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1. 2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세영역 온도 변화 실시간 포착하는 ‘나노온도계’ 개발

UNIST 권오훈 교수팀, 투과전자현미경 내 미세시료 온도 측정 기술 개발
온도계 소재 개선해 실시간 영상 관찰에 적용 가능 ... ACS Nano 논문 게재

실시간으로 물질의 초미세구조와 온도 변화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이 진일보했다. 시료의 특이구조와 열역학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첨단 소재 개발에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UNIST(총장 박종래) 화학과 권오훈 교수팀은 투과전자현미경 안에서 미세시료의 온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범용 ‘나노온도계’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개발된 나노온도계는 온도계 역할을 하는 나노입자가 전자빔을 맞아 방출하는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을 분석해 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의 미세구조를 관찰하기 위한 빛으로써 전자빔을 이용하는데, 이 전자빔을 온도 측정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나노온도계는 실시간(in situ)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미세구조 변화 관측과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전자빔의 세기에 따라 매번 보정을 한 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나노온도계 소재를 바꿔 온도계의 신뢰도와 범용성을 향상시켰다. 음극선 방출 소재로써 디스프로슘 이온(Dy3+)을 택한 것이다.

제1저자인 박원우 연구원은 “디스프로슘 이온의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에서 나타나는 양자 상태의 분포가 전자빔의 세기와 무관하게 온도에만 의존하는 볼츠만 분포를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츠만 분포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고에너지 양자 상태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통계 분포이다.

연구팀은 디스프로슘 이온을 전자빔의 고에너지를 견딜 수 있는 이트륨 바나데이트(YVO4)에 도핑해 150 nm(나노미터, 10-9 m) 크기의 나노온도계 입자를 합성했다. 개발된 온도계로 주변 온도를 –170℃ ~ 50℃로 바꿔가며 측정했을 때 약 4℃이내의 측정 오차를 보였다.

또 시료에 레이저빔을 조사해 온도를 올리고 온도 변화의 공간 분포를 추적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외부 자극에 의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온도와 구조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결과이다.

권오훈 교수는 “나노온도계의 소재를 새롭게 설계해 온도 측정의 신뢰도를 크게 향상시켰고 범용성도 확보했다”라며 “충·방전에 따라 온도에 민감한 이차전지 소재 및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파벨 올신(Pavel K. Olshin)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유니스트 졸업생으로서 지난해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부임한 김예진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에이씨에스나노(ACS Nano)에 지난달 10일에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Boltzmann-Distribution-Driven Cathodoluminescence Thermometry in In Situ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 1227

화학과: 권오훈 교수 (052) 217 5424

  • [연구그림] 나노온도계의 온도측정 지표
  • [연구그림] 개발된 나노온도계의 온도측정 원리
  • [연구그림] 온도측정 지표의 전자빔 세기 의존도
  • [연구그림] 레이저빔 조사에 의한 실시간 온도 변화 측정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1)은 나노미터(10-9 m)에서 마이크로미터(10-6 m) 크기의 시료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투과전자현미경 내부에서 레이저 조사, 외력에 의한 변형, 전기적 자극 등 다양한 외부 자극을 시료에 가하며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외부 자극은 시료의 온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온도 변화는 시료의 상전이, 팽창, 수축과 같은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외부 자극에 의해 변형되는 시료의 미세영역의 온도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은 구조 변화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온도 측정 기술로는 나노미터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영역에서 발생하는 온도 변화를 관찰하기가 어려웠다. 투과전자현미경용 온도 조절 시료 홀더를 이용하면 시료 전체의 평균 온도를 조절하여 온도 변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나, 외부 자극으로 인해 시료 또는 그 주변의 미세영역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열의 흐름을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나노입자의 음극선 발광(Cathodoluminescence)2) 세기 비율을 분석하여 온도를 측정하는 나노온도계를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나노온도계는 온도 의존 계수가 전자빔의 세기에 따라 변동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매번 보정을 거친 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활용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범용성이 높은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영역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볼츠만 분포(Boltzmann distribution)3) 기반의 나노온도계를 새롭게 제안하였다(그림 1).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온도계는 온도 의존 계수가 전자빔의 세기와 무관하게 유지되므로, 다양한 실험 조건에서도 추가적인 보정 없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개발된 나노온도계는 온도계 역할을 하는 나노입자가 전자빔을 맞아 방출하는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을 분석해 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트륨 바나데이트(YVO4)에 디스프로슘 이온(Dy3+)을 도핑한 나노입자의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의 세기와 모양은 온도에 강하게 의존한다(그림 2). 디스프로슘 이온의 양자 상태 분포가 전자빔의 세기와는 무관하며, 온도에 의존하는 볼츠만 분포만을 따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발광 세기 비율, 즉 온도 의존 계수를 온도 측정의 지표로 삼아 나노온도계를 설계하였다.

연구진은 먼저 볼츠만 분포 기반 나노온도계가 103 ~ 323 K(캘빈, 절대온도)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작동하며, 4℃의 이내의 측정 오차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그림 2). 이후, 도핑 농도와 전자빔 세기를 조절하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온도 의존 계수가 실험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음을 입증하였다(그림 3). 이를 통해 기존 투과전자현미경 기반 온도 측정법에 비해 정밀도와 범용성이 크게 향상된 온도 계측 기술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최종적으로 투과전자현미경 시료에 레이저빔을 조사하여 시료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온도 변화의 공간 분포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였다(그림 4). 이를 통해, 개발된 나노온도계가 다양한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영역의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기존 투과전자현미경 기반 온도 측정 기술의 범용성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미터 수준에서 정밀한 온도 측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첨단 소재 연구와 다양한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까지 분석할 수 없었던 미시세계의 구조적 특이성과 물리적·화학적 특성 간의 연관성을 구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법(In situ TEM)4)은 외부 자극에 의해 시료에서 발생하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첨단 소재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선택성을 갖춘 온도 측정법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과 결합하면, 외부 자극에 따른 시료의 구조 변화와 온도 변화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시료의 구조적 특이성에서 기인한 열역학적 특성 정보를 제공하여,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 소재의 개발 및 최적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투과전자현미경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

전자를 높은 에너지(짧은 파장)로 가속한 후, 이를 관찰하려는 시료에 투과시켜 원자 수준의 공간 해상도로 시료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이다.

2.음극선 발광 (Cathodoluminescence)

전자빔이 물질에 조사될 때, 전자빔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물질에서 빛이 방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3. 볼츠만 분포 (Boltzmann distribution)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서 입자들의 양자 상태 분포를 설명하는 통계적 법칙으로, 특정 온도에서 입자들의 양자 상태 분포를 보여준다.

4.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In situ TEM)

투과전자현미경 내 시료에 다양한 외부 자극을 가하고 이때 발생하는 구조적, 화학적 변형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장비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볼츠만 분포 기반 나노온도계의 작동 원리.

발광체인 디스프로슘 이온(Dy3+)이 도핑된 시료에 전자빔을 조사하면, 디스프로슘 이온의 들뜬 상태가 유도되어 빛을 방출하게 된다. 디스프로슘 이온의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양자 상태의 분포는 온도에 강하게 의존하며, 볼츠만 분포를 따른다. 본 연구에서는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에서 관측된 두 양자 상태의 분포 비율을 온도 측정의 지표로 활용하여,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선택성을 지닌 온도 측정법(이하 나노온도계)을 구현하였다.

그림 2. 볼츠만 분포 기반 나노온도계의 온도 측정 지표. (a, b) 온도에 따른 디스프로슘 이온의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 (c, d) 볼츠만 분포 기반 나노온도계의 온도 보정 곡선. 디스프로슘 이온의 양자 상태 분포는 볼츠만 분포를 따르기 때문에 온도에 강한 의존성을 보여준다. 발광 스펙트럼에서 관측된 두 개의 밴드(a와 b 각 패널에서 별표로 표시)를 선택하여, 온도 변화에 따른 발광 세기 비율을 관측하고 이를 온도 측정 지표로 활용하였다(패널 c, d). 온도는 온도 조절 시료 홀더를 사용해 제어했으며, 발광 세기 비율의 온도 의존 계수를 도출하였다.

그림 3. 온도 측정 지표의 전자빔 세기 의존도. (a) 전자빔 세기에 따른 디스프로슘 이온의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 (b) 전자빔 세기에 따른 온도 측정 지표. 온도 측정 지표가 전자빔 세기에 무관하며, 실험 조건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됨을 보여준다.

그림 4. 레이저빔 조사에 의한 실시간 온도 변화 측정. (a, b) 실험 모식도. (c) 레이저빔 유무에 따른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 (d) 레이저빔 세기에 따른 A 입자(패널 b)의 온도 변화. (e) 레이저빔 중심으로부터 서로 다른 거리에 위치한 입자들의 온도 변화.

나노온도계 입자가 포함된 투과전자현미경 시료에 레이저빔을 조사하여 온도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나노온도계를 활용해 측정하였다. 온도 변화는 레이저빔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패널 d). 또한, 레이저빔에 의해 유도된 온도 변화의 공간 분포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였다(패널 e). 이 결과는 나노온도계가 높은 정확도를 가지며 우수한 공간 선택적 분석 능력을 제공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