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1. 16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암제 안 듣던 췌장암 조직.. 빛 쪼이니 죽었다!

UNIST 권태혁·민두영 교수팀, 빛 받아 세포 리소좀 공격하는 화합물 개발
약물 내성 원인 자가포식 억제·동물모델 효과입증.. Adv.Sci. 논문 게재

항암제 내성이 있는 암세포를 빛을 쪼여 제거하는 기술이 나왔다.

UNIST (총장 박종래) 화학과 권태혁, 민두영 교수팀은 POSTECH 박태호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 원인으로 알려진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는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는 이 화합물이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공간인 세포 리소좀만을 선택해 공격하는 원리다.

암세포의 변화무쌍한 적응력은 항암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꼽혀왔다. 세포 안에 생긴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도 그 적응 기전중 하나다. 암세포는 자가포식을 통해 항암제를 배출하고, 분해된 노폐물 성분으로 부족한 에너지원을 메우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자가포식을 억제하기 위해 모폴린과 이리듐으로 구성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모폴린은 세포의 리소좀만을 표적하는 역할을 하며, 이리듐은 빛을 받아 산화 손상을 일으킨다.

개발된 광반응 화합물을 약물내성 췌장암세포가 이식된 쥐에게 투입한 뒤 적외선을 쪼였을 때, 젬시타빈 항암제 내성이 생긴 췌장암 조직이더라도 7일 만에 암이 줄어들며 완전히 사라졌다.

분석결과 이 광반응 화합물은 빛을 받아 리소좀 막을 파괴함과 동시에 리소좀이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와 융합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포식소체는 세포 노폐물이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장소로,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 간의 융합이 일어나야 자가포식이 시작된다. 연구팀은 개발된 화합물이 산화손상을 일으키는 단백질들을 추가로 밝혀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화학과 박민규 연구원이 제1자로 참여했으며, ㈜ 오투메디가 동물실험 모델에서 독성평가와 항암효과 평가를 함께 진행했다.

권태혁 교수는 “자가포식으로 약물내성이 생긴 주요 난치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 이라며 “젬시타빈 이외에도 기존 항암제들과 병용 치료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13일자로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국립암센터, 중소기업정보진흥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논문명: Rational Design of Biocompatible Ir(III) Photosensitizer to Overcome Drug-Resistant Cancer via Oxidative Autophagy Inhibit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 1227

화학과: 권태혁 교수 (052) 217 2947

  • [연구그림]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 [연구그림]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의 생체적합성 및 광유도 자가포식 억제
  • [연구그림] 개발된 광감각제의 약물내성 췌장암 관해 효과
  • [연구그림] 단백질체 분석 및 시험관 내 실험 증거를 바탕으로 수립한 산화 기반 자가포식 억제의 예상 작용 기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자가포식(Autophagy)은 세포 성분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으로, 리소좀과 자가포식소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면역 회피를 통해 종양의 생존을 돕고, 영양 부족 상태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며, 종양 유전자 활성화와 약물 배출을 지원해 약물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가포식은 항암 치료의 주요 타겟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자가포식을 억제하여 내성 암을 화학요법에 민감하게 만드는 다양한 전략, 특히 소분자 억제제가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억제제는 결합 부위에서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효능이 쉽게 저하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2차 내성 돌연변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 가지 유망한 접근법은 활성 산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활성산소는 세포 내 다양한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고활성 분자로, 최근 임상 연구에서는 자가포식을 억제하고 췌장암의 화학요법 반응성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활성산소는 작용량과 위치에 따라 자가포식을 유도하거나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pH 감응성 양성자화를 활용한 유기 분자를 통해 리소좀을 표적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나 합성이 어렵고 화학적 안정성이 낮으며, 낮은 양자 효율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한계가 있었다. 유기금속 복합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이들의 소수성 특성은 여러 단백질과 비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세포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보고되었다. 대부분의 유기금속 복합체는 물에 대한 용해도와 양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양이온 전하를 띠지만 생체 적합성을 저해하는 한계가 있으며 일부 중성 유기금속 복합체는 특정 세포 소기관을 표적하는데에서 여전한 한계를 보여왔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공간적·시간적 리소좀 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생체 적합적 분자 설계 전략을 제시하였다. 개발된 광감작제는 활성산소 기반 자가포식 신호 체계를 광역동 치료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통합하였다. 특히 광역동 치료의 멀티모달(multimodal)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생체 모델에서 약물 내성 암을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리소좀 선택성과 생체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Ir(III) 복합체 B1, B2, C2를 설계하였으며, 중성 상태의 모폴린 치환된 Ir(III) 복합체 B2는 리소좀 선택성을 확인하기 위해 모폴린이 없는 유사체 B1과 비교하고, 생체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양이온성 유사체 C2와 비교하였다.

B2는 암실 상태에서 낮은 독성을 유지하면서 리소좀을 효과적으로 표적하였고, 자가포식을 광제어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세포사를 유도하였다. 산화된 단백질에 대한 프로테오믹스 분석 결과, 리소좀 막 투과성과 리소좀 융합 과정의 장애가 자가포식 억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였다. 리소좀 막 투과성 증가는 살아 있는 세포를 대상으로 한 현미경 관찰을 통해 확인되었고, 리소좀 융합 장애는 SNARE 모델 단백질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다.

더불어, 생체 모델에서 광역동 치료를 수행하기 위해 B2를 적색광 흡수가 가능한 B4로 개량하였다. B4에 의한 리소좀 산화는 약물 내성 췌장암(Panc-1) 세포주를 이식한 쥐 모델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여주었다. 이때 췌장암 1차 항암제인 젬시타빈은 약물 내성에 의해 효과가 크게 저하되는 반면, B4는 약물 내성이 없는 세포주와 큰 차이 없는 사멸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그 기저에 자가포식 억제가 있음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

3.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i) 최소 부작용으로 리소좀을 효과적으로 표적 산화할 수 있는 화합물 설계 전략을 제시하였으며, (ii) 활성산소의 리소좀 표적으로 자가포식 연관 단백질들의 손상을 유도해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iii) 활성산소에 의한 자가포식 억제의 화학적 조절이 매우 효과적인 약물내성 암세포 사멸 전략임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는 리소좀이 표적화된 화학적 조절을 통해 산화 스트레스를 활용하여 자가포식을 치료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제시된 단백질 산화를 포함한 분자 설계 전략과 자가포식 억제 메커니즘은 활성산소 기반의 자가포식 신호 체계를 항암 치료의 잠재적 타겟으로서 이해하는 데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연구는 식별된 단백질체(proteome) 중 자가포식의 산화적 조절에서 핵심 조절자로 작용하는 특정 단백질을 규명하고, 자가포식에서 기인한 내성이 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자가포식(Autophagy)

세포가 손상된 구성 요소를 분해하고 재활용하여 스스로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세포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오히려 생존과 항암 치료 내성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암세포는 오토파지를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에너지를 확보하여 치료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산화 스트레스(활성산소)를 조절하여 오토파지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생존 메커니즘을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획기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2.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산소 분자가 반응성이 높게 변형된 형태. 세포 내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다. 적정 수준의 활성산소는 세포 신호 전달과 방어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증가하면 세포 손상과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성장과 치료 저항성을 촉진할 수 있는 반면, 이를 적절히 조절하면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활성산소를 이용해 특정 세포 구조를 표적하여 산화하거나 자가포식 같은 세포 생존 메커니즘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활성산소가 단순한 세포 손상의 원인을 넘어 혁신적인 치료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3.리소좀(Lysosomes)

세포 내의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물질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소기관이다. 세포의 "소화기관"이라고도 불리는 리소좀은 효소와 산성 환경을 이용해 세포 내 쓰레기를 처리하며, 세포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암세포에서는 리소좀이 자가포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생존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세포 내 산화는 그 위치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 기존 광역동 치료 표적의 경우 자가포식을 촉발하는 신호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약물내성을 극복하는데 불리하였음. 이번 연구에서는 자가포식의 핵심 축인 리소좀을 공략하여 약물내성을 극복하고 암 치료 전략의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음.

그림2. 개발된 광감각제의 약물내성 췌장암 관해 효과. 본 연구에서 보고한 광감각제는 약물내성 췌장암을 완전 관해하는 효과를 보임. 종양 조직 하단이 개발된 광감제와 적외선을 사용한 결과임.

그림3.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의 생체적합성 및 광유도 자가포식 억제

A) B2가 공간적시간적 활성산소 생성을 통해 자가포식을 억제하는 과정. 활성산소는 다양한 구조나 돌연변이를 가진 단백질을 불안정화시킬 수 있다. B) B1, B2, C2의 화학적 구조를 제시하여, B2가 가진 모폴린 치환 특성을 강조하였다. C) 중성 Ir(III) 복합체인 B2의 리소좀 특이성과 생체 적합성 메커니즘의 요약. D) 공초점 현미경과 2D 히스토그램 분석을 통해 B1, B2, C2의 세포 내 분포를 비교하여 B2의 리소좀 표적을 확인했다. E, F) MTT 분석을 통해 Ir(III) 복합체의 세포 독성을 평가하였으며, B2의 광독성과 생체 적합성을 B1 및 C2와 비교하였다. G–I) B2에 의한 광활성화 자가포식 억제는 P62와 LC3 단백질 발현 수준을 기반으로 확인되었다.

그림4. 단백질체 분석 및 시험관 내 실험 증거를 바탕으로 수립한 산화 기반 자가포식 억제의 예상 작용 기전

광감각제에 의한 자가포식 억제 과정은 두 가지 경로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모폴린이 리소좀으로 광감각제를 유도한 뒤 활성산소를 생성해 리소좀 막을 손상시키는 경로이며 (1번과 2번), 두 번째는 리소좀이 자가포식체(autophagosome)등 다른 소포와 융합하는 과정이 억제되는 경로이다. 이로 인해 리소좀 기능이 저하됨과 동시에 정상 작용이 불가능해져 자가포식이 중단되고 결국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