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4. 12. 19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 극복할 단서 찾았다!

UNIST·IBS 연구진, 세포주 427개 전장 유전체 분석해 표적 유전자 발굴
노화와 항암제 내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작용도 밝혀.. NAR 논문 게재

UNIST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교모세포종은 환자 열 명 중 아홉 명이 5년 내 사망하는 악성 뇌종양으로, 현재 이 교모세포종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항암제는 테모졸로마이드 (TMZ) 하나뿐이다.

UNST(총장 박종래) 의과학대학원 안톤 가트너 특훈(Anton Gartner) 교수팀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팀, IBS 유전체항상연구단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APE1 등이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망한 표적 유전자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해당 표적 유전자에 암호화된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과 TMZ를 병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MZ를 비롯한 세포독성 항암제는 세포 DNA에 손상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암세포는 이에 대응해 DNA 손상을 스스로 복구하는 등 항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DNA 복구 경로와 세포의 TMZ 내성 간의 상관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19개의 DNA 손상 복구 경로에 관여하는 47개 단백질 유전자를 한 개 이상 불활성화 시킨 세포주를 제작한 뒤, 이들의 TMZ 민감성을 분석했다.

실험결과, 세포의 APE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면, MMR 유전자가 결핍된 TMZ 내성 세포라도 항암제 민감성이 개선됐다. MMR 유전자 결핍은 TMZ 내성 원인 중 하나다.

반면 MPG 단백질 발현 억제는 항암제 민감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APE1 단백질, MPG 단백질 모두 BER 복구 경로에 참여하는 단백질이지만 상반된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MPG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도 항암제 내성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세포가 TLS라는 대체 복구 경로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LS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도 항암제 내성 억제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이 부분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과 노화 간의 관계도 새롭게 드러났다. 노화로 축적된다고 알려진 DNA 돌연변이 패턴이 TMZ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세포에 축적된 DNA 돌연변이 패턴과 유사했다. 이는 TLS 중합 효소의 하나인 TLS 중합 효소 제타가 노화와 TMZ 내성 세포 모두에서 돌연변이를 축적하는 원인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동연구팀은 “DNA 복구 과정의 취약성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노화 예방과 같은 정밀 의학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의 드미트리 이바노프(Dmitry Ivanov) 연구위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황태주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12월 5일 자로 게재됐으며,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Comprehensive whole-genome sequencing reveals origins of mutational signatures associated with aging, mismatch repair deficiency and temozolomide chemotherap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 (052) 217-2663

  • [연구그림] 전장 유전체 분석을 이용한 실험 설계도
  • [연구그림] BER 복구 비활성화를 통한 테모졸로마이드 약물 내성 극복 기전
  • [연구그림] 노화 관련 돌연변이 패턴의 원인이 중합 효소 제타(zeta)임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
  • [연구그림] 연구 방법론을 형상화한 그림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미국 공화당의 대선 유력 주자였던 존 매케인 의원, 존 F. 케네디의 남동생이자 미국 정치가인 테드 케네디의 공통점이 있다. 교모세포종의 희생자란 점이다.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은 한 종류다. 현재 교모세포종의 1차 항암제로 테모졸로마이드(TMZ)가 쓰이고 있다. 이 약은 높은 침투력을 가져 뇌의 특유의 ‘혈액 뇌 장벽’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르게 내성이 발생해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이다.

2. 연구내용

TMZ 항암제 치료 예후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는 MGMT 유전자 비활성화 여부다. MGMT는 테모졸로마이드가 유도하는 O6-methylguanine(메틸화된 DNA 염기) 손상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교모세포종에서 이 MGMT가 후생유전학적으로 비활성화 되어 있으며, 이러한 환자는 TMZ에 대한 반응이 좋다. 하지만 처음 치료에서 반응성이 좋더라도 곧 내성이 생긴다. 그 원인 중 하나를 MMR 경로 불활성화로 꼽고 있다.

MGMT가 비활성화된 교모세포종은 MMR이라는 DNA 복구 경로1)를 통해 DNA 손상을 복구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해당 손상은 MMR 복구 경로로는 근본적으로 복구할 수 없는 손상이기 때문에, 암세포는 결국 ‘무의미한 복구의 무한루프’에 빠져 증식을 멈추게 된다. 따라서 MMR이 결핍된 암세포에는 돌연변이가 축적되지만, 세포 사멸은 일어나지 않는 항암제 내성이 생기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MMR 결핍 세포의 항암제 민감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DNA 복구 경로 차단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MMR을 포함하는 총 19개의 DNA 손상 복구 경로에 관여하는 47개 단백질 유전자를 한 개 이상 불활성화 시킨 세포주를 제작한 뒤, 이들의 TMZ 민감성을 분석했다. DNA 손상 복구 경로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일부 세포에는 복수의 복구 경로를 불활성화 시켰다. 세포주로는 TMZ 반응의 중요한 교모세포종의 특징인 MGMT 복구 유전자가 결핍된 TK6 세포주를 사용했다.

실험결과 MMR 복구 경로를 차단한 세포는 그렇지 않은 세포보다 100배 정도 항암제 내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장 유전체 분석결과 해당 복구 경로 차단은 세포 DNA에 약 10만 개의 염기서열 돌연변이를 남겼지만 이는 세포 사멸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MMR 복구 경로를 차단한 세포는 고농도 TMZ 처리를 한 경우 사멸됐다. 이는 TMZ가 세포 DNA에 유발하는 또 다른 손상인 3-meA(3-methyl adenine) 손상 때문이다. 이 손상은 BER 복구 경로를 통해 복구될 수 있다. 놀랍게도 BER 복구 경로 관여하는 APE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면 항암제 민감성이 회복됐지만, 같은 BER 경로에 관여하는 MPG 단백질 발현 억제는 항암제 민감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BER 경로를 대체해 작동하는 TLS 경로 때문으로 분석된다. TLS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도 항암제 내성 억제의 타켓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TLS 복구 경로의 TLS 제타 중합효소에 의해 세포에 축적되는 돌연변이 패턴이 기존에 노화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진 돌연변이 패턴과 유사하다는 점도 새롭게 발견됐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단일 및 다중 DNA 복구 유전자 결핍 세포주를 제작하고, 이들에 대한 400개 이상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해 복구 경로 간을 상호작용, 항암제가 세포에 남긴 돌연변이 시그니처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다. 이를 통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전자 타켓을 발굴했으며, 개인의 돌연변이 패턴에 따라 노화와 항암의 개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 의학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다.

 

[붙임] 용어설명

 

1.DNA 복구(DNA Repair)

세포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의 손상을 확인하고 이를 교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포에는 다양한 DNA 복구 경로가 있다.

2.돌연변이 패턴 (Mutation Signature)

DNA에 발생한 손상과 이를 복구 하는 과정에서 DNA에 발생하는 염기서열 변이 등을 말한다. 인간 DNA에는 약 32억개의 염기들의 배열이 있으며, 각 염기가 정해진 염기와 짝을 이루고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실험 설계도. DNA 복구 경로와 관련된 단백질 유전자를 하나 이상 결핍시킨 세포주를 제작하고, 이를 세포주를 무처리, 저농도 TMZ 처리, 고농도 TMZ를 하여,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함.

그림2 BER 복구 비활성화를 통한 테모졸로마이드 약물 내성 극복 기전. BER 복구에 참여하는 APE1 단백질 유전자와 XRCC1 단백질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항암제 민감성을 회복한다. 반면 MPG 단백질 유전자 발현 억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림3. 노화 관련 돌연변이 패턴(signature)의 원인이 중합 효소 제타(zeta)임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

그림4. 연구 방법론을 형상화한 그림. 다양한 DNA 손상 복구 기전을 양파 껍질 까듯 순차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 항암제 내성이 남긴 돌연변이 패턴을 분석했음을 설명한다. 양파 잎에 그려진 그래프는 돌연변이 패턴을 분석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