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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인 키리가미(Kirigami)의 패턴을 닮아 접히는 다공성 나노 고체가 나왔다. UNIST(총장 박종래) 화학과 최원영, 오현철 교수팀은 독일 드레스덴공대, 도르트문트공대, 이화여자대학교 문회리 교수팀과 공동으로 접히는 금속 유기물 골격체(Metal 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개발된 MOF는 금속과 유기물이 화학 결합한 직경 1~2 나노미터(10-9m)의 분자 터널이 3차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 구조가 키리가미 패턴을 닮아 가로, 세로와 같은 특정 방향의 분자 터널을 접거나 펴는 것이 가능하다. 키리가미는 종이를 자르고 접는 방식으로 복잡한 3차원 구조를 만드는 공예 기술로, 팝업북, 입체카드 등에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키리가미 패턴을 잘 만들 수 있는 금속과 유기물을 선정해 이를 합성한 뒤, X-Ray 회절 실험 등을 통해 합성된 MOF의 내부 구조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온도, 압력, 분자 등 외부 자극을 통해 키리가미 패턴으로 연결된 분자 터널의 크기, 방향, 차원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분자 터널을 접었다 펴는 방식으로 보일러 분배기, 상하수도관에서 쓰이는 매니폴드처럼 특정 방향의 유체 흐름을 차단하거나 선택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매니폴드의 체크밸브 역할을 하는 분자 터널의 영역도 알아냈다. 이 MOF 구조에서는 금속 유기물 타일 영역의 회전이 체크밸브를 돌리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공동연구팀은 “분자 수준에서 종이접기의 영감을 받은 접힘 메커니즘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로, 이를 통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갖는 메타물질 설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접이식 MOF의 특성을 스마트 흡착제, 에너지 저장, 분리 물질 등의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독일 드레스덴공대(TU Dresden)의 안드레아스 슈네만 박사팀, 도르트문트 공대(TU Dortmund)의 세바스찬 헨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UNIST 남주한 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이홍규 연구원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11월 2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지원을 받았다. (논문명: Pore Structure Modulation in Kirigamic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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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연구배경 키리가미(Kirigami)는 종이를 자를 수 있도록 확장된 형태의 종이접기로, 전통적인 공예 활동을 넘어선 활용 방안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키리가미 설계 원칙이 기계공학 분야로 확장되며, 기계적 기능성을 갖춘 고도로 변형 가능한 3차원 구조를 구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기계적 메타물질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이는 전자 부품이 없는 로봇, 압력 센서, 안테나, 전자 기기 및 메타 표면과 같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접이식 물질들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노 및 분자 규모에서 고체 상태의 3차원 접이식 구조를 구현하는 일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2.연구내용 고체 상태의 접이식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외부 자극에 대해 높은 변형 가능성을 지닌 제올라이트 모방 다공성 고체(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ZIF)를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특히, ZIF의 사면체 Zn 금속 중심은 회전축 역할을 하여 기존 제올라이트와 차별화된 독특한 기계적 특성을 발현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ZIF 내부에서의 접힘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공 구조가 2D와 1D 터널 구조 사이에서 가역적으로 전환되며, 단결정 X선 회절(Single-crystal X-ray diffraction, SCXRD)과 흡착 실험으로 이를 입증했다. 이러한 전이는 체크밸브가 유체 흐름을 제어하는 매니폴드의 작동 원리와 유사하며, ZIF의 복잡한 기공 구조 조절에 기여한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외부 자극에 따라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ZIF 기반의 접이식 분자 메타물질을 구현했다. 이는 스마트 흡착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분리 공정 및 환경 정화와 같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
[붙임] 용어설명 |
1.키리가미 (Kirigami) 키리가미(Kirigami)는 종이를 접는 종이접기(Origami)에서 발전된 개념으로, 접기뿐만 아니라 절단을 허용하여 더욱 다양한 형태와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키리가미는 단순한 공예 활동을 넘어, 독특한 기계적 설계와 구조적 특징을 활용해 공학 및 과학 분야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키리가미 패턴이 고도로 변형 가능한 3차원 구조 설계에도 적용되며, 기계적 메타물질, 센서, 전자 기기 등 다양한 첨단 기술 개발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2.제올라이트 모방 다공성 물질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s, ZIFs) 제올라이트 모방 다공성 물질(ZIFs)은 금속 이온과 이미다졸레이트 리간드가 규칙적으로 결합해 형성된 구조로, 제올라이트와 유사한 다공성 특성을 지닌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 중 하나다. ZIF는 다양한 연결성과 기공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설계 유연성을 지니며, 우수한 화학적 및 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촉매, 가스 분리, 저장 등 여러 산업 및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물질은 나노 기술과 재료 과학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 3.매니폴드 (Manifold) 매니폴드(Manifold)는 유체, 가스 또는 공기와 같은 물질의 흐름을 여러 지점으로 분배하거나 집합시키는 다점 분배 플랫폼이다. 매니폴드는 수도 시스템, 하수 처리, 냉난방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 및 공학적 응용에서 널리 사용된다. 특히, 매니폴드에는 흐름 방향을 제어하거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체크밸브(Check Valve)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체크밸브는 유체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로, 매니폴드 내에서 흐름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적 원리는 복잡한 네트워크의 기공 구조를 조절하는 데도 영감을 제공한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개발된 접이식 다공성 MOF (A) 개발된 MOF는 두 종류의 이미다졸레이트 리간드와 Zn 원자가 결합하여 형성된 4원자 고리(4-membered ring, 4MR)로 구성된다. 4MR은 특정 접힘 축을 따라 접힐 수 있다. (B) 이러한 구조는 키리가미 패턴을 기반으로 표현 가능하며, (C) 종이를 자르고 접었을 때 개발된 MOF와 동일한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그림 2. 접이식 다공성 MOF의 기계적 거동 (A) 수학적 모델을 통해 접힘에 따른 움직임을 예측하고, (B,C) 고압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압력에 따른 구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MOF의 접이식 기공 구조 (A) MOF의 접힘 현상을 통한 다공성 터널의 크기 및 차원 변화가 관측되며, 이는 (B) 금속-리간드(유기물) 타일(초록색)의 회전 운동을 동반한다. (C) 이때, 터널 기공은 2D와 1D 구조의 가역적 변화를 보인다. 그림 4. 접이식 MOF 구조의 기공 구조와 기계적 유사체 (A) 개발된 MOF 구조의 기공 전이는 매니폴드와 체크밸브를 활용한 기존 유체 제어 시스템과 유사하며, 매니폴드는 체크밸브를 통해 유체의 흐름을 제어한다. (B) 접이식 MOF 구조의 다공성 터널 구조는, 배관공의 악몽(Plumber’s Nightmare) 구조의 차원 축소 유사체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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