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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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으로 1,000km 가는 차세대 배터리, 폭발 막을 해법 나왔다!

UNIST·국제공동연구팀, 과리튬 양극 소재의 산소 가스 발생 억제 전략 제시
전이금속 치환으로 산소 산화 원천 억제 ... Science Advances 게재

차세대 장거리 주행 배터리에 가스가 차는 문제의 해법이 나왔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배터리 양극 신소재인 과리튬 소재의 산소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소재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

과리튬소재는 이론적으로 4.5V 이상의 고압 충전을 통해 배터리에 기존보다 30%~ 70%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소재다. 전기차 주행거리로 따지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0km를 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소재는 실제 고압 충전 과정에서 소재 내부에 잡혀 있던 산소(O-2)가 산화돼 기체 형태(O2)로 방출되면서 폭발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4.25V 부근에서 산소가 산화되면서 부분적인 구조적 변형이 발생해 산소 가스가 방출된다고 분석하고, 이 산소의 산화를 원천적으로 막는 전극 소재 설계 방식을 제안했다. 과리튬소재의 전이금속 일부를 전기음성도가 더 낮은 전이금속 원소로 치환하는 전략이다.

두 금속 원소 간 전기음성도의 차이로 전기음성도가 큰 원소 주변으로 전자가 몰리면 전이 금속의 가용 전자 수가 증가해 산소가 산화되지 않는다. 반면 전이금속의 가용 전자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산소가 전자를 대신 주고 산화돼 기체 형태로 배출된다.

제1 저자인 김민호 UNIST 박사(現 미국 UCLA 박사후 연구원)은 “기존 연구는 산화된 산소를 안정화시켜 기체 형태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한 반면 이번 연구는 산소의 산화 자체를 막는 데 집중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전자 밀도 변화는 유도효과로 충전 전압을 상승시켜 고에너지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는 가용 전자 수와 충전 전압에 비례하기 때문에 전이 금속을 치환하는 전략으로 배터리 단위 무게당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댐에 물이 많고 낙차가 클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저장되는 것과 흡사한 원리다.

*유도효과: 전자 밀도 변화에 따라 전이금속의 산화환원 전위가 바뀌는 현상으로, 다른 전이금속 쌍을 활용하여 산소가 산화되는 전위를 바꿔 산소의 산화작용을 억제하였다. 이 현상은, 리튬이온배터리 개발공로 2019년 노벨화학상을 탄 존 구디너프(John B. Goodenough) 교수가 제시했다.

연구진은 전이금속 치환 전략의 산소 산화 억제 효과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가속기 기반 X선 분석 결과, 루테늄의 일부를 니켈로 치환한 경우 산소 기체 발생이 월등히 줄었다. 또 밀도 범함수 계산(DFT)을 통해 전하 재배치가 발생함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서동화 교수, 중앙대학교, 포항가속기연구소, 미국 UCLA 대학 유장 리(Yuzhang Li ) 교수, UC버클리대학, 로렌스버클리연구소가 함께했다. 가속기 기반 X선 분석은 중앙대학교 장해성 교수(공동 제1저자)가 맡았으며, DFT 이론계산은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의 이은렬 박사(공동 제1저자)가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이현욱 교수는 “다양한 실험과 이론분석으로 기술을 라이브러리화해 양극재 연구자들에게 소재 개발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에너지 밀도를 높인 폭발 없는 장거리 주행 배터리 소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원천기술 국제협력 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협회 (AAAS)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지 사이언스 (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에 2월 19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Metal-to-Metal Charge Transfer for Stabilizing High-Voltage Redox in Lithium-Rich Layered Oxide Cathodes)

붙임: 연구결과개요, 용어설명, 그림설명, 연구자 이력사항. (끝)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052) 2593

  • [연구그림] 과리튬 양극재의 고전압 구동 열화 현상
  • [연구그림] 전이 금속 치환에 따른 효과적 산소 가스 발생 제어
  • [연구그림] 전이금속 치환을 통한 루테늄(Ru)의 산화수 감소 및 실시간 충방전 루테늄 산화수 변화 비교
  • [연구그림] 전이 금속 치환에 의한 비대칭 전하 전달 현상 개념도
  • [연구그림] 전이금속 치환으로 안정화된 양극재의 실시간 충방전 국부 구조 변화 분석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온배터리1)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에너지밀도는 전지의 구동 전압과 용량을 곱해 계산 가능하며, 전압과 용량을 결정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는 양극 소재(이하 양극재)이다.

현재, 전기차용 양극재는 LFP와 NCM 기반 소재 (특히, 니켈 금속 양이 많은 니켈리치)로 양분되어 개발되는 추세이다. 전이금속인(Transition Meteal, TM)2) 니켈이 많이 포함될수록 양극재의 용량이 증가하지만(하이니켈소재), 치솟는 니켈 값으로 인해 저렴한 LFP 소재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또한, 니켈 함량이 증가할수록 전지의 안전성이 급격히 저하되어 화재의 위험성에 놓이게 된다.

특히, 이러한 물질들은 고전압 구동 안정성이 취약하여 충전 및 방전 전압을 올릴 시, 양극재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산소가 구조로부터 이탈하여 전지 내부 압력을 증가시키고 전지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써, 과리튬 층상형 산화물 양극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과리튬 소재는 리튬:전이 금속 비율이 1:1인 기존 소재와 달리 전이 금속의 양을 줄이는 대신 리튬의 양이 더 늘어난 소재다. 이 소재에서는 기존의 양극재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구조 (Monoclinic Li2TMO3 phase)가 형성된다. 아직까지 과리튬 층상형 양극 소재의 구동 메커니즘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압 (4.5 V 이상)과 더 큰 용량 (250 mAh/g)을 제공하는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양극재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리튬 양에 비해 낮은 전이 금속 양은 고전압 구동 시 산소의 산화수를 변화시키고 Monoclinic 구조의 열화를 일으켜 심각한 배터리 성능 저하를 일으킨다. 특히, 불안정해진 산소가 기체의 형태로 빠져나가 셀 내부의 압력을 증가시키는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며,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진 양극재는 전해질과의 부반응으로 인해 전지의 안전성을 크게 저하시킨다.

많은 양극재 연구자들은 새로운 양극재의 구동 현상을 산소의 산화수 변화가 전지 용량 발현에 기여하는 ‘산소 레독스’로 명명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전략을 수립하고자 시도해왔지만, 산소의 산화수가 –2를 벗어날 경우 급격히 안정성이 저하되어 가스 발생 및 구조 붕괴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셀 전압 강하 및 용량 저하 현상로 이어진다.

본질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 산소 레독스의 가역성을 개선하는 연구 또한 이뤄져야 하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소재 개선을 위한 새로운 관점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2.연구내용

과리튬 층상형 양극재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크게 2가지가 있다. (1) 고전압 구동 시 발생하는 산화된 산소 (즉, 산화수가 –2가 아닌 산소)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과 (2) 산화된 산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관련 연구들은 첫 번째 방법에 집중해 온 반면, 본 연구 내용은 두 번째 방법에 대한 전략을 수립했다.

기본적으로 양극재에서 리튬 이온의 삽입 및 추출은 양극재 내 전이 금속의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일어나며, 구동 전압에 따라 이 반응의 주체가 변화하게 된다. 과리튬과망간 양극재의 경우, 4.25 V 이상의 고전압 영역에서는 전이 금속의 산화환원 반응 보다는 모노클리닉 Li2TMO3 구조를 이루는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 혹은 전이 금속과 산소 간의 공유 전자 반응을 통해 리튬의 삽입 및 탈리 반응이 발생한다.

본 연구진은Li2TMO3 상을 이루는 주요 전이 금속의 가용 전자 수 (즉, 전이 금속의 산화수 변화)를 증가시킬 수 있는 양극재 설계 방향성을 제시했다. Li2TMO3구조에서 전이 금속이 망간일 경우 (즉, Li2MnO3의 경우), 본 구조에서의 리튬 추출은 약 4.25 V 부근에서 발생하며, 이는 구조적 열화 및 산소 가스 발생으로 이어진다. 반면, 망간 대신 루테늄을 사용할 경우 (즉, Li2RuO3의 경우), 리튬 1개에 해당하는 산화환원 반응은 안정적으로 발생하지만, 두 번째 리튬의 추출은 마찬가지로 4.25 V 부근에서 구조적 열화 및 산소 가스 발생을 유발한다.

Li2TMO3의 주요 전이 금속을 금속 A라 할 때, 전이 금속 A보다 전기음성도(원자가 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가 더 낮은 전이 금속 B를 일부 치환하면 구조 내 전자의 흐름이 생겨 전자들이 전이 금속 A 주변에 더 많이 분포하게 된다. 그 결과, 전이 금속 A의 산화수가 낮아지며, 불안정한 산화수 영역에 도달하기까지 가용 전자 수가 증가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전자의 흐름은 전이 금속 A와 산소, 전이 금속 B와 산소 간 전자 공유성 (즉, 전이 금속과 산소 간 전자를 공유하는 정도)에 변화를 일으켜 산화환원 전위에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주요 전이 금속 A의 산화환원 전압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가역 용량과 산화환원 전압의 증가는 에너지 밀도의 향상으로 이어져, 산소 가스 발생이 없는 고에너지밀도 양극 소재 개발이 가능해진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차세대 양극 소재로 주목받는 과리튬과망간 소재의 안정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이론적 모델을 제시해 양극재 연구자들에게 기술 개발 방향성을 넓혀줬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소재가 독점적으로 개발되기 보다는 다양한 소재가 함께 경쟁적으로 개발되어 상호보완적인 요소로 작용할 필요가 있는데, 비록 아직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문제점을 이론적실험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기술의 라이브러리화를 이룬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붙임] 용어설명

 

1.리튬이온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이차전지이다. 충전시에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출발해 음극으로 이동하고, 전기를 뽑아쓰는 방전시에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저장하는 전기에너지양은 소재의 용량과 충전 전압에 비례한다. 에너지밀도가 높을수록 단위 무게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증가해 더 가겹고 오래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2.전이금속(Transition Metals)

전이금속은 주기율표의 3~12족 원소로, 다양한 산화 상태(산화수)를 가질 수 있고, 전자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전이금속 중 니켈, 코발트, 망간, 루테늄 등은 배터리 양극 소재의 핵심 성분으로, 충전 시 산화(자신의 전자를 내놓음), 방전 시 환원(전자를 받음) 반응을 통해 전자의 흐름을 조절하고 배터리 작동을 가능하게 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과리튬 양극재의 (모노클리닉 Li2RuO3 )의 고전압 구동 열화 현상

전이금속이 치환되지 않은 소재의 경우, 4.25 V 부근에서부터 심각한 산소 가스 발생 현상과 전압 손실이 발생한다.

그림2. 전이 금속 치환에 따른 효과적 산소 가스 발생 제어  루테늄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좌상)보다 전기음성도가 낮은 전이 금속을 혼합하면 산소 발생이 적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3. 전이금속 치환을 통한 루테늄(Ru)의 산화수 감소 및 실시간 충방전 루테늄 산화수 변화 비교 루테늄 일부를 니켈로 치환하지 않은 샘플의 경우, 루테늄 에너지 22,140 eV (Ru 산화수 +4에 해당함)에서 산화 반응이 시작하여, 루테늄이 안정한 22,141 eV를 크게 벗어나 불안정한 산화 및 환원 반응이 발생한다. 반면, 니켈을 치환한 경우, 루테늄의 에너지가 대략 1.1eV만큼 낮아져 산화수가 낮아지게 되고, 이는 Ru의 안정한 에너지 영역인 22,141 eV에 도달하기까지 가용되는 전자의 수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니켈이 치환된 양극재의 경우 루테늄이 불안정해지는 22,142 eV에 도달하는 것 없이 동일 전압 범위에서 충방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림4. 전이 금속 치환에 의한 비대칭 전하 전달 현상 개념도

루테늄-산소-루테늄으로 이루어진 대칭 구조에서는 동등한 전자 분배가 이뤄지지만, 니켈이 치환될 경우 전자의 분포 자체가 루테늄 쪽으로 치우쳐져서 루테늄의 산화수를 낮추게 된다.

그림5. 니켈 치환으로 안정화된 양극재의 실시간 충방전 국부 구조 변화 분석

니켈이 치환되지 않은 샘플의 루테늄 주변 국부 구조는 충방전 시 심각한 비가역적 변화를 보여준다 (가장 왼쪽). 특히, 위의 컬러맵의 높이 (intensity)는 루테늄으로부터 특정 거리에 위치하는 원소의 양, 가로는 류테늄으로부터의 거리에 해당하는데, 1.5 A에 해당하는 위치에서의 intensity가 감소함은 루테늄으로부터 가장 인접한 산소의 양이 충방전 동안 감소됨을 의미한다. 반면, 니켈이 치환된 경우, 해당 위치의 intensity가 거의 균일함을 보아, 산소가 안정적으로 루테늄 주변에 위치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즉, 산소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