 공간 어디에서든 충전이 가능한 전기공진 방식의 무선전력전송(ERWP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장이 일정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특성에서 착안해 전기공진 방식의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개발했다. 무선 충전이더라도 정해진 위치에 놓아야만 충전할 수 있었던 기존 자기공명 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기술이다. 자기공명 방식은 자기장의 스스로 돌아오려는 성질 때문에 송수신기 위치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충전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개발된 기술은 가로, 세로, 높이가 최대 2m인 공간 안에서 46%의 무선 전력 전송 효율을 보였다. 앞서 2007년 미국 MIT 연구진은 ‘자기공진방식’을 통해 최대 2m 떨어진 거리에서 40%의 전송 효율을 달성한 바 있다.

변영재 교수는 “MIT 연구진이 자기공진 방식으로 중거리 충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기술은 이에서 진화해 3차원 공간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도록 한 혁신”이라며, “스마트 공장의 물류 로봇, 자동화 시스템에 무선 충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신기가 전기장 안에서 자유롭게 충전될 수 있도록 송수신기의 물리적 구조를 개선하고, ‘오픈 바이 필러 코일’ 구조(Open bifilar coil)를 적용해 이 같은 전력전송 방식을 구현했다. 전통적인 코일 구조를 오픈 바이필러 코일 구조로 대체함으로써 전기공진을 최적화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무선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

이 충전방식은 여러 대의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실험을 통해 여러 개의 수신기를 한 공간으로 배치해도 동일한 효율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자기력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제1 저자인 이본영 UNIST 박사는 “ERWPT 시스템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자기력을 활용한 새로운 에너지 전송 방식을 제시하고, 전자기력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B솔루션 민형기 연구소장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1월 2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으며,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Arrangement free wireless power transfer via strongly coupled electrical resonanc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052) 217- 2173

  • [연구그림] 개발된 중거리 전기공진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 [연구그림] 전기장을 이용한 전력 전송 모식도
  • [연구그림] 수신기를 여러 대 배치했을 때 충전 효율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현대의 무선전력전송(WPT)1) 기술은 스마트폰, 전동칫솔, 스마트워치 등 소형 기기에 일부 상용화되어 있지만,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기술들은 수 밀리미터에서 수 센티미터의 짧은 거리에서만 의미 있는 전력전송 효율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기존 유선 충전 방식과 사실상 차별성이 크지 않으며, 실질적으로는 비접촉 전력전송으로 활용되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MIT 연구진은 2007년 자기공진 무선전력전송(MRWPT)2)을 통해 2m 거리에서 준수한 전력전송 효율을 달성하여 WPT 분야의 주류 기술로 자리 잡았으나, 여전히 추후의 수많은 개선된 연구에도 불구하고 송수신기의 위치가 틀어지면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를 보이며 진정한 무선전력전송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기장을 매개로 하는 무선전력전송 연구 자체의 재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2.연구내용

UNIST 연구팀은 기존 자기공진 무선전력전송(MRWPT)의 한계를 극복한 전기공진 무선전력전송(ERWPT)3)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기존 MRWPT 방식은 송신기와 수신기의 위치나 각도가 달라질 때 전송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자기장이 한 방향으로만 향하지 않고 자기쌍극 특성으로 인해 스스로 되돌아오는 본질적인 특성에서 기인한다. 반면, 전기장은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UNIST 연구팀은 이러한 본질적 차이에 착안하여 전력 전송 매개체를 자기장에서 전기장으로 바꾸는 ERWPT 방식을 채택했다.

전기장은 자기장과 달리 일정 방향을 유지할 수 있어 송수신기의 배치나 각도에 상관없이 일관된 전송 효율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장을 사용한 전력전송은 '전기 용량(capacitive) 방식'으로 오해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술의 진정한 무선전력전송으로서의 전력 수신기가 자유롭게 배치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을 개선하여, 전기장이 실질적인 무선전력전송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했다. 더 나아가, MIT 연구진이 자기공진 무선전력전송에서 ‘중거리’ 전력전송의 성과를 보였던 것처럼, 연구팀은 수신기에 오픈 바이필러 코일(Open Bifilar Coil)4) 구조를 적용해 전기장 기반의 공진을 최적화함으로써, 중거리로 정의되는 2m 거리에서 최대 46%의 전력 전송 효율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ERWPT 시스템은 기존 MRWPT 방식보다 월등히 높은 배치 유연성을 확보했다.

3.기대효과

UNIST 연구팀은 전기장을 매개로 하는 WPT의 수신기의 구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하고 Open Bifilar Coil 구조를 적용하여 전기장 기반의 공진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MIT 연구진이 자기공진 방식에서 구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2m 거리에서 최대 46%의 전력전송 효율을 달성하며 기존 MRWPT보다 월등히 높은 배치 유연성을 확보했다. 이는 실질적인 중거리 전력전송 기술로서 무선전력전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또 ERWPT 시스템은 단순한 전기적 충전을 넘어, 힘을 전달하는 에너지 이동 방식을 구현하여 인류 문명의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연계의 네 가지 근본적 힘 중 하나인 전자기력은 인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ERWPT는 이 전자기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기장을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 매개체로 활용한 기술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자기력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ERWPT 시스템은 상하에 전력 전송용 금속판 설치가 필요한 조건이 있지만, 이는 천장과 바닥이 고정된 공장 환경에서 물류 로봇에 실시간으로 전력을 공급하기에 적합하다. 별도의 충전 스테이션이 필요 없게 되어 공장 운영 효율을 크게 향상시키고,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향후 해양 환경에서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공기보다 높은 유전율을 가진 해수를 매개로 활용할 경우 시스템의 특성이 변화하여 수신기 소형화가 가능해지며, 해양 탐사 및 해양 에너지 관리와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로 확장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UNIST 연구팀의 ERWPT 기술은 송신기와 수신기의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안정적인 전력전송을 가능하게 하여,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무선전력전송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인류 문명의 기반을 이루는 전기력을 활용하여 무선전력전송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무선전력전송

선 없이 전기에너지를 전송하는 기술. 휴대폰 등 소형 전자기기 충전에 쓰이는 전자기 유도방식, 전기차 충전에 쓰이는 자기 공진 방식 등이 있다.

2.자기 공진 방식(magnetic resonant wireless power transfer)

무선충전기(송신기)에 있는 코일에서 특정 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해 같은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기(수신기)에 전류를 전달하는 방식

3.전기 공진 방식(electrically resonant wireless power transfer)

전기장의 공진(특정 주파수에 반응해 충전이 되는 원리)을 활용한 무선 충전 방식

4.오픈 바이필러 코일 (Open Bifilar Coil)

전기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두 개의 가까이 배치된 전자기 코일이 평행 상태로 감긴 형태

 

[붙임] 연구그림

그림1. 개발된 중거리(Mid-range) ERWPT 시스템 A) 전력 수신기에 Open Bifilar Coil을 구현해 중거리 전력 전송 거리를 달성한 ERWPT 시스템의 구조 B) 중거리 ERWPT 실험 측정 환경 (2m 전력전송 거리)

그림2. 전기장을 이용한 전력 전송 모식도 각각의 xy-평면 내에서 수신기 배치가 달라져도 동일한 전력 전송 효율을 유지하는 모습과 전력 전송이 전기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

그림3. 수신기를 여러 대 배치했을 때 충전 효율 다중 ERWPT 수신기에 4W LED를 부하로 적용한 경우, 동일한 xy-평면에서 모든 LED가 동일한 밝기를 나타냄을 확인한 사진. 이는 ERWPT 시스템이 동일한 xy-평면에서 동일한 전력 전송 효율을 유지하며, 단일 전력 송신기로 다중 수신기 연결이 가능함을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