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2. 13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폐암 돌연변이, 단 몇 방울의 피로 잡아낸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팀, 고민감도 암 진단·예후 모니터링 기술 개발
NGS로 못 찾는 초기 암 환자 유전자 돌연변이 진단 .. ACS Nano 표지선정

국내연구진이 단 몇 방울의 혈액만으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검사(NGS 액체생검)로는 찾아내기 어려웠던 초기 폐암까지 진단할 수 있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팀은 전처리하지 않는 극미량의 혈장(혈액에서 혈구가 가라앉은 누런 액체)으로도 암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 ‘EV - CLIP’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저명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1일 출판됐다.

'EV-CLIP' 진단 기술은 혈액 속 나노소포체(EV)와 분자비콘을 담은 인공 리포좀(CLIP)을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 안에서 융합시키는 방식이다. 암세포에서 흘러나온 나노소포체에는 mRNA, miRNA와 같은 유전 변이 정보 물질이 담겨 있는데 분자비콘이 이 정보물질과 만나면 형광 신호를 내는 원리다. 이 방식은 핏방울 약 4~5개의 양인 20마이크로리터(µL)의 혈장만으로 암을 진단해 낼 수 있다.

연구팀은 리포좀 표면을 전하를 띄게 설계해 검출 민감도를 높였다. 감도가 높아 특정 암 돌연변이 유무 확인뿐만 아니라 초기암 진단, 치료 후 잔류 암세포(미세잔여질환)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 또 기존 진단법과 달리 혈장을 전처리해 나노 소포체만 따로 추출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복잡한 전처리과정이 필요 없다.

83명의 환자 혈액을 분석하는 임상실험결과, 개발된 진단 기술은 폐암 항암제 선택에 중요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100%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특히 기존 NGS 기반 액체생검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폐암 1, 2기 환자의 돌연변이도 정확하게 찾아냈다.

이 기술은 바이오벤처 기업 랩스피너(LabSpinner)에 이전돼 병원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키트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엘리자베스 마리아 클라리사(Elizabeth Maria Clarissa)학생은 “나노소포체를 구획화하여 분석함으로써 검출 감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며 “이는 암 진단뿐만 아니라 나노소포체 연구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경 교수는 “혈액 몇 방울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 기술이 환자들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남대병원 오인재 교수팀, 부산대병원 김미현 교수팀, 인하대병원 류정선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논문명: Digital Profiling of Tumor Extracellular Vesicle-Associated RNAs Directly from Unprocessed Blood Plasma)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 (052) 217-2511

  • [연구그림] 개발된 EV-CLIP 진단 기술을 묘사하는 ACS 나노 저널 표지 이미지
  • [연구그림] EV-CLIP 분석의 원리
  • [연구그림] 폐암 돌연변이 검출 이미지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세포외소포체(EV)는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크기의 소포로, 각종 단백질, mRNA, miRNA등 질병 특이적 바이오마커를 포함하고 있어 생물의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EV 분석을 통해 질병의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정밀 의료 구현을 위한 핵심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암세포 유래 EV의 mRNA 등 유전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표준 분석법인 RT-qPCR은 EV 분리와 RNA 추출 등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료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극미량 존재하는 종양 유래 EV를 특이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며, 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 반응 모니터링에 활용하기에는 검출 민감도가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검출 방법의 개발이 시급하다.

2.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분자비콘이 탑재된 양전하-리포좀(charged liposomes, CLIP)과 음전하를 띄는 세포외소포체를 효과적으로 융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CLIP의 표면 전하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미세유체 액적 반응기를 활용함으로써 초고감도 디지털 검출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혈액 내 나노소포체 유래 miRNA와 mRNA를 효과적으로 프로파일링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의 성능은 폐암 환자 73명과 건강인 1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연구팀은 폐암 치료에 중요한 EGFR L858R 및 T790M 돌연변이를 성공적으로 검출했으며, 특히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3.기대효과

이 새로운 EV-CLIP 기술은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도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시료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초고감도 검출이 가능해, 임상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활용이 기대된다.더 나아가 이 기술은 암 생물학 연구의 새로운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이나 다양한 질병의 진단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 EV 마커 프로파일링 기술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열려 있어, 정밀 의료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나노 소포체 (Extracellular vesicle: EV)

세포 활동에서 발생되는 30~1000 ㎚ 크기의 작은 소포체. 처음 발견될 때는 세포 부산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종양의 진행과 전이, 세포 신호 전달 등의 세포 활동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밝혀져 그 중요성이 밝혀졌다. 안에 다양한 단백질, 핵산, mRNA(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정보를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 miRNA(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RNA)와 같은 유전 정보가 들어있다.

2.리포좀 (Liposome)

리포좀은 수성 코어를 둘러싸고 있는 하나 이상의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된 구형 소포이다. 리포좀은 친수성(수용성) 물질과 소수성(지용성) 물질을 모두 캡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의약품, 화장품 및 연구 응용 분야에서 전달 수단으로 자주 사용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개발된 EV-CLIP 진단 기술을 묘사하는 ACS 나노 저널 표지 이미지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는 미세 액적 반응기 내에서 리포좀과 반응하여 구획화된 형광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암세포 유래 유전자의 초고민감도 디지털검출이 가능하다.

그림 2 EV-CLIP 분석의 원리.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으로 이뤄진 미세 액적 반응기 내부에서 분자 비콘을 함유하고있는 리포좀(CLIP)과 나노소포체 (EV)의 융합 반응을 통해 EV 내부의 mRNA를 디지털 검출한다.

그림 3 폐암 돌연변이 검출 이미지 (a) 돌연변이 검출의 대표적인 이미지(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음성 대조군, EGFR L858R 돌연변이, EGFR T790M 돌연변이, 그리고 EGFR L858R 및 T790M 돌연변이 모두). (b) 10개의 건강한 기증자 샘플과 73개의 폐암 샘플에서 EGFR L858R 및 T790M 검출의 신호 정량화. 녹색 영역은 건강한 기증자, 파란색 영역은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 분홍색 영역은 EGFR L858R 돌연변이 환자, 어두운 분홍색 영역은 L858R 및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