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4. 03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실, 급식실 떠도는 독감 바이러스 측정하는 기술 개발

UNIST, ‘응축 기반 바이러스 포집+종이 면역 센서’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PCR보다 빠르고 감염력까지 분석... Environ. Sci. Technol. 논문 게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주춤했던 독감이 개학을 맞아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병인데, 실내 공기를 떠도는 이 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학교, 병원 등에서 독감,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조기에 감지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 기계공학과 장재성 교수팀은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를 손상 없이 포집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감시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역학 조사에 쓰이는 공기 중 바이러스 포집 방식과 달리,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이 시스템으로 검출됐다.

이 시스템은 먼저 공기를 기기 안으로 흡입한 뒤, 그 안에서 바이러스 입자에 수분을 응축시켜 포집하고 이를 종이 면역 센서로 검출하는 방식이다. 공기 중 바이러스는 작고 가벼워 그대로는 잘 포집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 표면에 물방울을 입혀 크고 무겁게 만들어 포집하는 것이다. 내부에 빠른 공기 흐름을 만들면 바이러스 물방물은 관성에 의해 공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포집기 표면에 충돌하는 원리다.

포집기에 모인 바이러스 샘플을 종이 면역 센서에 옮기면 바이러스 유무를 30분 안에 알아낼 수 있다. 면역센서는 단백질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검출 기술이다. 바이러스의 표면의 헤마글루티닌(HA)과 핵단백질(NP)이 항체와 반응해 검출된다.

개발된 시스템은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검출된 바이러스가 실제 감염력을 가졌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기존 PCR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DNA, RNA)을 검출하는 방식이라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유전물질 증폭에 시간이 걸려 최소 수 시간이 소요된다. 또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도 검출하기 때문에 실제 감염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반면, 이 기술로 검출되는 헤마글루티닌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클수록 더 많이 검출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초등학교 교실, 복도, 식당 등에서 총 17개의 공기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고, 그 중 4건에서 A형 독감 바이러스(H1N1)가 검출됐다. 기존에 에어로졸 역학 조사에 쓰이는 상용 장비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장재성 교수는 “이 기술은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추가 연구를 통해 공공장소, 병원, 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조기 감염 감시와 대응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저널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3월 30일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Airborne influenza virus surveillance platform using paper-based immunosensors and a growth-based virus aerosol concentrator)

붙임 : 연구결과개요, 용어설명, 그림설명, 연구자 이력사항. (끝)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기계공학과: 장재성 교수(052) 217-2323

  • [연구그림] 개발된 바이러스 감시 시스템 개요
  • [연구그림] 초등학교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 검출 결과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공기 중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경각심과 공기 감시의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확인되면서, 학교, 병원, 요양시설, 대중교통 등 다중 이용 시설의 실시간 공기 감시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바이러스 검출 기술인 유전자 증폭 분석(PCR)1)은 고감도 분석이 가능하지만, 몇 가지 실용적 제약이 존재한다. 우선 전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어 실시간 감시나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구조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지(감염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공기 중에서 효율적으로 바이러스를 손상 없이 포집할 수 있는 기술과, 두 번째로 감염력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바이러스 항원을 기반으로 한 빠른 분석 시스템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빠르고 간편한 분석, 감염력 추정 가능성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보완하며, 특히 실제 초등학교 등 일상 공간에서의 실증 실험을 통해 현장 적용성을 입증하였다.

2.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수분 응축 기반 바이러스 농축기(GVC; growth-based virus aerosol concentrator)와 종이 기반의 전기화학식 면역 센서2)를 결합하여 공기 중 인플루엔자 A형 H1N1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포집하고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GVC는 바이러스 표면에 수분을 응축시켜 손상 없이 높은 효율로 바이러스를 포집할 수 있으며, 이후 포집된 입자는 휴대성과 경제성, 편의성이 뛰어난 종이 기반 면역 센서를 통해 신속하게 분석된다.

이번 연구에서 포집 과정이 바이러스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과 제작된 센서의 분석 성능, 실내 공기 채집 중에 유입 가능한 미세먼지 및 미생물이 측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였다. 그 결과, 해당 센서 시스템은 비표적 물질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에 대해 높은 선택성을 보였으며, 교실,

복도, 급식소 등 실제 초등학교 내 다양한 실내 환경에 설치한 현장 실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하였다. 또한, 기존 상용화 장치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포집 및 분석 효율을 보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공기 중 바이러스의 감염성 평가 지표로 헤마글루티닌 단백질(HA)3)과 핵단백질(NP)4) 농도의 비율을 활용하였다. 이는 기존의 PCR 및 세포 배양 방식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면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기 중 바이러스의 정량적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감염성 평가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3.기대효과

수분 응축 기반 바이러스 농축기와 종이 면역 센서의 결합 시스템은, 공기 중 바이러스를 기존 검출 방법(PCR, 세포 배양 등)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방법 대비 빠른 시간 내에 측정이 가능하며 경제성 역시 뛰어나다. 이 시스템은 실내 공기 중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검출에 적용될 수 있으며 COVID-19 이후의 팬데믹을 대비함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붙임] 용어설명

 

1.중합효소 연쇄반응 증폭법(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은 미량의 DNA를 증폭시키는 기술로 분자생물학, 병의 진단, 신원확인 등에 널리 사용된다. DNA의 추출과 정제, 증폭을 위한 프라이머(primer)가 있어야 한다. qPCRPCR의 한 종류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DNA의 양을 알 수 있다. 참고로 DNA가 아닌 RNA에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RNA 바이러스’(ex: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정보를 바탕으로, 거꾸로 DNA 정보를 만들어내는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 증폭법을 이용한다.

2.면역 센서(Immunosensor)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센서. 면역 센서의 구조는 특정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혹은 특정 단백질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가 도포된 부분과 항원-항체 반응 시 나오는 신호를 검출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센서위 항체와 결합하는 항원의 양에 따라 신호가 변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항원의 양을 측정하는 장치이다.

3.헤마글루티닌 단백질 (HA; Hemagglutinin)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외각 표면에 존재하는 당단백질의 일종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꼭 필요한 단백질이다.

4.핵단백질 (NP; nucleoproteins)

세포 속에 있는 핵산과 단백질의 결합물. 핵산의 종류에 따라 DNA 핵 단백질과, RNA 핵 단백질로 구분된다. 핵산을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개발된 바이러스 감지 시스템의 전체 개요. 공기 중 바이러스는 먼저 수분 응축 기반 바이러스 농축기(GVC)를 이용해 채집된 뒤 채집된 바이러스를 종이 면역 센서로 분석한다. 면역 센서에 전기가 흐르는데, 바이러스 농도에 따라 전기 신호가 감소하는 원리다. 검출 결과를 확인해 현장소독과 감염 관리를 진행 할 수 있다.

그림 2. 초등학교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 검출 결과. a 각 장소별 공기 중 인플루엔자(A형 독감) 바이러스의 농도. b 기존 검출 방법(PCR)과의 결과 비교. 핵단백질의 경우 PCR 결과와 차이가 없지만, 표면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 단백질은 농도가 낮게 측정된다. 이는 모든 공기에 존재하는 모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염성을 지니는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